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native American RAW novel - chapter (34)
034화
지도 창과 맵 창.
맵 창이야, 진작 뛰어난 효용성을 알고 있었고, 지도 창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뛰어났다.
지금까지 거친 지역은 세세하게 다 표시되어 있었다.
‘노란 나무’ 마을, 강과 계곡, 산과 평지 등등.
심지어 지도 창을 확대 축소할 수도 있었다.
‘앞으로 길을 잃을 일은 없겠어.’
생각도 잠시 마침 퀘스트가 발동됐다.
[띠링!] [퀘스트가 발동됐습니다.] [퀘스트: 적의를 가진 ‘노란 나무’의 전사들의 추격을 뿌리쳐라.] [보상: 많은 경험치.]어쨌거나 새로운 퀘스트도 떴고, 지금은 편하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난 ‘용감한 늑대’와 전사들에게 조금 전 설명했던 대로 지시를 내렸다.
“각자 자리로.”
동족인 ‘노란 나무’의 전사들의 기습에 실망이 컸을까?
‘큰 거북’ 전사들은 저마다 생각이 많은지 다들 굳은 표정으로 짧게 대답했다.
“알았다.”
‘용감한 늑대’와 ‘우직한 곰’, 그리고 ‘바람과 구름’이 한팀이 되어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저격 임무를 맡은 ‘발 빠른 사슴’과 ‘꺾이지 않는 산’이 각각 나무 위로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게임 시스템 때문에 혼자 움직이는 게 편한 나도 서둘러 움직였다.
물론, ‘노란 나무’ 전사들을 후미에서 기습할 생각이다.
지도 창과 맵 창을 켠 채로 나무 뒤에 숨었다.
활을 들며 맵 창을 주시했다.
열두 개의 붉은 점이 우리가 있는 쪽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었다.
레벨업하면서 무작위 능력으로 통솔과 지혜가 하나씩 올라갔다.
맵 창의 반경은 45m, 총 90m
현재 사용하지 않은 능력치 포인트 14.
난 과감히 포인트 네 개를 지혜에 사용했다.
[띠링!] [사용하지 않은 잔여 포인트 4를 지혜에 투자했습니다.]‘반경 65m라···’
끝자리 5가 거슬려 지혜에 포인트를 하나 더 투자했다.
알림음이 울리며 맵 창의 반경이 70m, 총 140m로 늘어났다.
어둠으로 뒤덮인 숲이지만, 맵 창 때문에 움직이는 데 딱히 불편함이 없었다.
바깥쪽으로 크게 돌며 나무와 나무 사이를 조심스럽게 뛰어다녔다.
잠시 후, 드디어 적의 후미에 자리 잡은 나는 나무 뒤에 몸을 숨긴 채 머리를 살며시 내밀었다.
‘다행히 눈치채지 못했군.’
어두워서 적이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노란 나무’ 마을까지 호위하면서 전체적인 모습과 걸음걸이만 봐도 그들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강한 영혼의 전사’, 그의 아들인 ‘붉은 얼굴’
‘···음’
‘노란 나무’의 마을 전사들을 다 끌고 오지 않는 걸 보면 은밀히 처리할 계획인 듯했다.
복잡한 생각을 뒤로하고 나는 저들이 ‘용감한 늑대’와 전사들이 매복된 장소에 다가갈 때까지 좀 더 기다렸다.
그리고 조용히 활줄에 화살을 걸쳤다.
드디어 때가 됐다.
차갑게 눈을 빛내며 난 거침없이 활줄을 당겼다가 놓았다.
슉!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들리며 화살이 매섭게 날아가더니 무방비 상태인 ‘강한 영혼의 전사’의 등에 그대로 박혔다.
푸욱!
그리고 그게 신호인지 저격 임무를 맡은 ‘발 빠른 사슴’과 ‘꺾이지 않은 산’이 활을 연달아 쏘기 시작했다.
슉! 슉! 슉! 슉!
그뿐만이 아니었다.
‘용감한 늑대’ 팀도 활을 쏘며 ‘노란 나무’의 전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푸욱! 푹! 푸우욱!
기습을 노렸던 ‘노란 나무’의 전사들은 오히려 역으로 기습을 당하자 순식간에 혼란에 빠졌다.
으아악! 으악! 으아악!
대응도 제대로 못 하고 ‘노란 나무’의 전사들이 그 자리에서 픽픽 쓰러졌다.
그리고 내가 계속 쏜 화살에 ‘붉은 얼굴’도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자빠졌다.
