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595
밥만 먹고 레벨업 596화
엘프의 숲.
기존의 엘프의 왕이었던 고든이 왕좌를 자신의 아들에게 넘겨준 후, 새로운 왕인 아르곤이 탄생하였다.
또한, 아르곤은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처럼 숨어 살면서 모든 종족과의 교류를 끊고 산다면 엘프의 숲이 위험에 빠졌을 때 그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
때문에 그는 지금. 용왕과 함께 찻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각 왕의 뒤로 그들이 이끄는 십만 이상의 군대들이 정렬하고 서 있다.
그들은 일전에 민혁을 도우러 가서 함께 전투를 치렀었던 바가 있다.
바닷속 생명체들과 엘프들은 이제 이렇듯 자주자주 만나 친목을 도모하고는 했다.
“차 맛이 아주 좋군요. 이 차의 이름이 무엇입니까?”
찻잔을 기울였던 용왕의 물음에 빙긋 작은 웃음을 지은 아르곤이 답해 주었다.
“소똥 차입니다.”
“어째서 이름이 소똥 차입니까?”
“소똥의 대변을 말려 만들었으니까요.”
“…….”
용왕이 슬그머니 찻잔을 내려놓았다. 엘프들은 자연의 모든 것을 아끼고 사랑한다.
그들에게도 역시 슬피 우는 신화 속의 새가 당도했다.
새의 구슬픈 울음소리를 들은 두 왕은 지체하지 않았다.
“하이엘프들을 집결시켜라.”
“캬리, 레빗. 군대를 집결시켜라.”
두 종족의 왕이 지금 군대를 불러모으기 시작했다.
하이엘프.
이 위대한 엘프들은 하나같이 네임드 NPC급이라 할 수 있었다.
아르곤이 거느리고 있는 하이엘프의 숫자만 해도 족히 100은 되었다.
그리고 그에 비등할 수 있게 바닷속 생명체들도 마찬가지였다.
특히나 토인족인 캬리와 제빗은 지존 NPC급에 해당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아르곤 왕자와 용왕은?
두 존재는 절대지존 NPC에 가까운 힘을 내는 자들이었다.
절대지존 NPC라 불리는 자들은 대륙에 8인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들은 단순히 ‘무력’으로 말할 수 있는 자들이 아니다.
앞으로 방대한 아테네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는 존재들.
그들을 바로 절대지존 NPC라 부르는 것이다.
지금, 두 개의 종족이 연합하여 별들의 길로 출정을 시작한다.
* * *
별들의 길의 탄생.
그에 따라 세계 모든 대륙의 각 국가와 제국은 비상에 걸렸다 할 수 있다.
이제 서로의 대륙으로 넘어갈 수 있으니, 대륙 간의 전쟁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또한, 이필립스 제국의 검의 대제 엘레.
그녀는 민혁으로부터 귀띔을 들은 바 있었다.
‘네르바 세피로스라는 자가 온 대륙을 장악하고 자신의 휘하에 두려 할 거예요.’
엘레는 그의 조언을 듣고 더 강한 군대를 육성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왕좌에 눕듯이 앉아, 검을 품에 끌어안고 있었다.
그녀에게도 슬피 우는 새가 당도했던 적이 있다.
그녀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한 걸음 한 걸음을 떼는 그녀의 발걸음에서 엄청난 위압감이 발산된다.
마침내. 그녀가 문을 열어젖히고 성벽 밖으로 나왔다.
그러자 그 앞에 정렬하고 선 수백만 대군이 보였다.
“출정한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
이필립스 제국이 출정을 시작한다.
* * *
오로디스 왕국은 아스간 대륙에 위치하고 있다.
아스간 대륙에서 여러 개 존재하는 왕국 중에서 그 입지는 매우 적은 편에 속했다.
그리고 이곳엔 ‘오줌싸개’라고 불리는 귀족이 존재한다.
그는 바로 천외국의 건국식 당시, 그곳의 위용을 느끼고 오줌을 자그마치 두 번이나 지려버린 아르나 후작이었다.
지금, 그 아르나 후작이 자신의 왕 이렌에게 청한다.
