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ncarnated Joseon's Royal RAW novel - Chapter 36
036화 원균을 처형하다.
후원 창이 떠오르면서 미션이 강제로 시작되었다.
[ GOD1583 님이 100냥을 후원합니다. ]싹 다 한통속이여~ 기지?
– 목표 : 신하들의 동의를 받고 이운룡을 면책.
– 시한 : 이운룡의 죄에 대한 처분이 이뤄질 때까지.
– 보상 : 이운룡이 면책됨.
– 보상 : 10,000 냥.
– 역보상 : 신하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고 이운룡을 살릴 시 100,000 냥 감소.
[ 미션을 수락합니다. ]“…….”
후원 창을 보면서 이마를 손으로 짚게 됐다.
‘아니, 10만 냥이면 금으로만 1000관이잖아… 내가 왕인데 내 마음대로 했다고 10만 냥을 태워? 말이 돼?!’
자신이나 다른 이의 죽음으로 이어지지 않는 역보상이었다.
하지만 내탕금에 엄청난 타격이 가해지는 일이었다.
GOD1583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연이 살폈다.
‘일단, 이운룡을 살리려는 것은 맞아. 보상에 면책이 걸려 있으니까. 그리고 신하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하는 것도 맞아. 존중하지 않는다면 내탕금이 줄어드는 것은 둘째 치고 불만 가득해질 거야. 나쁜 쪽으로 유도하는 것은 아니야.’
무리해서 왕권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따라서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나름대로 순리로 유도하고 있었고, 그런 만큼 미션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했다.
그래야 아무 문제없이 이운룡을 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답이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해야 되지?’
이운룡에게 모든 죄가 씌워지는 것부터 벗겨야 했다.
진실이 어떠할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그가 거짓말을 하고 홀로 책임지려 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하지만 증언들이 하나같이 일치되고 있었다.
그리고 원균의 죄가 입증된 상태였었다.
대사헌인 류성룡이 이연에게 고했다.
“전하! 죄인 원균의 죄가 낱낱이 밝혀졌사옵니다! 전하께 허위 장계를 올렸사옵고, 경계를 철저히 하라는 전하의 명을 어겼사옵니다! 또한 부하들에게 자신이 맡아야 할 소임을 미루고, 전시에 기녀들을 불러들여 망측한 짓을 벌였사옵니다!”
“…….”
“그의 잘못으로 전하의 백성들이 살해당하여,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머리를 베어 전공으로 삼으려 했사옵니다! 마땅히 무거운 처벌을 내리셔서 일벌백계 하소서!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전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전하!”
류성룡에 이어 신하들이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연의 시선이 다시 원균에게 맞춰졌다.
고개를 든 원균이 악에 받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가 이운룡과 병사들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
“더러운넘들! 니들도 백성들의 머리를 전공으로 삼는 것에 동의했잖여! 그땐 아무 말도 안 해 놓고 이제와서 고자질을 하는 겨?! 글고 내 공을 뺏어?! 니들이 그래놓고 무사할 줄 아는겨, 시방?! 니들도 나와 함께 지옥으로……!”
빡!
“끄악?!”
“헉?!”
“전하……?!”
“맙소사……?!”
“이 무슨……?!”
원균이 소리칠 때 상감이 달려들었었다.
벌어져 있던 그의 입으로 주먹을 꽂아 넣었고, 입에 주먹을 맞은 원균이 뒤로 데굴데굴 구르면서 쓰러지게 됐다.
“허거억…! 어억……!”
“쫑알쫑알 겁내 시끄럽네. 아가리를 찢어 버릴라. 콱 마 이씨!”
“……?!”
주먹에 박힌 원균의 이를 뽑으면서 이연이 손을 털었다.
원균이 입에서 피가 쏟아지고 있었고 어떤 이도 눈을 크게 뜨지 못한 이가 없었다.
이이도 번쩍 뜨인 눈으로 상감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이순신과 김시민과 신립과 이제신도 지켜보고 있었다.
류전과 허준이 이연에게 급히 달려왔다.
“전하……!”
달려와서 이연의 상태를 살피기 시작했다.
“전하! 더러운 죄인에게 어찌……!”
“괜찮아.”
“전하의 손을 보여주시옵소서!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괜찮다니까. 그리고 저 새끼 때문에 과인의 백성들이 죽었는데 손에 상처 났다고 별일이야?”
“하오나, 전하……!”
“괜찮으니까 비켜 봐. 저 새끼랑 이야기 좀 나눠봐야 할 것 같으니까.”
류전과 허준을 밀면서 이연이 움직였다.
“소… 속히 전하를 옹위해라!”
