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Despised Granddaughter of the Powerful Martial Arts Family RAW novel - Chapter (226)
226화
청년이 얼이 빠진 목소리로 물었다.
“소, 소저 사문이 배, 백리 세가였소?”
고개를 미약하게 끄덕인 나는 옆은 한숨과 함께 삿갓을 벗었다.
“헉!”
“정말로······!”
“아니, 백리의강의 딸! 그런데 왜 줄을 서 있는 거지?”
“당연히 참석하러 온 거겠지!”
“아니, 누가 그걸 모르나? 왜 줄을 서 있었냐 묻는 거잖아!”
무사가 내게 다시 한번 포권을 했다.
“백리 소저께 다시 인사드립니다. 무림맹 무사 이곽이라고 합니다. 안에서 소저를 찾으시는 분이 계십니다. 저와 함께 가시지요.”
“저를 찾는 분이요? 누구요?”
“그건 여기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
나는 살짝 미간을 찡그리며 줄의 앞과 뒤를 보았다.
‘이제 반 왔나······?’
이미 주변이 술렁이며 수군거리는 게 느껴졌다.
‘여기계속 남아 있는다면 온 관심을 받겠지.’
“알겠어요. 그럼 혹시, 제 일행도 함께 가는 것이 가능할까요?”
나는 장철을 눈짓했다.
“누구지?”
“처음 보는 사람인데.”
“아까 들었는데 장창이랬어.”
장철이야······.
장철도 이들의 대화를 들었는지 얼굴이 벍져 있었다. 일단 사람들의 관심이 자신에게도 향하자 그게 뭐든 당장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내가 자리를 비우면 벽가 놈이랑 아우라는 장오한테 괜한 시비를 걸리기에 딱 좋았다.
무사가 상관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 괜찮습니다. 함께 들어가시죠.”
“어때요, 장 공자? 같이 갈래요?”
장철이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청년을 돌아보며 인사했다.
“다음에 만나면 제대로 통성명이라도 하죠.”
청년은 왠지 모르게 상기한 표정으로 고개를 힘주어 끄덕였다.
나는 서 있던 줄을 벗어나 무사를 뒤따랐다.
입구에 다다르자 눈을 부릅뜬 벽 소공자도 있었다. 그 옆에는 좀 전의 청년과 똑같은 얼빠진 표정의 장오가 보였다.
장철이 그런 장오를 보곤 보란듯이 우쭐댔다.
장오가 정신을 차린 듯 소리쳤다.
“잠깐······!”
뒤따라오려는 장오를 수문 무사의 창이 막아섰다.
* * *
무림맹 본단의 넓이는 그야말로 거대했다. 백리 세갇 손꼽힐 정도로 거대한 장원이지만, 무림맹 본단은 그보다 더했다.
무림맹에서 소모하는 어마어마한 물류들을 생각한다면 무림맹이 무한 자체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 무리맹 자체가 도시라고 보아도 될 정도였다.
마교의 습격에 패배했던 흔적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언제든지 굳건한 것만 같이 위풍당당한 위용이었다.
하나, 과거 아버지와 남궁류청을 따라 들락거렸던 내게는 전가 달라진 건물들이 몇 보였다. 아마도 습격으로 인해 새롭게 세운 것일 터.
장철과는 얼마 지나지 않아서 헤어졌다.
그는 다른 하인처럼 보이는 이에게 인계되어 무림맹 객원들이 머무는 객당으로 향했다.
나는 나를 찾아온 무사였던 이곽을 따라 안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열 개를 넘었을 때부터는 내가 지나온 담벼락을 세지 않았다.
곧이어 나 또한 와넌히 처음 보는 곳까지 왔다.
내가 몇 번 아버지와 남궁류청을 따라 무림맹에 머물렀대도 이렇게 중심까지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뭔가 안을 들어올수록 기감이 흐트러졌다.
답답한 올가미가 나를 짓누르는 느낌이랄까?정확히 말하자면 금안이 제대로 힘을 쓰기 어려운 느낌이어다.
곧 알 수 있었다. 무림맹 중심이 모두 하나의 진법에 얽혀 있었다.
‘이게 바로 무림맹의 위력인가?’
건물 하나도 함부로 짓지 않았다.
누군가 내 감각을 한 다섯 겹 정도 차단한 듯한 느낌이 되어을 때였다.
전각이 하나 눈에 들어았다. 걸어가는 방향을 보아 저 전각이 목표임을 알수 있었다.
전각에 거의 다다랐을 때 그 안에서 압도적인 내력의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 금안이 아니었다면 안에 이 정도의 강자가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 할 만큼 깔끔하게 가려진 기세였다
‘위지백 맹주인가? 나를 보고싶다는 사람이 맹주였어?’
이 정도의 내공이 진짜라면 정말 무림맹에서 위지백 맹주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손 하나가 아쉬운 판국에 그래도 마교와 싸울 수 있는 전력을 어찌 내치겠는가?
그리고 그 옆에 익숙한 내력이 보였다.
곧이어 그 내력의 주인이 있는 내실 앞에 당도하고 문이 열렸다.
밖에서 보았던 것처럼 방에는 두 사람이 있었다.
온통 하얀색 복장인 신선같은 노인과 똑같은 백발의 청년.
나이 차가 극명히 대비되는 둘은 마주 앉아 바둑을 놓고 있었다.
