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Hunter becomes the youngest son of a duke RAW novel - Chapter 217
제217화
1화
육체개조부에 붙잡혀 온 로아는 졸지에 쇠질을 해야만 했다.
“자아, 앉았다가 일어나.”
“끄응…….”
“에헤이, 그렇게 그냥 앉으면 어떻게 해. 코어에 힘을 딱! 주고 시선은 정면, 허리가 말리지 않게 하고, 손을 가운데로 모아. 그런 다음 등과 허리를 쭉 펴고! 가슴을 열어야지.”
“…….”
“내려갈 때 호흡을 마신 다음, 어허! 힘 풀지 말고! 천천히 완전히 내려갈 때까지 4초를 세면서…… 그렇지.”
“로, 로크야…… 너, 너무 힘들…….”
“아…… 하고 있는데 말하면 어떻게 해. 그러다가 허리 나간다? 숨 들이마시고 내려가. 골반을 먼저 접으면서 천천히…… 그렇지.”
로크의 말에 로아는 정신이 어지러웠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골반을 접어?
가슴을 열라고?
그런 게 가능해?
그냥 앉았다 일어났다만 하면 되는 건 줄 알고 쉽게 봤는데, 이것도 머리가 어지러웠다.
“끄응…….”
“좋아, 잘 먹는다. 허벅지에 힘 잘 들어가네. 아, 그런데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잖아. 이러면 안 돼. 뒤로…….”
“…….”
“하나만 더 하자.”
“이, 이게 마지막이라면서!”
“네가 자세가 안 좋아서 그래. 한 번 할 때 제대로 해야 한다니까?”
“거짓말쟁이!”
“그런 말 많이 들어.”
로크는 웃으면서 다시 자세를 바로 잡고, 로아에게 스쾃을 시켰다.
처음에는 10개만 한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30개의 스쾃을 한 로아는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로크는…… 거짓말쟁이야…….”
“아냐, 그렇게 누워 있으면 안 돼.”
“뭐……?”
“여기 계단 있지? 올라가지는 말고 계속 다리를 번갈아 가면서 밟아. 한 발, 한 발, 정성을 다해서. 올라설 때는 허리를 쭈욱 펴고 다리도 펴야 해.”
“쉬, 쉬게 해 줘…….”
“지금 딱 열기 올라왔을 때 해야지.”
로크는 가차 없이 로아를 굴렸다.
덕분에 로아는 기숙사로 돌아왔을 때, 그대로 쓰러졌다.
하지만 로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어허, 그대로 누우면 어떻게 해. 밥 먹어야지.”
“바…… 밥 먹을 힘이 없어…….”
“안 돼, 없어도 먹어. 안 그러면 근 손실 온다고.”
“……그, 근 손실……? 그게 뭔데?”
“그런 게 있어. 아무튼 일어나, 밥 먹으러 간다. 탄수화물과 단백질 보충 안 하면 오늘 운동한 거 허사가 된다고.”
로크는 억지로 로아를 끌고 식당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하밀을 만났다.
“이제 오는 거야? 왜 이렇게 늦게 오는 거야.”
“기다리고 있었구나?”
“기, 기다리긴! 누가 기다렸다고. 그, 그런 게 아니라…… 그런데.”
하밀은 로크에게 질질 끌려오는 로아를 쳐다봤다.
평소에도 힘없이 끌려 다니던 로아이긴 한데, 오늘은 그 정도가 더 심했다.
마치 실 끊긴 인형 같다고 할까.
어딘가 지쳐 보였다.
“로아는 왜 그래?”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한 훈련을 좀 했지.”
“훈련?”
“육체개조부에 끌고 가서 근육 운동 좀 시켰지. 지금은 단백질 먹으러 왔어.”
“육체개조부에?”
“어.”
그제야 하밀은 로아의 상태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지옥 같은 장소를 경험하다니.
하밀로서는 극구 사양하고 싶었다.
“밥 먹자.”
“그래.”
로크와 하밀 그리고 로아는 맛있게 식사를 한 후, 로크는 로아를 기숙사 방에 대충 던져 놨다.
“끄윽…….”
“이것도 먹어.”
“이게 뭔데…… 육포?”
“몸에 좋은 거야. 없어서 못 먹는 건데, 이걸 먹으면 단백질 보충은 확실하게 할 수 있어.”
“또 먹으라고……? 나 배부른데?”
“그럼 배 꺼지게 운동 좀 할까?”
“머, 먹을게!”
로아는 어쩔 수 없이 로크가 건넨 육포를 먹었다.
처음에는 ‘더는 못 먹을 거 같은데…….’라고 생각했는데, 입에 넣자 육포가 샤르르륵~ 녹는 게 느껴졌다.
