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incible Alter ego RAW novel - Chapter 126
분신으로 절대무신 126화
41장. 안식
친숙하기 그지없는 그리운 길 끝에.
울고 웃는 이들이 나를 반겼다.
불빛은 밤늦도록 꺼질 줄 몰랐고.
훌쩍 커버린 어린 동생은 어느새 가리던 낯을 접고 품에 안겨들었다.
* * *
-본신.
“…….”
깨어난 장일의 안색은 그리 좋지 못했다.
이는 다름 아닌 시스템의 알림 때문이었다.
[권능 분신(分身) 개체가 소멸되었습니다.] [분신이 쌓은 카르마가 본체에게 돌아갑니다.] [201 카르마 포인트를 손에 넣습니다.]“실패인가!”
혈마를 죽였을 때 보였던 시스템의 알림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천마의 죽음에서도 시스템을 알림을 보여야 했다.
한데도 아무런 알림이 없는 것을 보면 분신이 자살을 하면서까지 벌인 마지막 수는 실패로 끝이 났음을 알 수 있다.
“그나마 절반의 실패인 게 다행이다.”
신살을 품은 칼날도 칼날이지만, 거기에 그가 복원하고 발전시킨 혈마독은 능히 신성을 얻은 자조차도 죽이는 게 가능했다.
그러니 천마가 분신의 시신을 노린다고 한들 그 뜻대로 될 리는 없었다.
그가 얻은 것은 그의 존재감을 비롯한 모든 게 사라진 빈껍데기일 테니 말이다.
장일이 절반의 실패를 입에 담은 것은 바로 이를 알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천마와의 악연이 아직 끊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장일은 달리 걱정하거나 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비록 실패를 하였다지만 이번 분신은 그를 상대할 방도를 끝내 발견했기 때문이다.
황극을 깨우쳐야 했다.
만약 황극에 대한 깨달음이 태극의 절반에라도 이르렀다면 분신은 그처럼 극단적인 수를 다루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유검을 다루는 데에 대한 부담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않았을 것이니 천마들을 베고도 여력은 남았을 터.
“깨우쳐야 할 게 한둘이 아니구나.”
그가 다루어야 할 것은 황극뿐만이 아니었다.
천마를 통해 구음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게 된 지금 그는 그 구음을 지금보다도 더 깊고 폭넓게 다룰 생각이었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천마의 꼭두각시 이상의 어떤 무언가를 발견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천마를 끝내 멸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는 별개로 이번 권능에서 그를 기쁘게 할 일이 있었다.
바로 201에 달하는 카르마 포인트다.
처음 그 수치를 발견했을 때, 장일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201 카르마 포인트를 얻은 것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다.
공동혈사를 일으킨 꼭두각시부터 시작해 황제에 준하는 강자들 열을 상대했던 장일이 아니던가?
거기에 무너진 천하를 규합할 무림맹을 세우는 데 큰 일조를 하였다. 이외에도 그의 행보는 천하에 나설 때마다 크게 진동을 일으켰으니, 201 카르마 포인트는 타당한 수치라 할 수 있었다.
장일은 자신의 설정창을 불러들였다.
-사용자 : 장일
존재감 : 6.0
권능 : 분신(分身)★★★★★★☆☆☆☆
현실 조작 : 0
카르마 : 409
지난 혈마를 죽여 얻은 50 카르마 포인트에 더해 이번 201 카르마 포인트를 합친 수치는 무려 409 카르마 포인트에 달했다.
“이 같은 카르마 포인트를 다시 볼려면 제법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여겼는데?”
생각했던 것과 달리 너무도 이른 시간에 다시 이 정도 수치의 카르마를 마주하자 장일은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일었다.
그렇게 헛웃음을 짓던 장일은 곧 카르마 포인트를 사용해 존재감을 높이기 시작했다.
6.1을 올리는 데 필요한 카르마 포인트는 9 카르마였다. 6.9까지 오르는 데 81 카르마 포인트가 소모되었다.
하지만 7.0에 이르는 데 필요한 카르마 포인튼 지금까지와는 다른 수준의 포인트를 필요로 했다.
이전까지는 그저 10 카르마 포인트가 더 필요했을 뿐이라면 지금은 20 카르마 포인트를 더 해야 했다.
이로 인해 총 181 카르마 포인트가 소모되었다.
이다음에 벌어진 카르마 포인트 소모의 경우도 앞서와 다르지 크게 다르지 않았다.
7.1에 필요한 카르마 포인트 10으로 인해 90 카르마 포인트가 소모되었으나, 이후 8.0에 필요한 카르마 포인트는 30 카르마가 더 필요로 했다.
이로써 8.0 존재감을 만드는 데 모두 401 카르마 포인트가 소모되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카르마 포인트를 소모한 탓에, 이제 겨우 8 카르마 포인트밖에 남지 않게 되었으나, 장일은 실망하지 않았다.
그 소모된 카르마 포인트만큼 그의 권능도 크게 강화되어서다.
권능의 달라진 점은 바로 이러하다.
[분신의 발동 조건은 시스템으로부터 일부 보호를 받는다.] [이로 인해 죽음은 사용자의 영혼을 성장시키기도 하나, 자칫 생기는 오염의 정도를 확연히 낮출 수 있게 된다.] [죽음에서 일어나는 분신은 셋이 되며, 그중 하나가 본신이 된다.] [권능에 현실 조작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분신을 둘이나 다루게 되다니!”
과거 장일이 짐작했던 변화 중 하나이긴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자 장일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루기에 따라서 이 두 분신을 같은 시공간에 던져 놓을 수 있던 것이다.