“전하, 지금 당장 병사들을 출정시켜야만 합니다!”
이렌 국왕.
그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아르나 후작이 이렇게 청하는 이유는 지금 천외국의 왕이 죽을 위기에(?) 빠졌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인지한 아르나 후작은 신발도 신지 않고 달려왔다.
그는 직접 천외국의 위엄을 느낀 적이 있는 사내였다.
그렇기 때문에 천외국과의 화친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현재 천외국은 다양한 특산품을 내놓으면서 발 빠른 성장 또한 거두고 있습니다. 우리 오르디스 왕국이 그들과 교류를 시작한다면 빠른 왕국 발전을 이룰 수 있습니다!!!”
골똘히 생각하던 이렌 국왕.
그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렇지, 아르나 후작. 자네가 그곳에 가서 오줌을 싼 것만 봐도 그래.”
흠칫!
“…….”
“자네는 우리 왕국에서도 강심장과 같은 인물인데, 거기에서 자그마치 두 번이나 지렸다지.”
흠칫!
“…….”
“그런 자네가 지리면서까지 깨달았으니, 천외국과의 화친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네.”
흠칫!
“…….”
“좋네. 군사를 보내지.”
“서,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아아아아!!!”
그렇게 절을 하면서, 은근히 가슴이 후벼 파진 것처럼 아픈 아르나 후작이었다.
‘오늘은 지릴 일이 없겠지!’
* * *
리챠드.
그의 얼굴이 사색으로 물들었다.
뱀의 신. 엘리자베스의 아이.
리오나의 손에 7만의 병력 중 약 2만이 순식간에 학살당했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지?”
“아직 15분밖에 안 됐다.”
“…….”
민혁의 말에 리챠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1초가 1시간처럼 느껴질 지경이었다. 또한, 밥 먹고 합시다를 사용한 민혁의 말을 들어보면 이제 고작 15분이 지났음에도 2만의 병력이 죽어 나간 것이다.
“젠장할.”
그때.
푸화아아아아아악-
까아아아앙!
리오나의 몸 곳곳에서 뻗어지는 수천 개의 수십 미터 길이로 길어지는 독사 중 한 마리가 리챠드의 목을 노리고 날아왔다.
힘겹게 쳐낸 리챠드가, 주변을 둘러봤다.
한 번의 공격에 수천 명의 유저가 몸 곳곳이 관통당해 스르르 사라져가고 있었다.
‘도대체 지원군은 언제쯤 오는가!?’
칼리로부터 지원군이 바로 출발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리챠드였다.
그때, 리오나의 또 한 번의 특성이 발현되었다.
또다시 사방팔방으로 생겨나는 수만 개의 눈동자!
까드드드드득-
까드드드드드득-
까드드드드드득
유저들이 돌처럼 굳어진다. 굳어지지 않은 유저들에겐 독사들이 뻗어와 그들의 몸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속수무책이었다.
그때, 그녀의 눈을 피하기 위해 눈을 질끈 감고 있던 리챠드의 귓가로 소름 끼치는 소리가 퍼졌다.
“취이이이이이이.”
그것은 뱀이 혀를 날름거리는 소리였다.
그는 자신에게 한 마리의 독사가 심장을 관통하기 위해 접근하는 걸 알았다.
하지만.
눈을 뜨고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젠장할!’
그때였다.
콰지이이익-
뱀의 피가 그의 얼굴에 튀었다.
곧바로.
“검의 심판.”
쿠콰콰콰콰콰콰콱!
검기처럼 뻗어 나간 여섯 개의 검들이 리오나의 몸 곳곳에 틀어박혔다.
“흡……!”
그녀의 얕은 비명이 들려오며, 수만 개의 눈이 일제히 사라졌다.
리챠드.
그가 희열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가 눈을 떴을 때, 절대지존 NPC에 가까운 자이자 세상에 유일무이하게 소드마스터에 가깝다는 검사. 배루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바로 그 옆으로 네임드 NPC들이 나열하여 섰고 약 300m 뒤로 20만에 가까운 대군이 투구 속에서 흉흉한 기세를 풍기고 있었다.
“배루경……!”
“늦진 않은 것 같소.”
