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ached the ending with a death route character RAW novel - Chapter 138
제138화
식사 후에 1천정이나 되는 총을 장전하는데 짜증이 났다.
‘젠장. 내가 나중에 반드시 구리탄피 만들고, 뇌홍도 만들고, 스프링도 만들어서 후장식 탄창 쓰는 총 만든다!’
어찌어찌 작업이 끝나고 다시 사냥.
중턱을 지나 산봉우리까지 세 번의 포인트를 거치며 올라올 수 있었다.
마지막 하피 여왕을 만나기 전에도 쉬는 포인트가 있어서 여기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하피 여왕 주위로는 20여 마리의 하피 여왕의 몸종들이 있었는데 한 마리만 남기고 다 죽였다.
다음은 총을 집어넣고 검과 방패를 빼든 후에 버서커와 빅자이언트를 쓴 후에 검에 오러를 부여하고 돌격!
서걱, 서걱, 서걱…
1분 후에 하피 여왕은 죽었고, 드디어 살려둔 몸종 차례.
솔직히 상체는 여자 몸이기도 하고, 옷도 없이 벗고 있기도 해서 때리면서 내가 나쁜 놈이 된 기분이긴 했다.
얻어맞으면서도 하피 여왕의 몸종은 계속 매혹 주문을 쓰고, 입에서는 심신을 약학 하는 괴성을 발했지만 나에겐 소용이 없었다.
우선 정신력이 너무 높아서 매혹 마법은 면역이었다.
다음으로 괴성에 대비해서 미리 귀를 꽉 막았다.
한참 두드려 맞던 놈은 결국 항복했다.
죽이지 않는 상태에서 놈을 굴복시키려고 급소만 피해 때린 게 수백 대.
뚝뚝, 뚝뚝.
온몸이 멍투성이인 하피는 양쪽 눈에 닭똥만한 눈물을 흘리며 날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
“하루만 일하자. 하루만. 넌 똑똑하니까 내 말 알아듣지? 하루가 지나면 놓아줄게.”
끄덕끄덕.
“좋아. 그럼 일할 시간이다.”
먼저 목에 쇠로 된 목줄을 채웠다.
다음은 상급 힐링 포션을 여러 개 사서 몸종의 몸에 부었다.
급속히 치료되는 몸.
터엇.
몸종의 등에 올라탔다.
“상처 치료는 끝났다. 아직 통증이 남아 있겠지만 시간이 없으니 이제 일하자! 날아!”
명령을 내리니 몸종은 싫은 티를 팍팍 내면서도 거부하지 못하고 하늘로 날아올랐다.
“방향은 저쪽!”
손으로 피닉스의 둥지가 있는 쪽을 가리켰다.
거의 하루를 다 날았을 때에 도착한 피닉스의 둥지.
‘후우, 이 미친 짓을… 해야겠지?’
지금 하려는 건 생명을 걸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단계에서 피닉스는 잡을 수가 없다.
게임에선 내가 직접 고통을 느끼는 게 아니니까 생명력 게이지가 거의 바닥.
그러니까 1~2%가 남는 상태가 되더라도 아무 생각 없이 시도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실.
솔직히 생명력 1~2%가 남을 정도라면 그 고통이 얼마나 심할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때문에 여기 올 때까지 수도 없이 고민했다.
‘돌아갈까? 굳이 해야 해? 천천히 성장해도 되잖아.’
하지만 지금 단계에서 피닉스를 잡는다면 얻는 게 너무 컸다.
밍구의 성장에 필요한 피닉스의 눈알은 물론이고, 피닉스 세트 중에 하나를 얻을 수 있기 때문.
피닉스 화염갑옷 셋트(투구, 갑옷상의, 갑옷하의, 어깨보호구, 벨트, 신발, 장갑). 피닉스 화염검, 피닉스 화염방패, 피닉스 화염반지 2개, 피닉스 화염목걸이, 피닉스 화염귀걸이 2개.
총 14개로 구성되는 세트.
이 게임에 존재하는 수많은 아이템 중에서 공격력, 방어력 최상인 S급의 장비인데다 효과는 화염저항 98%.
뿐만 아니라 세트 효과로 감응력 스텟이 한 단계 올라간다.
현재 S급에서 SS급으로.
감응력이 S가 되면서 오러를 쓸 수 있게 되는데 SS가 되면 오러의 세기가 강해진다.
소드 마스터에 버금갈 정도로.
‘내가 드레이크가 되는 거지.’
