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292)
292화. 이게 맞선이냐! (6)
“신분. 웅, 문제없네. 돈…… 뭐, 이건 그냥 넘어가자. 가장 무엇보다 아렐 네 성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잖아?”
“실은 너, 계속 피하는 게 그거지?
다른 영애들은 네 본성을 모르니까.”
아주 정확히 팩트를 찔러 주시는 게 참으로 비겁할 따름이다.
“귀족 간의 결혼이란 건 그런 거니까. 이득을 저울질해서 맺어지는 거고. 그럼 당연히 서로에게 보여 주지 못하는 것도 많을 테니까.”
“……부정은 하지 않으마.”
내가 맞선을 파투 낸 이유도 그런게 없지는 않다.
“하지만 난 다르거든. 이미 아렐네 성격은 질리도록 알고 있어!”
……본인 입에서 질린다는 말을 들으니 그것도 참 기분이 묘하다.
그렇게 내 성격이…… 심한가?
아직 인류에게 빠른 신사인 건가, 나는?
“나라면 네가 뭘 하든 이젠 받아들일 걸?”
“지금 그 말, 후회할 거다.”
난 네게 아직 진심의 반도 보여 주지 않았거든.
아직 제겐 불건전한 본성이 더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건 아렐의 건전한 버전입니다.
그러니 오산하시지 마시죠.
“아렐 네게 있어서 오히려 결혼은 걸림돌이 될지도 모르잖아? 그게 싫어서 피한 거고.”
“그렇다면?”
“그럼 역시 나랑 결혼을 하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지금 이거, 내가 청혼을 당하는 걸까?
“나랑 결혼하면 이득이거든?”
??????
얘가 나보고 무드 운운할 처지가 돼?
뭔가 판매 사기 당하는 거 같아서 지금 참 기분이 미묘한데 말이지.
그런 내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페나는 아까 전처럼 가식적인 미소가 아닌 진심 어린 얼굴을 보여 주며 다시 거리를 슬쩍 좁히기 시작했다.
“나라면 네가 뭘 하든 반대하는 일은 없을 거야. 쓸데없는 정치에 휘말릴 걱정이라면, 하지 마. 나도 그런 건 관심 없으니까. 오히려 나라면 적당히 골치 아픈 일 없게 막아줄 수 있지 않을까?”
“ 호오?”
아무래도 페나는 나에게 이 혼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납득시키고 싶은 모양이다.
나름대로 자기 어필이라는 건가?
어디 일단은 그녀가 하고 싶은 대로 말하게 놔둬 볼까?
원래부터 나는 사람의 말은 끝까지 잘 들어주는 편이다.
내가 얌전히 들을 준비가 되자 페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이 혼담은 내게도, 아렐에게도 결코 손해가 되진 않을 거야.”
우선은 자기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안을 먼저 어필하려는 건가?
“우리 둘 다 연령적으로도 그리고 현재 입장으로도 반려감을 확실하게 해야 할 필요는 있어. 아렐 넌 지금까지 잘 미뤄 둔 모양이고. 나도 이전까진 입장 때문에 혼담을 진행하기 난감했지만.”
“음, 그렇긴 하지.”
나야 워낙 미꾸라지 빠져나가듯 쏙쏙 빠져나가는 덴 도가 텄고, 페나는 정령사 커밍아웃하기 이전에는 함부로 혼담을 진행시키기도 참 에매한 입장이었으니까.
“혹시나 해서 묻는데, 페나 너도 결혼하라 뭐 하라 소리, 요즘 많이 들어?”
“당연하지! 뭐야! 아렐? 그 의외라는 눈은! 나를 봐. 당연히 다들 탐내지 않겠어?”
그렇게 말을 한들…….
“그랬었어?”
“읏!”
아니, 울상 지으면서 배 흔들지 마라.
수영도 못하면서 왜 배를 인질로 삼아?
알았다, 인정하마.
뭐, 객관적인 팩트만 놓고 봐도 페나의 외모는 흠 잡을 데는 없다.
……물론 이 평가에는 성격은 반영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최근 아렐 네가 맞선을 보는 걸 몰래 지켜봤어.”
“……황녀 전하? 관음증에도 눈을 뜨셨습니까?”
어쩐지 요 근래 누가 염탐하는 것 같더라.
“아렐 넌 딱히 혼담 자체에는 마음을 두고 있지 않아. 그리고 나 역시도 마찬가지고.”
“음, 그거 참 공감이 가는군요. 그래서?”
“하지만 나도, 너도 더 이상은 미룰 수 없잖아? 미뤄서도 안 되고.”
어째 결혼이 꼭 무슨 밀린 방학 숙제마냥 취급받고 있는 것 같지만.
일단은 꾹 참고 들어보도록 하자.
“아렐, 나는 네가 가장 유력한 내 혼인 상대라고 생각하고 있어.”