리챠드.
그는 감격에 차올랐다.
자신이 헛된 인생을 살아왔던 것은 아니구나.
또한, 그가 이끌고 온 군대는 척 보기에도 그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배루를 비롯한 네임드 NPC들이다.
지금, 온 세상이 보고 있을 터.
일개 유저가 절대지존 NPC에 가까운 인물과 10명이 넘는 네임드 NPC. 뿐만이 아니라 20만에 가까운 NPC 병력을 집결시켰다.
또한, 아직 마세르라티 길드의 NPC들은 도착하지 않았다.
마세르라티 길드 또한 네임드 NPC를 자그마치 다섯 명이나 보유하고 있다.
세상이 놀랐다.
[대단합니다. 일개 유저가 자신의 소속 길드의 NPC들이 아님에도 그들을 집결시켰습니다.] [병사들이 입은 갑옷의 문양들을 보면 각국에서 지원을 받은 듯싶습니다. 그중에는 평범한 옷을 입고 있는 자들도 있는 것 같은데, 그들의 경우 왕국이나 제국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배루입니다. 배루는 전 세계에서도 이름을 모르는 자가 없을 정도로 강한 NPC입니다. 그런 그가 마세르라티 길드를 위해 한걸음에 내달려왔다는 것을 미루어볼 때. 그들이 가진 힘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저가 NPC의 마음을 산다는 것. 감탄 밖에 나오지 않는 일입니다.]곧바로.
“늦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엄청난 기세를 풍기는 또 다른 5인이 등장했다.
마세르라티 길드의 기둥!
마세르라티 길드에 속한 다섯 명의 네임드 NPC들이었다.
“하, 하하하!”
리챠드.
그는 웃었다. 나의 끔찍하게 아끼는 전우들.
그의 시선이 절로 민혁에게 돌아갔다.
‘보았는가, 식신? 이것이 바로 나의 힘이다!!’
리챠드.
본래 그는 오만한 자가 아니다.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한 왕을 꿈꾸는 사내이다.
하지만 오늘, 천외국의 왕에게 밀리기만 했던 그에게 자긍심이 깃들고 있었다.
‘내가 진정한 왕이 될 재목!’
모든 대륙의 NPC들의 마음을 사고 그들과 화친을 이루며, 그들의 황제가 되리!
리오나가 자신의 몸에 틀어박힌 여섯 개의 검들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리챠드. 그는 두려움을 잠시 잊은 듯 보였다.
하나. 그래선 안 되었다.
네임드 NPC 스무 명 가까이가 있다 해도 앞에 있는 여인.
바로 엘리자베스의 아이였으니까.
* * *
리오나.
그녀는 흥미로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앞에 있는 자들에게서 강한 힘이 느껴진다.
‘그들은 인간들의 전설이 될 자들인가?’
인간들 또한 전설이 될 수 있으며, 신이 될 수 있는 세상이다.
리오나는 투명한 배리어에 숨어 있는 민혁을 바라봤다.
‘저자가 가장 요주의 인물이다.’
그가 무엇을 준비하는지는 모른다.
그랬기에 위험했다.
그에 리오나. 그녀는 결단을 내렸다.
“나의 어머니의 이름을 아는가?”
그녀가 앞을 막아서는 이십만을 훌쩍 넘는 자들에게 질문한다.
물론, 이십만의 병력은 최대한 뒤로 빠져 있고 리오나와 대적할 스무 명에 가까운 네임드 NPC들만이 그녀 앞에 서 있다.
“엘리자베스이다. 그녀가 어떠한 이름의 신인지 아는가?”
“…….”
그들은 말없이 그녀를 경계하며, 공격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리오나. 그녀가 싱긋하고 웃었다.
그때, 배리어 안에서 요리를 만들던 민혁.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잠깐, 설마……!”
민혁은 그녀가 군사를 소환하던 독사 머리카락을 잘라냈다.
그것이 군사를 소환하는 힘이라 생각했다.
지금도 보면, 그녀의 독사 머리카락은 재생되지 않았다.
하나, 그것은 껍데기에 불과했던 것뿐.
“나의 어머니는 뱀의 신이시다.”
