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gressor’s Life After Retirement RAW novel - Chapter 211
211화 트라이브 천마신교(4)
“히무라 상. 친구랑 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오래 해?”
대인이 발코니에서 나오자마자 겐지가 슬그머니 다가왔다. 대인은 그에게 핀잔을 주었다.
“아주 화장실까지 쫓아오지?”
“헤헤···.”
겐지는 자존심도 없는지 마냥 실실거렸다. 다른 무사들은 그런 겐지를 경멸의 눈으로 바라봤다.
그때 연회장 안에 흐르던 음악이 멈췄다. 그리고 연회를 즐기던 무사들이 좌우로 갈라서며 길을 만들었다.
그 길로 한 사내가 당당한 걸음으로 대인을 향해 걸어왔다.
큰 키에 다소 마른 체구. 쭉 찢어진 눈과 얇은 입술은 그의 성격을 짐작케 했다.
“타마시라는 놈이야.”
겐지가 대인에게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우리 트라이브의 간부 중 한 명인데, 영주님이 안 계실 때는 지가 영주인 줄 안다니까.”
타마시는 영주의 심복으로, 간부들 중에서도 가장 큰 파벌을 이끌고 있는 무사였다.
연회가 끝나가는데도 영주가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트라이브의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타마시가 행동에 나선 것이다.
겐지가 대인의 귓가에 대고 계속 속삭였다.
“히무라 상을 영입해서 자기 파벌로 끌어들이려고 할 거야.”
“타마시···. 들어본 이름인데.”
“히무라 상. 출세해도 나 잊으면 안 돼. 응?”
두 사람 앞까지 걸어온 타마시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벌레 보듯 겐지를 쳐다봤다.
“겐지. 여전히 투실투실한 돼지 같은 모습이로군.”
겐지는 손바닥을 비비며 굽신거렸다.
“헤헤. 나름대로 다이어트 중인데···.”
“냄새나니까 저리 꺼져.”
“···예. 죄송합니다.”
겐지는 허리를 깊이 숙이더니 육중한 몸을 돌려서 멀어졌다. 무사들의 비웃음이 그 뒤를 따라갔다.
대인은 겐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타마시를 향해 다시 고개를 돌렸다.
타마시는 거만한 표정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본인은 타마시 이오리라 한다. 히무라 겐신. 그게 본명은 아니겠지?”
“나름대로 사정이 있어서.”
“어디서 사고라도 친 모양이지? 데리고 온 미녀들을 보면 무슨 사고였는지 알만해.”
순간 타마시의 눈이 징그러운 반달을 그렸다.
“나도 영계 취향이거든. 13살만 넘어도 서질 않는다니까?”
타마시가 킬킬대며 웃자, 그의 파벌에 속한 무사들이 함께 웃었다. 그 숫자가 연회장에 있는 무사들의 거의 절반이었다.
자신의 세력을 과시한 타마시가 턱짓으로 옆을 가리켰다.
“따라와라. 조용히 이야기 좀 하지.”
“······.”
대인은 순순히 그 뒤를 따라갔다. 멀리서 겐지가 그 모습을 지켜봤다.
대인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간 타마시는 대인에게 앉으라고 했다.
“거기 앉지.”
“······.”
벌써부터 상관이라도 된 듯이 명령조였지만, 대인은 별다른 내색 없이 앉으며 주위를 둘러봤다.
방 안에는 무장한 4명의 무사, 총기로 무장한 병사 10명이 대기 중이었다.
그리고 방 안에서 총격전이 벌어져도 밖에서 듣지 못할 정도로 방음처리도 완벽하게 돼 있었다.
대인은 그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미 예상은 하고 있겠지만, 정식으로 제안하지.”
타마시가 거만하게 다리를 꼬았다. 그가 담배를 꺼내 물자, 옆에 있던 무사가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타마시가 연기를 후욱- 하고 내뿜으며 말했다.
“우리 트라이브에 들어와. 내 직속으로 넣어주지.”
도쿄에는 4개의 대형 트라이브가 존재했다.
그중 오로치는 도시 서쪽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동쪽의 이자나미
서쪽의 오로치
남쪽의 무사시
북쪽의 만다라
성장을 거듭한 4대 트라이브의 영역이 겹치기 시작하면서, 세력 간 충돌이 점점 잦아지고 있었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전쟁이 일어난다.’
타마시는 그렇게 판단했다. 다른 간부들의 의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도 영주인 다케다는 전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다.
