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reincarnated with an S-class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48
148화. 움직이는 자들 (6)
쿠쿠쿵!
굉음과 함께 산이 무너져 내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산이 추락했다.
‘이게 뭐야……!’
강유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옆에 있던 바위산이 갑자기 하늘로 떠오르더니,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린 것이다.
“각성 스킬은 쓰지 말고, 그냥 네 주먹으로 부숴라!”
“너무한 거 아닙니까……!”
주먹을 쥐고 내공을 끌어올렸다.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산을 부수기 위해, 전력을 다한 주먹을 날렸다.
콰콰쾅!
하지만.
강유진의 주먹은 바위산의 일부를 파괴했을 뿐이다.
거대한 바위산이 머리 위로 떨어졌고, 그대로 강유진은 압사당했다.
* * *
“……!”
정신을 차리니, 온몸이 땀으로 젖어 있었다.
흠칫 고개를 치켜들어 보니, 방금 전에 머리 위로 떨어졌던 바위산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지금 강유진은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 옆에서 주저앉아 있는 중이었다.
“어땠나?”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부좌를 튼 마존이 냉정한 눈빛으로 강유진을 쳐다보고 있었다.
“할 만했나?”
“……죽겠는데요.”
“그 감각을 익히라고 시키는 거니까, 당연히 그래야지.”
마존의 냉정한 목소리를 들으며 강유진은 인상을 찡그렸다.
‘이게 삼존의 우두머리라는 마존의 능력인가…….’
방금 전까지 강유진은 마존이 보여 준 환각 안에 있었다.
거대한 바위산이 떨어져 내린 것도, 그걸 부수려다가 실패하고 압사당한 것도 다 환각 속에서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완전히 현실적이었어.’
완전히 현실을 재현한 환각이었다.
바위에 짓눌리면서 온몸이 박살나는 감각이 아직도 생생했다.
‘바위를 뽑아서 떨어뜨리는 것도…… 마존이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일 거야.’
다른 두 사람과는 달리, 마존은 물리 전투 타입의 계약자가 아니다.
하지만 종합적인 전투력은 마존이 가장 높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거, 계속해야 하는 겁니까?”
“물론이지.”
“설마 바위산을 부술 때까지?”
“네가 생(生)과 사(死)의 갈림길에 대한 감각을 보다 확실히 획득할 때까지.”
“…….”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
“강유진, 너는 감각이 좋은 편이다.”
“네…….”
“천성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지. 어떻게 해야 이겨야 할지 본능적으로 알아채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거다.”
그렇게 말한 뒤, 마존이 차가운 눈빛으로 강유진을 쏘아봤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사이온지 케이토의 브라흐마스트라 앞에 쓰러졌던 거지.”
“…….”
그 얘기를 하면 할 말이 없어진다.
“두 번 다시, 그런 일이 없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두 번 다시, 패배하지 않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목소리에 힘을 넣어 대답하자, 마존이 만족스러운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수업은 너한테 ‘여기서 죽는다.’라는 감각을 주입시키는 것이다. 바위산만 떨어질 거라 생각하지 마라. 온갖 생명의 위기가 너를 덮칠 것이다.”
“…….”
“본래의 네가 익숙하지 않은 ‘패배’를 수없이 경험하게 해 줄 것이다. 그걸 계속 경험하다 보면 네 감각은 더 날카로워질 테고, 어느 순간부터는 절대적인 죽음조차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절대적인 죽음조차 돌파.
그게 정말로 가능한 걸까.
“강유진.”
하지만 마존의 진지한 눈동자가 강유진에게 확신을 줬다.
“너는 이 수련을 통해, 진정한 불패의 존재가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강유진은 깊게 고개를 숙였다.
“해 보겠습니다.”
“좋아.”
마존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런 식으로 너를 단련시킬 것이다. 무공을 쓰지 않는 내가 너한테 가르쳐 줄 수 있는 건 이 정도겠지. 그리고…….”