뒤늦게 정신을 차린 윤두수가 금군에게 지시했고, 상감의 행동에 혼이 나갔던 금군도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급히 상감에게 달려가서 호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죄인이 상감에게 해를 끼칠 수 없도록 몸을 붙들었다.
그 앞에서 이연이 쪼그려 앉으면서 시선을 맞췄다.
“전하……!”
류성룡이 상감의 행동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이연이 손을 들어 보이면서 그의 입을 막았다.
피를 물고 괴로워하는 원균을 보면서 이연이 기막혀했다.
“이 새끼, 진짜 양아치 새끼네? 어?”
“어억……!”
“물건이야 물건. 너는 사람 새끼가 아냐, 어? 벌레야 벌레, 레알 벌레.”
“저…전하…….”
“같이 숨 쉬고 있는 것도 뭣 같네, 기분이? 하, 나.”
“……!”
원균이 상감의 얼굴을 보면서 기겁했다.
“히익……!”
붙들고 있던 갑사들도 상감의 얼굴을 보면서 놀라게 됐다.
그토록 험악한 표정을 상감이 지었던 적이 있을까 생각하게 됐다.
모든 것을 멸해 버리고도 남을 분노가 눈동자 안에 가득히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분노는 온전히 원균에게만 향해 있었다.
그가 저질렀던 죄와 저지르지 않은 모든 죄까지 이연이 알고 있었다.
또한 미래에 원균으로 인해서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알고 있었다.
‘이런 놈에게도 전공이 있다고, 이순신에게 희생당했었다고 말하는 패악의 무리들이 있었지…….’
역사를 수정하려는 일부 후손들의 존재를 기억했다.
그들을 떠올리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원균에 대한 처분을 신하들에게 알렸다.
“과인의 심정은 저놈의 사지를 뜯어다가 팔도로 보내고픈 심정이다! 그리하면 이 나라에 기생하는 모든 탐관오리들이 벌벌 떨 테니 말야!”
“…….”
“하지만 법도가 있어서 참수로 끝내야 하니, 다만 이놈의 죄를 실록에 기록하여 영원히 남길 것이다! 이놈의 후손들에게까지 불이익이 있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조상이랍시고 역사를 바꾸려 한다면 만고의 죄인이 될 것이다! 속히 죄인을 처형하라!”
“예! 전하!”
상감의 명을 신하와 군사들이 받들었다.
류전이 죄인을 붙든 금군에게 지시했다.
“어서, 죄인을 끌고 가게!”
“예!”
끌려가는 원균이 다시 몸부림치면서 발악했다.
“전하! 전하! 목숨만 살려주시옵소서…! 전하……!”
종들도 함께 붙들리면서 끌려갔다.
메아리처럼 그들의 외침이 멀어지고 있었다.
잠시 후 눈앞에서 후원 창이 떠올랐다.
없는 죄를 만들지 말거라.
– 미션 성공 : 원균에 대한 정당한 처분.
원균에 대한 정당한 처분이 이뤄졌다.
그가 짓지 않은 죄를 만들어서 처벌한 것이 아닌, 온전히 그가 지은 죄를 찾아서 국법의 지엄함을 드러내게 됐다.
참형으로 장수로서의 명예 아닌 명예를 지켜줬다.
더 한 처벌을 내릴 수도 있었지만 애써 그러지 않았다.
다만 뒤늦게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이연이 생각했다.
‘좀, 놀랐었겠지? 왕이 달려가서 면전에 주먹을 꽂았는데 말야. 내가 얼마나 화났었는지 알았을 거야.’
신하들의 찬양이나 받으려고 벌인 행동이 아니었다.
그저 감정에 충실하게 움직였을 뿐이었다.
때문에 자신이 차원이 다른 인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사람처럼 웃고 슬퍼할 수 있었고, 때론 견디기 힘든 불의 앞에서 분노할 수도 있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백성들이나 신하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다시 그들에게서 좋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돌아서서 남아 있는 죄인인 이운룡을 보았다.
“전하. 죄인에 대한 처분을 내려주시옵소서. 국기를 문란케 하면서 전하를 기만한 중죄인이옵니다. 사형을 내리심이 마땅하옵니다.”
류성룡이 이연에게 충언을 올렸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이연이 가만히 서서 무릎 꿇은 이운룡을 내려다봤다.
“…….”
고민에 고민을 더하고 있었다.
신하들의 동의 없이 그를 살려준다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많은 것을 잃을 수 있었다.
순리를 지키는 것이 최선인지 다시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살려야 해! 반드시! 이운룡의 최후는 이렇게 끝나서는 안 돼!’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원균의 전공을 탐했었다는 이운룡의 주장을 진실로 여기지 않고 있었다.
