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al game alone in the apocalypse RAW novel - Chapter 87
제87화
87화
‘어, 뭐야. 이 사람 얼굴,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특별히 낯이 익는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어디선가 한번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에 한참을 고민하던 건우는 이내 얼굴을 구겼다.
“아, 생각이 날 것 같은데…….”
생각이 날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았고, 그에 건우는 몰려오는 짜증에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익숙하진 않아. 오래 봤거나 그런 건 아니야. 잠깐 마주쳤거나 그런 거니까. 이번에 캠프들과 거래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아닐 거야.’
건우는 대부분 캠프의 지도자들과 만나서 거래를 하였기에 만나는 사람들은 거의 비슷했다. 가끔 새로운 사람들을 소개해 받는다거나 그러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런 경우라면 자신이 기억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결국 자신을 습격한 이 인물은 자신이 잠깐 스쳐 지나가면서 봤을 가능성이 높았다.
‘아이씨. 답답하네.’
답답함을 느끼던 건우는 이내 아포칼립스가 터지고 난 이후에 만난 사람들을 하나씩 되짚어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1명씩 되짚어 보던 건우는 이내 깨달았다. 눈앞에 있는 사람을 어디에서 만났는지 말이다.
“남서울 캠프……!”
그에 잠시 시체를 바라보던 건우는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별장으로 들어가, 커다란 비닐을 하나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 시체를 감쌌고 그것을 그대로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 후 시간을 확인한 건우는 한숨을 내쉬고는 별장 내부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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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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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서 일어난 건우는 바로 주변을 정리하고는 건물에서 나왔다. 그리고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문단속을 제대로 하고는 유조차에 올라탔다.
‘일단 본집으로 가서 유조차를 대 놓고 다른 차를 끌고 다시 나와야겠네.’
그렇게 말한 건우는 바로 유조차에 시동을 걸고 바로 집으로 향했다. 약 30분 정도 별다른 문제 없이 운전하여 집에 도착한 건우는 바로 유조차를 세우고 다른 차를 끌고 동서울 캠프로 향했다.
캠프에 도착한 건우는 바로 차를 적당한 곳에 세워 두고는 캠프 내부로 들어섰다. 그리고 언제나 가던 술집에 도착한 건우는 인벤토리에서 무전기를 꺼냈다.
“아아. 일어났나?”
그리고 10초 정도 기다리자 무전기에서 김지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지금 술집이니까. 이혜정이랑 같이 내려와.”
-네.
그렇게 이야기를 끝내고 잠시 기다리자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김지혜와 이혜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둘을 목격한 건우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따라와.”
“네? 아, 네.”
그 둘을 데리고 차가 있는 곳으로 나온 건우는 차 뒤쪽으로 이동했고, 인벤토리에서 어제 넣어 두었던 시체들을 꺼냈다.
비닐에 감싸인 뭔가를 꺼내자, 김지혜와 이혜정은 그게 뭔지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뭔지 깨달은 듯이 입을 열었다.
“이건…… 시체네요.”
“어제 날 습격했던 놈들인데.”
“건우 님을요?”
그에 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비닐을 들췄고, 이내 살짝 얼굴을 찡그리는 그녀들을 향해 건우가 한 시체를 지목하며 말했다.
“이놈.”
“……어?”
“저 사람…… 그 사람 맞지?”
그런 이혜정의 물음에 김지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것 같아……. 아니, 맞아.”
“내가 저놈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났거든. 그러다가 아마 남서울 캠프에서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지고 온 거야. 너희라면 뭔가 알고 있을 것 같아서.”
그에 둘은 서로를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김지혜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 사람, 저희도 그렇게 잘 아는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다만 뭐?”
“그 사람 밑에 있던 사람이에요.”
“그 사람?”
김지혜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자경단장이요. 아마 제가 기억하기로 꽤 심복이었던 거로 기억해요.”