그렇게 말하며 마존이 고개를 돌렸다.
시선을 향한 쪽에는 검존과 권존이 돗자리를 깔고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검존은 내공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줄 것이다.”
“효율적으로…….”
검존은 내공으로 검을 만들어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고수다.
내공을 다루는 방법을 잘 알고 있을 테고,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권존은…….”
“꼬마야.”
그때, 권존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쪽으로 다가왔다.
“너는 본녀한테 무엇을 배우고 싶으냐?”
그녀의 질문을 듣고, 강유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적을 쓰러뜨릴 수 있는 필살기를 배우고 싶습니다.”
“오호, 필살기라.”
“되도록 빠르게.”
“흐흠, 빠르게.”
머지않아 중국의 소체와 대결하게 될 것이다.
화천대뢰 같은 강력한 기술을 배워두고 싶었다.
“알겠다, 꼬마야.”
“그 꼬마야 소리 좀 안 하면 안 됩니까?”
“꼬마는 꼬마지.”
권존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결정했다.”
“필살기를 가르쳐 주시는 겁니까?”
“기초부터 가르쳐 주마.”
“…….”
기초부터?
“아니, 제 말 못 들으셨습니까?”
“너, 제갈금한테 기초를 차근차근 배웠느냐?”
“……아닙니다.”
“딱 보니 알 수 있지. 그때그때 필요한 기술만 후다닥 배워서 실전에 적용하지 않았느냐?”
“……맞습니다.”
“그러니 본녀가 너를 기초부터 다시 가르쳐 주마.”
“꼭 그래야만 합니까?”
“이놈 봐라?”
그 순간, 권존이 움직였다.
정신이 들었을 때, 권존은 강유진의 배후에서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찌르고 있었다.
‘이건…… 회보!’
틀림없었다.
원을 그리는 듯한 보법…… 제갈금에게 배운 [회보]였다.
‘내 회보보다 훨씬 더 신속하고 세련된 움직임……!’
강유진이 놀라워하는 모습을 보고 권존이 피식 웃었다.
“이 늙은 몸으로, 너보다 더 빨리 움직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기초 덕분이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지.”
권존이 강유진의 옆구리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며 말했다.
“걱정 마라. 네 재능이면 다른 계약자들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로 흡수할 수 있을 테니까.”
“우리는 계약자가 아닌 시절부터 무술을 수련했으니까 남들보다 10배 이상 느리게 습득한 셈이지.”
“검존!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 마라! 그리고 결코 10배는 아니다!”
검존이 키득대면서 내뱉은 말을 듣고 권존이 인상을 찡그렸다.
‘하긴 이 사람들도…… 계약자로서 활동한 지는 10년밖에 안 됐지.’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라 착각하기 쉽지만, 이 사람들도 계약자가 된 지는 10년이 넘지 않았다.
그 이전에는 이런 내공 같은 게 존재하지 않는 현실세계에서 묵묵히 무술을 수련하던 사람들이었다.
‘제갈금 어르신한테 배우지 못한 그 정수(精髓)를…… 여기서 배울 수 있을까.’
강유진은 마음을 굳혔다.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만 있다면 기초부터 확실히 습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좋다.”
권존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본녀가 너를 확실히 단련시켜 주마.”
“……살살 좀 해 주십시오.”
한숨을 내쉬면서 그렇게 말했지만, 세 사람은 말없이 씩 웃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한동안 고생할 것 같았다.
* * *
“그래서, 삼존 어르신들 밑에서 수련 중이라는 거야?”
“그렇다니까.”
이른 아침, 뒷골목 식당에서 곽운조와 함께 국수를 먹으면서 강유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몸도 마음도 다 지친다.”
“하이구, 배부른 소리를 하네.”
곽운조가 투덜거렸다.
“그분들에게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영광이라고.”
