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become No. 1 in the rankings without paying RAW novel - Chapter (158)
제158화
이번 원정에는 무투 대회 본선 진출자인 가웨인이나 진아 등이 참가했다.
거기에 이번 원정에 협력한 여섯 개 길드의 길드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도 리발트가 원정대장으로 뽑힌 것은 그의 상징성 때문이다.
무투 대회 우승으로 랭킹 1위가 원정을 주도한다는 사실만으로 원정대원의 사기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여러분.”
모여 있는 원정대원가 모두 볼 수 있게끔 임시로 나무 상자를 쌓아 만든 연단 위에서 리발트가 말문을 열었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은 자연스레 그를 향했다.
“이렇게 하나 된 뜻으로 원정에 참여하여 감사하는 바입니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게 심적으로 떨릴 법도 한데 리발트의 목소리에선 자신감만 엿보였다.
‘매력’ 능력치를 올리지 않아도 리발트라는 인간이 가지는 카리스마는 점차 원정대원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이번 원정은 단순히 새로운 사냥터, 새로운 아이템을 먼저 갖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리발트의 말에 일부가 웅성거렸다.
다른 원정대처럼 신대륙의 이득을 먼저 생각하고 참가한 이들이었다.
번 함그런 이들의 반응을 보면서 리발트의 말이 이어졌다.
“우리의 목적은 앞으로 벌어질 마왕군과의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밟도록 거점을 만들고 전쟁을 대비하는 것입니다.”
이 말에 웅성거림이 잦아들었다.
여기 있는 인원 중 이미 마왕군과 한번 싸워 본 테오를 비롯한 레이드 참가 인원들은 리발트의 말을 십분 이해했다.
전초 기지에서 싸운 마왕군은 예상보다 훨씬 강력했다.
그러나 이들은 어디까지나 선봉에서도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 마왕군의 전력 전체가 어느 정도인지는 가늠조차 안 가는 실정이었다.
“이 세계의 존망이 달려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이번 원정을 성공시킬 겁니다. 그런 제게 여러분이 힘을 보태 주십시오.”
이렇게 말을 끝낸 리발트는 허리까지 숙이며 마무리를 지었다.
그러자 곧 곳곳에서 박수 소리가 나더니 이내 원정대원 전원이 박수를 쳤다.
물론 테오 또한 마찬가지로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래. 리발트의 말대로 이번 원정은 앞으로 에피소드 2의 전개 흐름을 정할 중요한 일이 될 거다.’
국왕이 준 퀘스트도 있고 기왕 참여한 이상, 최고의 결과를 만들고 말리라.
테오는 결연한 눈빛으로 원정에 앞서 마음을 다잡았다.
* * *
돛이 펴지고 대장선을 필두로 차례차례 원정대의 배들이 출항했다.
항해는 관련된 스킬이나 같은 직업을 갖지 않으면 플레이어가 맡을 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지드는 플레이어, NPC 가리지 않고 그 분야의 전문가를 포섭했다.
대장선을 조종하는 이는 의 1차 승급 직업인 에 오른 플레이어, 바르로사였다.
“좋아, 순풍이다! 돛을 활짝 펼쳐!”
일부러 커스터마이징한 것인지 한쪽 다리에 목각 다리를 한 검은 수염을 멋들어지게 기른 바르로사가 NPC 선원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유독 그가 이토록 신나 보이는 이유는 그의 과거와 관련되어 있었다.
“흐흐! 이번에야말로 내가 최초로 이 바다를 정복해 주마.”
직업부터 바다와 관련된 직업을 택할 만큼, 바다를 사랑하는 바르로사에게 있어 이 게임을 하는 목표는 바다로 나아가 새로운 미지를 탐험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만의 탐험선을 이끌고 북쪽 바다로 나가 도전을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였다.
매번 중간에 바다 몬스터의 습격과 시시각각 덮쳐오는 풍랑에 배와 선원들을 잃은 것이다.
덕분에 빈털터리 신세에 의욕이 꺾여 항구 근처의 주점에만 있으면서 시간만 축내는 신세였다.
하지만 그런 그를 지드가 찾아가 설득했고 한 번 더 도전할 기회를 주었으니 어찌 신나지 않을까.
“속도를 더 높여라!”
“선장님, 다른 배들이 못 쫓아옵니다.”
