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become No. 1 in the rankings without paying RAW novel - Chapter (211)
제211화
노움 연금술사인 카리반은 사람 없는 가게에서 곰방대를 입에 물고 여가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상점의 문에 달려 있던 종에서 소리가 나더니 손님이 찾아왔다.
“나 왔다냥.”
“흠, 오랜만에 찾아왔구나. 그래, 아직도 피닉스의 깃털은 구하지 못한 것이냐?”
“아하하, 그게 말이지냥.”
자신 앞에 온 타냐를 향해 카리반은 입에서 연기를 내뱉으며 그녀를 반겼다.
그러다 타냐 뒤에 있는 테오를 발견하고는 말했다.
“그런데 이 친구는 누구인가. 처음 보는 얼굴인데.”
“일전에 말한 내 친구인 테오라고 한다냥.”
“아, 그 카벙글을 소생하고 싶어 했다는 그 친구인가.”
카리반은 이미 타냐를 통해 테오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테오 역시 이곳에 오기 전에 타냐로부터 그가 환수 소생 퀘스트를 제시한 NPC라고 들어 알고 있었다.
“여기 피닉스의 깃털을 가져왔소.”
“허허, 정말로 구해 왔군.”
카리반은 테오가 꺼낸 뜨거운 열기를 마구 내뿜는 화려한 깃털을 동그라진 눈으로 봤다.
테오와 타냐는 기어코 ‘정령의 성소’의 보스 몬스터인 피닉스의 토벌에 성공한 것이다.
“뭐 문제 있습니까?”
“아니, 아닐세. 구하기가 매운 힘든 재료인데 정말 구해와서 좀 놀랐을 따름이네. 어쨌든 피닉스의 깃털을 가져왔으니 약속대로 소생석을 만들어 주지.”
카리반은 이렇게 말하고는 피닉스의 깃털과 기존 타냐가 구해 왔던 재료를 모아 소생석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을 보며 테오가 옆에 있던 타냐에게 말했다.
“내게 큰 빚을 졌어. 꼭 반드시 갚도록 할게.”
“시시싯! 그럴 필요 없다냥. 함께 던전을 공략했던 동료 사이지 않았다냥.”
타냐는 따로 테오에게 바라는 게 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밝게 웃었다.
겨우 단 두 번, 그것도 우연히 마주쳐 같이 파티를 했던 게 전부인 사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자신을 위해 주는 타냐가 너무나 고마운 테오였다.
“자, 이게 바로 환수를 부활시킬 수 있는 소생석이네.”
“고맙다냥.”
퀘스트를 받은 게 타냐였기에 소생석을 받은 쪽은 그녀였다.
곧 타냐는 스스럼없이 소생석을 테오에게 내밀었다.
“얼른 이걸로 파트너를 되살리라냥.”
“응.”
테오는 선선히 소생석을 받아 들고 이어서 인벤토리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것은 바로 큐이가 죽는 남긴 이마의 보석이었다.
‘드디어 이 때가 오고 말았구나.’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공짜로 뽑은 뽑기를 통해 얻게 된 카벙글.
처음엔 그저 게임의 펫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차츰 시간이 흐르면서 큐이의 존재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파트너이자 소중한 가족과도 같은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런 큐이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지금 테오의 가슴은 무척 벅찼다.
파아아앗!
‘환수의 소생석’과 ‘카벙글의 루비’, 이 두 개의 아이템이 공명하면서 엄청난 빛이 내뿜어졌다.
“우냐아앙!”
그 빛에 놀란 타냐가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테오는 끝까지 빛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윽고 빛 속에서 하나의 작은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환수 카벙글의 소생에 성공하였습니다.
이러한 메시지가 아니라도 테오는 단번에 빛 속의 존재가 큐이임을 확신했다.
“큐이!”
테오가 이름을 부르자 긴 귀가 쫑긋 세워졌다.
그리고 큐이는 테오를 보고 단걸음을 뛰어와 그의 품에 안겼다.
“큐! 큐우!”
“하하, 이 녀석.”
테오는 변함없이 자신에게 살갑게 구는 큐이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로써 소중한 파트너를 되찾았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일은 미미르 왕국으로 돌아가 앞으로 시작될 전쟁을 준비할 뿐이었다.
띠딩!
월드 이벤트가 시작됩니다!
이제부터 마왕군 대 대륙 연합군의 전쟁이 시작됩니다.
