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ace genius choreographer RAW novel - Chapter 104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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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댄서들’, 2차 경연이 방송되는 날.
“분명 처음엔 안 쓸 것처럼 얘기하더니.”
나는 프로그램에 아주 적극적으로 이용되는 나와 임성준의 스토리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수밖에 없었다.
“라이벌이라.”
나와 임성준.
PD와 작가는 분명 처음에 두 사람이 같은 Free Plus 팀 소속이라는 것을 비밀로 했다.
출연자 댄서가 네 명인데 그 중 두 명이 같은 팀 댄서라면,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내전’이라는 느낌이지, 경쟁의 느낌이 떨어지게 될 테니까.
그래서 내가 Free Plus 소속이라는 건 2차 경연 전까지 방송에선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내용이었는데…
“내가 Free Plus에서 나왔으니 상관없다 이거지.”
내가 임성준으로부터 독립을 한 이후.
PD는 곧바로 팀을 떠난 직속 후배와 선배의 대결이라는 연출로 나와 임성준을 라이벌 구도로 만들어버렸다.
“후.”
물론 편집과 연출은 PD역량이고,
소위 악마의 편집이라고 하는 짜집기들에 비하면 양반이긴 하지만…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내 뒷이야기들이 메인으로 쓰이는 게 좋은 건 아니었다.
“…뭐, 완전 없는 말은 아닌가.”
그러면서도 나는 피식 웃음이 흘러나온다.
라이벌. 이렇게 대놓고 라이벌 구도가 잡히다니.
얼굴 없는 안무가와, 모두가 아는 스타 안무가.
회귀 전, 임성준과 내가 수없이 들었던 말이었기 때문이다.
‘나 말고 미래에서 온 사람이 있다면 팝콘을 들고 와서 구경할 매치업이네.’
…물론 그런 사람이 있을 리 없겠지만.
[한다, 한다.] [이번에 직관 후기들 보면 관객 호응이 거의 콘서트 못지않았다던데.] [콘서트 맞는데? 길거리 콘서트 ㅋㅋ] [누가 그걸 모름? ㅡㅡ 단독 콘서트 같은 호응이 나왔다는 거지.] [↑농담인데 진지충 등장] [쿨찐 극혐]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채팅을 통해 볼 수 있는 방에는, 경연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채팅들이 엄청난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댄서와 아이돌.
메인으로 가져가기에는 비주류인 예능 소재들로 만들어낸 이번 프로그램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알 수 있는 부분.
그만큼 수많은 어그로꾼들이 몰려왔지만, 결국 그들 역시 궁금해 하는 것은 같았다.
이번 경연이 어떻게 진행될까?
[솔직히 저번 화에 대결구도는 조금 뻔 하긴 했음. 지수랑 박가을 여자 아이돌끼리 붙이고, 임성준이랑 최연우 댄서들끼리 붙이고.] [첫 번째 경연 보니까 그냥 박가을 보다 지수가 춤을 잘 추던데?] [솔직히 첫 경연은 「바람 따라 벗 따라」선곡 빨이지;]여 아이돌들의 대결에 대해서는 R-ade의 지수가 이길 것이란 평가가 우세한 가운데.
나와 임성준의 대결에 대해서는 50대 50, 반반의 평가가 주를 이뤘다.
지금껏 프로그램에선 내가 우세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래도 임성준의 경력에, 안무팀의 팀장이었다는 것을 높게 치는 모양.
그런 사람들의 기대 속에 마침내 나와 임성준의 무대가 방송을 탔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한 무대.
그 속에서 실루엣만으로 춤을 추는 건, 외모가 뿜어내는 분위기가 아닌 오롯이 춤만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키게 만들었다.
어떤 팀이 추는 무대인지 모르던 관객들.
그 조명이 처음 켜졌을 때.
살짝 젖은 머리와 볼에 흘러내리는 땀.
사람들의 환호성이 방송에 현장감을 그대로 전달했다.