흥분하여 폭주하는 바르로사를 항해사로 보이는 NPC 선원이 만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테오는 그 다투는 모습을 보다가 이내 선수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망망대해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드넓은 바다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그렇지만 처음이 아니라고 감흥은 별로 없군.’
바다에 나왔기에 잠시 빼놨던 칭호인 ‘해양 수호자’를 다시 활성화시켰다.
아무리 안전한 해도를 확보했다고는 하나 항해 중에 어떤 위험이 닥쳐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으으.”
이때, 테오의 등 뒤에서 가냘픈 신음이 들렸다.
바로 출항 이후부터 쭉 배멀미에 시달린 에린이었다.
“선실에서 나와도 괜찮겠어?”
“괜, 괜찮아요.”
말은 이렇게 창백한 얼굴은 그대로다.
아직 바다도 잔잔한데 이렇게 심하게 겪을 줄이야.
테오는 괴로워하는 에린에게 조언을 해 주었다.
“지금 멀미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분 탓이야. 이곳이 게임이고 육체가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해 봐.”
“그건 알지만… 우욱!”
너무나 현실과 똑같기에 생기는 부작용이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에린을 향해 테오가 재차 말했다.
“정 힘들면 회복 마법이라도 써 보던지. 그러면 상태가 좀 나아지지 않을까?”
“그럼.”
에린은 자기 자신에게 힐링을 걸었다.
물론 회복 마법이라고 해서 감각을 바꾸지는 못한다.
하지만 폴리시보 효과 덕인지 조금은 나아진 모습을 보여 주는 에린이었다.
“휴, 얼마나 다 가야 할까요?”
“이제 이틀 왔으니 앞으로 나흘 남았나.”
해도와 앞서 이쪽 바다를 탐험했던 바르로사의 경험을 통해 추측한 항해 기간이었다.
지금까지는 문제 없는 평온한 항해였으나 진짜는 중반부 이후부터였다.
‘수많은 바다 몬스터와 비정상적일 정도로 거친 풍랑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으니 말이야.’
해도를 따라 제대로 이동한다고 해도 두 가지 상황과 마주하면 원정대가 위험해질 수 있었다.
이런 테오의 걱정처럼 저멀리 앞쪽의 하늘은 먹구름으로 검게 물들어 있었다.
* * *
쏴아아아.
항해한 지 나흘째 되는 날.
교대로 로그아웃을 하고 돌아온 테오는 폭우가 쏟아지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폭풍인가.”
바다의 상태도 아주 거칠어져 있다.
테오는 과거 초보자일 때, 섬을 떠나 대륙으로 넘어오던 당시에 만났던 그 상황을 떠올렸다.
‘안 좋은데 이거.’
그때는 그나마 섬과 바다 사이의 바다였지만, 여긴 대륙에서도 한참 떨어져 있는 먼 바다이다.
만약 여기서 배를 잃는다면 꼼짝없이 몰살일 터였다.
“대열 간격을 유지하라고 후방에 전달해! 곧 큰 파도가 불어닥치면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키가 있는 곳에서 바르로사의 목소리가 들렸다.
직접 보지 않아도 목소리를 통해 번 함지금 상황이 꽤 위험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에린!”
“저, 여기 있어요.”
번 함테오는 같은 시간에 접속했을 에린이 걱정되어 서둘러 그녀를 찾아 선실로 들어갔다.
선실에서 파리한 얼굴을 한 에린을 찾을 수 있었다.
아직 바깥의 상황을 모르는 그녀는 흔들리는 배에 불안감을 보였다.
“배가 왜 이렇게 흔들리죠?”
“잠시 폭풍을 만났어. 곧 지나갈 것이니깐 안심해.”
테오는 에린을 안심시키며 그녀를 진정시켰다.
전투 상황이 찾아오지 않는 한, 배를 조종하는 선장과 선원들을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촤아아!
거대한 파도가 배를 덮치자 갑판 위로 물이 미친 듯이 쏟아졌다.
“꺅!”
이런 바다가 처음인 에린은 격해진 배의 흔들림에 비명을 잠시도 멈출 줄 몰랐다.
그래도 바르로사의 숙련된 조타 실력에 배는 거대 파도를 수월하게 넘었다.
“다른 배들은?”