‘노란 나무’의 전사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쓰러지자 나는 인벤토리 창에서 방패와 곤봉을 들고 전속력으로 뛰어갔다.
* * *
네 명의 ‘노란 나무’의 전사들이 죽었다.
나머지 ‘노란 나무’의 전사들은 완전히 제압되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동족인 우리를 정말로 죽일 생각이었던 거야?”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오네.”
“어서 말해 봐.”
무기와 횃불을 든 ‘큰 거북’ 전사들은 분노로 뒤덮인 채 씩씩거렸다.
“······.”
특히, ‘바람과 구름’은 충격이 꽤 컸는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추장과 그의 아들의 눈치를 보고 있는 ‘노란 나무’의 전사들에게 경고를 날렸다.
“케 타누 투윗 신께서 보고 있다. 사실대로 말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내 영력과 주술로 너희들에게 저주를 걸 테니까.”
“······.”
저주라는 말에 ‘노란 나무’의 전사들이 일제히 멈칫거렸다.
그때, ‘노란 나무’의 전사 하나가 두려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나는 진짜로 아무것도 몰랐어. 그저 추장이 따라오는 말에 따라온 거야. 설마, 동족인 너희들을 죽일 거라 생각도 못 했어.”
“나도 그래.”
“우리는 아무 잘못이 없어.”
어깨에 화살이 박힌 채 거친 숨을 내쉬던 ‘붉은 얼굴’이 그들을 무섭게 노려보며 소리쳤다.
“조용히 해. 이런다고 이놈들이 우리를 살려 줄 것 같아?”
“시··시끄러워.”
‘우직한 곰’이 커다란 주먹으로 ‘붉은 얼굴’을 그대로 내려쳤다.
퍼억!
‘붉은 얼굴’의 코뼈가 그대로 주저앉으며 피가 철철 흘러나오자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강한 영혼의 전사’가 다급하듯 비굴한 표정으로 하소연했다.
“그만. 이 모든 게 내 잘못이고 실수다. 난 결코 너희들을 죽일 마음이 없었다. 단지, 저놈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
“······.”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과연 그럴까?
씨익!
난 그저 기분 나쁜 미소로 웃어 주었다.
때마침, ‘용감한 늑대’가 냉정한 표정으로 앞으로 나서며 나 대신 물었다.
“왜? 마음에 들지 않은 거지?”
“그게···”
‘강한 영혼의 전사’가 잠시 머뭇거리며 적당한 변명을 찾기 위해 눈을 돌렸다.
그 순간, ‘용감한 늑대’가 지체 없이 곤봉을 내리쳤다.
으악!
어깨뼈가 부러져 나간 듯 ‘강한 영혼의 전사’의 오른팔이 힘없이 덜렁거렸다.
‘용감한 늑대’는 이제부터 ‘강한 영혼의 전사’를 추장으로 인정하지 않는지 적을 보는 무서운 눈빛으로 말했다.
“난 거짓말을 싫어해. 그러니까 머리 굴리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
‘강한 영혼의 전사’가 겁에 질린 듯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저··· 저놈이 내 아··· 아들의 앞길을 막는 것 같아서 죽··· 죽이려고 했다. ‘달이 뜨다’가 저··· 저놈한테 관심이 있지 않다면 그냥 모···모른 척 지나갔을 것이다. 그게 다다. 그리고 너···너희들을 죽일 생각은 전혀 없었다.”
“······.”
잠시 침묵하던 ‘큰 거북’ 전사들이 어이가 없다는 듯 한마디씩 말했다.
“고작 그런 이유로 아주 큰 이천일을 죽이려고 하다니.”
“대충 내용이 그려지네. 붉은 얼굴이 추장이 되려면 달이 뜨다와 결혼을 해야 하잖아. 하지만, 그녀는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아주 큰 이천일을 좋아하고.”
“나···쁘다! 정···말 나쁘다!”
특히, ‘바람과 구름’은 분노를 넘어 주먹을 꽉 쥐었다.
“감히 신의··· 절대 용서할 수 없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을까?
‘강한 영혼의 전사’가 바짝 엎드리며 자비를 베풀기를 간절히 원했다.
“내···가 잘못했다! 용···감한 늑대! 내가 잠깐 뭔가에 씐 것 같다. 살···려 주라! 살려 주기만 한다면 추장의 자리에서 내려와 조용히 마을을 떠나겠다. 이렇게 빌 테니 제발 살려 주라!”