무대를 보는 사람들의 감탄이 쉴 새 없이 올라온다.
경쟁을 하는 두 팀의 무대가 연속으로 이어졌다.
「Grown」이라는 노래에 맞춰, 댄스 챌린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딘가 익숙한 안무로 시작된 나와 화이언의 무대.
같은 노래에 전혀 다른, 힙합 곡이라는 장점을 살린 임성준과 켄의 무대.
“…”
근소한 차이로 나의 승리가 발표나자, 임성준이 눈을 질끈 감는 모습이 클로즈업됐다.
[와, 진짜 멋있었다.] [임성준 마지막에 좀 슬프네.] [그래도 정정당당했음. 무대 둘 다 간지났다.]막상막하라고 평가하는 사람들과, 누가 이겼어도 이상하지 않았다는 채팅, 댓글들이 올라왔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시청자들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게릴라 콘서트이기 때문에 내가 이긴 것이지, 다른 관객들이었으면 졌을지도 모르는 무대.
임성준의 춤은 그만큼 뛰어났으니까.
‘그게 더 좋아.’
하지만 나는 그것을 결코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쩌면 찝찝한 승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언제라도 나의 위치를 위협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안무가.
‘…라이벌.’
임성준이 그런 존재로 계속해서 남아있다는 건, 내가 조금이라도 뒤쳐질 수 없는 이유가 되어줬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나와 임성준의 경쟁은 단순히 내 개인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다음화 기대된다.] [ㅋㅋㅋ와, 이거 최연우가 임성준 바를 거라고 했던 사람들 어디감? 완전 막상막하인데.]프로그램에도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방송이 끝난 후에도 남아서 프로그램의 여운을 즐기고 있는 시청자들.
‘결국 제작진은 함박웃음 짓고 있겠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보고 있던 TV의 전원을 껐다.
나와 임성준의 경쟁은 단순히 프로그램으로 끝을 지을 수 없을 것 같았다.
xxx
‘거리의 댄서들’ 그 첫 번째 방송 때는, 단체 관람이 끝난 후에 출연진끼리 방송 내용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했었지만…
두 번째 경연이 방송됐던 4회차까지 와서는 그럴 일도 없었다.
“현진이 너, 마지막 발동작 계속 틀린다? 이번 안무가 동선이 안 복잡하다고 해도, 센터랑 옆 자리랑 거리 유지하는 건 기본이잖아.”
“네. 죄송합니다!”
“잠깐 쉬었다 하자.”
“휴시익~!”
퍼플링크의 앨범 작업.
그 컴백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나는 그 레슨에 집중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MW엔터의 연습실.
퍼플링크 멤버들이 자리에 철푸덕 주저앉고는 물을 꿀꺽꿀꺽 들이마신다.
“아 맞다. 쌤! 저 클립으로 봤어요. 거리의 댄서들 무대.”
그러던 중 먼저 얘기를 꺼내는 은아.
그나마 내가 거리의 댄서들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경우라면, 퍼플링크 멤버들의 입에서 먼저 말을 할 때밖에 없었다.
“실검에도 떴던데. 그 연우 쌤이 춘 노래.”
“맞아. 「Grown」 난 원래 알고 있던 노래였는데, 모르는 사람이 많았나봐.”
퍼플링크의 말마따나, 이번에도 실시간 검색어에는 나와 임성준이 췄던 노래가 올라왔다.
「바람 따라 벗 따라」에 이어 두 번째.
“거리의 댄서들은 어떻게 무대만 하면 선곡이 실검에 오를까?”
“선곡을 잘 하니까 그런 듯.”
“누가 그걸 몰라서 묻니? 대단하다는 거지.”
“답정너 극혐!”
유원과 현진이 프로그램의 화제성에 대해 감탄하며 투덜댄다. 어째 저 막내 두 녀석의 톰과제리 같은 모습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그런데 그 무대. 어디서 많이 봤다 싶어가지고 찾아보니 쌤 유튜브에 올렸던 안무 어레인지 한거 맞죠?”