레벨과 상관없이 모든 플레이어는 양측 세력의 한쪽에 소속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전쟁의 결과에 따라 향후 게임 플레이에 큰 영향이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생각보다 일찍 시작되려 하는군.”
이렇게 공지가 떴다는 것은 곧 전쟁이 이제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 * *
공지가 올라오고 또 한 번 게임 안팎이 들썩거렸다.
이미 예고된 전쟁이지만 막상 실제 이런 대규모의 이벤트가 벌어지자 수많은 플레이어는 혼란에 빠졌다.
왜냐면 전쟁에서 이기는 쪽은 공헌도에 따라 막대한 보상을 손에 쥐지만 반대로 지는 편에 서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전쟁이야?”
“진짜 지긋지긋하네. 덕분에 편안하게 사냥도 못 하고 이게 뭐야.”
“게다가 요즘 상점 물품 가격도 엄청 올랐잖아.”
계속되는 전쟁 이벤트에 많은 플레이어가 피로감을 호소하며 불만을 터트렸다.
그래서일까.
향후 게임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이벤트인데도 초반 이벤트 참여율은 생각보다 저조했다.
이런 가운데 대륙 연합군을 주도해 결성한 미미르 왕국의 왕궁에서는 마왕군을 상대로 어떻게 싸울지를 놓고 작전 회의가 펼쳐지고 있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마왕군과 그 협력 세력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제 휘하로 들어온 제국군 병력이 하이 패스의 길목을 지키고 있으나 이대로라면 위험할지 모릅니다.”
헬라임 제국의 정통 후계자라는 입장으로 이 회의에 참여한 데미안이 이렇게 말했다.
대륙 서부에서 유일하게 중앙에 자리한 헬라임 제국으로 넘어갈 수 있는 하이 패스는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당장 출병하기에는 준비가 아직 덜 끝났습니다.”
여기서 군 총사령관의 자리에 새롭게 오른 로웨인 백작이 이렇게 말했다.
서두른다고 했어도 워낙 피폐해진 왕국군인지라 준비가 더딜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아직 동맹에 참여한 자유 도시 연합이나 아르메스 연맹도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하이 패스를 잃는다면 크게 불리한 상황에서 전쟁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나 역시 그 사실을 모르는 바가 아니오. 그러나 무작정 진격한들 적 전력을 상대할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겠소.”
이러한 로웨인 백작의 말에 데미안도 말문을 잇지 못했다.
아직 연합군이 다 모이지 않은 현재 양측의 전력 차는 확연히 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무모한 진격은 자칫 각개 격파의 우려를 낳을 수 있었다.
“뭔가 좋은 해결책이 없겠는가.”
회의에 참석해 내내 조용히 경청만 하던 지그문트 2세가 나서서 말했다.
하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던 이들은 입을 꾹 다물 뿐이었다.
그런데 이때, 스킬로 왕국에 귀환해 이 자리에 참석한 테오가 나섰다.
“이쪽의 준비에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 적들이 대비를 못 하도록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이 말에 참석자 모두의 시선이 테오에게로 쏠렸다.
그러한 주목에도 흔들림 없이 테오가 말을 이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적의 판단을 오판하게 만드는 양동 작전이겠죠.”
“그 작전 자체는 나쁘지 않아 보이는군요. 하지만 어떤 식으로 양동 작전을 취하겠다는 겁니까?”
이러한 질문을 받은 테오는 질문자인 데미안을 마주 보며 미소 지었다.
애당초 그에 대한 생각도 없이 이 자리에 나섰을까.
“간단합니다. 적은 우리가 당연히 육로로 올 것이라고 믿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을 깨고 그들이 방비하지 못한 장소로 해상을 통해 이동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 말에 순간 참석자들 모두가 술렁거렸다.
그 모습을 보며 테오는 속으로 슬쩍 웃었다.
‘인천 상륙 작전을 베꼈다는 사실을 이들이 알 리 없겠지.’
더욱 규모가 커진 전쟁에서 일반 참가자도 아니고 지휘관으로 참여하는 만큼, 전쟁에 대한 잘 알기 위해 틈틈이 공부했다.
그래서 마침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과거의 전투를 본떠 지금 작전을 내민 것이다.
“확실히 허를 제대로 찌를 수 있는 작전이군.”
