Franchise in the Otherworld RAW novel - Chapter 55
제 55화
5. 55화
수많은 재료들과 난생처음 보는, 그 사용법이 짐작도 되지 않는 조리 도구들이 가득한 곳이었다.
아르센의 뒤를 따라온 베라와 헉슬리는 눈이 돌아갈 만큼 놀라운 아르센의 조리실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프렌치프라이와 꼬꼬 치킨의 창업주라는 아르베니아 대륙 최고의 상인 중 하나라 불리는 아르센이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패스트푸드 음식들을 만들어 낸 최고의 요리사 중 한 명이기도 했다.
그런 대단한 요리사인 아르센의 전용 조리실에 들어왔으니 베라와 헉슬리는 절로 몸에서 긴장이 됨과 동시에 감동까지 받고 말았다.
물론 아직 자신들은 죄인이었고 아르센의 결정에 의해 어떤 벌을 받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해 보시고 한번 만들어 봐요.”
아르센은 선뜻 자신의 조리실을 빌려주고 자신의 뒤에서 안절부절못하며 서 있는 뱅글러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전개가 마땅치 못한 듯했지만 감히 아르센이 있는 앞에서 목소리를 높이지는 못하는 것이었다.
베라와 헉슬리를 끌고 온 왕국 경비대도 아르센의 눈치를 보며 잠자코 기다렸다.
그렇게 아르센과 꼬꼬 치킨의 임원 그리고 왕국 경비대가 지켜보는 와중에 베라와 헉슬리는 자신들이 살 마지막 기회임을 직감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리 도구들 중에 자신들이 사용할 만한 것들을 고르고 잘 다듬어져 있는 닭과 함께 채소들과 과일들 중에 자신들이 사용을 할 것을 골랐다.
튀김옷을 입힐 밀가루와 계란 등도 찾아다니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무언가가 없는지 머뭇거리는 두 사람이었다.
“뭐 더 필요한 거 있습니까?”
“예? 예! 그게…….”
아르센은 자신의 조리실의 식재료 중에서도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이 없는 듯해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에 의아해했다.
거의 모든 식재료를 다 가지고 있는 아르센의 전용 조리실이었다.
그런 곳에서도 못 구한다면 사실상 구할 수 없다고 아르센으로서도 자신하고 있음에도 구하지 못한다는 것에 의아해하는 것이다.
“톨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톨? 그건 뭐지요?”
처음 들어 보는 단어에 고개를 갸웃거린 아르센은 그게 뭐냐는 듯이 헉슬리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때 아르센의 뒤에 서 있던 뱅글러가 화가 난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는 것이었다.
“자네들 설마 톨을 치킨에 넣었다는 말인가!”
“죄…… 죄송합니다!”
분기 가득한 뱅글러의 목소리에 아르센은 대체 그게 뭔데라는 의문을 가지며 뱅글러를 자제시켰다.
“톨이 뭡니까?”
“예? 아! 그건 독약입니다.”
“독약?”
갑자기 왜 독약이 나오느냐는 생각에 놀란 눈으로 덜덜 떨고 있는 베라와 헉슬리를 바라보는 아르센이었다.
만일 정말로 독약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아르센의 표정도 심각해지는 것에 베라는 다급히 아르센에게 말을 했다.
“톨이 독약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사용을 하느냐에 따라 좋은 식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저희를 믿어 주십시오, 아르센 회장님.”
간곡하게 믿어 달라는 베라의 모습에서 아르센은 진심을 느끼고는 일단 한번 해 보라고 말을 했다.
만일 정말로 독약을 치킨에 넣었다면 자신에게 끌려오기 전에 경비대에 의해 즉결 재판에 넘어갔을 터였다.
“좋습니다. 그 톨이라는 거 가져오라고 하지요.”
비서에게 시켜서 톨이라는 것을 가지고 오라고 지시를 내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가 톨이라는 작물을 가지고 왔다.
식재료가 아니었기에 당연히 아르센의 조리실에는 구비되어 있지 않은 작물이었다.
“이게 톨이라고? 신기하게 생겼네.”
톨이라는 것은 둥근 열매같이 생긴 것이었다.
