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nt Kill RAW novel - Chapter 8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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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진의 손은 가만히 그녀의 어깨를 쓰다듬었다. 아주 천천히 마치 귀한 조각상을 다루는 것처럼.
막 태어난 아이처럼 투명하고 부드러운 미아의 살결은 그렇게 손길이 닿을 때마다 움찔거리며 반응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일상적이기까지 한 그런 접촉에 불과했지만, 미아의 입술에서는 그렇게 손길이 닿을 때마다 작은 신음 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흣!”
비어져 나오는 신음 소리를 의식적으로 억누르던 미아였지만, 문득 형진의 입술이 귓바퀴에 살짝 와 닿자 자신도 모르게 파르르 몸을 떨며 반응하고 말았다.
형진의 입술은 미아의 귀를 살짝 물더니 이내 하얗게 드러난 그녀의 목덜미에 키스를 가해왔다. 그러자 마치 스위치가 들어가 버린 것처럼, 미아의 호흡은 가빠지기 시작한다.
어쩌면 그건 조건 반사일지도 몰랐다. 그의 손길이, 입술이, 호흡이 닿는 순간 그녀의 몸은 마치 약속된 것처럼 어떤 식의 반응을 깊숙한 곳으로부터 끌어내기 시작한다.
봉긋하게 솟아 있던 가슴은 더욱 부풀어 오르고, 그 끝에 맺혀 있던 붉은 열매 역시 상기된 채 파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팔과 어깨를 쓰다듬던 그의 팔이 움직여 그것을 움켜쥐자, 미아는 자신도 모르게 작은 비명 소리를 내고 말았다.
“큰 가슴이 부러웠어?”
흡혈귀처럼 미아의 목에 키스 마크를 새기고 있던 형진의 입으로부터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목덜미를 간질이는 그 숨결에 미아는 다시 한 번 짜르르 전기가 통하는 듯한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그런 건… 아니고…”
“아니라고?”
“그냥… 당신이… 큰 가슴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훗.”
사실 미아의 몸은 보호와 균형의 본신에 비해 여러모로 다른 점이 있다. 본신이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라면, 미아의 몸은 모델처럼 시원스럽게 쭉쭉 뻗어 있다고나 할까. 본래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은 것을 부러워하게 마련이라지만, 신들 역시 그런 점에 있어서는 별로 다를 바가 없는 모양이다.
“그럼 이건 나를 위한 가슴이란 얘기네.”
“바보…”
“쿡쿡.”
형진은 웃으면서 미아의 탄력있고 커다란 가슴을 멋대로 주물럭거리기 시작했다. 미아는 형진에게 등을 기댄 모습으로 포개어 앉은 상태로 자신의 집게손가락을 입에 물고 눈을 감은 채 가슴으로부터 전해지는 그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그를 주인으로 받든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을 그의 소유로 한다는 의미. 그것은 지금 그녀가 머물고 있는 이 아바타 역시 다를 바 없다. 어차피 처음부터 그를 위해 만든 아바타이기도 하니 이제 와서 그의 손길을 거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의 손길이 차츰 대담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자 미아는 부끄러운 기분이 들었다.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쓴 아바타임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뭔가 빠트린 것이 없는지 걱정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읏!”
하지만 그런 식의 잡념도, 그의 손길이 미끄러지듯 내려와 다리를 쓰다듬기 시작하자 하얗게 지워져 버린다. 그렇게 미끄러지듯 다리를 쓰다듬는 그의 손길이 두 다리 사이의 비밀스러운 곳으로 향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몸은 이미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이 몸으로 그를 받아들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만들고 나서는 비서 일로 바빠서 그와 밤을 보낼 겨를조차 제대로 없었고, 모처럼 기회를 잡았나 싶었더니 침실로 난입한 누에 공주들 때문에 거사를 치르지 못하고 잠만 자고 나와야 했다. 어이없는 일이지만, 스스로를 그에게 바치기로 결정한 것에는 그런 식으로 자신의 계획을 방해한 누에 들에 대한 소소한 복수의 뜻도 있었다. 어째서 그게 복수가 되는지는 그녀 자신도 설명할 수 없는 일이지만, 어쨌든 그렇다.
“!”
아직까지 그 어떤 누구의 손길도 닿아 본 적이 없는 붉은 꽃잎에 마침내 그의 손길이 닿자 미아는 짜르르 하고 전신으로 전해지는 어떤 감각에 부르르 몸을 떨었다. 정신은 이미 그의 손길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서 농익은 상태지만, 육체는 아직 남자를 받아들인 적이 없는 순결한 상태. 본래 평범한 인간이라면 겪을 수 없는 그 육체와 정신의 괴리감이 이 순간 그녀로 하여금 더욱 높은 고양감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어쩌면, 나도 변태인 건지도 모르겠어.