리오나의 양팔이 우아하게 들어 올려진다.
그 순간.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
시스템을 관장하고, 뱀들을 다스리는 엘리자베스의 힘을 이어받은 그녀의 주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막아야 한다.”
배루가 다급하게 움직이려 했다.
그 순간.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아앙-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앙-
땅속에서 토네이도처럼 거대한 무언가가 솟아오른다.
그것들은 그녀의 주변을 감싸며 솟아올랐고 배루와 네임드 NPC들의 접근을 차단했다.
“뱀……?”
“전부 뱀이잖아?”
그렇다. 10미터 가까운 넓이에 40높이로 솟아오른 그것들은 모두 작은 독사들이었다.
수천, 수만, 수십만, 백만에 가까운 놈들이 토네이도처럼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마침내.
리오나가 우아한 팔을 땅을 향해 내리치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쿠화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토네이도가 땅에 꽂히며 백만 마리에 가까운 독사들이 지상을 점령한다.
“물러나라!!!”
“빠르게 움직여라!!!”
“흐이이이이익!”
“으아아아아악!”
“취이이이이이이-”
“취이이이이이이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독사들에 유저들과 NPC들이 실색하였다.
그리고 그 총 120만 마리의 뱀들이 꿈틀거리며 일어서기 시작했다.
그때. 배루가 중얼거렸다.
“뱀의 신의 진짜 위용은 강함이 아닐지니, 그녀가 가진 진짜 힘은 뱀의 어머니라는 것이다…….”
어딘가에서 보았던 문구를 중얼거리는 배루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경악스러운 모습에, 거친 숨이 차오른다.
120만의 용머리를 가지고 뱀의 비늘을 두른 군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일전에 저 뱀병사가 어지간한 랭커 한 명쯤은 상대했던 걸 생각하면, 이것은 재앙 그 자체였다.
“그대들은 위대한 짐의 이름을 아는가?”
그녀가 오만하게 질문한다.
120만의 뱀병사들이 그녀의 뒤에 나열한다.
리챠드.
그는 고개를 저었다.
‘부르지 말았어야 했어…….’
모두 죽을 것이다.
나를 위해 와준 네임드 NPC들마저 죽을 것이다.
자신들은 되살아나지만 그들은 아니었다.
그는 결단을 내린다.
“배루경, 도망치십시오!!! 우리가, 우리가 막겠습니다!!! 유저분들, 잠깐만 시간을 벌어 주십시오. 막아야 합니다!!!”
리챠드의 그들을 지키려는 처절한 외침이었다.
그 외침 속. 리오나가 새하얀 이를 드러내 웃는다.
“짐의 이름은 엘리자베스의 아이. 태초의 신이 될 자. 리오나다.”
쿠구구구구구구구구구-
120만 군대가 움직이려 한다.
그녀의 주변으로 핏빛 기류가 폭주하듯 쏟아진다.
모두가 절망한다.
저 군대가 모두를 죽일 것이다.
리챠드가 좌절하며 유저들이 울부짖고, 배루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때.
“그대는 짐이 누구인지 아는가?”
정체 모를 여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 너무도 아름다우며 매력적이나 퇴색적이다.
곧 어디선가 흘러나온 거대한 검은 마기가 리오나의 핏빛기류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리오나의 바로 앞의 공간이 찢어지며 그 안에서 거대한 마기가 폭주한다.
쿠화아아아아아아아악-
[경고!] [위험합니다!] [경고!] [위험합니다!] [경고!] [위험……!] [세상을 아우르는 거대한 존재가 지상에 강림합니다.]그 공간 안에서 붉은색 레더아머에 붉은 채찍을 쥔 여인이 걸어 나왔다.
그녀가 팔을 펼친 순간, 거대한 마기가 손처럼 펼쳐지며 리오나의 목을 틀어잡았다.
꽈아아아악-
“커허억!”
리오나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할 때, 여인의 등 뒤로 수만 마족과 마물 군단이 등장한다.
“키헤에에에엑!”
“크아아아아아악!”
“크라아아아아악!”
아름다운 검은 피부를 가진 여인이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말한다.
“짐의 이름. 대악마 그레모리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