“다행히 모두 육안으로 확인됩니다.”
“연락 인원은 계속해서 메시지로 상황 공유 전파하도록.”
“네.”
리발트는 어떤 의미로 바르로사보다 더 바빴다.
각 배에 배치한 길드원을 통해 길드 메시지로 선단의 움직임을 조율하는 사령관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그의 기민한 판단에 힘입어 선단은 큰 피해 없이 무사히 폭풍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제 바다가 좀 잠잠해졌네.”
“다, 다행이네요.”
번 함거친 바다에 아주 혼이 났던 에린이 테오의 말에 겨우 맞장구를 쳤다.
이대로 아무 일 없이 도착할 수 있을까.
어렴풋이 희망을 갖던 이때!
“몬스터다!”
밖에서 선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테오를 비롯해 선실에서 대기하던 원정대원은 너 나 할 것 없이 갑판 위로 뛰쳐나왔다.
‘어디에 몬스터가 있다는 거지?’
갑판 위에서 주변을 둘러봤지만 몬스터는 보이지 않았다.
왜냐면 몬스터가 습격한 것은 대장선이 아니라 바로 그 뒤를 따라오던 2번 함이었기 때문이다.
“크라켄?”
공교롭게도 배를 공격한 것은 일전 제우스의 배를 공격했던 그 엘리트 등급의 크라켄이었다.
놈은 수면 아래에서 힘껏 열 개의 다리를 뻗어 2번 함의 선체를 결박하고 있었다.
이를 발견한 견시수의 외침을 좀 전에 테오가 들었던 것이고 말이다.
“뱃머리를 돌려라! 마법사들은 전투 준비!”
리발트는 침착하게 대장선과 그리고 선단의 다른 배들에 지시를 내려 붙잡힌 2번 함 주변으로 포위망을 갖추고 했다.
우선 2번 함을 구하는 게 우선이었기에 선체를 결박한 다리들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었다.
“공격!”
리발트의 지시에 따라 원거리 딜러, 특히 물 속성의 크라켄이 취약한 전격 마법을 쓰는 마법사들이 공격에 나섰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공격에 하나둘씩 다리가 떨어져 나갔다. 그 틈에 2번 함은 아슬아슬하게 탈출하게 되었다.
촤아아악!
그러자 크라켄의 본체가 수면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이다!”
“쏟아부어!”
본체를 향한 공격이 집중되었다.
하지만 워낙 높은 방어력에 막대한 HP를 가진 크라켄이라 좀처럼 쓰러질 줄 몰랐다.
이런 와중에 크라켄이 대장선 쪽으로 접근해와 다리를 뻗었다.
“블러드 레인!”
“샤이닝 디바이드!”
하지만 테오와 리발트의 동시 공격에 다리는 배에 접근조차 하지 못했다.
공격을 막 펼친 테오는 자신의 손에 들린 ‘수신의 검’을 보고 미소 지었다.
‘이제야 첫 개시는 해 보는데… 휘두르는 느낌은 아주 좋은걸.’
거기에 적에게 주는 피해도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나오는 것 같다.
테오는 새로운 무기에 만족스러워하며 다시 뻗어오는 크라켄의 다른 다리를 막는 데 힘을 보탰다.
“앗! 놈이 도망칩니다! 어떻게 할까요?”
“우리의 목적은 저 크라켄의 토벌이 아니다. 그러니 이대로 여길 이탈하도록 한다.”
리발트의 지시에 선단은 도망치는 크라켄의 추격을 포기했다.
이후로도 하루에 한 번 몬스터 습격이나 혹은 위험한 상황이 닥쳤지만 모두 무난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예상했던 도착 날짜에 드디어 멀리 육지가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저기가 바로 북쪽 대륙인가?”
“오오!”
모두 뱃전에 나와 멀리 보이는 대륙을 보며 환호했다.
이제 드디어 고생에 대한 보상을 받을 생각에 들뜬 것이다.
하지만 테오는 대륙을 보고도 전혀 흥분하지 않았다.
‘우리는 지금 마왕군의 본진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라고.’
북쪽 대륙은 지금 건너온 바다보다 몇 배는 위험하다고 봐야 했다.
과연 저곳에서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걱정 반 설렘 반의 마음으로 상륙을 기다릴 따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