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edicate the world to my Russia RAW novel - Chapter (83)
033. 독일에 몰아치는 폭풍(1)
1.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도 나폴레옹은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았다.
냉철한 분석에 기반한 그의 머리는 기어이 동맹국의 허점을 하나 더 찾아냈다.
“아무리 단결력이 뛰어나다고 한들 저들이 더 이상 진격하는 건 어려울 것이다.”
당장 러시아 원정에 나섰던 자신만 하더라도 지나치게 늘어진 보급선 때문에 큰 낭패를 보지 않았던가!
이번에는 대프랑스 동맹이 똑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앓을 차례였다.
“베를린까지 온 것만 해도 이미 엄청난 무리를 한 셈이지. 우리는 그 틈에 군대를 정비하고 반격할 준비를 마칠 것이다!”
이미 나폴레옹은 한데 뭉쳐있던 병력을 잘게 쪼개 독일 곳곳의 요충지에 박아넣고 있었다.
선발대가 먼저 정비해놓는다면 나중에 본대가 도착했을 때 훨씬 수월하게 전투를 치를 수 있을 테니까.
‘내가 도착할 때까지 굶주림에 시달리며 버티고 있거라. 대프랑스 동맹쯤이야 손수 짓이겨줄 테니까!’
하지만 나폴레옹의 예상과는 달리 적어도 러시아군은 그럭저럭 잘 지내는 중이었다.
“이야. 이거 러시아에 있을 때보다 밥이 더 잘 나오는 것 같은데?”
“그러게. 곧 전투라고 오늘은 고기가 나온다더라. 모처럼 목구멍에 기름칠 좀 하겠구먼.”
막대한 보급을 퍼부었던 게 무기나 옷가지에 한정된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본토로부터 보급이 지연될 때를 대비한 비상식량도 현지에서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었다.
그것도 꽤 평화적으로.
“니콜라이 전하께서 미리 주민들을 치워놓은 덕분에 버려둔 물자들을 그냥 주워가기만 하면 됐다니까.”
“이야. 내가 군 생활만 20년을 했는데 이렇게 풍족하게 싸워본 적은 처음이다, 처음.”
어쩔 수 없다곤 해도 민간인을 상대로 수탈하는 게 기분이 좋을 리는 없었다.
이는 러시아군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이런 놀라운 보급을 겪어본 적이 없는 프로이센군은 과거 자국의 백성들에게 가혹한 수탈을 일삼았다.
“먹을 게 있으면 몽땅 다 내놓거라!”
“아이고! 그럼 우리는 어떻게 살라고……”
“옆 동네처럼 피난이라도 가면 되잖아. 썩 내놓지 못할까!”
“그게 과거 프로이센 백성에게 할 말입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민심이 나빠지는 가운데.
프로이센군의 뒤를 따르던 나는 어느새 작센 공국의 영토, 코트부스에 도착했다.
그러다 블뤼허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준비했다는 연설문을 읽고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작센 국왕의 명과는 상관없이 프랑스를 향해 들고 일어서라고? 이런 미친.’
현지에서의 원활한 징발을 위해 작센 영토 일부를 프로이센의 것이라 선언한 건 그렇다 치자.
원래 자신들의 영토였을뿐더러 작센 공국의 수도, 드레스덴까지 쫄쫄 굶고 갈 수는 없으니까.
‘그런데 대놓고 전제군주의 위엄을 무너뜨리고 혁명을 부추기려 들어? 이건 불을 끄는 게 아니라 기름을 들이붓는 거잖아!’
원 역사에서 독일 민족 운운하며 유럽 전역에 민족주의를 퍼트려버린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
그리고 이번에 대형 사고를 칠 뻔한 블뤼허 같은 개혁파까지.
내가 보기엔 둘 다 거기서 거기였다.
‘프로이센이 진짜 골칫덩이라니까. 자기 말에 담긴 위력이 얼마나 큰지 확인은 해야 할 거 아냐.’
내 표정이 심상치 않아 보였는지 세르게이가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물어왔다.
“뭔가 일이 잘 안 풀리십니까?”
“아, 그리 심각한 문제는 아니야. 아직은 내 선에서 수습할 수 있으니까.”
“……”
‘또 뭔가를 꾸미고 계신 건가? 괜히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 같단 말이지.’
세르게이가 묘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이.
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차근차근 계획을 세웠다.
‘일단 프로이센의 보급부터 해결해주는 게 우선이겠지? 그래야 주민들한테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남 좋은 일만 시켜주면 뭔가 아쉽잖아.
