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nchkin Barbarian Warrior RAW novel - Chapter (122)
122 주인님은 여전하시다
빠득 빠득,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나뭇가지와 함께 발에 밟힌다.
십여 발자국 앞, 살얼음처럼 살짝 녹은 눈이 햇빛에 비쳐 반짝 빛을 발했다.
아, 위험.
헬가는 눈이 덮인 곳과 그 주변을 보고 작게 말했다.
“움푹 꺼진 곳이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동시에 잡은 손을 살짝 당겨 방향을 바꾼다.
남편은 금세 헬가의 말뜻을 알아차리고 웃었다.
“또인가. 숲은 정말 길이 험하군.”
잡은 남편의 손에 아주 조금 힘이 담겼다.
헬가는 맨손이지만 남편은 두툼한 장갑을 끼고 있다.
체온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남편의 손가락에서 은은한 열이 전해지는 것 같다.
열정과 조금 다른 온화한 애정, 믿음, 어떤 상황에서도 믿고 생명을 맡기는 변치 않는 신뢰.
그리고 그 안에는 분명히 남녀의 감정이 있었다.
밤을 함께 나누는 남녀만이 느낄 수 있는 친밀감.
그것이 못 견디게 기뻐 헬가의 입가가 풀어졌다.
느슨해진다.
숲을 나가면 지금까지처럼은 생활할 수 없다.
둘만의 시간은 거의 없을 것이다.
공작가에서 클라우스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또 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있었는지, 헬가는 이미 본 적이 있다.
이 사람의 시간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은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있지만, 괜찮다. 충분하다.
남편은, 클라우스는 다른 사람의 기대에 맞추기 위해 마음을 부숴가며 노력하는 사람이다.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어머니의 사랑에 답하기 위해, 공작가의 수많은 사람을 위해서.
클라우스는 영악한 것처럼 보여도 자신에게 부어지는 감정에 답하려고 발버둥 치는 면이 있었다.
그래서 결국 이 사람의 마음이 부서지기 직전까지 갔다는 사실을 헬가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까….’
남편에게 자신의 욕심은 부딪치지 않는다.
다만 이 온화한 시간이 조금만 더 길면 좋겠다.
숲을 나갈 때까지 아주 약간만 길어졌으면.
그렇게 생각하는데 멀리에서 희미한 비명이 들려왔다.
한두 명이 아니다.
최소 열 명 이상.
쇠가 부딪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인간끼리의 다툼은 아니다.
‘마수의 습격을 받은 건가.’
소리가 너무 멀어 클라우스에게는 들리지 않았을 거다.
“….”
집에서는 멀어도 이곳은 꽤 깊은 숲이다.
보통의 모험가나 사냥꾼은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여기까지 왔다면 추적대밖에 없다.
‘어쩐다.’
라파가 집을 나간 이후 헬가는 추적대 쫓는 일을 그만두었다.
라파가 있을 때라면 몰라도 클라우스 혼자 밤을 지내게 할 수는 없다.
하루 정도라면 위험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습격하는 마수가 있을지 모른다.
만에 하나라도 위험을 감수할 생각은 없었다.
그래서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함정을 여러 개 설치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꿨다.
지금까지 그 함정에 걸린 인간은 없다.
인간의 발자국을 발견한 적도 없었다.
아무도 집 근처로는 오지 못했다.
근래에는 추적대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모두 포기한 건가 싶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쫓아 들어오는 자가 있었나.’
다른 가문 사람이라면 그냥 모른척하고 지나가면 된다.
지금처럼 마수한테 습격당하거나, 숲을 헤매다 죽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공작가 사람이라면.
‘그건 당연히 구해야겠지.’
그렇게 생각했다면 서둘러야 한다.
이 숲의 마수는 매우 사납고 강하니 잘못하면 돕기 전에 모두 죽어 버릴 거다.
헬가는 몸을 조금 굽혔다.
“근처에서 누군가가 마수의 습격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공작가일수도 있으니 한 번 가볼까 합니다.”
그렇게 말하며 번쩍 안아 들자, 클라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서둘러야겠네.”
헬가한테 방해되지 않도록 남편이 그녀의 목에 두 팔을 걸고 바짝 몸을 붙였다.
그렇게 해주면 달리기가 편하다.
헬가가 뛰기 시작하자 등에 진 거대한 배낭이 위아래로 흔들렸다.