미아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비처를 헤집는 그의 손가락의 감촉에 파들파들 몸을 떨며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 부부는 닮기 마련이라던가. 하지만 상관없다. 이제부터는 그녀는 형진에게 완전히 속하게 될 테니, 그의 변태성을 닮는다고 해서 문제될 이유도 없다. 다른 이들의 시선은 신경 쓸 필요없이, 그와의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마음의 빗장이 하나 풀리자, 미아는 지금껏 억누르고 있던 신음 소리와 필사적으로 깨물고 있던 입술을 마침내 열어버렸다.
“하으으응!”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깜짝 놀랄 정도의 높은 목소리. 평소라면 그런 자신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얼른 입을 막았겠지만,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오히려 빨간 열매처럼 농익은 입술로 가쁜 호흡을 내뱉을 뿐이었다.
“호오?”
뭔가 달라졌다.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모습은 바뀌었어도 수줍기 그지없던 미아의 반응이 어느 순간 적극적으로 돌변했다. 형진이 그것을 느낀 순간, 미아는 애써 외면하고 있던 고개를 돌려 자신의 어깨 너머에 자리한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입을 맞춰왔다.
뜨거운 숨결이 혀끝으로 새어나오는 감각이 마주한 입술 사이로 너무나도 뚜렷하게 전해져 온다. 빨아들이듯 자신의 입술을 갈구하는 그녀의 호흡을 받아들이던 형진은 문득 몸을 살짝 뒤튼 미아의 손길이 자신의 우람한 신체에 와닿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잠시 머뭇거리는 듯 싶었지만, 미아의 손길은 이내 대담하게 그의 신체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부드러우면서도 대담한 그녀의 손길에 형진은 자신도 모르게 작은 신음 소리를 낼 정도였다.
갈구하듯 서로의 입술을 탐닉하고 있던 둘은 어느 순간 키스를 멈추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형진은 그대로 미아를 안아 올려 침대로 갈 생각을 했지만, 그가 행동을 하기 전에 미아가 먼저 움직였다.
“…”
미아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대로 몸을 앞으로 숙였다. 그러자, 형진의 눈앞에 그녀의 비밀스러운 곳이 그대로 드러났다.
발갛게 상기된, 하지만 매끈하게 영근 복숭아 같은 엉덩이. 그리고 두 개의 탐스러운 골짜기 시아에 촉촉하게 젖어든 탱글거리는 속살 사이로 내비치는 붉은 꽃잎.
미아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살짝 가쁜 숨을 삼키며 작게 속삭였다.
“와… 주세요.”
역시 보호와 균형과는 다르다. 이전의 그녀는 이런 식으로 스스로 속살을 내비치는 행위는 보여준 적이 없었다. 형진이 부탁하면 어쩔 수 없이 내보이긴 했어도, 그런 행동을 하고 난 뒤에는 부끄러워서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던 것이 그녀다. 이렇게 대담하게, 스스로의 속살을 형진의 눈앞에 내보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사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머리에 피가 올라서 이런 행동을 하고 나서도 미아는 그런 자신의 대담함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 얼른 숙였던 허리를 다시 펴려고 했지만, 바로 그 순간 형진이 움직였다.
“꺄앗!”
형진이 미아의 행동에 놀랐던 것처럼, 미아 역시 형진의 행동에 소스라치게 놀라버리고 말았다. 자신의 뒤에 서서 결합하는 대신, 그는 내밀어진 엉덩이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어 버리는 행동을 해버린 것이다.
“자, 잠깐… 아흑!”
기겁한 미아가 얼른 엉덩이를 빼려고 했지만, 골반을 단단하게 잡은 형진의 손은 그녀가 도망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치 키스를 하듯이 그녀의 비밀스런 속살을 입술과 혀로 농락하기 시작했다.
“아앗! 아으읏!”
미아는 작게 비명을 지르며 휘청거렸다. 민감한 속살로부터 전해져 온 자극에 자신도 모르게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린 탓이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필사적으로 걸음을 움직여 벽면을 두 손으로 짚었다. 그렇게 함으로써 꼴사납게 주저앉는 것은 면했지만, 그 와중에도 형진의 혀는 마치 촉수처럼 꿈틀거리며 그녀의 내밀한 속살은 마구 휘저어 대고 있었다.
아직 남자를 받아들여 본 적이 없는 새로운 몸이 감내하기에, 그 자극은 너무나 충격적이라 미아는 머리 속이 하얗게 타버리는 듯한 기분마저 느끼고 있었다.