드레이크와 직접 싸워봤기에 누구보다 그의 강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템 14개만 얻으면 되니까.
‘유혹이 안 일어날 수가 없지. 하~, 미치겠네.’
또 피닉스 세트만 있어도 아이템 세팅은 더 안 해도 된다.
물론 냉기저항, 독저항 및 다른 속성들에 대한 저항을 원하면 다른 아이템들도 마련해야 하고, 이런 게 있어야만 해결이 되는 퀘스트나 잡을 수 있는 보스 등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 게임은 엔딩이 다양하듯 꼭 모든 걸 다 할 필요는 없으며, 피닉스 세트가 있으면 어떻게든 끝까지 버틸 수 있다.
‘후우, 그런데… 피닉스를 14번이나 잡아야 해.’
다행인 건 이미 갖추고 있는 피닉스 장비는 중복해서 나오지 않는다.
만일 이게 아니었을 경우엔 세트를 맞추기 위해 수백 번 이상 잡아야 할 수도 있었다.
‘후우, 지금 단계에서 얻으면 대박이니까. 해보자.’
결국 끝까지 가보기로 했고, 둥지에 왔다.
그런데 둥지 부근에 오자 몸종은 피닉스를 두려워하여 내려가기를 거부했다.
그래서 내 선택은?
‘굳이 내려갈 필요 없지.’
둥지 바로 위까지 이동시킨 후에 아공간 주머니에서 +2로 강화된 대전차총을 꺼냈다.
다음은 아래를 향해 조준하면서 행운룰렛을 돌리다가 6이 나오는 순간에 치명적인 일격을 사용함과 동시에 쏘았다.
음속에 가까운 속도로 날아간 탄환은 피닉스의 눈에 정확히 박혔다.
꺄아아아아.
피닉스의 날카로운 비명이 봉우리에서 울려 퍼졌다.
단 한 발에 즉사였으면 좋겠지만 그건 아니었다.
대전차총을 아공간 주머니에 넣은 검과 방패를 빼들고 몸종의 등에서 뛰어내렸다.
자유낙하!
거친 바람이 귓가를 스치는 가운데 미리 상점에서 구매하여 아공간 주머니에 넣어둔 마법 스크롤 여러 장을 방패를 든 손에 잡았다.
방패 안쪽에는 손을 낄 수 있는 끈이 있기에 손 자체는 자유로울 수 있었다.
내가 산 마법 스크롤이 뭐냐면 블링크!
봉우리 아래로 구름이 지나갈 정도로 고도가 높다.
정확한 건 모르겠고, 해발 2~3천 미터는 될 듯.
여하튼 이렇게 높기에 위치를 10여 미터 옮기는 블링크를 쓴다고 떨어질 때에 충격이 덜어진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런데 내가 떨어지려는 지점은 피닉스가 있는 둥지였기에 현재 위치에서 대략 수백여 미터 아래였다.
한편 총을 맞은 피닉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날개를 펼쳐 나를 향해 날아오른 것. 그리고 급속히 거리가 가까워지는 걸 보며 입을 열어 불을 내뿜었다.
피닉스의 입이 열리는 걸 보고 손에 든 여러 장의 마법 스크롤을 입을 이용해 찢었다.
블링크의 방향은 당연히 뒤쪽.
파앗, 파앗, 파앗…
여러 번의 공간 이동으로 속에서 우욱 하고 먹은 게 올라왔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불길의 뜨거움이었다.
빅자이언트와 버서커까지 급히 사용했다.
이렇게까지 했음에도 열기에 살타는 냄새가 진동했고, 머리가 마비될 정도로 미칠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으아아아아악!”
반은 고통으로, 반은 이 고통을 날려버리기 위해 비명 같은 고함을 질렀다.
그리고!
뒤로 물러난 수십 미터는 금세 0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피닉스가 바로 눈앞으로 왔다.
맨 처음은 검이 아니라 방패로 내리치기였다.
검부터 쓰지 않은 건 부리 때문이었다.
불을 내뿜은 피닉스는 다시 불을 내뿜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니 부리로 공격하려 했다.
때문에 방패로 쳐서 부리를 옆으로 밀어냈다.
이걸 하는 것만으로도 방패는 쪼개지며 부셔졌다.
하지만 여기까지가 내가 목표로 했던 것이고, 아공간 주머니에는 또 다른 방패가 있기에 상관없었다.
푸우욱~ 찌이이익.
부리 옆부터 시작해 꼬리까지.
검을 박은 후 미끄러지듯 내려오며 피닉스의 몸에 긴 상처를 냈다.