“자경단장……? 아, 그 나이만 처먹고 영웅 놀이하던 놈. 이름이 뭐였더라. 한예지 동생이었던 놈 말하는 거 맞지?”
“네. 이름은 한정호예요.”
“…….”
김지혜의 설명에 건우는 이미 죽은 사내의 시체를 잠시 바라보다가 말했다.
“살아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뭘 어떻게 했길래…….”
“어떻게 하실 건가요?”
“…….”
그녀의 물음에 잠시 고민을 하던 건우는 이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너희 둘은 들어가라.”
“네? 건우 님은요?”
“확인만 좀 해 보려고.”
“어떤 거를요?”
그에 건우는 살짝 웃으며 시체들을 정리해 인벤토리에 넣고는 차에 올라탔다.
“들어가라.”
“네.”
그리고 건우는 그대로 차를 몰아 어딘가로 향했다.
* * *
건우가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바로 이제는 폐허가 되어 있는 남서울 캠프였다. 무너진 외벽 사이로 보이는 캠프 내부의 모습은 기존에 깔끔했던 모습은 도저히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을씨년스럽네.”
그렇게 무너진 외벽 앞에 서서 주변을 살피던 건우는 이내 차를 몰았다. 차를 끌고 캠프 내부로 들어선 건우는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전술 헬멧을 꺼내 착용하고 총을 꺼내 준비했다. 이후 건우는 차에서 내렸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일단 한예지의 집무실에 먼저 가 볼까.’
이전에 남서울 캠프가 무너지고 나서 한예지의 집무실로 갔었던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이혜정을 데리고 간다는 쪽지를 발견했었고 말이다.
그러고 나서 바로 뒤돌아 나왔었던 건우였기에, 정확히 그 집무실을 살피지는 못했다.
‘그러고 보면, 왜 남서울 캠프를 무너뜨렸을까. 이혜정과 김지혜를 끌어내는 용도로 남서울 캠프를 이용한 건 알겠지만, 진짜로 무너뜨릴 필요는 없었을 텐데.’
그냥 적당히 싸우는 시늉 정도만 하거나, 아니면 그러지 않더라도 보부상들을 이용해 쪽지를 남겼기에 이혜정과 김지혜 둘 중 하나는 이 캠프에 왔었을 것이다.
그러니 굳이 실제로 남서울 캠프를 공격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그냥 총이 있으니 힘을 뽐내고 싶었다던가, 아니면 상식이라는 게 별로 통하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도 당연히 있긴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한예지의 집무실에 도착한 건우는 그야말로 난장판인 집무실 내부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주변이 워낙 난잡하게 어질러져 있었기에 뭐가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도 힘들었지만, 그래도 건우는 천천히 살펴보았다.
‘뭐가 있는 것 같지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건우의 눈에 뭔가가 보였다. 그에 건우는 넘어진 책장을 들어 올렸고, 그 아래에 있는 나무로 된 상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건, 내가 준 건데.”
그것은 바로 건우가 과거 한예지와 거래를 했을 당시에 그녀에게 총알을 담아 줬었던 상자로, 건우는 바로 그것을 살펴보았다.
상자를 열자 그 안에는 총알이 그대로 들어 있었고, 그걸 본 건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대로 있는 거지?’
아무리 이곳을 공격한 ‘카피’ 캠프가 총으로 무장을 하고 있다고 해도, 그들이 이곳을 덮쳤을 때만 하더라도 제대로 된 방어구를 가지고 있지는 않은 상태였다.
그러니 총을 가지고 있는 한예지는 충분히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이 총알이 든 상자가 이곳에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음.”
그리고 혹시나 주변을 더 확인해 보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에 잠시 고민하던 건우는 인벤토리에서 무전기를 꺼냈다.
“아아. 있어?”
이번에도 약 10초 정도가 지나자,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무슨 일 있나요?
“다름이 아니고, 지금 남서울 캠프에 와 있는데 혹시 그 한예지랑 한정호가 지냈던 방이 어딘지 알아?”