노인이 말했다
“승부는 여기까지 합세.”
“말은 바로 하셔야죠. 승부는 예전에 끝났습니다.”
“너무하구먼.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 좀 봐주게나.”
“글쎄요. 길고 짧은 건 때가 되어 봐야 알지 않겠습니까?”
노인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나는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헛기침을 하며 웃음을 정돈한 노인이 나를 보고 말했다
“어서 오시게.”
나는 포권을 취하며 예를 표했다.
“곤륜파 장문인인 태고 진인께 인사 올립니다. 백리 세가의 백리연입니다.”
“음?”
태고 진인이 흥미롭다는 듯이 나를 보았다. 언뜻 보기에는 부드러운 눈빛이지만 나를 파헤치듯 샅샅이 살피고 있었다.
“빈도가 불렀다는 걸 알고 있었느냐?”
“그건 아닙니다만, 뵙자마자 알았습니다. 또한, 알아보았는데 일부러 모른 척할 필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곤륜파 장문인인 태고 진인. 천하 십강에 가장 오래 이름을 두고 계신 분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할아버지가 마치 철벽으로 만든 산이 내 앞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라면 태고 진인은 마치 주변과 일체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내 금안이 아니었다면, 태고 진인의 정체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터였다.
그때 살짝 고개 숙인 내 옆으로 공기를 가르는 기파가 느껴졌다.
힐긋 보자 무사가 뭐라고 전음하고있었다.
“음?”
태고 진인이 살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빈도가 괜한 짓을 했네. 줄을 서 있었다니, 내 곤란하게 했구먼.”
“아닙니다.”
“허어, 패혁 그자의 핏줄에서 이런 아해가 나오다니. 음, 아비의 영향인가?”
태고 진인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나를 훑어보았다.
“내 한 번 말한 것뿐인데 말일세. 이런 위치에 있다 보면 말 한 마디가 이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네.”
“저를 보고 싶다고 하셨다고요?”
나랑 태고 진인은 지금껏 단 한번의 연도 없었다.
“그래. 천마가 노리는 아해라길래 보고 싶었네.”
갑작스럽게 나온 천마라는 단어에 표정을 굳혔다.
태고 진인은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지?
곤륜파는 정파 무림맹의 수좌인 9파 1방 중 마교의 본거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한 대 방파였다.
무한에 자리한 무림맹은 갑작스러운 습격을 받기 전까지는 상상도 못한 채 평화를 즐기고 있었지만, 곤륜파는 수시로 마교와 싸움을 벌여 늘 전시 상황이나 다름없는곳이었다.
태고 진인이 나를 보며 말을 이었다.
“정말로 묘한 눈일세.”
놀랄 틈도 없이 제갈화무가 끼어들어 말했다.
“한번 보이는 것이 어떻습니까? 뭔가를 알아낼 수도 있지 않습니까?”
태고 진인이 웃는 표정으로 제갈화무를 돌아보았다.
“제갈 세가주, 예외는 없네. 백리 소저 또한 비무 대회에서 승리해야 하네.”
제갈화무가 어깨를 으쓱이며 입을 다물었다.
태고 진인이 나를 보며 말했다.
“그러고 보면 아직 자네는 모를 테지.”
“무엇을 말입니까?”
“이번 무림맹 비무 대회의 상품이 천마지보라네.”
“천마지보요?”
나는 놀란 것처럼 말했다.
아니 실제로도 살짝 놀랐으니 완전히 연기는 아니었다.
이미 상품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천마지보를 곤륜파 장문인이 가지고 있었구나.’
의외였다.
나라면 좀 더 안전한 곳에 보관 할 텐데.
마교와 수시로 싸우는 곤륜파 장문인이 보관하게 하다니.
등잔 밑이 어두운 전술을 쓴 걸지도.
그런데 그걸 제갈화무는 내게 애 보이라고 한 거지? 이 눈때문에?
나는 잡생각을 밀어 넣고 말했다.
“그럼 저와는 연이 없겠네요.”
‘음?”
“전 비무 대회에 참석하지 않을 거거든요.”
“으음?”
제갈화무도 놀란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태고 진인이 말했다.
“뭔갈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닌가?”
“무슨 말씀이신지요?”
태고 진인이 제갈화무와 눈빛을 교환했다.
나이가 몇인지 짐작도 안 가는 노이과 젊은 청년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는 모습은 이상하게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나를 볼 땐 분명 어린 아이를 대하는 듯한 눈빛이었는데 말이다.
“중요한 건 그것이 아니니 참석에 대한 얘기는 넘어가고, 자네는 천마지보가탐나지 않는 겐가?”
“네.”
그딴 걸 왜 가지고 싶은데?
“비무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명예 또한 딸려 올 거네.”
“그게 중요한 가요? 물론 그걸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고, 중요하기도 하지만······. 지금의 제게는 별로 탐나는 목표는 아니에요.”
태고 진인이 왠지 모르게 살짝 감탄한 표정으로 나를 보았다.
“역시 천산염제가 제 목숨을 버려 가며 살린 이유가 있었군.”
“······.”
“그거 아는가? 천마는 천산염제와의 전투에서 꽤 큰 부상을 입은 것 같더군.”
“네?”
천마가 부상을 입었다고?
아니, 그런데 어떻게 지금까지 소문이 나지 않을 수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