그럴 만한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선왕과 위인도 그렇게 여기고 있었다.
— 조선_꽃미남_지란_:) : 저늠아가 거짓말을 하고 있지비.
— 킬방원 : 맞습니다.
— 조선_꽃미남_지란_:) : 백성의 머리로 전공을 삼으려 했다면 저늠아가 시키는 대로 전공을 빼앗겼다고 전령이 말하지 않았을 거다. 우습게 여기는 놈의 말을 따르려면 마땅히 콩고물이 있어야 하니까. 콩고물 없이 따를 리는 없다.
— 킬방원 : 신의가 아닌 거래로 이뤄진 관계라면 목숨이 촌각에 이르렀을 때 자기 탓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 조선_꽃미남_지란_:) : 남 탓을 하겠지비.
— 킬방원 : 살아남기 위해서 별짓을 다 할 겁니다. 자신이 모두 죄를 지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연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 가지 사실을 깨우쳤으니, 그것은 거짓말을 누가 주도했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가 누구이지 이연이 이미 알고 있었다.
‘이운룡이구나! 짜고 쳤다면 권력을 가진 자가 주도해서 시키는 수밖에 없어! 그리고 주도한 자가 죽기를 각오했다면 그것은 반드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함이야! 전령과 병사들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바치려는 거야! 그렇다면 전령과 병사들에게 잘못이 있어야 해! 대체 어떤 잘못을 저질렀기에 지키려는 거지? 설마, 위증인가……?’
전령과 병사들의 죄가 무엇인지 찾다가 떠오른 것이 있었다.
그것은 위증이었고 이연이 미리 전제했던 부분과 일치되는 것이었다.
이운룡이 원균의 공을 탐했었다는 부분은 분명히 거짓이었다.
때문에 그의 자백도 거짓이며, 전령이 처음 증언했을 때도 거짓이었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 이연이 다시 알게 됐다.
‘전령이구나! 전령이 거짓말을 했어! 그리고 병사들도 똑같이 증언했다가 이운룡의 자백으로 말을 바꿨었다고 이이가 말했었으니까, 전령과 병사들이 먼저 입을 맞췄던 거야! 그리고 이운룡이 뒤늦게 알면서 전령과 병사들이 위증으로 처벌을 받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거야! 자기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죽으면 되니까! 이제야 알겠어!’
앉아 있었다면 무릎을 탁치면서 깨우칠 일이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깨닫게 됐다.
애초에 이운룡이 알았다면 전령의 증언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혹은 원균의 공을 취할 생각이었다면 그가 직접 나서서 증언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역사에 기록된 이운룡이라면, 누군가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거는 인물이었다.
그 사실을 떠올리면서 이이도 함께 떠올렸다.
‘이이는 몰랐을까? 아니, 몰랐을 수도 있어! 나만큼 이운룡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나는 역사를 통해서 이운룡을 알지만, 이이는 인사 보고로만 알았을 거야! 그러니까 아직 이운룡의 성품을 깨닫긴 힘들어! 그의 미래를 안다면 이이도 알았을 거야!’
율곡이 속은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그가 속았을 수도 있는 것이기에 자신의 판단이 옳다고 여기고 있었다.
때문에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을 수도 있었다.
작정하고 왕을 속이는 일은 충분히 사형으로 다스려질 수 있는 죄였다.
지휘관인 원균이 허위 장계를 올렸을 때 침묵하는 것보다도 훨씬 큰 대죄였다.
진실이 드러나면 전령과 병사들이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 이운룡이 진술을 결코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한 결론에 이르렀을 때, 신하들이 그에 대한 처분을 다시 요구했다.
“전하!”
“원균만큼이나 잔학무도한 자이옵니다! 부디, 사형을 내려주시옵소서!”
류전에 이어 윤두수가 이운룡에 대한 처형을 주장했다.
그리고 답답함을 느꼈다.
‘정말 이렇게 이운룡을 죽여야 하는 거야…? 내가 볼 때는 그리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부하들 때문에 죽음을 자처하게 되다니! 이걸 아예 때려 엎을 수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과격한 생각들이 일어났다.
그때 머릿속에서 스치는 단어가 있었다.
‘잠깐만…? 때려 엎는다고……?’
씨앗 같은 생각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잠깐… 이걸 왜 몰랐지……?”
생각이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새로운 가정과 결론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전하!”
이연의 명을 신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이가 상감의 미소를 알아봤으니, 그 미소는 확신으로 채워진 미소였다.
‘설마, 또 전하께서…….’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사람을 살리기 위한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