지금 이 순간, 페나는 눈동자의 흔들림 하나 없이 제대로 내 눈을 응시하며 말했다.
빈정거리는 게 아니라 다른 의미로 나는 침묵했다.
“계산적인 이유도 있어. 네가 상대면 성가신 귀족들도 나한테 잔소리하지 못하겠지. 오라버니도 내게 더 이상 뭐라 하지 못할 거야.”
“음.”
“아렐 너도 마찬가지야. 나라면 다른 웬만한 유력 가문의 영애들도 감히 불만을 나탈낼 수 없어. 쓸데없는 분쟁은 없도록 정리해줄 수 있어.”
정말로 철저하게 왕가의 사정만을 고려한 계산적인 이유다.
그리고.
“거기에 나 자신도 딱히 남자들이 보기에는 나쁘지 않지 않을까……?
유모도 오히려 좋아할 거라고 그랬고. 남자들이 싫어할 거라 생각지는 않아.”
자신의 가슴께를 내려다보며 갸웃거리는 페나.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굳이 묻지 않겠다.
“하지만 그런 건 난 아무래도 좋아. 그건 핑계야.”
의외였던 건 이런 말을 해 놓고 페나는 지금 막 그것을 스스로 걷어찼다는 것이다.
계산적인 이유는 상관없다는 것처럼.
페나는 몸가짐을 신경 쓰듯 조심스레 옷자락을 흐트러트리지 않도록 주의하며 더욱 바싹 다가와 내게 얼굴을 가까이했다.
“가까운데?”
“알아, 이래야 잘 보이니까.”
보다 확실히 내 얼굴을 보기 위해 서인가?
그러고 보니 얘, 은근히 시력이 나빴던가?
드레스 차림에 안경은 안 어울리는지 평소에는 끼고 다니지 않았었지.
“아렐, 네가 날 이해해 줄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난 널 이해할 자신이 있어.”
페나는 목소리 하나 떨지 않고 말을 이었다.
“……물론 지금도 전부 이해하고 있지 않은지도 몰라. 하지만 이해하겠어. 네가 뭘 만들든 뭘 하든, 나라면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정 뭣하면 지금 아렐 네 사생활도 이해할 수 있어.”
“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사생활 이야기가 나오자 저편에서 시선을 돌리는 세 명의 기척이 느껴졌다.
……대체 이 여자들은 평소에 무슨 이야기를 하고 다니는 거래?
솔직히 여성들의 속내를 이해할 수가 없다.
사실 지금까지 숱하게 인생을 살아와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남자 아니면 무성밖에 없었으니까.
“이해할 수 있어.”
평소라면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며 놀리겠지만.
지금 나는 그녀가 하는 말이 진심이란 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적어도 거짓으로 말하는 사람은 이런 눈은 하지 않는 법이니까.
“페나…… 너 그 말, 무슨 의미인지 알고는 있어?”
“ 알아.”
그녀는 마찬가지로 자신 있게 단언했다.
“나는 아렐, 너를 마음에 두고 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말하는 것치곤 말투가 미묘하군요.
그녀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약간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참 별나지? 성격도 나쁘고, 매번 놀리고. 오히려 그게 맞는 말이라서 더 열 받고.”
“그 말만 들어보면 난 최악의 맞선 상대가 되는 거 같다만?”
내가 들어도 그놈, 참 못됐네.
문어발에 사디스트에 게으름뱅이 3단 콤보 달성.
……어라? 나 혹시 인간으로서 완전 실격 아냐?
“그래도 신경 쓰이는 건 사실이니까.”
“……황녀 전하, 남자 취향이 참.”
남자 취향이 좋다고는 못하겠군요.
내가 농담 삼아 이리 말하자 페나도 동의하는 듯 부정은 하지 않는다.
아니, 부정하라고! 내가 뭐 어때서?
“계산 없이…… 정령에 대한 편견도 없이, 나를 돕고 누군가를 도우려 했던 사람은 아렐밖에 없었으니까.”
그녀의 눈동자가 부드럽게 젖었다.
기분 탓인지 그렇지 않아도 가까웠던 거리가 더 가까운 것 같…… 아니, 정말로 가까워지고 있군.
은근슬쩍 좁히고 있네?
“?????? 너.”
“2년 전에도 그래서 신경 쓰였을지도 몰라.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야.”
그리 말하며 페나는.
“만약에 내가 상대를 선택할 수 있다면. 그런 선택지가 있다면 내 결혼 상대는 아렐 너라고 생각해.”
그녀는 진심을 말하고 나서 뿌듯하게 웃었다.
“아렐, 너는 어떻게 생각해?”
“ 나?”
“나는 안 될까?”
페나는 간절히 묻는다.
“아니면 아렐 너는 다른 영애가 좋은 거야?”
“그렇다면?”