이런 맛이라니!
“마, 맛있다!”
“그렇지?”
“응! 지, 진짜 맛있어! 나 육포가 이렇게 맛있는 건 처음 봐!”
로아는 감탄하며 육포의 맛을 음미했다.
혀를 자극하는 맛이 마치 천상의 멜로디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지친 육신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처음에는 딱딱한 듯했던 육포가 침이 닿자 부드럽게 풀리며, 마치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고소하고도 담백한데, 끝맛이 조금 매콤한 것이 상당히 중독성 있었다.
“이거 도대체 무슨 고기야? 내가 라플리안 육포도 먹어 봤는데, 이 정도는 아니었어.”
라플리안.
저쪽 세계로 따지면 1등급 한우와 비슷한 건데, 여기서도 상당히 비싼 축에 속했다.
1kg에 10만 골드면 말 다한 셈이다.
왕족이니까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거 도대체 무슨 육포야?”
“알면 다쳐.”
“응?”
“때로는 모르는 것이 약일 때도 있어.”
“그, 그래도 알려 주면 안 될까……? 이거 선물해 주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그래……. 맛도 있고…… 네, 네가 단백질도 좋다며.”
“흠…… 말해 줘도 딱히 상관없지만, 이름 듣고 나면 좀 그럴걸?”
“괘, 괜찮아.”
“그거 듣고 뱉으면 안 된다? 다음에도 먹어야 해.”
“물론이지!”
로아는 로크가 준 육포를 한 입에 밀어 넣으며 말했다.
그 모습에 로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이 오크의 넓적다리 살.”
“……뭐?”
“하이 오크의 넓적다리 살로 만든 육포라고.”
로아는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지, 지금…… 하, 하이 오크라고 말한 거야?”
“어.”
“하, 하이 오크라는…… 동물이 있던가?”
“몬스터야.”
“…….”
“돼지 머리에 덩치 커다란 놈들 있잖아. 그놈들의 넓적다리로 만든 육포가 지금 네 입에 있는 그것이라고.”
“……우웁!!”
“어허.”
로크는 토하려는 로아의 입을 틀어막았다.
로크는 사악하게 웃었다.
“내가 말했지? 때로는 모르는 것이 약일 때가 있다고. 그럼에도 네가 진실을 추구했고, 나는 그 진실을 말해 줬어. 그리고 내가 뱉으면 안 된다고 했지? 삼켜.”
로크가 강하게 입을 틀어막고 있었기에 로아는 싫었지만, 육포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잘 했어.”
“우웁…… 모, 몬스터의 고기를 나에게 먹인 거야?”
“먹은 건 네 의지.”
“주, 준 건, 너잖아!”
“몸에 좋다니까? 그러게 내가 말했잖아, 모르는 게 좋다고.”
“그래도…….”
“진실은 원래 잔혹한 법이야. 그리고 맛있고 영양도 좋잖아. 몬스터의 고기라는 것만 넘기면 괜찮아.”
“몬스터…… 내가 몬스터의 고기를 먹다니…….”
“허, 자세가 안 됐네.”
로크는 어이가 없었다.
몸에 좋은 거라는데 저런 거부 반응을 보이다니.
아무리 몬스터의 고기라고 해도, 몸에 좋다면 무엇이든 먹고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저쪽 세계였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비둘기 고기가 정력이나 탈모에 좋다고 하면, 대한민국에 있는 비둘기 씨가 말랐을 것이다.
새고기든 뭐든.
몸에 좋은 것이라면 먹고 보는 인간들이다.
중국 놈들은 박쥐도 먹고 그러던데.
그런 것을 생각하면 몬스터의 고기쯤은 맛도 있겠다, 충분히 넘길 수 있는 부분이었다.
“으…….”
로아는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로아를 위해 로크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진실은 언제나 잔혹한 법이지.”
“흑…….”
딱히 위로는 안 됐다.
* * *
하밀은 부 활동으로 승마를 하고 있었다.
가문에서 배운 것도 있고, 무투 가문이어서인지 균형도 잘 잡았다.
탁월한 운동 신경 덕분에 승마를 배우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가자.”
하밀이 말하자, 말도 그에 호응하듯 움직였다.
그러면서 앞에 있는 장애물을 점프하면서 피했다.
말에 바짝 붙어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다는 것을 증명하듯 하밀과 말은 한 몸처럼 움직였다.
그 모습에 주변 다른 학생들은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너무 아름다웠다.
말과 함께 질주하는 그녀의 모습은 흡사 전설에 나오는 유니콘을 타고 달리는 엘프의 모습처럼 보였다.
“와…….”
“와우…….”
“어떻게 저렇게 우아할 수 있지……?”