허리에도 끈을 달아 고정했지만 역시 너무 많이 담았던 것 같다.
동작에 걸리적거리는 건 아니지만 편하지 않다.
신경이 쓰였다.
“….”
혼자라면 몰라도 클라우스가 곁에 있을 때는 아주 작은 거리낌도 곤란하다.
주의력이 조금이라도 산만해지면 클라우스의 안전에 영향이 갈 것이다.
‘짐을 조금 버려야 하나.’
하지만 추리고 추린 끝에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것만 가져왔다.
남편의 여벌 옷, 남편의 간식, 남편이 심심할 때 사용할 그림 도구와 좋아하는 펜, 잉크, 잘 때 남편에게 덮어줄 담요, 남편의 손이 트지 않도록 바르는 연고와 비상약으로 챙긴 불사조 깃털, 남편을 동상에서 지킬 발싸개.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데 어쩌면 좋을까.
마음이 조금 떨어졌다.
조금 달리자 멀리에서 마수와 싸우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로빈이잖아.”
남편이 깜짝 놀라 중얼거렸다.
가만 보니 예전부터 남편 뒤만 졸졸 따라다니던 집사 로빈이 마수와 사람들 틈에 서 있었다.
왠지 모르지만 부들부들 떨면서 허공에 칼을 휘두른다.
‘마수한테 전혀 닿지 않는데 왜 힘만 빼고 있는 거지.’
어쨌든 로빈은 클라우스에게 중요한 사람이다.
특별히 마음을 허락하는 자라는 건 공작가에 있을 때부터 알았다.
‘저 사람을 죽여서는 안 돼.’
그러면 클라우스가 슬퍼한다.
“꽉 잡아주세요.”
헬가는 한 손으로 클라우스를 당겨 안았다.
클라우스가 작은 한숨과 함께 그녀의 목을 두 팔로 꽉 잡았다.
남편의 다리는 그녀의 허리에 감겨 있었다.
남편의 몸이 단단히 감긴 것을 확인한 뒤 땅을 박차고 달린다.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공기가 지나갔다.
클라우스의 몸이 조금 굳는다.
“괜찮아요. 적당히 속도를 조절하고 있으니까요.”
지나치게 빨라 남편의 목이 꺾이거나 떨어지면 곤란하다.
그 때문에 평소의 절반도 속도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로빈이 죽을 것 같다.
뿔 달린 늑대형의 마수가 로빈의 머리를 향해 도약하고 있었다.
헬가는 등에 진 배낭과 몸 사이에서 도끼를 뽑았다.
*
병사와 마법사가 순식간에 마수한테 물려 죽고, 몇 명은 이미 내장을 드러낸 채 먹히고 있다.
가슴은 너덜너덜한데 머리만 멀쩡한 것이 더 끔찍해 보였다.
아, 나도 저렇게 되는구나 생각하니 로빈의 심장이 뜀박질하듯이 날뛴다.
저런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자 죽을 각오는 했어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제 마음대로 팔이 허공에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어쨌든 그냥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서 칼로 허공을 찔렀지만 팔만 아프다.
어깻죽지가 너무 아파서 더 이상은 칼을 들고 있기도 힘들어졌다.
‘이제는 정말로 끝이다.’
늑대인지 뭔지 잘 모르겠는 놈의 커다란 입을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이빨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주먹만 하다.
냄새는 이빨보다 더 엄청났다.
지독해 죽는다.
아직 거리가 있는 데도 냄새 때문에 코가 썩을 것 같았다.
죽기 직전에 생각한다는 것이 냄새 너무 지독해, 라니, 이건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죽어도 눈이 감기지 않을 것 같다.
아니, 눈은 감고 죽겠구나.
마수의 커다란 입이 얼굴에 와닿는 순간 로빈의 눈이 저절로 질끈 감겼다.
그 순간 늑대의 끈적한 침과 이빨이 얼굴을 강타했다.
그 충격에 뒤로 벌렁 나자빠진다.
왠지 모르지만 바닥에 퍽, 하는 소리도 들린 것 같다.
누군가의 비명과 함께 도끼라는 단어가 들렸다.
하지만 거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이제 로빈은 늑대마수한테 물려서 죽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자 눈이 더 꽉 감겼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아프지 않다.
이상하다.
벌써 죽어서 고통을 모르게 되었나.
하지만 그렇게 형편 좋은 일이 있을까.