‘다케다는 너무 소심해. 영주가 암살 따위가 무서워서 부하들 앞에서 모습을 안 드러내다니.’
한때는 다케다의 실력과 카리스마에 굴복한 적도 있었지만, 그건 이제 너무 오래돼 기억조차 잘 안 나는 과거가 돼버렸다.
영주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 갈수록, 타마시의 가슴 속에서는 점점 다른 욕심이 자라났다.
‘앞으로 벌어질 전쟁에서 이기려면, 강력한 영주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타마시 본인 같은 사내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새로운 영주가 되려면, 다케다와 다른 간부들을 압도할만한 전력이 필요했다.
‘이 녀석 정도의 실력이면 거사에 큰 도움이 된다.’
타마시는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대인을 바라봤다.
만화에서나 보던 기술로 대형 몬스터를 일격에 격살한 능력.
이곳 오로치 안에서도 흔치 않은 실력자였다.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 모르겠지만, 그래봤자 칼 좀 쓰는 애송이지.’
이런 놈들은 돈, 권력, 여자만 붙여주면 얼마든지 길들일 수 있었다.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이곳에서 영주를 만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트라이브의 관리는 사실상 내가 맡고 있지.”
그건 사실이었다.
타마시는 영주 다케다와 가장 오래 알고 지낸 사이로, 그의 진짜 얼굴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영주는 타마시에게 트라이브의 관리를 맡겼다.
이럴 줄 알고 맡긴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내게 충성하는 것이 곧 영주에게 충성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타마시의 입가에 자신만만한 미소가 맺혔다.
그는 대인을 향해 몸을 기울였다. 그리고 대인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후욱 내뿜었다.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겠지?”
타마시는 이정도 했으면 상대가 쉽게 넘어오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왔다.
“제안은 감사한데. 지금 직장에서 충분히 만족하고 있는 편이라.”
“······.”
순간 타마시의 미소에 작은 균열이 생겼다.
그러나 그것은 금방 사라졌다.
그는 대인이 밀당을 한다고 생각했다.
“몸값을 올려보시겠다? 그래. 원하는 녹봉이 얼마지?”
“푸핫!”
대인은 진심으로 웃어버렸다.
녹봉이라니. 이 새끼들은 자기들이 진짜로 귀족이라도 된 줄 착각하고 있었다.
그 꼴이 진심으로 웃겨서 웃음이 터졌다.
‘말로 될 놈들이 아니야.’
오면서 잠시 고민해 봤지만, 역시 이 새끼들한테는 스승님에게 받아온 ‘그것’을 사용하는 게 딱이었다.
대인이 입가에 싸늘한 비웃음이 맺혔다.
“내 몸값 지불하려면 도쿄를 통째로 팔아도 안 되는데. 감당할 수 있겠어?”
갑작스럽게 바뀐 대인의 말투에 타마시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감히···!”
그는 트라이브 오로치의 2인자였다.
실력이 좀 있다고 해서, 촌에서 올라온 무사 따위가 감히 반말을 해도 될 위치가 아니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타마시가 대인을 노려봤다.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군. 칼 좀 쓴다고 내가 우습게 보이나?”
스르릉.
방 안에 있던 무사들이 무기를 빼 들어 대인을 겨누고, 병사들이 총구를 겨눴다.
“······.”
반면에 대인은 아무런 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연회가 시작되기 전에 다시 반납했던 것이다.
타마시가 킬킬 웃으며 말했다.
“어디 아까처럼 혀를 놀려 보시지?”
대인은 혀를 내밀어 전후좌우로 열심히 흔들었다. 그 요망한 혀 놀림에 타마시 및 무사 일동의 입이 떡 벌어졌다.
“···이제 보니 미친놈이었군! 뭣들 하는 거냐! 이놈을 내 앞에 꿇려라!”
타마시의 명령에 무사들이 대인에게 다가왔다.
두 명이 창칼을 그에게 겨누고, 두 명은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경고했다.
“어이. 다치기 싫으면 얌전히 있어.”
대인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니들은 얌전히 안 있어도 돼. 어차피 다칠 테니까.”
그리고 대인의 모습이 사라졌다. 너무 빨라서 아무도 그의 움직임을 보지 못한 것이다.
휘익!
무사들의 뒤에서 나타난 대인은 한 손에 하나씩, 머리 둘을 잡았다.
그리고 심벌즈를 연주하듯 경쾌하게 머리끼리 부딪쳤다.
빠악!