얼핏 보면 감자같이 생긴 모양이었지만 잘라 보면 안쪽에서 붉은 액체가 흘러나왔다.
그 붉은 액체가 독약으로 사용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그리 강한 독은 아니어서 사람을 죽일 정도는 아니었지만 꽤나 고약한 장난에 간혹 사용이 된다고 했다.
톨을 받아 든 베라와 헉슬리는 톨에서 액체와 과즙을 따로 받아 내어서는 다른 식재료와 섞으며 무언가를 만들었다.
“아르센 회장님, 더 이상 볼 것도 없습니다. 당장 처벌을 해야 합니다.”
뱅글러는 아르센에게 자신들의 치킨을 허락도 없이 만들어 판 두 남녀를 처벌해야 한다며 말을 했지만 아르센은 말없이 베라와 헉슬리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베라와 헉슬리는 양념으로 보이는 것을 만들어 낸 뒤에 닭을 기름에 튀기기 시작했다.
튀김옷을 입히고서는 닭을 튀기는 것까지는 꼬꼬 치킨의 프라이드치킨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치킨에 뱅글러는 보란 듯이 똑같지 않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감히 자신들의 음식을 훔쳐 가 사람들에게 판다며 처벌을 해야 한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튀겨진 치킨에 만들어 둔 양념을 버무리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르센은 그 모습을 보고서는 곧장 톨이 담긴 바구니로 다가갔다.
“회장님!”
칼을 집어서는 톨을 반으로 가르고 톨의 붉은 액체를 손가락으로 찍어 입안에 넣는 아르센의 모습에 다들 깜짝 놀랐다.
베라와 헉슬리도 톨의 독성을 중화시키지 않고 그냥 입안으로 넣는 아르센에 놀라고 말았다.
하지만 그들이 놀라는 것보다 아르센이 더 놀라고 있었다.
“뭐야? 이거 고추잖아!”
고추는 아니었다.
하지만 고추처럼 매웠다.
그동안 그토록 찾아다녔던 고추였지만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야생 상태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포기하지 않은 아르센이었지만 매운맛이 느껴지는 톨에 허탈함이 드는 것이다.
“회장님! 그건 독입니다. 그렇게 드시면 큰일 납니다. 이봐! 의사를 불러! 의사를!”
아르센이 독을 먹는 것에 깜짝 놀란 뱅글러는 조리실 밖에서 구경을 하고 있던 프렌치프라이 직원들에게 고함을 질러 대었다.
죽지는 않을 정도로 독성이 강하지는 않다지만 꽤나 고통스러워지는 독이었으니 의사를 찾는 것이다.
“아! 얼얼하네. 몸이 적응이 안 돼서 그런가?”
아르센은 점점 혀가 마비되는 것처럼 얼얼해지는 매운맛에 아르베니아 대륙인들이 왜 독이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지구에서도 고추는 먹는 사람들만 먹었지 전 지구인들이 다 먹는 것은 아니었다.
당장 임진왜란 당시만 해도 조선의 사람들은 고추를 독이라 여기기도 했으니 충분히 수긍이 가는 것이다.
물론 지구에서의 고추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지만 아르센은 고추의 대용이 되기에 충분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대박이네. 잠시만요.”
“예?”
아르센은 베라가 들고 있는 붉은 양념으로 다가가서는 그 양념도 살짝 찍어 먹어 보았다.
매운맛이 조금 덜한 양념에 아르센은 만족감과 함께 약간의 아쉬움을 느껴야만 했다.
‘맵기는 한데 조금 부족하네. 제대로 된 양념은 아니야.’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아르센은 못 먹을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베라와 헉슬리에게 계속해 보라고 말을 했다.
그렇게 베라와 헉슬리는 튀겨진 치킨에 자신들이 만든 양념을 바르기 시작했고 꼬꼬 치킨에서 파는 치킨과는 조금 다른 양념 치킨을 만들어 내었다.
지구의 양념 치킨과는 비주얼이 다른 모양이었지만 붉은 기를 띠는 치킨은 꼬꼬 치킨의 프라이드치킨과는 분명 달랐다.
“이것이 톨 치킨입니다.”
완성이 된 것인지 접시에 담아 아르센에게 내미는 두 사람에게 아르센은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닭 다리 하나를 집었다.