-방이요? 둘이 같은 방을 쓰진 않았어요. 근데 붙어 있는 방을 썼던 거로 기억해요.
“위치는 알아?”
-네. 그러니까…….
김지혜는 그 위치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그걸 모두 들은 건우는 이내 무전기에 대고 말했다.
“알았어.”
그리고 무전기를 다시 인벤토리에 넣은 건우는 그녀가 알려 준 곳으로 이동했다. 그들은 최상층의 가장 안쪽에 있는 2개의 방을 사용했는데, 그곳의 문은 당연히 잠겨 있었다.
‘그냥 분해를 하자.’
총으로 손잡이를 부숴서 들어가는 방법도 있긴 했지만, 어차피 이제 사람들이 살지도 않는 곳이었고 큰 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그냥 분해를 하는 게 훨씬 깔끔했다.
그렇게 분해를 하여 문이 사라지고 방의 내부가 눈에 들어온 순간, 건우는 순간적으로 눈이 커지며 살짝 놀랐다.
건우가 놀란 이유는 문 바로 앞쪽에 한 구의 시체가 엎드려서 죽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체를 가만히 바라보던 건우는 이내 입을 열었다.
“참…….”
시체는 부패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였지만, 그걸 보는 순간 그 시체가 한예지의 시체라는 것을 건우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에 건우는 코를 찌르는 악취에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는 인벤토리에서 작은 천 조각을 하나 꺼내 입을 가리고는 안으로 들어섰다.
이후 건우는 가만히 시체를 살펴보았다.
‘그래도 한겨울이라 부패가 그렇게까지 빠르게 진행된 것 같지는 않지, 죽은 지 꽤 시간이 된 것 같아서 자세히 확인은 안 되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총에 당해서 죽었다는 것이었다. 뒤통수 쪽에 총으로 생긴 듯한 상처가 하나 존재했다.
그걸 잠시 바라보던 건우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건우는 가만히 서서 한예지의 시체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자살…… 은 아닌 것 같네. 자세가 자살로 죽은 모습이 아니야. 그러면 누군가에게 문을 열어 주고 몸을 돌렸을 때 기습을 당한 건가?”
그리고 이 상황에서 믿을 만한 사람에게 기습을 당했다는 것은 결국 그녀의 동생인 한정호에게 죽임을 당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았다.
물론,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었지만, 건우가 보기에는 그의 짓 같아 보았다. 다른 건 몰라도 이곳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또 방 내부도 먼지만 쌓였을 뿐 크게 어지럽혀져 있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에휴.”
그에 건우는 혀를 차며 그녀의 시체를 잠시 바라보았고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그 방을 나왔다. 그 후 건우는 옆쪽에 있는 방의 문도 분해했다.
이곳이 김지혜가 알려 준, 한정호가 지냈다는 방이었다.
“……맞는 것 같네.”
먼지만 쌓였을 뿐 어지럽혀져 있지도 않고 물건들도 그대로 있었던 한예지의 방에 비해서, 한정호의 방은 먼지가 쌓인 것은 같았지만 내부에 물건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 상태로 방을 한번 둘러본 건우는 이내 그 방에서 나왔다. 이후 잠시 생각을 하던 건우는 이내 몸을 돌려 건물을 빠져나왔다.
‘이 이상 여기에서 뭔가 얻기는 힘들 것 같네. 그렇다고 한정호가 어디로 도망쳤는지 찾는 것도 힘들고.’
그리고 차를 세워 둔 곳으로 걸어가던 건우는 뭔가 생각난 듯이 눈을 빛냈다.
“그래. 거기에 가서 한번 물어볼까?”
목적지를 정한 건우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근데 거기에 걔들이 아직 있으려나 모르겠네. 일단 가 보자.”
그렇게 차에 도착한 건우는 바로 차에 올라타고는 어딘가로 차를 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