뭔가가 깨지는 소리와 함께 무사 둘이 바닥에 쓰러졌다. 그 직후 대인은 옆으로 한걸음 움직였다.
사악! 대인이 있던 자리를 칼이 스치고 지나갔다. 대인은 자신에게 칼을 휘두른 무사를 빤히 쳐다봤다.
“그래서 파리나 잡겠어?”
“으아악!”
대인은 괴성을 지르며 덤벼드는 무사의 다리를 걸어서 넘어뜨렸다.
쿠당탕! 우스꽝스럽게 넘어지는 무사의 옆구리를 가볍게 걷어찼다. 상대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꺽꺽대다 의식을 잃었다.
“하아압!”
마지막 남은 무사는 기합을 넣으며 창을 곧게 찔러 넣었다.
까앙! 대인은 손가락으로 창끝을 위로 튕겨냈다. 그리고 상대의 간격 안으로 성큼 들어갔다.
무사가 창을 놓고 손을 번쩍 들었다.
“하, 항복···!”
“치사하게 너만? 공평하게 한 대씩은 맞아야지.”
딱밤이 무사의 이마를 때렸다. 대포라도 발사된 듯한 소리와 함께, 무사는 벽까지 날아가 처박혔다.
이 모든 과정이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도망갈 시간도 벌지 못한 타마시가 뒷걸음질 치며 병사들에게 소리쳤다. 그의 눈은 경악으로 부릅떠져 있었다.
“뭣들 하는 거냐! 놈을 쏴라!”
10명의 병사들이 겨눈 총구에서 불꽃이 뿜어졌다.
타타타타탕!
총알은 대인의 잔상을 꿰뚫었다. 가장 먼저 발사된 총알이 벽에 박히기도 전에, 대인은 가장 가까운 병사의 옆에 서 있었다.
“니들은 그래도 일반인이니까 살짝 참작해 줄게.”
가볍게 휘두른 수도가 병사의 뒷목을 때렸다.
퍽! 퍽퍽퍽!
마치 도미노가 쓰러지듯, 병사들이 차례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대인은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을 기절시켰다.
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 말이다.
“어이. 타마시 군?”
“히, 히이익!”
타마시는 저승사자에게라도 이름이 불린 것처럼 몸을 떨었다. 대인이 그를 향해 걸어가며 말을 이었다.
“며칠 전, 쿠로다마 신이라는 꼬마를 추격해온 파란 유령이 너지?”
순간 타마시의 동공이 확장됐다.
“그, 그걸 어떻게···.”
며칠 전, 타마시는 자신의 특성 를 사용해 트라이브에서 도망친 종자들을 추격했다.
그때 유일하게 못 잡은 녀석이 쿠로다마 신이라는 녀석이었다.
다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 웬 빨간 머리의 여자아이가 나타나 그의 아바타를 불태웠다.
“맞나 보네.”
대인의 입가에 서늘한 미소가 맺혔다. 보는 사람에게는 지옥의 야차보다 무서운 미소였다.
“너 그때 빨간 머리 꼬맹이보고 자기 취향이네 어쩌네 했다며? 그리고 아까는 뭐라고 했지? 13살 넘으면 안 서?”
“그, 그, 그건···.”
툭.
뒷걸음질 치던 타마시의 등이 벽에 닿았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다가오는 대인을 바라봤다.
대인은 소매를 팔뚝까지 걷어붙였다.
“일단 넌 좀 많이 맞아야겠다.”
“사, 살려···. 끄아악!”
타마시는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두들겨 맞았다. 대인은 그가 죽거나 기절하지 않도록 강도를 적당히 조절했다.
잠시 후, 피투성이가 된 타마시가 대인의 발아래에서 벌레처럼 꿈틀거렸다.
“끄으으윽···.”
악만 남은 타마시가 대인을 노려봤다. 그는 대인이 자신을 죽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 미친놈! 네가 이 일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트라이브 오로치 전체가 널 뒤쫓을 것이다!”
하지만 대인은 그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대인은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품에서 두 가지 물건을 꺼냈다.
“어디 보자.”
대인은 그중에서 우선 포션을 타마시의 몸에 부었다.
기적처럼 상처가 아무는 모습에, 타마시는 고통스러운 와중에도 멍청한 소리를 냈다.
“어, 어어···?”
“신기하지? 이게 포션이라는 거야. 일본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 유통해서 팔 생각인데, 물론 한국보다는 좀 비싸게 팔 거야.”
“왜, 왜···.”