“그뿐만 아니라 북쪽의 항구를 점령하면 신대륙과 이동로를 확보할 수 있죠.”
신대륙에서도 지금 리발트가 이끄는 길드 연합과 여명 저항군들이 마왕군과 힘겹게 싸우고 있다.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텔레포트 포탈을 비롯해 뱃길이 끊겨 버려 매우 어려운 처지라고 들었다.
하지만 뱃길이 다시 회복되고 대륙 연합군이 물자와 인력을 보급할 수 있다면 전황을 회복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 왕국 해군은 궤멸 상태이네.”
“알고 있습니다.”
한때 해적섬 토벌에 함께했던 알자크 소장이 이끌던 해군이 ‘고독의 마장’ 퀴에노스의 마왕군 상륙을 저지하다가 궤멸했다.
그 까닭에 상륙 작전을 위한 배가 없었다.
“그렇지만 자유 도시 연합은 다르지요.”
“……!”
애당초 대륙에서 가장 막강한 해군을 거느리고 있는 게 바로 자유 도시 연합이었다.
해서 테오는 그들의 힘을 빌리고자 한 것이다.
“과연 그 방법이 있었군.”
“잠깐! 도시 연합으로부터 배를 수배해도 그것을 타고 상륙 작전에 나설 병력은 어떻게 할 겁니까?”
감탄하는 로웨인 백작과 다르게 데미안이 끝까지 이의를 제시했다.
하지만 여기서 쉽게 굴할 테오가 아니었다.
“저와 같은 이방인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렇군요.”
결국에 데미안도 테오의 말에 승복하게 되었다.
이때, 테오의 이야기를 전부 들은 지그문트 2세가 나서서 말했다.
“그럼 자네의 의견을 받아들여 상륙 작전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겠네.”
“감사합니다.”
“아울러 자넬 상륙 작전의 부대장으로 임명하겠네.”
띠딩!
당신은 새롭게 창설되는 대륙 연합군의 제7 부대의 부대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테오는 갑자기 부대장으로 임명되었어도 그리 놀라지 않았다.
애초 이렇게 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 정신없이 바빠지겠군.’
상륙 작전에 참가할 플레이어의 선별과 상륙 후 어떻게 싸울지에 대한 궁리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테오의 의견 덕에 회의는 무사히 잘 끝났다.
“잠깐.”
그런데 나서던 테오를 데미안이 붙잡았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곧 놀랍게도 테오 앞에서 고개를 숙여 보였다.
“아까 무례하게 자네 의견을 토를 달아 미안하네.”
“…의외군요. 당신이 제게 머리를 숙이며 사과를 할 줄 몰랐습니다.”
“나의 조국을 되찾도록 도와주는 이에게 이 정도 머리를 숙이는 게 무엇이 대수겠나.”
귀족보다 신분이 아득히 높은 황족이 이렇게까지 나오니 테오도 아까 데미안에게 품었던 앙금을 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데미안의 호감도가 오른 것도 볼 수 있었다.
“아직 제국 북부엔 마왕군과 적대하는 영주들이 남아 있을 것이네. 그들과 힘을 합칠 수 있도록 내 직접 서신을 적어 주겠네.”
“그리해 주면 저로선 정말 감사할 일이죠.”
이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었다.
자유 도시 연합의 해군 힘을 빌린다고 해도 한 번에 상륙 작전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 숫자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선별해도 제한된 숫자로 상륙 후에 있을 전투를 잘 치를 자신은 없던 터였다.
그런 상황에서 아직 남은 제국의 힘을 빌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럼 우리 함께 이 전쟁을 이겨 봅시다.”
“그럽시다.”
“참, 그런데 유니스 공주님에 대해 혹 아는 바 있으십니까? 모처럼 이곳에 와 인사를 드리려 했는데 만날 수 없단 말을 들어서 말입니다.”
테오는 갑자기 자신의 동생 얘기를 꺼내는 데미안을 보곤 샐쭉하게 눈을 떴다.
‘아직도 유니스 공주에게 흑심이 있는 건가.’
예전 첫 만남 이후로 꽤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유니스 공주에게 관심이 있는 모양이다.
이 사실을 안 테오는 왠지 심통이 났다.
‘감히 누굴 넘보는 거냐. 하여간 예쁜 건 알아 가지고.’
그래도 동생이 다른 사람한테도 특별한 관심을 받는다는 게 마냥 싫지는 않은 테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