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Beyond Fantasy Smartphones RAW novel - Chapter 157
태고의 존재들 (4)
플루토는 경계에 찬 기색으로 눈앞에 내려꽂힌 신의 일격을 바라보았다.
여신이 돌아왔다.
한동안 세상에 모습을 보이지않던 질서의 여신이 되돌아왔다.
그 사실이 가져올 파장은 결코 적지않았다.
필런은 영웅이라는 이름이 아까운 녀석이었지만, 필런의 뒤에 있는 여신마저 무시할 수는 없었다.
“질서의 여신······.”
질서.
이 세계의 순리와 규율을 담당하는 여신.
그녀가 정한 율법은 모두에게 내려지는 올바른 규범이며, 거스를 수 없는 세계의 이치였다.
질서의 여신은 자신이 정한 질서를 어기는 이에게 단죄의 심판을 내린다.
그리고 플루토 역시 여신에게 있어서는 심판의 대상일 것이다.
플루토는 필멸의 이치를 거스르는 영생자이면서, 여섯 여신에게 대항하는 악신의 사도였으니까 말이다.
여신의 지원을 등에 업은 필런은 이전보다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신기를 겨누고 있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항복하는게 어때? 적어도 고통없이 죽게 해줄게.”
“······.”
아무리 플루토라고 하더라도 여신을 상대로 이길 수는 없었다.
그녀는 신들의 이치 아래에 살아가는 한낱 피조물에 불과하다.
플루토 아스트리아의 이름은 영원하지만, 그녀의 기억만큼은 영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신이라는 존재는 그런 피조물의 이치마저도 벗어난 존재였다.
플루토와는 쌓아온 시간도 기억하고 있는 역사의 길이조차도 다르다.
그렇기에 인간들은 그들을 신이라 부르며 경배하고 경외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결의에 찬 플루토의 붉은 눈동자가 그 너머에 서있는 필런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공격은 신에게 닿을 수 없다.
그렇지만 눈앞의 영웅은 이야기가 달랐다.
자신이라면 가능했다.
그녀라면 여신이 내리는 천벌을 뚫고서 눈앞의 필런을 죽일 수 있었다.
다른 사도가 아닌 그녀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적어도 플루토는 그 가능성을 굳게 믿고 있었다.
“이대로 물러나서야 위대하신 분의 체면에 먹칠하는 일이겠는걸.”
그렇게 판단한 플루토가 데스사이드를 쥐고서는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어둠에 젖은 육신이 흩어져나가며, 검은 안개로 변한 플루토의 몸이 필런을 향해 쇄도했다.
벌써 두 쌍의 날개를 잃어버린 까닭일까.
필런은 플루토를 경계하며 검을 들고 뒷걸음질치는 모습이었다.
“——데스사이드.”
지이이이잉.
신기가 공명하며 사신의 그림자가 플루토의 뒤편에 드리워진다.
그녀가 노리는 것은 거리를 넘어서는 참격.
어떤 식으로든 두 번 공격을 적중시키는 것으로, 그녀는 필런을 쓰러뜨릴 자신이 있었다.
콰앙!
눈밭을 박차고 나아간 플루토의 몸이 가까워지자, 필런이 빛줄기를 휘두르며 입을 열었다.
사방으로 흩어지는 눈속에서 필런과 여신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졌다.
“여신이여!”
– “내 아이를 건드리지 마렴.”
허공에 펼쳐진 황금빛의 장막이 플루토의 일격을 가로막았다.
카가가가각—!
푸른 빛을 띄는 사신의 낫은 장막을 타고 움직이며 바닥을 향해 미끄러졌다.
질서의 여신이 필런을 보호하기 위해 장막을 펼친 것이 틀림없었다.
밀도 높은 신성력으로 빚어진 장막은 안개화로 통과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안개로 변한 플루토는 곧바로 작전을 바꿔 빠른 기동력으로 장막을 우회하려고 시도했다.
‘다시.’
아지랑이와도 같이 흩어진 육체가 장막의 너머에서 서서히 응집해나갔다.
교차하기 시작한 어둠.
인간의 형상을 띄기 시작한 어둠이 그 실체를 드러내려던 찰나, 그녀의 주위에 무수한 빛줄기가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코가 비뚤어질만큼 역한 향취가 플루토의 후각을 강타했다.
인상을 찌푸린 플루토는 다급하게 육체를 원상태로 되돌렸다.
“흐읍······!”
카앙! 캉! 카아앙!
지상으로 쏟아지는 신성한 빛을 플루토가 낫을 휘둘러 걷어내었다.