적어도 한 입 먹히는 순간까지는 아플 것이다.
로빈은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고통을 기다렸다.
그리운 목소리가 들린 것은 그 순간이었다.
“로빈, 너는 늑대 얼굴 뒤집어쓰고 뭐 하는 거야?”
클라우스님의 목소리였다.
깜짝 놀라 눈을 뜨자 늑대 머리가 움직이면서 미지근한 액체가 얼굴을 타고 흘렀다.
침인 줄 알았는데 시뻘겋다.
벌떡 일어나니 늑대 머리가 데구루루 굴러 바닥으로 떨어졌다.
뿔 늑대 몸이 머리에서 뚝 떨어져 바닥을 뒹굴고 있었다.
고개를 번쩍 들자 주인님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 주인님?”
“그래.”
“주인님이세요?”
“하하, 로빈. 그새 내 얼굴을 잊어버렸어?”
클라우스님이 웃는다.
로빈은 머리가 떨어져라 고개를 저었다.
주인님을 잊어버리다니 그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나.
늑대 피와 눈물이 뒤범벅되어 주르르 흘러 떨어졌다.
냄새가 지독한 걸 보면 침도 섞였을 거다.
“주인님… 뵙고 싶었어요.”
“그래.”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없고.”
“아, 그건 미안해.”
“계속 기다렸는데요.”
“그래, 알고 있어.”
반가운 마음에 로빈이 앞으로 걸음을 내딛자, 클라우스님이 한 발 물러섰다.
“로빈, 미안하지만 너 냄새나.”
“….”
그랬다.
클라우스님은 얼핏 보면 부드럽고 완벽한 귀공자지만 로빈과 함께 있을 때면 입도 조금 거칠고 말도 냉정한 사람이었다.
“주인님의 그 거침없는 말투, 오랜만이네요.”
로빈은 울면서 눈물을 쓱쓱 닦았다.
눈물을 없애고 잘 보자, 클라우스님은 헤어질 때보다 아주 조금만 나이를 먹은 것 같았다.
하지만 아름다움은 여전했다.
오히려 깊이가 더해진 느낌이다.
예전에는 조각상처럼 아름다웠다면 지금은 눈빛에 마성이 생긴 것처럼 보였다.
“주인님은 예전에도 여자들 때문에 고생이 많으셨지만 앞으로는 더할 것 같습니다.”
솔직하게 말하자 클라우스님이 작게 웃었다.
주인님 뒤편으로 거대한 헬가의 모습이 보인다.
도끼를 들고 서 있는데 그 주변에 마수의 머리가 여러 개 떨어져 있었다.
로빈을 구해준 건 헬가였던 모양이다.
온 줄도 몰랐는데 언제 저렇게 죽인 거지.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던 공작가 사람들도 어느새 주변으로 몰려와 있었다.
하지만 헬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모양이다.
어중간한 거리에 선 채 이쪽을 보고 있었다.
“아!”
주인님을 만난 충격에 잠시 잊고 있었지만 시급히 보고할 일이 있었다.
“주인님! 도련님이 혼인하셨습니다. 부인은 사라문즈 공국의 리아나 공주님이세요.”
“뭐?”
클라우스님의 눈이 동그래졌다.
동시에 막 늑대의 목을 치던 헬가의 동작도 멈췄다.
헬가가 커다란 머리를 이쪽으로 돌려 로빈을 보았다.
“라파가 혼인을?”
헬가의 목소리에 약간 떨어져 있던 마법사 한 명이 움찔한다.
하긴 무섭기도 할 거다.
추적대로 갔다 헬가한테 죽은 사람이 한둘이어야지.
로빈도 조금 찔끔했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헬가라고 하면 안 되지. 부인이라고 불러야만….’
아니, 이상하다.
부인이라고 속으로 중얼거린 순간 뇌가 그 말을 거부한 느낌이 들었다.
헬가가 부인이라니, 왠지 뇌에 소름이 돋는 듯하다.
‘하지만.’
로빈은 클라우스 님을 보고 다시 헬가에게 시선을 주었다.
역시 클라우스 님의 부인을 이름으로 부를 수는 없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로빈이 그래서는 안 된다.
주인님의 부인을 누구보다 존중해야 할 사람은 바로 개인집사인 로빈이니까.
로빈은 몸을 바로 하고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예, 부인. 저와 탐색대는 도련님의 혼인을 주인님께 알리기 위해서 왔습니다.”