하지만 장일의 눈길을 가장 이끈 것은 바로 발동 조건에 대한 시스템의 보호다.
비록 완전히는 아닌 일부 보호에 불과하다지만, 이로 인해서 생기는 오염의 정도가 확연히 낮아진다는 점에서 그는 능력의 사용에 대한 거부감을 크게 낮출 수 있게 되었다.
이미 천마라는 터무니없는 괴물이 그 오염을 통해 탄생하였음을 보았던 장일이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 외에도 현실 조작이 권능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되었다는 부분에 장일은 잠시 생각에 잠겨야 했다.
“어쩌면 이를 다루기에 따라 분신이 가보지 못했던 시간대에도 갈 수 있을지도.”
아니, 다루기에 따라 과거 장삼풍 때처럼 다른 후보자 후보가 있는 다른 차원에 분신을 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정도의 일을 벌이려고 하면 생각한 것 이상의 상당한 수치의 카르마 포인트를 필요로 할 것이다.
하지만 장일은 이 점에 있어서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다.
일이 잘 풀린다면 황제 때처럼 막대한 카르마 포인트와 더불어 상대의 권능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 후보자 후보가 다루는 권능이 그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면, 오히려 당하는 것은 장일일 것이다.
최악의 경우 과거 천마가 그랬던 것처럼 그의 분신은 그 후보자 후보를 키워주는 양분이 될 것이다.
그야말로 귀하기 그지없는 카르마 포인트를 날리는 일이 되는 것이니, 장일로서는 그 같은 도박에 뛰어들 생각은 없었다.
“무엇보다 나는 아직 내 권능의 격을 되찾지 못했다.”
장일은 본능적으로 우선 이 권능의 격을 온전히 되찾아야 한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그 직감은 그의 존재감이 높아질수록 더욱 분명해졌다.
그러던 것이 그의 존재감이 8.0에 이르면서 장일은 그보다 좀 더 명확한 느낌을 마주했다.
“온전히 나의 권능을 되찾았을 때, 그제야 나는 후보자 후보 전쟁에 뛰어들 자격을 갖추겠지.”
물론 야망과는 거리가 먼 장일이기에 그 지고한 존재의 후보자가 될 생각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자신의 권능을 되찾는 것을 우선하는 것은 만약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전쟁은 그가 원치 않는다고 해서 일어나지 않는 게 아니라는 것은 그는 무수한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그러니 당장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방심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실제로 장삼풍의 일처럼 다른 후보자 후보의 차원으로 가는 일을 생각한다면 더욱 준비를 해두어야 했다.
거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장일은 고개를 내젓고 말았다.
아무래도 전과 달리 여섯 번째 죽음을 일찍 찾아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로부터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이 시간 동안 장일은 크게 세 가지 일을 행했다.
이 중 하나는 조한에게 그가 완성시켰던 진 복마검법을 전수하는 일이었다. 마음 같아서야 염라검법을 알려주고 싶었으나, 이 염라검법은 조한의 것이 아니었다.
장일은 만풍이 그랬듯이 조한 또한 자신의 한계를 또 한 번 넘어서 그 염라검법과 같은 것을 손에 넣을 수 있기를 바랐다.
“정말이지 스승님을 이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건만…… 그건 착각이었나 봅니다.”
그 말도 안 되는 혈마를 죽이는 전투를 보았을 때 만풍은 그제야 스승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음을 그는 이 진 복마검법을 전수받게 되면서 알게 되었다.
조한은 장일에게서 진 복마검법을 전수받는 내내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그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단순히 뛰어나고 대단한 무공을 전수받았다면 그는 그처럼 크게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장일은 검을 타고 날아가며 검을 나는 새처럼 다루었다.
거기에 혈마가 다루는 힘을 무위로 돌려버리는 검마저 보였던 만큼 그는 스승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를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가 전수받게 된 진 복마검법은 이를 염두에 두었음에도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마치 그의 몸에 딱 맞는 그의 혼에서 나온 것 같은 검법이었으니 그가 그리 놀라 할 만도 했다.
하기야 그가 평생을 고행한 끝에 스스로 완성시킨 것이 진 복마검법이었으니 맞지 않을 리가 없었다.
과연 그렇기 때문일까?
그는 장일에게서 진 복마검법을 전수받기 무섭게 자신의 벽을 다시금 깨어냈으며, 이내 진 복마검법을 8성에 이르게 되었다.
아마 이대로 무난히 수련만 하더라도 몇 년 되지 않아 이 진 복마검법을 대성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일이 그렇다면 두 번째 일은 역시나 가혹한 북부대륙의 징치에 대해 손을 댄 것이다.
“그건 너무 가혹한 처사요. 이들도 피해자라 할 수 있으니, 사적인 감정은 내려 두고 하는 것이 옳은 일이오.”
“으음!”
“하아. 무신께서 그리 말씀하실 줄 몰랐습니다.”
중부 대륙의 입장에서는 장일의 그 발언이 참으로 섭섭한 것이었으나, 이들은 끝내 장일의 말대로 그 징치의 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되었든 강호무림은 강자지존의 법칙을 따르니, 그 혈마마저 죽인 무신의 발언을 이들은 받들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세 번째 일은 바로 무림맹의 존속에 대한 것이었다.
본 역사에서 장일은 이 무림맹의 일에 완전히 손을 떼어냈다.
그의 성향을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지만, 장일은 이 무림맹이 생각보다 천하의 평안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되도록 함께하여 그 권위를 강화할 생각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림맹주가 되는 등 적극적으로 일을 할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이름 정도를 올릴 뿐이었는데, 그것만으로도 무림맹은 확연히 다른 권위를 드높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