플루토의 낫과 충돌한 빛의 화살이 궤도가 비틀린 채로 바닥에 틀어박혔다.
파삭.
그녀가 걷어낸 화살은 곧장 신성력의 파편으로 변해 흩어지는 모습이었다.
여신이 쏘아내는 빛줄기는 하나같이 묵직한 감각을 전달해왔다.
과연, 그녀의 힘으로 온전히 닿기에는 커다란 벽이 느껴질만한 것이었다.
‘조금 더 빠르게.’
더 빠르게. 그리고 더 강하게.
플루토가 손에 쥔 낫에 더욱 힘을 주었다.
카앙! 카가가가각!
낫을 한 번 휘두르면 세 줄기의 빛이 무너져내렸다.
카앙! 캉!
낫을 두 번 휘두르면 플루토의 발걸음이 한 발 앞으로 나아갔다.
한 발. 또 다시 한 발.
걸음을 내딛은 플루토를 향해 필런이 클라우솔라스의 빛줄기를 쏘아내었다.
“——클라우솔라스!”
치이이이익.
데스사이드에 의해 휘어진 빛줄기가 지면에 내려꽂혔다.
플루토의 시선이 겁을 집어먹은 필런의 움직임을 쫓았다.
겁먹은 사냥감이 눈앞에 있다.
위대한 일족의 이름을 듣고 두려움에 젖으며, 언제나 혈족에게 피를 바쳐왔을 인간의 영웅이 눈앞에 있다.
그런 인간을 두고 물러나서야 시조의 면목이 살지 않았다.
죽여야만 했다.
그녀는 영웅을 죽이고 그 위에 선 시조로 군림해야만 했다.
‘더 빠르게. 더 강하게.’
잊고 있던 감각이 손을 통해 되살아난다.
그녀가 아는 시조는 뭐든지 훌륭하게 해내야만 했다.
예술도. 교양도. 통치도. 전투도.
그녀가 잊어버린 모든 것들이 위대한 군주의 자격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더 빠르게. 그리고 더 강하게.
긍지높은 시조는 눈앞의 위협에 굴하지 않는 법이었다.
모든 백성을 잃어버린 후에도, 그녀만큼은 이곳에 남아 백성들의 복수를 해야만 했다.
– “선포하라.”
과거에 닿기 위해 낫을 휘두르는 플루토의 귓가에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둠의 주인이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무엇을 바라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
그가 원한다면 그녀는 얼마든지 닿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해야하는 일은 하나였다.
‘당신께서 그걸 바라신다면.’
자신의 입으로 선포해야만 했다.
이 전장이 누구의 것인지 알려야만 했다.
대지를 뒤덮은 눈이, 한가득 자라난 수풀이, 하늘을 흘러가는 구름이 누구의 것인지 말해야만 했다.
이 세상의 낮과 밤이 누구를 위해 돌아가는지 선포해야만 했다.
“성역선포——.”
자신의 주인이 그것을 바라고 있다면, 그녀는 그를 위해 일해야만 했다.
그것이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녀에게 주어진 새로운 사명이었으니까.
제3사도, 플루토 아스트리아.
이것은 사도인 자신에게만 허락된 권리였다.
피에 물든 눈동자가 이치의 너머를 바라보았다.
“잠깐만··· 성역선포라고······?”
당황에 젖은 필런의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러나 한낱 필멸자의 의문따위는 까마귀의 깃털보다도 가벼운 것이었다.
이것은 위대한 명령의 아래에서 이행되는 선언이었다.
그녀는 우아한 동작으로 느릿하게 왼쪽 손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고고한 목소리로 이 자리의 모든 존재들을 향해 이야기했다.
“——로그라시온.”
악의 대리자가 어둠의 시대를 선언하는 순간.
황금의 세계가 무너져내렸다.
* * * * * *
밤의 어둠.
별이 반짝이지 않는 도시의 밤하늘 아래에서, 손에 쥐어져있는 스마트폰의 화면만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북극성의 희미한 별빛만큼은 이곳에서 보일법도 하건만, 나는 그보다도 찬란한 반짝임에 매료되어있는 상황이었다.
전기와 신호가 만들어내는 무수한 색채.
별을 대신해 빛나고 있는 스마트폰을 바라보던 내 입에서 하품이 흘러나왔다.
“하암······.”
하품을 내뱉고 있는 내가 플루토의 이변을 알아챈 것은 방금 전의 일이었다.
화면을 옮겨가며 사도들의 상황을 살펴보던 도중, 화면이 보이지 않는 장소를 발견했으니까 말이다.