“맞아. 화이언이랑 무대에 더 잘 맞는 버젼으로 수정했지.”
그런 그들 사이.
항상 안무에 관심이 많은 시현이 물어왔다.
뭐, 수정을 함께한 건 맞지만.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이번 무대의 레퍼런스 자체는 화이언의 역할이 컸다.
나는 이미 완성됐다고 생각한 안무였으니 말이다.
‘콘서트 같은 대공연장 무대 위에 올리는 동작은 참고할 게 많기도 했지.’
게다가.
나는 직접 커다란 공연장에 서 본적이 없었으니.
화이언이 수정한 동작으로부터 배울 것도 많았다.
“…그러면, 화이언 선배님도 연우 쌤 제자예요?”
“어?”
그러던 도중. 시현이 뜬금없는 질문을 던졌다.
“화이언은… 제자라고 하기보단 동료라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춤에 미쳐서 사는 화이언은 이론으로는 나보다 더 빠싹할지도 모른다.
굳이 말하자면 해브잇이 제자라고 해야 하나.
…아니지. 걔네들도 제자라고 하기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실력이 뛰어나긴 했다.
“그러면 연우 쌤은 레슨 안 해요?”
“레슨?”
나는 그제야 시현이 왜 제자라는 말을 꺼냈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레슨… 안 하지.”
한 번 해 본 적이 있긴 하다.
별로 좋은 기억이 아니어서 그렇지.
보통의 댄서들, 안무가 팀들은 작업이 없을 때, 레슨을 통해 수익을 이어가곤 한다.
댄서를 꿈꾸는 이들의 레슨이든, 취미로 춤을 추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것이든.
하지만 나는 굳이 내가 레슨을 할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었다.
레슨을 위해 주기적으로 시간을 낼 만큼, 작업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고…
회귀 전부터, 얼굴 없는 안무가로 살아왔던 나는 레슨에 익숙하지가 않았기 때문.
턱.
시현이 마시던 물을 내게 건네더니 입을 슥 닦는다.
“아쉽다. 레슨 하면 돈 내서라도 들으러 갈 텐데.”
“…내 레슨 지금 받고 있잖아.”
시현의 말에 허탈하게 말했다.
지금 내 안무 가르치고 있는 게 레슨이지.
특별할 거라도 있나.
하지만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린다.
“이렇게 한 안무만 반복적으로 익히는 거 말고… 실력을 키우고 싶어서요.”
사실, 내가 보기에 시현은 아이돌 중에서도 춤을 잘 추는 편에 속했지만…
스스로의 실력을 높이려는 욕심이 있는 걸 뭐라고 할 수는 없고.
‘사실 춤이라는 것도 재능이 중요하긴 한데.’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춤 영재’라느니, 키즈 댄서들이 쏟아지겠는가?
하지만 나는, 배움이 느려도 한계치라는 건 노력을 통해 올릴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이었다.
“그럼 다음에 레슨이나 한 번 해 볼까.”
“정말요?”
내 말에 시현이 눈을 빛내며 고개를 위아래로 퍼덕인다.
그냥 한 번 말해본 건데…
너무 격한 반응이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다음에, 시간 넉넉하면, 안 할 수도 있어.”
“그래도. 하면 저한테 꼭 연락 주세요!”
“그래, 그래.”
레슨을 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하는 말을 들어도 되는 건가?
나는 시현의 말에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어, 지금 거리의 댄서들 재방송 하나 봐요.”
바닥에 눕다시피 기댄 체, 휴식을 취하던 다른 퍼플링크 멤버들.
그 중, 핸드폰을 보던 현진이 큰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실검에…”
“?”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내게 다가와서는 화면을 내미는 현진.
아.
실시간 검색어 3위에 떠 있는 이름을 보니 왜 현진이 의아해했는지 알 것 같다.
