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449)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449
72. 피의 마녀 이야기(10)
살랑살랑 불어오는 초원의 바람이 시원하다. 백유설은 멍하니 들판에 앉아서 바람에 머리칼을 휘날렸다.
“뭔데 이건…….”
[검색 결과: 산들바람]
[산들바람은 풍력 계급 3의 바람으
로서 평균 속력이 3%에서 5%이 고…….]
“아니, 그런 건 안 궁금해.”
무심코 직박구리 안경을 벗으려던 백유설은 해당 메시지가 그냥 눈앞 에 떠 있을 뿐, 안경은 애초에 착용 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얼굴을 매만지던 백유설은 배낭을 뒤적여서 직박구리 안경을 꺼내 빤 히 바라보았다.
“야.”
대답은 없다.
애당초 직박구리 안경은 이런 사소 한 부름에 답하지 않는다.
“에휴……
하는 수 없이 안경을 쓴 백유설은 직박구리 안경에게 조금 더 제대로 된 질문을 던졌다.
“여기 위치가 어딘지 파악할 수 있 겠어?”
[불가능합니다.] [반경 200m? 의 지형을 탐색한다 면 세계지도와 대조하여 위치를 파 악하는 게 가능합니다.]“그런가…….”
하기야 직박구리 안경에 인공위성 이 달려 있는 것도 아니고, 대뜸 위 치를 파악해 달라고 해도 단번에 알 수 있을 리는 없다.
‘아까 그 신전에서 한참 떨어진 장 소인 건 확실한데.’
그렇다면 왜, 어째서, Why.
이곳에 오게 된 경위와 위치를 한 시라도 빨리 파악해야만 한다.
그래서, 백유설은 걸었다.
휘이 잉…사아아……I!
바람이 불어오며 풀잎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아무것도 없이 저 멀리까
지 펼쳐진 초원을 그저 걷고 또 걸 었다.
[검색 중…….]직박구리 안경이 요구했던 200m 는 진작 넘었으나 여전히 위치를 파 악하지 못했다.
‘애초에 이렇게까지 아무것도 없는 초원이 아이테르 월드에 있던가?’
아이테르 대륙에 존재하는 초원 대 부분은 흑마력의 오염과 마법이 발 전되어 발생한 마나 소용돌이의 영 향을 받아서 특이하게 자라난 식물 과 몬스터처럼 강력해진 짐승이 돌 아다니고는 했다.
하월평원에는 저 하늘 높이까지 뻗 어있는 꽃을 심심찮게 볼 수 있지 않았던가?
비록 문물의 발전으로 인해 나타난 마나 괴현상의 영향을 받은 돌연변 이지만 그것들이 아름답고 환경을 더욱 비옥하게 만들어주어서 지금껏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검색 증…….]
“아직도 모르겠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합니다』
“아니, 이상하잖아. 이 정도까지 넓 은 초원이 아이테르 대륙에 얼마나 있냐고. 이런 크기의 초원이면 대략
적으로 위치를 추정하는 것도 가능 하지 않아?”
[말씀하신 데이터를 추가하여 검색 해 보겠습니다.]
[검색 중…….]
[검색 결과: 없음]
[해당 위치와 대조되는 장소가 아 이테르 월드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뭐?”
우뚝.
백유설이 걸음을 멈춰 세웠다.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처구니 없는 두 개의 문장이 백 유설의 머릿속을 맴돈다.
“그러니까, 네 말은… 여기가 아이 테르 대륙에 없는 장소라는 거야?”
[그렇습니다.]回동 반경 349m2 , 보정 시야 반 경 3,289iW 의 넓이에 어떠한 장애 물 없이 펼쳐진 들판은 아이테르 월 드의 지도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백유설은 서둘러 주위를 둘러보다 가, 대뜸 하늘 높이 도약하여 연달 아 점멸을 사용하였다.
순식간에 수십미터 상공으로 날아 오르게 된 백유설은 그제야 이 주변 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달 았다.
“허……
들판. 온통 들판이다.
숲도, 나무도, 마을도, 동물도.
그 어떤 것조차 없이 넓게 펼쳐진, 그저 말 그대로 들판이었다.
쿵!
바닥에 착지한 백유설은 허망한 표 정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별자리…… 밤이 되면 별자리를
볼 수 있어. 별자리로 위치를 특정 할 수 있잖아.”