[역행의 계약서]가 효력을 잃어버린 이후, 내 시야를 가릴 수 있는 것은 하나밖에 남아있지 않았다.‘성역선포’를 사용한 보스몬스터 특유의 시야방해 패턴.
그게 아니라면 스마트폰 고장밖에 이 현상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아무리 봐도 고장은 아니지.”
치직. 칙. 치이익——.
노이즈를 퍼뜨리며 흐려지던 화면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되돌아온 화면에 보이는 것은 플루토와 맞서고 있는 낯선 캐릭터의 모습이었다.
빛의 날개를 펼치고 있는 정체불명의 캐릭터.
스킬 패턴과 외형을 고려해보건데 영웅이라고 불리는 부류의 보스몬스터가 확실했다.
녀석은 플루토를 향해 빛의 검을 겨눈 채로, 당황한 얼굴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 “서, 성역 선포라니··· 분명 악신은 간섭하지 못할거라고 클라우솔라스가······.”
– “질서의 여신을 믿고 도망다니는 것도 이제는 끝이겠네, 필런.”
을 사용한 플루토는 데스사이드를 보스에게 겨누며 이야기했다.
플루토의 근처에는 무수한 숫자의 빛이 틀어박혀있는 모습이었다.
누군가 플루토에게 마법을 쏘아낸 것이 틀림없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나는 특정 단어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 익숙하면서도 조금은 낯선 단어였다.
“질서의 여신? 이번 보스는 걔네쪽인건가.”
질서의 여신이라면 분명 대륙에서 여섯 여신이라 불리는 존재들 중 하나였다.
이 게임의 설정에 따르면 영웅이라 불리는 보스몬스터를 이끌고 교단을 공격해오는 배후이기도 했다.
둘의 대화에서 짐작해보건데, 눈앞에 보이는 보스는 질서의 여신이 만든 영웅이 분명했다.
그를 증명하듯이 필런이라 불린 영웅은 검을 쥐고 하늘을 향해 짧은 기도를 올렸다.
나를 마주한 보스몬스터들이 종종 내뱉고는 하는 짧은 기도문이었다.
– “여신이여! 길을 인도하소서!”
“여신이 무슨 네비게이션이냐? 가만보면 얘네는 허구한날 여신만 찾네.”
당연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여신이 튀어나오는 일은 없었다.
부른다고 매번 여신이 나왔다면 에반이 내 사도가 되는 일은 없었을테니까 말이다.
적어도 내가 경험해왔던 바에 따르면 그러했다.
나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서 화면속의 필런을 족칠 스킬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 “여신이여! 인도하소서!”
“백날 불러봐라. 너네 여신이 튀어나오나.”
. . .
다양한 선택지를 고민하며 스킬 아이콘들 사이에 손가락을 왔다갔다하던 도중.
스피커에서 터져나오는 낯선 목소리가 내 귓가에 파고들었다.
아이콘을 바라보던 내 시선이 저절로 플루토를 향해 되돌아갔다.
– “오만한 아이구나.”
스피커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과 동시에, 플루토를 향해 빛의 화살이 날아오는 모습이었다.
카앙!
쥐고 있던 낫을 휘두른 플루토가 필런을 향해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그 장면을 보던 나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플루토에게 화살을 발사한게 아무리 봐도 필런이라는 녀석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진짜 나오네.”
그동안 이야기만 듣던 여신이 직접 눈앞에 나온 상황이었다.
플루토는 여신이 쏘아내는 화살을 막아내면서 앞으로 전진하는 중이었다.
그 모습에 나는 공격마법 방향으로 향하던 손가락을 스킬의 위에 가져다놓았다.
여신과 함께 사도를 공격해오는 영웅 캐릭터라.
이것이 바로 인과율 보정에 의해 발현되는 특수 패턴인 것인가.
나는 그제서야 지금까지 메세지가 나에게 인과율 보정을 경고해왔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경고 : 한쪽 방향으로 지나치게 편향된 카르마는 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 재밌네. 나랑 같이 싸워보자 이거지?”
플루토는 시야가 가려진 동안에도 보스몬스터를 상대로 잘 버텨왔다.
내가 그녀를 도와준다면 눈앞의 적을 쓰러뜨리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인과율 보정인지 뭔지, 나와 플루토가 힘을 합쳐서 넘어서면 그만이었다.
툭.
나는 스킬을 터치해 플루토의 귓가에 대고 사용했다.
목소리를 이용해 그녀에게 내릴 명령은 하나뿐이었다.
“플루토. 네가 저 녀석을 쓰러뜨려라. 내가 너를 보조해주마.”