이런 것도 다 미래를 위한 기회로 살려야지.
다음날 프로이센군의 주둔지로 향한 나는 영국의 국기가 펄럭거리는 막사로 걸음을 옮겼다.
미리 연락해둔 덕분인지 바로 대사와 만날 수 있었다.
“주프로이센 영국대사 스튜어트라고 합니다. 니콜라이 전하를 뵙습니다.”
살짝 경계심이 깃들어있는 시선에 나는 일부러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콜린스한테 미리 얘기를 들었나 보군.’
하지만 사람과 상황이 다른 이상 결론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었다.
내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요즘 영국이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일이었다.
“듣자 하니 지독한 압제에 시달리고 있는 스페인을 도와 프랑스군을 물리치고 있다더군.”
“예, 그렇습니다. 나폴레옹의 형 조제프를 축출하고 재기의 발판을 없애려면 불가피한 일이지요.”
“한데 그렇게까지 이베리아반도에서의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이유가 뭔가?”
본질을 찌르는 말에 스튜어트는 의도를 숨기는 쪽을 택했다.
“그런 말씀을 꺼낸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군요.”
“나는 적어도 아메리카에서만큼은 영국과 러시아가 좋은 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네.”
당연히 많고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굳이 이걸 선택한 건 다 생각이 있었다.
‘러시아와 분쟁을 벌이기보다 손을 잡을 수 있는 길도 존재한다는 걸 알려줘야 하니까.’
국제정치는 마치 생물과 같아서 끊임없이 변화하기 마련이다.
언젠가 영국과 싸우긴 해야 했으나 그게 적어도 지금은 아니었다.
스튜어트는 금방 내 말을 알아들었다.
“미국과 상대할 때 영국의 편을 들어주겠다는 겁니까? 뭔가 대가가 있겠군요.”
“우리 동맹은 영국으로부터 최대한 많은 물자를 지원받고자 하네. 총, 포, 화약, 탄알 같은 무기류뿐만 아니라 돼지고기, 술, 옷가지 등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몽땅!”
“…..?”
영국이 그동안 러시아와 유럽에 뿌린 머스킷 소총만 무려 100만 자루가 넘었다.
여기에 막대한 금화를 뿌렸을뿐더러 러시아의 생산 기지 확충을 위해 기술자까지 보냈다.
그런데 추가적인 지원이 더 필요하단 말인가?
“러시아군의 사정은 익히 들어 알고 있습니다. 듣기론 말단 병사들조차 배불리 먹고 있다던데 그걸 좀 나눠주면 해결되는 문제 아닙니까?”
“소문은 과장되기 마련이니 그대의 말처럼 아주 풍족한 건 아니네. 프로이센과 나중에 합류할 오스트리아, 스웨덴을 생각하면 여전히 부족하다고 할 수 있지.”
‘무슨 속셈인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생각해볼 만은 하군.’
그동안 계속해왔던 지원을 좀 더 늘리는 것으로 아메리카 대륙에서 러시아의 조력을 구할 수 있다라.
머릿속으로 계산을 때려본 스튜어트는 마지못해 수락한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알겠습니다. 여기서 바로 결정을 내릴 순 없으니 본국과 상의해보겠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나는 상대가 이미 반쯤 넘어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좋았어. 이걸로 알래스카부터 샌프란시스코까지 이어지는 영토를 유지하는 걸 넘어 확장까지 노려볼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극적으로 지원을 끌어낸 나는 이 기쁜 소식을 블뤼허에게 전했다.
당연히 반응은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허허허. 이렇게까지 프로이센을 생각해주실 줄이야. 국왕 전하를 대신해 감사드리겠습니다.”
프랑스에게 갈가리 찢겨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잃은 약체 프로이센이었다.
그런데도 타국의 황태자가 어떻게든 도움을 주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았다는 건 매우 보기 드문 미담이리라.
정작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지만.
“당분간은 대외적인 발언을 자제하는 게 좋겠군. 설령 그게 국왕의 뜻이라 해도 말이야.”
그 말에 표정이 싹 바뀐 블뤼허는 원래 성깔대로 소리를 질러댔다.
“프로이센의 백성을 대상으로 연설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는 거요? 이건 명백한 내정간섭이오!”
하지만 나는 움츠러들기는커녕 싸늘한 목소리로 맞받아쳤다.
“지금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나 본데. 이번 전쟁의 의의를 명심하게.”
프랑스 혁명으로 탄생한 황제, 나폴레옹의 흔적을 지우고 모든 걸 과거로 되돌리는 것.
