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Despised Granddaughter of the Powerful Martial Arts Family RAW novel - Chapter (201)
201화
“오.”
사내가 살짝 감탄하며 나를 위아래로 훑었다. 내가 되물을 줄 몰랐다는 듯한 태도였다.
“이름이 백리연이라고 했지. 백리의강의 딸······.”
그때였다.
대개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사, 사, 3공자!”
남궁 세가의 무사 한 명이 다그치듯 물었다.
“3공자라니요? 어느 가문의 3공자를 말하는 겁니까?”
“그, 그냥 3공자입니다. 그놈들이 그렇게 불러서······.”
“그놈들?”
대개가 허둥지둥 설명했다.
“예, 예. 이름은 알려지지 않은, 그러니까, 그러니까······ 마교의 3공자입니다.”
“······!”
모두 깜짝 놀라 사내를 보았다.
마교의 3공자라니. 교주의 아들이란 말이야?
“음.”
3공자라고 불린 사람은 부인하지 않았다.
교주의 자식들은 대부분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었다. 하지만 3공자는 이번 무림맹 습격에 모습을 드러내 그 존재가 알려졌다. 그리고 당연히 무리맹 공적 명단에 올라가게 되었다.
보통은 바로 인상착의와 용모파기가 돌 텐데 무림맹 상황이 혼란스럽다 보니, 우리는 아직 보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개방은 정보를 주로 다루니 따로 용모파기가 돌았을 법했다.
대개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
“조심하십시오. 화산지검을 죽인 사람입니다.”
그 말에 대답하듯 3공자가 말했다.
“그건 실수였네.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워낙 질겨야 말이지. 꽤 귀찮은 여인이었지.”
“······.”
3공자가 답을 할 줄은 몰랐는지 대개가 화들짝 놀라며 입을 다물었다.
3공자는 대개에게서 관심을 거두고 남궁완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그러니 자네도 그리되고 싶지 않다면 얌전히 팔을 내놓는 게 어떤가?”
“뭣?”
“이 자식이 지금······!”
남궁 세가의 무사들이 분노에 차 한마디씩 내뱉었다.
어느새 객잔의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남궁 세가의 무사들이 3공자를 포위하듯 조금씩 자리를 옮겼다.
3공자가 말했다.
“쓸데없이 힘 빼지 말자고. 이미 독 안에 든 쥐니. 저번처럼 도망칠 수 없을 거야.”
“······”
3공자의 말처럼 금안으로 확인한 객잔 바깥은 어느새 포위되어 있었다. 어림잡아 천귀조와 함께 있던 마교 병력의 2배가 넘었다.
“······.”
내가 확인이 늦었던 것이 아니다. 저들이 내 시야 밖에 있다가 3공자가 객잔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일거에 들이닥친 것이었다.
이내 다른 사람들도 상황을 눈치챘는지 안색이 더더욱 굳었다.
‘대체 어떻게 온 거지?’
내 금안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 정도의 병력이 이곳으로 움직이는 걸 어떻게 아무도 몰랐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우리를 이곳에 보내 놓고 가문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계속 꾸준하게 연락을 취하며 주변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매우 힘들겠지만, 백리 세가가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지역만을 통해서 움직였다고 치더라도 개방조차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그때 3공자가 덧붙였다.
“아, 남궁 세가의 지원을 기다린다면 쓸데없는 생각이란 말을 미리 해 주지.”
나는 이를 꽉 깨물었다. 마치 머릿속을 읽은 듯한 말이었다.
남궁완 아저씨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짓을 한 거지?”
“음, 지금쯤 우리 교도들과 마주쳤겠군.”
“하, 왜 연락이 되질 않나 싶더니만······.”
“너무 경로가 뻔했어.”
그리곤 3공자가 안타깝다는 듯이 말했다.
“자네가 팔을 잃고 얌전히 살았다면 우리가 마주 볼 일도 없었을 텐데 말이야.”
대체 남궁완 아저씨의 팔이 뭐라고 저렇게 집착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인상을 잔뜩 찡그린 남궁완 아저씨도 나와 같은 심정인 듯했다.
그때 3공자가 나를 바라보며 선심 쓴다는 듯이 말했다.
“팔이 싫다면 저 아이처럼 내공폐인이 되는 것도 방법이지.”
이를 악문 백리 세가의 무사들이 나를 보호하듯이 감쌌다.
3공자가 그 모습이 우습다는 듯 피식 웃고는 말했다.
“어떤가? 내 말대로 한다면 조용히 물러가겠다.”
남궁완 아저씨가 말도 안 된다는 듯이 물었다.
“이렇게 병력을 끌고 와 놓고,물러간다고?”
3공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받은 명령은 그것뿐이니.
굳이 피를 볼 필요 없다면, 보지 않고 넘어가는 편이 좋지.”
이성적인 척 말하면서 온통 개소리였다. 남궁완 아저씨가 다시 물었다.