지글지글 익어버린 온몸에서 밀려오는 고통 때문에 정신을 반쯤 놓은 상태였었다.
피닉스가 죽었다면 좋겠는데 결과는?
생명력이 3분의 1로 줄었든 게 전부였다.
한편 나는 피닉스를 지나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때문에 아공간 주머니에서 블링크 마법 스크롤을 한 움큼 집어서 꺼낸 후에 바로 찢었다.
족히 백 미터 이상은 하늘로 날아오른 듯.
피를 철철 흘리는 피닉스마저도 아래에 둔 상태.
다시 검을 세웠는데 생각해보니 방패가 없었다!
하지만 벌써 피닉스는 코앞에 있었다.
쩌어억!
한껏 벌리는 부리.
‘에라 모르겠다.’
입 속으로 뛰어들었다.
피닉스의 덩치는 나에 비해 수십 배.
꾸어어억!
목구멍에 들어온 나 때문에 피닉스가 구역질과 함께 발광을 했지만 난 이미 식도를 지나 위로 향하고 있었다.
물론 그냥 들어가는 게 아니라 검으로 속살을 가르면서!
‘으으. 피닉스 몸속까지 들어오다니.’
이대로 위까지 가면 위산에 파묻혀 녹아버릴 게 분명했다.
때문에 아공간 주머니에서 또 다른 검을 꺼내 식도에 박았다.
2개의 검 덕분에 더 이상 밑으로 내려가진 않았다.
하지만 가만히 있다간 내가 죽을 판.
왜냐고?
좁은 공간의 압박도 심했지만 숨을 쉴 수가 없을 정도로 답답하고 탁한 공기가 문제였다.
이미 입속에 들어왔을 때에 역한 공기 때문에 바로 숨을 멈추긴 했지만 영원히 참을 수는 없는 거 아닌가!
검으로 식도를 가르며 밖으로 나오려는데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 같은 게 눈에 들어왔다.
바로 피닉스가 내뿜는 불의 근원인 심장!
‘그래. 저거다!’
아공간 주머니에 있던 화약자루를 꺼냈다.
종이탄피를 쓰기에 따로 화약을 가지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쌀가마니 덩치의 화약자루를 20여 개나 가지고 다녔다.
‘이거 썼다가 나까지 죽는 거 아니야?’
걱정이 들었지만 이거 안 쓰면 어차피 죽을 거라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
화약자루를 심장을 향해 힘껏 집어던진 후에 식도 안으로 몸을 숨겼다.
이때까지도 1분이 지나지 않아 버서커와 빅자이언트는 유지 중이었고, 화약자루는 정확히 심장을 향해 날아갔다.
쿠와아앙!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숨을 참고 있던 내가 기절해버릴 정도.
나중에 정신을 차렸을 때는 피닉스의 몸속이 아니라 땅이었다.
둥지에서 몇 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꾸륵꾸륵, 꾸륵꾸륵.
할짝할짝, 할짝할짝.
기절한 날 깨운 건 품 속에 있던 밍구.
어제의 그 격렬함 속에서도 밍구는 다친 곳이 없었다.
밍구는 내 얼굴을 계속 핥았고, 덕분에 겨우 깨어날 수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깨어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살았다.
다음은 이겼다. 그리고 동시에 너무 아프다.
욕이 나올 정도로 아프다.
“에이, 씨팔. 씨팔…”
상급 힐링 포션을 여러 개 먹었는데도 고통이 가시질 않았다.
몸을 보니 화상으로 타거나 붉게 짓물러진 살이 힐링 포션 때문에 실시간으로 치유되고 있었다.
좋으면서도 또 욕이 나왔다.
‘날 왜 게임 속으로 끌고 들어와서. 왜! 왜!’
거의 한 시간은 입에서 계속 욕이 나왔다.
어찌어찌 진정하고 몸도 나아지자 문득 뭘 얻었지?
고통 때문에 까맣게 잊고 있었다.
다급히 주위를 살피니 반짝거리는 게 보였다.
[피닉스 화염귀걸이]화염내성을 7% 올려준다.
이런 게 14개가 모여 98%의 화염내성을 얻는 것.
이외에 공격력, 방어력 등도 올려준다. S급 수준으로.
‘끄응. 너 하나 얻으려고 내가 죽을 뻔 했다.’
젠장. 이 짓을 계속 해야 하는지. 무려 14번이나.
목숨까지 걸고서 말이다.
하지만 보상의 유혹이…
“아! 그런데 눈알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