– “전진하라. 길을 인도하겠다.”
– “그게 당신의 뜻이라면, 얼마든지.”
플루토라면 얼마든지 보스를 쓰러뜨릴 수 있다.
내가 직접 그녀를 도울테니까 말이다.
타다다다닥—.
낫을 움켜쥔 플루토는 눈을 흩뿌리며 필런을 향해 나아갔다.
전진하는 플루토의 앞에서는 빛을 머금은 화살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었다.
– “올바른 질서에 순응하렴.”
무수한 숫자의 화살이 빛을 뿜어내면서 그녀를 향해 날아들었다.
나는 허공에 를 만들어내며 플루토를 향해 쏘아진 화살들을 가로막았다.
무수한 숫자의 가 겹쳐나가며 날아오던 화살들과 충돌했다.
콰앙! 쩌저저저적.
화살을 맞은 가 무너져내리지만, 나는 그 너머에 새로운 를 다시 만들어내었다.
– 를 사용했습니다.
– 를 사용했습니다.
– 를 사용했습니다.
오랜 기간 연마해온 내 스킬 컨트롤은 그다지 나쁜 편이 아니었다.
인간 매크로가 쏟아내는 의 향연은 적의 공격을 봉쇄하기에 충분했다.
플루토를 압박하기 위해 만들어진 패턴을 혼자서 막아내고 있으니, 스킬을 사용하던 내 입가에서는 절로 웃음이 터져나왔다.
나는 헛소리를 늘어놓던 여신을 생각하며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시끄러워. 내가 곧 질서다.”
투둑. 툭. 툭. 툭.
스킬 아이콘을 연타하며 여신의 공격을 연달아 봉쇄한다.
파삭. 깨져나가는 의 파편이 화면 너머에 별가루를 흩뿌려나갔다.
어느새 실수로 스킬을 같이 눌러버린 것인지, 기계적인 목소리가 스피커 너머에서 흘러나왔다.
– “내가 곧 질서다.”
– “위대하신 분께 어울리는 좋은 말인걸.”
플루토는 미소를 지으며 이전보다 한층 더 가속했다.
로그라시온은 그녀를 위해 내가 준비해놓은 무대였다.
이 무대의 안에서 가장 빛나는 것은 내 사도들이어야만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동안 내가 쏟아부었던 모든 것들이 의미를 잃어버릴테니 말이다.
나는 나아가는 플루토의 등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그어나가는 손길은 그녀를 지켜주는 방패가 되고, 찍어누르는 반짝임은 적을 옥죄는 칼날이 되었다.
– “——데스사이드.”
콰앙!
가속하는 플루토의 뒤에서 어둠이 쏘아져나갔다.
번져나가는 어둠의 앞에서 균열이 벌어졌고, 그렇게 만들어진 균열은 필런을 집어삼켰다.
로그라시온의 잿빛에 뒤섞인 필런이 벌벌 떨며 균열을 밀어내었다.
쩌저저적.
빛으로 이루어진 한쪽 날개가 터져나가고, 거대한 말풍선이 튀어나오면서 화면을 뒤덮었다.
– “여신이여!!!!! 나를!!!!!!!!!!”
초라해진 외날개를 흔들며 녀석이 눈을 부릅떴다.
그것은 여태껏 보아왔던 말풍선중에서 가장 커다란 것이었다.
오죽하면 눈으로 보기만 했을 뿐인데도, 녀석의 격한 감정이 전해져올 정도였다.
물론 추레한 발악따위를 끝까지 지켜봐줄 생각은 없었다.
어둠을 가르며 나아가는 잿빛의 플루토가 어느새 녀석의 앞에 서있었으니까 말이다.
– “안녕.”
크게 젖혀진 데스사이드가 한차례 맥동했다.
키익.
그녀의 뒤에 나타난 사신이 녀석을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신기 : 데스사이드]의 효과로 나타난 사신이 상대를 비웃고 있는 것은 말이다.– “나를 인도하소서!!!”
– “——데스사이드.”
한껏 젖혀진 팔이 지근거리에서 필런을 노리고 휘둘러졌다.
콰아아아앙!
폭음과 함께 무수한 빛줄기가 그곳에서 터져나왔다.
산란하는 빛의 아래에서 플루토와 필런의 얼굴이 동시에 굳었다.
명암만이 존재하는 흑백의 세계.
붉은 핏방울이 튀어오르는 것과 동시에, 화면의 하단에 새로운 메세지가 출력되었다.
– [신기 : 클라우솔라스]가 파괴되었습니다.
– [신기 : 데스사이드]가 성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