거리의 댄서들에 관련이 있긴 하지만, 다소 뜬금없는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3위. 민아인]아직 검색엔진 사이트에 인물 소개도 등록되어 있지 않은 가수 아닌 가수.
민아인이 실검에 올라와 있었으니 말이다.
.
.
.
라는.
이런 의문은 본방이 처음 방송됐을 때부터 계속 나오던 것이었다.
“이름을 찾아놓은 바람에, 재방송 때 사람들이 검색한 건가 봐요.”
본방 이후, 당연히도 엄청난 수사력의 네티즌들은 금방 그 여자의 이름이 민아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덕분에 ‘거리의 댄서들 관객녀’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민아인이,
재방송에는 그녀의 본명으로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가게 된 것이다.
사실, 바로 옆에 앉아있는 그녀의 언니도 충분히 눈길을 끄는 외모였지만…
‘아무리 찾아도 누구인지 모르는 거겠지.’
민서연은 아직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았으니. 찾아낼 수가 없었던 거겠지.
반면, 민아인은 「구름 광장」유튜브 영상 이외에도, 길거리 버스킹 공연에서 봤다는 목격썰과 더불어 사람들의 말이 쏟아지고 있었다.
알음알음, ‘나만 아는 가수’에서 조금씩 이름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의 화룡정점은, 민아인과 관련되어서 나온 인터넷 뉴스 기사들.
“라디오에 출연한다고?”
“그것도 반고정이래요.”
“부럽다…”
실시간 1위를 찍은 미모의 인디 가수.
그 화제성을 몰고, 연채가 진행하는 음악 라디오에 출연을 한다는 기사였다.
‘…민아인에게 운이 따라주는구나.’
마치 누군가 퍼즐을 맞춰놓기라도 한 듯이, 민아인에게 기회를 준 것 같았다.
민아인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노래도 자신만의 색깔로 기깔나게 불러낸다는 점.
그런 입장에서, 그녀에게 라디오는 최적의 기회가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 ‘남의 노래를 뺏는다’는 느낌의 민아인에게, 커버곡을 부르는 코너의 반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는 것임에야!
‘이번이 아니었어도 민아인은 어떻게든 떴겠지.’
가수가 뜨기 위해서 필요한 세 가지.
외모, 실력. 그리고 운.
그 세 가지가 다 떨어지는 민아인은, 어떻게든 대박이 났을 가수다.
‘거리의 댄서들’을 구경하러 오며, 그 시기가 조금 당겨진 것 같긴 했지만.
“자, 그럼 휴식 끝내고 우리도 연습하자.”
어째 애지중지 키우던 새가 파닥거리며 날갯짓을 하는 걸 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흐뭇하게 그걸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나는 내 할 일을 해야지.
“으쌰.”
“갑시다!”
멤버들이 곧장 엉덩이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연습과 휴식의 반복.
“오늘 완벽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은 춰보자.”
오늘 연습의 목표는, 완벽한 단 한 번의 무대를 완성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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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신없이 연습과 연습을 거듭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나가 퍼플링크의 안무 연습이라면.
다른 하나는 노래 연습.
복면가왕의 첫 녹화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진짜 한 번도 못 맞춰봤네. 대체 누구 길래…’
음악 감독의 말대로.
1라운드에 듀엣곡을 부르는 출연자와는 입을 맞춰볼 시간이 없었다.
보통 다른 사람들은 합주실에서 한 번은 맞춰보던데…
‘내 파트만 잘 소화하자.’
음악감독 역시 한 번도 합을 못 맞춰보는 것을 고려해, 화음 위주가 아닌 파트 분배를 나눠놓은 상태였다.
…물론 그래도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었지만.
“후아.”
그렇게 며칠이 더 지난 후.
나는 지금껏 항상 누군가와 함께 찾아온 방송국. 그곳에 발을 들이밀었다.
어째 본업인 춤을 추러 무대에 올라갈 것을 생각하는 것보다 더 떨리는…
첫 복면가왕의 녹화날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끝
ⓒ 원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