“그럼 뭐, 첩 열 명 정도야 못 본 척해 줄게.”
“……왜 열 명이냐?”
이 녀석… 이미 확신에 찬 말투다.
내가 계속해서 맞선을 파투 내는 것을 보고는 나도 마찬가지로 달리 선택한 상대는 없을 거라 확신하고 있는 거겠지.
무모해 보이지만 무모하지 않은 어필이란 것이다.
아니. 그 전에 어필하면서 슬쩍 손올리지 말지? 더듬지 마. 어딜 만져?
“하긴 내가 있으면 굳이 첩에 눈돌리진 않겠지만.”
이건 또 무슨 근본 없는 자신감이 랍니까?
그리고 무슨 뜻인지 알고서 말하는 겁니까?
약간은 쑥스러워하는 걸 보면 틀림없이 알고 말한 거다.
……대체 2년 전 내가 장난칠 때 부끄러워하던 그 황녀님은 어디로 갔는가?
대체 누가 이렇게나 그녀를 진화를 시 켰는가?
범인은 그 유모라는 사람인가?
뭐, 페나의 말이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그녀의 자신감이 마냥 근거가 없는 것 또한 아니지.
그 말대로 페나라면 내가 이대로 혼담을 진행해도 달리 불만이 쉽게 나올 상대는 아니다.
거기에 내 방식 또한 잘 알고 있기에 걸림돌은 되지 않겠지.
권력적으로도 문제가 없고.
주변 인식도, 문제는 없겠군.
저기 봐라.
다들 기대한다는 듯 이쪽을 보고 있지 않은가?
그 전에 목소리가 들리지도 않을 텐데 뭐가 재밌다고 저리 구경하는지 몰라.
어찌 됐든 상대로서의 문제는 없다.
거기에 본인이 직접 강력하게 어필하고 있다.
강제성 또한 없지.
나 또한.
‘확실히 거절할 이유도 없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렇다.
애초에 내가 굳이 페나에게 손을 대지 않았던 건, 그저 그녀의 의사때문이었다.
하나 이렇게 직접적으로 어필해 온다면…….
“그 전에 보통 제국에선 이렇게 영애가 먼저 청혼을 하던가?”
“알게 뭐야. 어차피 기다리기만 해선 아렐 넌, 나한테 이런 말은 안할 거잖아? 그리고 그사이 다른 여자가 채 갈 테고.”
“채 간다니, 내가 무슨 물고기도 아니고…… 하긴, 일리…… 있네?”
그래, 딱 하나 문제가 있네.
내 성격을 나름 파악하고 있다는점?
“그럼 지금 하고 있는 짓도 그거랑 관계가 있나?”
“……그럴지도?”
구체적으로는 내 허벅지 위에 손을 올리고 반대 손으로는 내 어깨 부근을 잡고 있는 것 말이지.
그렇지 않아도 보트가 좁은데.
이래서는 무게가 확 쏠리지 않을까?
제아무리 마법이 걸려 있는 배라고 해도 대놓고 무리한 움직임을 하면 위험할 텐데?
그러나 내 우려와 달리 페나는 점점 내 쪽으로 무게를 쏠리게 하고 있다.
“혹시 굳이 배 위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자는 것도 관계가 있어?”
“글쎄, 어떨까? 만약에 아렐이 거절할 거 같으면 이런 식으로라도 확밀어붙여서 소문부터 내 볼까, 생각했을지도? 배 위에서, 그리고 남들이 보는 자리 앞에서는 아무리 아렐너라도 날 밀어내진 못할 테니까?”
해 볼까요?
제 성격대로라면 배 위에서 당신 궁둥이를 차서 떨어트리는 것도 마다치 않습니다만.
아직 얘는 멀었다.
하지만 진심인 것만큼은 인정해주지.
“배 위라니…… 대체 뭘 생각한 거야? 그 전에 위험하니까 너무 붙지 마.”
“괜찮아. 지리적으론 내가 유리해.”
“그게 뭐가 괜찮다는 거야? 아니, 유리하기 이전에 배가 옆으로 기우는데?”
“완벽한 계획이야.”
“당장이라도 침몰할 듯 허술한 계획이거든!”
“리파나 님이 알려 주신 건데? 에르네시아 왕국의 선왕 폐하께서 이런 방법을 쓰셨다고 가르쳐 주시던데‘?”
엄마!
그다지 알고 싶지도 않던 부모님의 연애 사정을 듣고야 말았다.
그리고 내 아버님이 쓰신 방법을 왜 굳이 네가 흉내 내는 거냐?
보통 반대잖아!
뭐, 진심만은 잘 전해졌다고 평가는 해 주마.
혹시라도 흔들리는 배 위에서 그 효과를 노린 거라면 페나치고는 제법 머리를 굴렸다고 칭찬 정도는 해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