그리 말하면서도 백유설은 스스로 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저 하늘에도 역시, 구름 한 점조차 없이 맑았으니까.
눈부시게 내리쬐는 태양을 제외한 그 어떠한 물질도 존재하지 않는 공 간. 백유설은 미쳐 버릴 것 같은 기 분으로 직박구리 안경에게 물었다.
“위치 검색은 취소하고, 마나 를…… 주변의 공간 왜곡 수치와 마 나의 특이점을 탐색해 봐.”
여긴 평범한 공간이 아니다.
아마도 누군가가 임의로 만든 아공 간이거나 혹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현실 차원에서 떨어져 나온 아차원 의 가능성도 있다.
[검색 결과: 공간 왜곡 없음]
[검색 결과: 특이한 마나 파장 감 지되지 않음]
“그런가……「
그렇다는 건 자연스레 떨어져 나온 아차원이라는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된다.
인간의 힘으로 만든 아공간에는 어
설프게 접혀 있는 공간 왜곡과 마나 의 특이점이 반드시 감지되게 마련 이었으니까.
그래서.
더욱더 이곳에서 빠져나갈 방법이 없어졌다.
차라리 인간이 만든 아공간이라면 그것을 해석하여 역산하는 것으로 빠져나갈 길을 만들 수라도 있지 자 연 발생한 아공간을 무슨 수로 빠져 나간단 말인가.
,……설마.’
그러다 문득, 스칼렛을 찾아간 마 녀 사냥꾼들이 모조리 죽어버렸다는
이야기를 떠올렸다.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스칼렛의 감 옥을 지키고 있는 수호병이 존재할 것이며, 그들에게 살해당했을 거라 고 했지만 확실한 이야기는 아니다.
스칼렛을 찾아간 이들이 모두 죽었 는데 제대로 된 진실을 알 수 있는 자가 존재할 리는 없지 않은가?
“사실…… 수호병은 없었던 건가.”
감옥을 수호하는 수호병은 없다.
대신, 스칼렛을 찾으려는 자에게는 똑같이 감옥을 선물한다.
아마도 이곳을 찾았던 다른 마녀 사냥꾼들 역시 이곳에 갇혀서 영원
한 세월을 맴돌다가 죽어서 소멸되 었을 것이다.
즉, 이곳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 든 공간은 아니지만 출입구는 존재 한다는 의미.
그렇지 않고서야 현실에 존재하는 생명체를 대뜸 이곳으로 밀어 넣지 는 못할 테니까.
“내가 이곳에 들어왔다는 건, 나갈 방법도 있을 거야.”
스칼렛을 봉인했을 정도로 압도적 인 강함을 지닌 초월자가 사용했던 방법을 평범한 인간일 뿐인 자신이 따라할 수 있는가.
그런 의심보다는, 가능성이 희박하 게라도 존재한다는 사실에 희망을 품었다.
“생각해, 백유설.”
출구를 찾을 방법을 떠올려라.
백유설은 우두커니 서서 주변을 둘 러 보았다.
아무것도 없이 들판으로 이루어진 이 공간은 공간의 왜곡조차 탐지되 지 않아 맨눈으로 걸어 다니며 출구 를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공간의 틈새에 나 있는 자그마한 통로를 찾으면 되는데, 나는 마법을 사용할 수 없어.’
차라리 어마어마한 마나를 흩뿌릴 수 있는 홍비연이나 풀레임이 이곳 에 갇혔다면 매일 마나를 회복하며 공간의 틈새를 탐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백유설에게는 불가능한 이 야기.
그렇다면.
“……내가 아니라,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다른 존재에게 도움을 받으 면 되는 거잖아.”
왜 또 혼자서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애쓰는가?
그럴 필요가 없다.
애당초 그는 스칼렛을 구출하기 위 해 이곳에 찾아왔다.
그리고 백유설이 이런 특이한 공간 에 갇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스칼 렛에게 한 발자국 더 접근했다는 것 이다.
“그거였어…….”
이곳에 갇힌 다른 마녀 사냥꾼들도 모두 똑같은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누군가의 의도로 자연 발생한 아 공간에 갇혔으니, 빠져나갈 출구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들과 백유설 사이에는 아 주 크나큰 차이점이 존재했다.
마녀 사냥꾼은 스칼렛을 죽이기 위 해 이곳에 왔다가 갇힌 것이기에 도 움을 받는다는 발상을 전혀 하지 못 해서, 이곳에서 죽어버렸다.