“하, 고작 내 팔을 노리고 이런 짓을 벌였단 말이냐?”
“그래.”
“대체 왜?”
“나는 그저 내려진 명을 수행할 뿐. 이유는 알 필요 없다.”
3공자는 말도 안 되는 명령에 전혀 의문을 가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
남궁완 아저씨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것은 마치 병력을 가늠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눈을 마주친 것만으로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나는 버럭 소리쳤다.
“어디서 개소리야? 아저씨 팔은 내 거거든! 절대 못 줘!”
나를 보호하듯 둘러싼 백리 세가의 무사들이 아연실색 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마교 교주 아들인 3공자에게 이렇게 대거리를 하다니. 솔직히 나도 내가 미친게 아닐까 싶었다.
3공자가 황당하다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소가주의 팔이 왜 네 것인가?”
“내 천명금혼단으로 살려 낸 팔인데 내 거지!”
“······.”
나는 미쳤냐는 듯이 나를 바라보는 남궁완 아저씨를 보며 당부하듯 말했다.
“아저씨, 절대 안 돼요.”
“······.”
3공자가 깨달았다는 듯 말했다.
“그렇군. 대체 어떻게 나은 건지 의문이었거늘. 천명금혼단이라······.”
고개를 주억거린 3공자가 나를 보곤 살짝 웃었다.
“패기 있는 건 좋으나, 입을 함부로 놀리면 안 된다는 걸 배워야겠구나.”
“무슨······”
말을 채 마치기도 전 뭔가 번쩍였다. 비수 한 자루가 날아갔다.
그러니까 내가 아닌 남궁류청을 향해서.
내 눈으로도 간신히 확인할 수 있는 정도였기에 남궁류청의 반응이 살짝 늦었다.
나는 자연지기를 압축하여 남궁류청의 오금을 후려쳤다.
허공섭물과 비슷한 원리였다.
대신 중심이 될 매개가 없다 보니 훨씬 힘들었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띵할 정도였다.
어찌 되었든 남궁류청이 자연스럽게 피하는 자세로 이어지고 비수가 빗나갔다. 남궁류청이 이미 피하려고 자세를 취하고 있었기에 도울 수 있던 것이기도 했다.
“호오.”
3공자가 감탄사를 터트렸다. 남궁류청이 피할 줄 몰랐다는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나한테 공격하면 될 것을 왜 남궁류청을······!”
곧 3공자가 만족스럽게 웃는 표정을 보고 깨달았다. 일부러 남궁류청을 공격한 것이다. 그게 내게 더 타격이 클 테니까.
확실히······ 남궁류청이 피하지 못했더라면 나는 내 말을 후회했을지도 몰랐다. 인간 말종들이 모인 마교인 다운 행동이었다.
다만 이 자리에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비수가 날아간 찰나를 남궁완 아저씨가 놓치지 않고 공격했다.
3공자의 옷자락이 크게 잘렸다.
안타깝게도 그저 살갗이 살짝 베인 정도인 듯했다.
남궁완 아저씨는 남궁류청을 돌아보지도 않고 맹공을 이어 갔다.
쿠르릉-!
남궁류청과 비슷한, 그러나 그보다는 더 큰 소리가 검에서 울렸다.
눈으로 확인하기 힘들 정도의 공방이 순식간에 몇 합이나 오갔다. 다른 무사들이 함부로 끼어들지 못할 정도였다.
콰쾅!
귀청이 떨어질 것 같은 굉음과 함께 3공자가 하늘을 날았다.
이를 쫓으려던 남궁완 아저씨가 멈칫하더니 우리의 앞으로 돌아왔다. 너무 멀어지는 상황을 경계한 것이다.
3공자는 몸을 빙그르르 돌리더니 객잔 입구 지붕에 올라섰다.
밖에서도 아주 잘 보이는 위치였다.
당장이라도 밖에 모인 병력들이게 공격하라고 손짓할 것 같은 느낌에 모두 바짝 긴장했다.
“소가주.”
남궁완 아저씨는 입을 열지 않았다.
“쓸데없는 피를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은 진심일세.”
내가 남궁완 아저씨 대신 답하려는 순간 누군가 내 입을 턱 막았다. 언제 다가왔는지 모를 야율이었다.
아직도 비무의 열기가 남아 있는 손바닥이 뜨거울 정도였다.
야율의 시선도 매우 뜨거웠다.
그러니까 제발 아무 말도 하지말라는 듯한 눈빛이었다.
“······.”
그사이 3공자는 말을 이어 갔다.
“도망치고 추격하고. 귀찮은 일이야.”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남궁완 아저씨는 경계를 늦추지않고 말했다.
“간단하게 하자고. 비무, 어떤가?”
3공자가 남궁류청과 여전히 내 입을 막고 있는 야율을 가리켰다.
“저 아이들이 하던 것처럼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