사실 톨을 음식 재료로 사용했다는 말을 사람들에게 하지는 않은 두 사람이었다.
다들 톨을 먹지 못하는 독이라 여기고 있기 때문이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이 톨을 식재료로 사용하기도 했고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이 톨이 든 음식들을 먹어 왔기에 치킨에 톨 양념을 첨가해 본 것이었다.
결론은 어느 정도의 성공이었다.
중화를 시켰다지만 매운맛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는 거부감을 보였다.
하지만 의외로 입맛에 맞는 이들이 호평과 함께 하나둘씩 고객으로 들어온 것이다.
아르센은 붉은 닭 다리를 들고서는 한 입 베어 물었다.
톡 쏘는 매운맛이 느껴지는 닭 다리는 매운맛을 그리워하던 아르센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아! 이거 좋네. 제대로 양념이 된 건 아니지만 매콤하니 좋다.”
꽤나 중독성이 있는 톨 치킨이었다.
고추장으로 만들 수 있다면 제대로 된 양념 치킨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건 프라이드치킨이 아니지. 양념 치킨. 양념 치킨! 프라이드 아니야.”
아르센은 꼬꼬 치킨과는 분명 다르다는 말을 하며 베라와 헉슬리의 표정을 밝게 만들어 주었다.
당연히 지금의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던 뱅글러는 인상을 구겼다가 급하게 외쳤다.
“하지만 회장님! 저들은 프라이드치킨도 팔았습니다!”
“…….”
뱅글러의 외침에 베라와 헉슬리의 표정이 다시금 어두워졌다.
손님들의 요구로 양념을 바르지 않은 그냥 튀긴 치킨도 팔았던 것이다.
그렇게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한 베라와 헉슬리를 본 아르센은 한숨을 내쉬고서는 자신의 손에 묻은 붉은 양념을 빤히 바라보았다.
자신보다 먼저 양념 치킨을 만들어 내는 이가 나올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한 아르센이었다.
물론 자신이 생각했던 양념 치킨과는 다소 달랐지만 조금만 자신이 도움을 준다면 제대로 된 양념 치킨이 나올 터였다.
‘프라이드의 친구는 당연히 양념이지. 간장은 정통이라고 보긴 힘들지.’
간장도 이제는 치킨의 라인업에서 결코 빠질 수 없었지만 그래도 치킨의 양대 산맥은 프라이드와 양념이었다.
아르센은 간장 먼저 나오는 것은 예의 없는 짓이라며 자신이 제대로 교통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뭐! 좋습니다. 프라이드도 팔았다면 그쪽들에게도 잘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요.”
“죄송합니다. 회장님.”
침울하니 고개를 떨구는 베라와 헉슬리의 모습에 뱅글러의 표정이 의기양양해졌다.
경쟁자를 제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뱅글러는 아르센이 하려는 행동이 자신의 예상과는 무척이나 크게 다르다는 것을 꿈에도 몰랐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그쪽에서 프라이드 만든 것의 가격의 10분의 1, 아! 이건 좀 많은가? 20분의 1을 꼬꼬 치킨에 로열티로 주고! 꼬꼬 치킨에서도 양념 치킨을 만들 수 있도록 허가를 내 주시면 꼬꼬 치킨도 양념 치킨 판 가격의 20분의 1을 로열티로 그쪽에게 주는 걸로.”
“예?”
아르센의 말에 다들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이 멍하니 아르센을 바라보았다.
“치킨은 반반이거든!”
아르센은 환하게 웃으며 다른 사람들은 영 이해 못 할 말을 했다.
그렇게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이번에는 아르센이 관여를 하지 않은 프랜차이즈였고 아르베니아 대륙은 양념을 손에 넣게 된다.
프랜차이즈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아르센으로서는 베라와 헉슬리를 처벌할 수 없었기에 베라와 헉슬리의 치킨집에 거액의 투자를 하고서는 약간의 지분을 받아 내어 둘을 보호해 주기로 했다.
그것도 부족해 제대로 된 양념을 만들어 주고서는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만드는 법을 알려 주어 2호 매장을 낼 수 있도록 도움까지 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