부인이라고 해서일까, 헬가의 얼굴이 더 이상 붉을 수 없을 만큼 빨갛게 되었다.
“….”
헬가도 인간이었구나.
감정이라는 게 있었어.
항상 무뚝뚝한 얼굴만 봤기 때문에 조금 놀랐다.
문득 클라우스님의 얼굴이 조금 찌푸려졌다.
“그 혼담은 누가 가져온 거지?”
아, 공작님이 강제로 밀어댄 게 아닐까 생각하신 것 같다.
사람들에게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거리인 걸 다시 한번 확인한 뒤, 로빈은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도련님께서 이미 공주님과 혼인하고 계셨습니다. 공작께서 강요하신 건 아니에요.”
“….”
“….”
클라우스님과 헬가의 얼굴이 동시에 묘하게 되었다.
하긴 못 믿는 마음은 알 수 있다.
도련님과 헬가, 아니, 헬가를 선택한 주인님께도 조금 미안하지만, 설마 도련님이 그 얼굴로 그런 미인을 얻을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로빈도 솔직히 말하면 뒤가 있지 않을까 의심했을 정도였다.
협박이라든가, 협박 같은 거.
하지만 도련님 내외분을 보고 있으면 그런 게 아니라는 것도 금방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정말 의외지만, 은근히 어울리는 부부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계속 보고 있으면 그런 생각이 든다.
로빈은 혹시나 싶어 덧붙였다.
“리아나 공주님은 굉장히 아름다운 분이세요.”
“….”
“….”
클라우스님과 헬가의 표정이 또다시 이상하게 되었다.
역시 두 분은 도련님의 부인이 못생겼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뭐, 두 분이 못 믿는 마음을 정말로 이해한다.
백번 이해하지.
클라우스님이 묘한 표정으로 히죽 웃었다.
“이건 당장 가서 만나봐야겠는데. 어때, 헬가? 당신은 믿을 수 있어? 우리 아들이 자기 힘으로 예쁜 부인을 얻었다는데.”
클라우스님이 헬가를 돌아보았다.
어느새 마수는 모두 도망쳐 버린 모양이다.
역시 생명의 위기를 알아차리는 건 인간보다 짐승이 더 빠른 것 같다.
헬가가 잠시 한눈파는 사이에 한 마리도 남지 않았다.
클라우스 님의 말에 헬가의 무표정한 얼굴이 움직였다.
입가가 조금 올라간 것 같다.
약간 떨어진 곳에서 히이익, 하는 소리가 들렸다.
헬가의 표정을 보고 병사가 비명 아닌 비명을 지른 모양이다.
로빈도 움찔했다.
헬가의 저 얼굴, 엄청나게 무섭다.
하지만 뜻밖에도 온화한 목소리로, 그리고 어딘지 약간 들뜬 듯 헬가가 말했다.
“솔직히 말하면 믿기 어렵지만, 당신 아들이니까요. 어쩌면 누군가가 그 아이의 좋은 면을 봐줬을지도 모릅니다.”
“글쎄, 그 녀석 얼굴을 보고도 진심으로 좋아하는 여자가 있을까. 뭐, 직접 만나보면 알겠지.”
클라우스님이 짓궂은 얼굴로 웃었다.
로빈의 마음에 따뜻한 것이 퍼졌다.
남들한테는 냉정하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로빈에게는 저 표정 뒤에 있는 걱정과 그리움, 따스함, 기대감 같은 것이 환히 보였다.
클라우스님은 헬가와의 사이에서 얻은 라파님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게 분명하다.
묘한 일이지만 헬가를 보는 주인님의 눈빛도 굉장히 부드러웠다.
헬가라는 무기를 얻겠다고 말하던 때와는 분명히 다르다.
두 사람 사이에는 다른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유대관계가 존재했다.
‘다행이야.’
언제나 외롭고 불안하던 클라우스님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너무 기뻐서 로빈이 눈물을 죽죽 흘리는데, 클라우스님이 말했다.
“로빈, 너 진짜 냄새나는구나. 연못이든 샘이든 발견하면 당장 씻어야겠다.”
“….”
주인님, 바깥세상은 이제 막 봄이 되어가려는 중이지만 여기는 아직 한겨울이거든요.
이 상태에서 물에 씻으면 로빈은 얼어 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