하지만…….
백유설은 스칼렛을 구출하기만 하 면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확 신하고 있었다.
수백 년의 세월을 살아온 백색의 마녀, 스칼레
“나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녀에게는 아주 손쉬운 일이 될 것이다.
“스칼렛…… 스칼렛을 찾아야 해.”
그렇게 중얼거리며 한 걸음 내디디 려는데, 팔목에서 진동이 울렸다.
“..어?”
팔소매를 걷어서 확인하니 백색의 팔찌가 웅웅 거리며 빛을 내고 있었 다.
“이건 스칼렛의 팔찌인데…….”
여름방학 때 한창 수행을 하기 위 해 스칼렛에게 아이템을 이것저것 만들어주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스칼렛이 자신도 팔찌를 만들 었다며 장난으로 선물해 주었던 팔
찌가 바로 이것이다.
별 효능도 없고 쓸모도 없었으나 일단은 선물 받았기에 아무 생각 없 이 착용하고 다녔는데…….
“설마, 이게 예언가가 말한 그 키 워드 물건이 된 건가?”
예언가는 스칼렛을 찾기 위해 반드 시 그녀와 관련된 어떤 대가가 필요 하다고 하였다.
파삭!
그 생각을 떠올림과 동시에 팔찌에 금이 가기 시작하였다.
팔찌가 ‘대가’로서 내구도가 서서 히 닳고 있는 것!
그렇다는 건…… 이 팔찌가 부서지 며 스칼렛으로 향하는 길잡이 역할 을 하고 있다는 의미.
그는 서둘러 팔찌를 낀 손목을 전 방으로 뻗었다.
진동이 거세지기 시작한다.
고민하지 않아도 방향이 알맞다는 뜻이 틀림없었다.
타닥! 자리를 박차고서 순식간에 수십 미터의 거리를 질주한 백유설
은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드디어, 드디어 찾았다 스칼렛!’
달리고 또 달린다.
이곳에 과연 동서남북의 방향에 의 미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팔찌는 확실하게 특정 방향만을 가리키고 있었다.
파스슥…
팔찌의 균열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으나 그 반응 역시도 훨씬 거세 지고 있었다.
쩌쩍, 쩌저적!
‘조금만 더 버텨, 제발!’
이럴 줄 알았으면 튼튼한 팔찌로 선물해 달라고 하는 건데!
그리 생각하며 질주하는 와중.
갑작스레, 백유설의 코앞에.
……쿠궁!!
“으윽?!”
거대한 문 하나가 떨어져 내렸다.
저도 모르게 급정거를 하느라 바닥 으로 넘어져버린 백유설은 얼떨떨한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았다.
“이게 뭐야…….”
단순히 ‘거대하다’라는 단어로는 부족할 정도로, 그 문은 너무나도 커다란 크기를 가지고 있었다.
저 하늘 너머, 어쩌면 우주까지 뻗 어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로 너무나도 높아서 지척까지 접근 한 백유설은 그 꼭대기를 눈으로 보 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어째서 이런 커다란 걸 여태 찾아 내지 못했는가.
마법으로 인한 현상이겠지만, 그렇 기에 더더욱 마법같은 일이었다.
“하…… 진짜, 더럽게 오래 걸렸
자리에서 힘겹게 일어난 백유설은 문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마법 탐색 중…….]
[탐색 결과: 자격의 시험]
직박구리 안경은 마법을 탐색하더 니 ‘자격의 시험,이라는 특이한 마 법을 탐지해냈다.
당연히도 처음 들어보는 마법이지 만 왠지 모르게 어떤 방식으로 작동 하는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백유설은 시선을 느꼈다.
저 문 전체가 마치 눈동자처럼 느
껴질 정도로 거대한 존재의 시선.
그것은 지금 이 문 앞에 당도한 백유설에게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수백 년 만에 처음으 로 눈을 떴을 것이다.
그 결과는.
끼이잉-!!
당연하게도, 합격.
물리적으로 여는 게 과연 가능키나 할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문이 활짝 열리며, 백유설의 눈앞에 온통 하얀 색의 공간이 펼쳐졌다.
핏빛이지만, 순백보다도 더욱 깨끗 하게 물들어 있던 스칼렛과 정말이
지 딱 어울리는 그 공간 속으로 백 유설은 한 걸음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