“말이 유니콘처럼 보여.”
그녀가 타고 있는 말은 갈색 말임에도 불구하고 하밀과 함께 달리니 유니콘처럼 보이는 착각이 들었다.
휘날리는 머리카락.
말의 고삐를 잡고 있는 손까지.
무엇하나 어디 부족함이 없었다.
“오늘도 이렇게 눈 정화를 하는구나…….”
“정말 저분과 사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서라, 저 얼음 공주가 우리에게 관심이라도 있겠어?”
얼음 공주.
그것이 하밀의 별명이다.
그녀의 관심은 오로지 승마에만 있었고, 주변에서 아무리 어필을 해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가끔 눈길을 줘도, 무관심이 가득한 차가운 눈빛뿐이었다.
“우리에게 관심없을 걸? 저번에 우리 보는 그 눈빛 못 봤어? 얼마나 차가운데.”
“하악…… 오히려 그 시선이 좋은 거 아니겠어?”
한 학생이 몸을 작게 떨며 말했다.
“그 눈빛이 오히려 좋은 거야, 나를 쓰레기 보는 듯한 매정한 눈빛.”
“……너 가까이 오지 마.”
“하지만 저런 미녀가 그런 식으로 바라보면 얼마나 좋은데.”
“아무튼.”
남자는 못 말리는 친구를 뒤로하고 말을 이었다.
“얼음 공주는 우리에게 관심도 없어. 저건 그냥 관상용이라고. 이렇게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지.”
“눈 호강이지.”
“나는 하밀 때문에 여자 친구랑도 헤어졌다고.”
“헤어졌어? 왜?”
“……어쩔 수 없잖아. 하밀을 보고 내 여자 친구를 보니, 영…….”
“흠…….”
하밀은 의도치 않게 커플 브레이커가 되었다.
당연했다.
한 번이라도 하밀을 본다면 자신의 옆에 있는 여자가 쭈구리로 보이기 때문이다.
눈 호강이 말이 좋아서 호강이라고 하는 거지.
눈이 높아져서 오히려 솔로만 늘어나게 되었다.
“그런데 말이야…….”
“저놈은 누구지?”
학생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한 학생이 서 있었다.
이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건, 그가 부 활동 멤버가 아니기 때문은 아니었다.
“하밀 님이 왜 저런 놈을 데리고 온 거지……?”
“왜 남자를…….”
바로 하밀이 그를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혹시 저놈이 로크 바르커인가?”
“로크 바르커?”
“왜 있잖아, S반의 말썽쟁이. 듣기로는 저놈에게 맞은 애들만 해도 수두룩하다던데? 리안 하이룬, 헬라 하이룬, 거기에다 아벨 크라운까지 저놈에게 맞았대.”
“헤엑…….”
학생은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친구의 입에서 나온 이름은 하나같이 아발론에서 네임드로 통하는 놈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이 전부 로크에게 맞았다고?
“아직 1학년이잖아?”
“바르커 가문이잖아. 듣기로는 헬라 하이룬은 팔다리가 부러졌다고 하더라고…….”
“허…….”
학생들은 감탄하며 로크를 바라봤다.
하지만 아직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왜 하밀 님이 저놈을…….”
“나도 잘 모르겠는데, 하밀 님이 유독 저놈과 그…… 같이 붙어 다니는 로아 크라운과는 잘 지낸다고 하더라고.”
“정말?”
“어.”
“흐음…….”
왜 저런 놈과 얼음 공주가 붙어 있는 것일까?
학생들이 의아한 듯 바라보고 있을 때.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온 하밀이 말에서 내렸다.
“어때?”
“잘 타네.”
“그렇지? 어때? 너도 승마 한번 해 볼래?”
“승마?”
“응, 어때? 보기에는 이래도 재미있거든.”
로크는 살짝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다.
부 활동 시간이 돼서, 로아를 끌고 육체개조부에 가려고 하던 찰나에 그녀에게 붙잡혀서 끌려오고 말았다.
뭔가 했더니, 승마라니.
“됐어. 나는 귀찮으니까, 안 해.”
이 시간에도 근 손실이 그를 덮쳐 오고 있었다.
당장 가서 근력 운동을 해야 하는데, 여기서 승마나 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로크가 영 관심 없는 듯하자, 하밀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말했다.
“너 말 탈 줄 모르지.”
“뭐?”
“하긴 말이 처음 타면 조금 무섭긴 하지. 말도 높고, 언제 어떻게 떨어질지 모르니까. 나도 처음에는 무서웠거든~. 그래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
그에 하밀이 눈을 살짝 치켜뜨며, 로아에게 들었던 남자를 자극하는 마법의 단어를 읊었다.
“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