타마시는 멍청한 표정으로 대인을 올려봤다.
“왜 안 죽이고 살려주냐고?”
대인이 피식 웃었다. 타마시에게는 악마보다 더 사악해 보이는 웃음이었다.
“솔직히 니들 없애버리는 건 일도 아냐. 내가 나설 것도 없이, 나쁜 놈들 혼내주고 싶어 하는 꼬맹이 한 명만 나서도 충분해. 그러니까 내가 니들한테는 은인이나 마찬가지지.”
“······.”
타마시는 상대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물론 대인도 상대의 이해를 바라고 하는 말은 아니었다.
“근데 니들을 다 죽여 버리면, 여기서 노예처럼이나마 살아가는 사람들이 몬스터한테 무방비하게 노출될 거 아냐.”
그건 좀 곤란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헬게이트가 시작되면 니들 같은 것들이라도 쓸모가 있겠지. 그런 복합적인 이유로 살려주는 거라고만 알아둬.”
그리고 대인은 품에서 꺼낸 두 번째 물건을 집었다.
그건 주먹 두 개를 합친 것만 한 크기의 목함이었다.
“물론 그냥 살려줄 생각은 없지만.”
스승인 천무극에게 부탁해서 특별히 받아온 물건.
천마신교가 무림을 지배하기 위해 오랜 시간 개발하고 개량해온 것.
지금은 그 쓸모가 없어졌지만, 그 기술과 결과물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스스스슷.
목함을 열자, 그 안에서 지독한 독기가 새어 나왔다. 그 안에는 새끼손가락 한마디만 한 검은 애벌레들이 서로 뒤엉켜 있었다.
대인은 그중 한 마리를 손가락으로 집어서 타마시의 눈앞에서 흔들었다.
“고독(蠱毒)이라는 거야. 이게 뱃속에 자리 잡고 꿈틀대기 시작하면,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사람도 10분도 못 버티고 까무러치지. 직접 경험해 보면 네가 나보다 잘 알게 될 거야.”
“읍, 으으···!”
대인은 타마시의 입을 강제로 벌렸다. 타마시가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그의 의지와 달리 입은 위아래로 벌어졌다.
대인은 고독을 그의 입에 가져갔다.
“이걸로 우리의 동맹은 확실해지는 거지.”
헬게이트가 시작되기 전에, 대인은 어떻게든 세계 초인 연합을 완성할 생각이었다.
다소 거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말이다.
‘말로 설득하는 건 한계가 있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이게 최선은 아니지만, 급하니까 별 수 없지.’
내일 아침이 되면, 주상욱은 갑자기 협조적으로 변한 타마시의 태도에 당황할 것이다.
주상욱은 그 이유를 알아내려고 하겠지만,
‘세상엔 몰라서 더 좋은 것도 있지.’
대인은 타마시의 목구멍 안에 고독을 밀어 넣었다.
“자, 아아―.”
“커어억!”
고독을 삼킨 타마시의 얼굴이 검게 물들었다. 그는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고통스러워했다. 핏줄이 불거지고, 눈에서는 눈물이 줄줄 흘렀다.
“끄윽, 끅, 끅···!”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대인이 아혈을 점해서 비명조차 못 지르고 컥컥댔다.
잠시 후, 고독이 몸 안에 자리 잡자 타마시의 얼굴색도 점점 원래대로 돌아왔다.
대인은 완전히 탈진한 그의 뺨을 툭툭 때렸다.
“그럼 아까 하던 이야기, 마저 해볼까?”
“흐으윽···.”
타마시는 절망 가득한 눈으로 대인을 올려봤다.
***
“히무라 상!”
대인이 연회장으로 돌아오자, 겐지가 10년 만에 주인을 만난 개처럼 헐레벌떡 뛰어왔다.
“타마시랑 무슨 이야기 했어? 그쪽 파벌에 들어가기로 한 거야?”
대인은 애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잘 모르겠네. 일단 이야기는 해봤는데···.”
“나한테 다 얘기해봐. 내가 상담해줄게.”
“안 그래도 부탁할 게 있는데.”
대인의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맺혔다.
“타마시 말고 다른 간부들도 좀 만나보고 싶거든.”
“다른 간부들?”
“응. 한 명 한 명 조용한 곳에서 따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은데. 주선 좀 해줄 수 있어?”
겐지는 자신이 할 일 생겼다는 생각에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약속 잡아올게!”
그 날, 대인은 트라이브 오로치의 간부 전원에게 고독을 복용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