아버지의 굴욕적인 모습에 ‘붉은 얼굴’이 경멸의 눈빛을 담아 미친 듯이 웃었다.
“살다 살다 이런 뭣 같은 장면도 보는군. 사람 무안하게 만들지 말고, 어서 죽여. 크하하하하하! 축하한다! 나 대신 추장이 되겠군. 크하하하하!”
또다시 ‘큰 거북’ 전사들의 시선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
막상 죽이려고 마음먹으니 순간 고민이 됐다.
“······.”
‘용감한 늑대’가 내 고민을 눈치챘는지 거침없이 말했다.
“네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상관은 없다. 다만, 부족의 법에 따라 죽여도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없다.”
“나라면 죽인다.”
‘발 빠른 사슴’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래.’
한두 번도 아니고, 내 목숨을 노렸다.
만약, ‘노란 나무’ 마을에 자고 갔다면 두 부자에 의해 소리 없이 죽었을 것이고, 게임 시스템이 아니었다면 이 숲에서 꼼짝없이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후환을 남겨두며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 필요는 없었다.
결정을 내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죽인다.”
그 명령을 기다렸다는 듯이 ‘용감한 늑대’와 ‘우직한 곰’이 손에 들고 있던 곤봉을 강하게 내리쳤다.
퍽! 퍽!
곤봉을 내려치는 것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바닥에 쓰러진 두 부자의 머리가 피곤죽이 되도록 내려쳤다.
‘용감한 늑대’와 ‘우직한 곰’이 곤봉을 때리는 것을 멈추자 이번에는 ‘발 빠른 사슴’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노란 나무’ 전사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놈들은 어떻게 할까? 죽여?”
내가 대답하려는 순간 ‘바람과 구름’이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섰다.
“아주 큰 이천일! 이들을 살려 줬으면 한다. 어차피 이들에게 정령의 저주를 걸어 놓았다. 또 노란 나무 마을에 아주 강한 전사와 붉은 얼굴이 왜 죽었는지 증인이 필요하기도 하고.”
“···음! 그래.”
“내 의견을 받아줘서 고맙다.”
잠시 후, 살아남은 ‘노란 나무’ 전사들이 우리가 풀어주자 뒤도 안 돌아보고 헐레벌떡 도망쳤다.
난 그 모습을 보면서 옆에 나란히 서 있는 ‘바람과 구름’에게 궁금한 눈빛으로 물어봤다.
“저주? 어떤. 저주?”
‘바람과 구름’이 민망하다는 듯 공손한 자세로 대답했다.
“별거 아니다. 그냥 불행의 저주 중의 하나다.”
“불행의 저주라···”
감은 안 왔지만, ‘노란 나무’의 전사들이 저주라는 말에 굉장히 두려워하는 걸 보며···
꽤 무서운 저주일 것이다.
생각도 잠시 반가운 알림음이 들려왔다.
[띠링!] [퀘스트가 완료되었습니다.] [띠링!] [레벨업을 했습니다.] [무작위로 능력 +1과 능력 포인트 +2를 줍니다.] [무작위 능력 상승에 따라 통솔 스탯이 1 증가합니다.]* * *
그날 밤.
나와 일행들은 적당한 장소에 이동형 움막을 짓고 휴식을 취했다.
‘발 빠른 사슴’은 주변의 다른 부족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바로 곯아떨어졌다.
하지만, 난 잠이 오지 않았다.
피쿼트, 모히칸, 왐파노아그, 서스쿼해녹, 떠돌이 부족 등등.
예상했던 대로 주변에 다른 부족들이 있었다.
‘추장이라···’
‘붉은 얼굴’이 나에게 했던 추장이란 단어가 머릿속에 계속 맴돌며 생각과 생각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신대륙, 대평원, 미시시피 강, 어마어마한 광물 자원, 세계 최강대국 미국···
갑자기 가슴이 마구 두근거리며 세차게 뛰었다.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발견하기 전에 내가 부족들을 통합하고 이 땅을 차지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었다.
내게 있는 게임 시스템을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실현될 수 있는 꿈이었다.
“이제야 그걸 깨닫다니··· 바보같이!”
그때, 새로운 퀘스트가 발동됐다.
[띠링!] [퀘스트가 발동됐습니다.] [퀘스트: 레나페 부족의 추장이 되라.] [보상: 많은 경험치.]“추장?!”
나는 피식 웃었다.
“그래, 부족을 통합하려면 추장부터 시작하는 게 맞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