그건 말단 병사조차 알고 있을 정도로 명확한, 동맹국 전체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였다.
“하지만 만약 자네나 국왕의 실수로 이 모든 게 허사가 된다면…… 그땐 나폴레옹과 프랑스의 자리를 그대들이 대신하게 되겠지.”
“……”
블뤼허는 충격을 받았는지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하고 입을 다물어버렸다.
나는 한결 후련해진 얼굴로 막사를 나왔다.
‘그래도 명색이 프로이센의 총사령관인데 이 정도로 확실하게 경고했으면 알아들었겠지?’
하지만 방심은 좋지 않았다.
내가 많은 걸 바꿔놓은 이상 무슨 일이 터질지 몰랐으니까.
‘원 역사대로 흘러갈 때를 대비해 전쟁이 끝나자마자 바로 예방접종부터 시작해야겠군.’
과연 유럽 전역에 잠들어있는 시한폭탄이 터질 때는 언제일지.
부디 러시아만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길 간절히 기원했다.
2.
바르클레이와 바그라티온의 군대가 베를린을 점령했다는 소식이 사방에 퍼졌을 즈음.
나는 방향을 틀어 드레스덴으로 진격 중인 쿠투조프의 군대에 합류했다.
몇 달 만에 마주한 막심은 상당히 초췌해 보였다.
“전하!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간 고생이 많았구나.”
“크흑!”
따스한 말 한마디에 막심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이거 무슨 감정인지 알겠다.
나도 전생에서 훈련소를 수료했을 때 느껴본 것 같거든.
‘그때만 생각하면 진짜, 어휴.’
하지만 그런다고 군 생활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내 러시아를 위해 고생해주어야 할 막심이었다.
그의 어깨를 가볍게 다독여준 나는 곧바로 쿠투조프에게 만남을 청했다.
“전하! 어서 오십시오.”
“지금 상황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지?”
“베를린 쪽은 바르클레이와 바그라티온 두 장군만으로도 충분할 듯합니다. 다만 드레스덴은 나폴레옹이 직접 군을 이끌고 나설 것으로 보여 러시아, 프로이센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스웨덴의 힘도 빌려야 할 겁니다.”
간단하게 전황을 보고받은 뒤.
추가로 수뇌부의 구성을 묻자 쿠투조프가 살짝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
“음. 전하께서 주관하겠다고 선포했을 때는 다들 곤란한 눈치였습니다. 하지만 러시아 원정 당시의 공적과 전하의 영향력을 강조하니 드레스덴에 한정해 합의를 보았습니다.”
원 역사에서는 러시아, 오스트리아, 프로이센 3국의 군주들이 사령부를 이루어 85만이나 되는 거대한 군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내가 대뜸 러시아의 대표로 튀어나와 버리자 그림이 이상해졌다.
‘아무리 다음 세대 차르가 될 몸이라고 해도 어쨌거나 후계자 지위니. 격이 맞지 않다고 느낄 수밖에.’
게다가 동맹국이 신속하게 움직일수록 나폴레옹의 대응도 덩달아 빨라지는 중이었으니.
각국의 군주들이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일어설 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것도 한몫했다,
“이번에 제대로 활약을 보여주어야겠군. 그래야 다음 전투에서도 계속해서 믿고 맡겨줄 테니까.”
수많은 전쟁에 참여했기에 보고 들은 건 많아도 정작 역량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군주들이 태반이었다.
그런 똥별들을 대신해 내가 직접 나선다면.
불필요한 희생을 줄이고 압도적인 전공을 세우는 것도 가능하겠지.
내 표정에서 자신감을 읽어낸 쿠투조프가 넌지시 물음을 던져왔다.
“전하. 후발대에게 따로 내릴 명령이 있습니까?”
“최대한 빠르게 드레스덴에 집결하라고 전해라. 나는 그곳에서부터 기적을 만들 것이니! 나폴레옹이 준비를 마치지 못하게 끊임없이 두들겨 패는 게 좋겠지.”
“알겠습니다. 각국의 군주와 지휘관에게 바로 전달하지요.”
1813년 5월경.
원 역사보다 족히 3달은 빠른 침공 결정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니콜라이의 재촉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국면을 만들어냈다.
3.
다부, 네 원수, 외젠, 포니아토프스키 등.
러시아 원정에서 패퇴한 수뇌부들이 혹한의 대지, 러시아를 빠져나왔을 때 들었던 감정은 안도감, 그리고 막막함이었다.