“그건 나도 아는데…… 힘드니까 그렇지.”
마존, 검존, 권존 세 사람이 돌아가면서 괴롭혀 대니 몸이 남아나지 않는다.
아니, 몸만 힘들면 그나마 괜찮을 것이다.
마존의 환각은 정신에 부담이 크고, 나머지 두 사람도 수련 중에 온갖 잔소리를 해 대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그런데 곽운조, 흑룡회 간부들은 다 할머니 할아버지인 거야?”
삼존뿐만 아니라 부회장인 유진평도 나이가 일흔은 되어 보였다.
“그렇지, 회장님도 나이가 많고.”
“특이하네.”
한국이나 일본 조직의 간부들은 대부분 20대에서 30대였다.
“옛날부터 무술을 수련했던 분들이 많으니까. 뭐 이건 흑룡회의 특징이야. 다른 조직은 안 그래.”
“그렇지요.”
그때 갑자기 옆자리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말쑥한 정장 차림의 남자가 이쪽을 보면서 빙긋 웃고 있었다.
“저희 백림맹 같은 경우는 비교적 젊은 분들이 많습니다. 저희 맹주님도 이제 서른셋 정도니까요.”
“장시원…….”
백림맹의 장시원이었다.
“당신 무슨 스토커야? 왜 남이 밥 먹는 자리에만 나타나?”
“하하. 원래 제가 이런 곳에서 자주 밥을 먹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장시원이 국수를 후루룩 들이켰다.
“오늘은 무슨 일이야? 하민아 정보는 얻었어?”
“……그건 좀 기다려 주셨으면 하는군요.”
“그럼 가 봐. 볼일 없으니.”
강유진은 남아 있던 국물을 한입에 들이마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
“자, 잠시만요.”
장시원이 강유진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강유진 님, 혹시 오늘 시간 괜찮으십니까?”
“뭔데?”
“구경 한번 가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구경?”
“오늘 저희 백림맹 상하이 지부에서 비무대회가 열립니다.”
장시원이 의기양양해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본래 외부인은 출입이 금지된 대회입니다만…… 귀빈석에서 관람하실 수 있게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비무대회가 뭔데?”
“아, 그것부터 설명드려야겠군요.”
헛기침을 하고 장시원이 다시 입을 열었다.
“비무대회는 실력 있는 계약자들이 모여서 누가 가장 강한지 겨루는 겁니다. 토너먼트 방식으로 이루어지죠.”
“아, 뭔지 알겠어.”
“강유진 님은 무공에 관심이 많으시다고 알고 있습니다. 좋은 경험이 되실 겁니다.”
“음…… 그런 거라면 한번 가 보고 싶은데.”
백림맹 상하이 지부의 실력자들이 총출동해서 무공 실력을 겨룬다?
그런 거야말로 강유진이 보고 싶었던 거다.
“가자고. 당장 가자고.”
“아, 그러면 바로 출발하죠! 안 그래도 예선전이 진행 중입니다! 바로 타고 가실 차를 준비하겠습니다!”
장시원이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으로 뛰어나갔다.
그 모습을 보면서 곽운조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거 뭐, 뻔히 보이네.”
“뭐가 보여?”
“보나마나 누가 한 명 자리가 비거나 해서 네가 참가자로 끼게 되겠지.”
곽운조가 찬물을 한 잔 들이켜고 말했다.
“그리고 백림맹 상하이 지부의 실력자들을 한 명 한 명 격파하면서 결국 네가 우승…… 백림맹 놈들은 처음에는 자존심 상해하지만 결국 네 실력을 인정하고 넙죽 엎드리게 되겠지. 너는 온갖 찬사를 받으며 상하이의 중심인물로 도약하는 거고.”
“…….”
“소설에서 열 번도 더 봤다. 에잉, 뻔한 전개.”
“……아니, 소설도 아니고 그럴 리가 없잖아.”