“아아! 아아아앗!”
온다. 뭔가가 온다. 이전까지 경험해 본적이 없었던 거대한 무언가가 몰려오고 있었다. 미아는 겁이 덜컥 났지만, 그렇다고 이제 와서 피하기엔 너무 늦어 버렸다.
어느 순간 눈앞이 새하얗게 물들어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전해져 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진의 집요한 혀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 결국 미아는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벽을 껴안는 듯한 자세로 주저 앉아 버리고 말았다.
헐떡이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미아의 모습을 보고서야, 형진은 비로소 그녀를 놓아주었다. 하지만 정작 그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은 이제부터가 시작이었다.
순간 그녀는 강인한 두 팔에 안긴 채 번쩍 들어올려졌다. 둘의 몸을 적시고 있던 물기는 무언가가 한 차례 그들을 훑고 지나가는 순간 단숨에 날아가 버렸다.
형진은 그대로 미아를 침대로 데려가 눕히고는 여전히 감각의 홍수에 휩쓸려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그녀의 몸 위에 올라앉았다.
“안아 줘요…”
달뜬 호흡을 가누지 못한 채 자신을 올려다 보며 그렇게 속삭이는 미아의 모습에 형진은 빙긋 웃었다. 몸이 바뀌면서 이래저래 뭔가 다른 느낌을 주고는 있었지만, 이것만은 보호와 균형의 평소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보호와 균형은 다른 어떤 자세보다도 서로를 부둥켜 안는 자세를 좋아했다. 그렇게 서로를 꽉 끌어안은 채, 맞닿은 형진의 가슴으로부터 전해져 오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형진은 가만히 몸을 숙여 그녀의 몸을 꽉 끌어 안았다. 그리고 미아의 손이 겨드랑이 사이로 뻗어와 자신의 몸을 꽉 끌어안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그녀의 몸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흐으윽!”
뜨겁고 우람한 그의 거대한 신체가 자신의 몸을 꿰뚫고 들어오는, 너무나도 생생한 그 감각에 미아는 파들파들 떨며 환희에 젖었다.
그런 와중에도 허리를 들어 그의 몸이 더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자세를 취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형진은 그런 미아의 몸을 꽉 끌어안은 채 천천히 진퇴를 시작했다.
대단하다. 미아의 새로운 몸은 마치 남자를 그대로 삼켜버리는 늪과도 같았다. 일단 한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것을 멈추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그녀의 속살은 너무나도 감미로웠다.
처음에는 이 몸으로 처음 관계를 가지는 것이기에 조금 여유를 둘 생각이었지만, 일단 몸을 합치고 나자 그런 생각 따위 형진의 머리에는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마치 광풍이 몰아치듯 침대가 들썩거리기 시작한다. 이곳 별궁의 가구는 모두 형진이 특별히 신경을 써서 들여놓은 것들. 하지만 두 신이 자신을 잊고 서로의 몸에 취해 있는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튼튼하게 만든 가구라고 해도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콰득!
결국 격렬한 둘의 행위를 견디지 못한 침대가 그대로 풀썩 주저 앉아 버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진과 미아는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서로의 가슴 속에 담겨진 불꽃을 완전히 살라버리기 전까지, 둘은 절대로 이 행위를 멈출 생각이 없었다.
“전부… 전부 당신 거에요!”
어느 시점이 되자 미아는 그렇게 말하며 팔과 다리로 그의 몸을 부둥켜 안았고, 그 순간 깊숙이 찔러 들어간 그의 신체로부터 뜨거운 무언가가 세차게 뿜어져 나왔다.
“아… 아아…”
격렬한 절정의 끝에서 미아는 무언가를 보았다.
그것은 검은 빛으로 물들인 거대한 새가 자신에게로 날아와 안기는 듯한 환상이었다. 미아는 기쁘게 두 팔을 벌려 그 새를 안았고, 그 순간 형용할 수 없는 어떤 환희가 그녀의 전신을 물들여 가기 시작했다.
뻐끔거리며 허공을 향해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처럼 벌려졌던 입술로부터 안타까움마저 담긴 탄식이 흘러나오는 순간, 그녀와 그의 힘은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몸을 합치는 것을 넘어서, 어느 순간 둘의 정신이 하나로 일체화되는 득한 착각마저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둘의 몸으로부터 검은 빛의 광채 같은 것이 잠시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 빛이 사라지는 순간, 미아의 이마에는 하나의 문장이 나타났다가 조용히 모습을 감추었다.
그것은, 바로 밤의 신을 뜻하는 문장이었다.
========== 작품 후기 ==========
일단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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