“미친 오랑캐들의 땅에서 살아서 돌아오다니. 이건 기적이야!”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병력이 얼마 없다는 게 문제요. 죄다 뿔뿔이 흩어졌잖소?”
쥐노는 나폴레옹을 보좌한답시고 그랑드 아르메에 묻어갔고, 뮈라는 누구보다 빠르게 빌나를 버린 뒤 자신이 다스리는 나폴리 왕국으로 튀어버렸다.
심지어 나폴레옹의 동생 제롬과 그의 충실한 딸랑이 방담은 베스트팔렌 왕국으로 도망갔으니.
수십만 대군에서 이제 얼마인지 가늠하기도 어려울 만큼 대폭 줄어들었다.
“그래도 폐하께서는 새로운 군대를 모집해놨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든 반격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후우. 그러기를 바라야겠지요.”
그러나 베를린이 뚫리고 독일 곳곳에 밀려드는 동맹국의 군대를 목격한 순간.
그들의 마음속에 한 가닥 불안이 피어올랐다.
‘라인 동맹이 이렇게까지 무너져내렸다고? 그러면 다른 곳은 얼마나 위태롭다는 거지?’
‘심지어 병력까지 이렇게 잘게 쪼개놓다니. 대체 폐하께서는 어디 계신단 말인가!’
더는 버틸 수 없었던 그들은 나폴레옹과 합류하기도 전에 무작정 군과 합류하여 지휘권을 빼앗았다.
“적들이 코앞까지 왔다는데 지나치게 태평하구나! 다들 머리 안 박아?”
“아니, 당신은 대체 누군데…… 헉! 네 원수 아니십니까!”
“그래, 이 머저리 같은 놈들아! 내가 여기 있었다면 당장 러시아 놈들의 모가지를 따고 다녔을 거다. 다들 싸울 준비나 해라!”
개중에는 네 원수처럼 욕설을 퍼부으며 장교들을 닦달하거나,
“응? 너희는 폴란드인 아닌가? 바르샤바 공국은 어찌 되었느냐?”
“그, 그것이 러시아와 프로이센에 의해 멸망 직전까지 몰렸답니다. 저도 도망쳐 오느라 자세한 건 알지 못합니다.”
“뭣이? 그걸 그냥 두고 보기만 했단 말이냐! 조국을 위해서 한 발이라도 더 쐈어야지!”
포니아토프스키처럼 분노에 휩싸이기도 했으며,
“병력이 5천밖에 없다고? 이걸 누구 코에 붙이라는 건지……”
“원수님. 그래도 조금 전 지나치며 발견한 고지를 이용한다면 프로이센군을 쉽게 저지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음. 한번 시도해볼 만하겠군.”
외젠과 다부처럼 침착하게 전략을 세우는 자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 모두는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싸우는 길을 택했다.
한때 나폴레옹과 함께 수많은 전장을 휩쓸고 다니던 무적의 군대.
거기서 원수, 장군 직함을 달고 실전에 나설 정도라면 제각기 장점 하나쯤은 있다는 뜻이므로.
“대포! 남은 포탄을 전부 쏟아부어라!”
“전부 돌격하라! 무너진 방진을 확실하게 짓밟아버리는 거다!”
워낙 전선이 넓게 형성된 터라 수백에서 수천 단위의 부대를 발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다양한 전장 중에서 가장 잘 활약할 수 있는 곳만 쏙쏙 골라 날뛰었으니.
연이은 승리에 취한 프랑스군은 급기야 희망을 품기까지 했다.
‘이대로 가면 폐하의 군대가 도착할 때까지 버틸 수 있겠어.’
‘지금이야 소규모 전투나 하고 있지만 우리도 한데 모이면 엄청 강한 거 아냐?’
그렇게 자잘한 승리를 쌓아가며 반격의 불씨를 태워 가던 그들 앞에 난데없이 피와 금속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방벽이 솟아올랐다.
“뭐, 뭐야? 벌써 본대가 쳐들어온 건가?”
“아니, 잠깐만. 저거 스웨덴군 아니야? 설마 우리를 도우러 온 건가?”
당황한 프랑스군이 이도 저도 못 하는 사이.
망원경으로 낯익은 얼굴을 발견한 13만 대군의 지휘관, 베르나도트는 옛 전우의 이름을 원한 가득한 목소리로 부르짖었다.
“루이니콜라 다부! 나폴레옹의 충실한 개여! 네 주인의 목숨을 거둬갈 사신이 드디어 강림했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