강유진은 곽운조의 상상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
* * *
‘하하하. 사실 한 자리 비워 놨지!’
장시원은 마음속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건 ‘모든 걸 다 퍼 줘라.’라는 성좌의 명령을 받고 장시원이 고심 끝에 준비한 이벤트였다.
원래 비무대회가 예정되어 있던 건 사실이지만 그 규모를 키운 건 장시원이었다. 유망주만 참가하기로 되어 있었지만 지부의 간부들도 모조리 참가시켰다.
‘그래, 확실히 흑룡회에는 대영단 같은 엄청난 영약이 있지! 삼존처럼 강유진의 스승이 되어 줄 고수도 있어! 하지만……!’
장시원은 흑룡회 유선비의 도도한 얼굴을 떠올렸다.
‘이렇게 강유진에게 짜릿한 경험을 선사해 줄 아이디어는 없을 거다!’
그 유선비에게 한 방 먹여 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장시원은 씩 웃었다.
‘알겠냐?! 이게 바로 진정한 접대인 것이다!!’
그렇다.
결국 이건 강유진을 위한 접대 이벤트다.
지금은 흑룡회에 가까운 강유진을 단번에 백림맹 쪽으로 끌어오려는 고도의 계책인 것이다.
‘금전에도 관심이 없고, 여자에도 관심이 없고, 오로지 강해지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면 이게 정답이지!’
이미 장시원은 대전표도 조작해 놓은 상태다.
강유진은 격투 만화처럼 강적들을 이겨 나가면서 토너먼트를 진행해, 결승에 오를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결승전 상대는 백림뱅 상하이 지부장이 될 것이다.
상당한 실력자이니 강유진도 만족스러워할 것이다.
‘그리고…… 우승 상품으로 그걸 준비해 놨으니까!’
강유진이 어떤 장비를 갖고 있는지는 이미 다 조사해 놨다.
이번에 장시원이 준비해 놓은 물건은 강유진이 갖고 있는 것의 ‘상위 호환’이라 할 수 있는 물건이다.
토너먼트에서 우승해 그걸 손에 넣으면 강유진은 매우 기뻐할 것이다.
“자, 강유진 님! 슬슬 예선전이 막바지에 다다랐을 시간입니다! 뭐 예선전이라고는 해도 시드권이 없는 젊은 놈들을 뽑는 싸움이죠!”
토너먼트가 열릴 체육관에 도착한 장시원은 강유진을 안내하며 신나게 떠들어 댔다.
“좀 있으면 본선 토너먼트의 추첨이 시작될 겁니다! 과연 어떤 대진표가 성립될지 궁금한데요?!”
“당신 왜 그리 흥분한 거야……?”
떨떠름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는 강유진을 데리고, 장시원은 회장 안으로 들어섰다.
“자, 지금 이곳에 백림맹 상하이 지부의 실력자들이 한곳에 모여서 실력을…….”
하지만.
회장 안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장시원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이 자리에 있을 리가 없는 사람이, 도복을 입은 모습으로 서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이다, 장시원.”
“……!”
흰색 머리띠로 검은색 장발을 묶은, 냉정한 눈빛을 지닌 남자.
전체적으로 마른 편이며 체격도 크지 않다. 그러면서 이지적으로 느껴지는 이목구비를 지니고 있어, 마치 선비 같은 인상을 줬다.
“상하이에 놀러 온 김에 비무대회 구경을 하러 왔는데, 본선 토너먼트에서 한 자리 비었다고 하더군.”
장시원을 보면서, 그는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특별히 내가 참가하기로 했지. 상하이 지부의 실력을 점검할 좋은 기회이고 말이다.”
“매, 맹주님?!”
백림맹 맹주 양위정.
정파 내부에서는 천하제일이라 칭송받는 최강의 무인(武人).
성좌들조차 컨트롤하지 못하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남자가, 강유진을 위해 준비해 놓았던 자리에 끼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