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rdmaster’s Youngest Son RAW novel - Chapter (692)
제 666화
177화. 요나, 요나, 요나…….(2)
일행은 혼기의 흔적을 따라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네가 아니었다면…… 우린 진짜 그 아이와 가짜를 구분하지도 못한 채 헛짓을 했겠구나. 후, 이제는 우리가 과연 이 숲에서 처음에 발견한 게 진짜 요나라는 것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두 종류의 혼기.
그중 무엇이 진짜 요나의 것인지는 진도 확실하게 알 수 없었다. 일단 몇 명을 만나든, 합공의 형태만 아니라면 모두 다 제압할 자신이 있을 뿐.
합공을 펼친다 할지라도 진짜와 가짜를 완벽하게 구분해내는 순간부터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터였다.
‘만일 다수의 가짜가 숲에 들어선 것이라면 그 이유는 아마 요나 누님을 붙잡기 위해서거나…… 제거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진이 해야 할 일은 단지 요나를 확보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녀를 보호하는 것도 포함될 터.
오울은 바로 그 지점 때문에 자책하고 있었다.
무명은 내내 가짜 요나의 존재를 전혀 상정하지 못한 채 작전을 수행했다.
“숲에 가짜가 섞여 있을 수 있다는 건, 당연히 예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요나 누님이 발견된 곳은 아킨이 유일하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진이 그의 속을 알아보고 말했다.
“하이란 제2성에서 널 만난 이후 요나가 남기는 혼돈의 흔적으로 가짜가 만들어진다는 걸 똑똑히 듣고도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 그 아이를 볼 면목이 없구나.”
“오울 님,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어쨌거나 혼기는 두 종류고, 그 소유자들은 아직 아무도 숲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해결하면 됩니다.”
적게는 셋, 많게는 다섯 이상.
그간 무명이 놓친 요나의 혼돈 흔적은 대략 그 정도다.
진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 숲에 열 이상의 가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할지라도 지금 전력이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속도를 높일 필요는 있겠습니다. 가짜들이 누님을 노리고 있다는 직감이 듭니다. 음…… 우선 단순한 접근부터 해볼까요. 두 분은 귀를 막는 게 나을 겁니다.”
흡……!
한 차례 크게 숨을 들이쉬는 진.
요나, 누님-!
이내 진이 있는 힘껏 소리를 내지르자, 그 풍압에 앞에 놓인 나무들이 몇 그루나 부러지고 뽑히는 모습이 보였다.
온 숲에 지진이 난 듯 쩌렁쩌렁 메아리가 울려댔다.
헤도와 오울이 아니라 평범한 무인들이 옆에 서 있었다면 고막이 터지며 기절했을 것이다.
“목청 한번 좋군. 네 누이가 숲에 있다면 반드시 들었겠어.”
“고맙습니다, 헤도 경. 오울 님, 만약 오울 님이 지금 저쪽 전방 숲 어딘가에 있고, 제 목소리를 듣는다면 어떻게 오시겠습니까? 제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면 말이죠. 암살을 시도하거나, 동향을 살피려는 목적으로.”
오울은 즉시 그 말을 알아들었다.
“요나들의 이동 경로를 보자는 것이군, 따라와라.”
일행은 방금처럼 신중하고 찬찬히 혼기를 쫓는 대신 오울을 따라 전속으로 내달렸다.
오울은 과연 무명왕이라는 칭호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며 이동했는데, 그가 나무 사이를 훑으며 움직이는 속도와 진과 헤도가 직선으로 달리는 속도가 비슷할 지경이었다.
무엇보다도 오울은 이동하며 거의 소리를 내지 않았다. 사람이 아니라 바람이 달리는 듯이.
“과연 무명왕이군. 살신이라는 네 누이는 저보다도 대단한 것인가.”
“아마 그럴 겁니다. 이미 암살에 한해서는 누님이 오울 님을 한참 전에 능가했다고 들었으니. 전 누님의 발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한창 달리던 중, 별안간 오울이 우뚝 걸음을 멈췄다.
이번엔 그가 다른 이들이 읽지 못한 한 가지 기운을 가장 먼저 알아보았다.
“살기다.”
그 말에 진과 헤도도 미약하게 느껴지는 살기를 읽었다.
진짜든, 가짜든. 어느 한쪽은 방금 이동으로 확연히 가까워진 것이다.
진은 근처에 남은 혼기를 다시 읽었다.
“아까보다 훨씬 진한 혼기도 남아 있습니다. 여전히 두 종류니, 제 목소리에 진짜 누님과 가짜가 모두 반응했다는 의미겠군요.”
펑!
그 말을 끝내기 무섭게 숲 저편에서 붉은 신호탄이 솟아올랐다. 포위선 한쪽에서 요나가 나타난 것이다.
진도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노란색, 특이사항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동시에 하늘로 황금빛 기운이 솟구쳤는데, 그건 베일의 비행이었다. 그는 순식간에 붉은빛 신호탄이 터진 곳으로 향했고, 잠시 후 진 쪽으로 다시 날아왔다. 한껏 짜증이 가득한 얼굴을 한 채.
“베일, 방금 붉은 신호탄이 쏘아진 쪽에서 요나 누님을 봤나?”
[못 봤다. 한 차례 기습 공격만 하고 사라졌다더군. 그 근처를 뒤져보려 했는데, 갑자기 왜 불렀어?]“기습? 피해 인원은?”
[켈이라는 놈이 다쳤는데, 조금 베인 수준.]“다행이군. 숲에 가짜 요나들이 섞여 있다.”
[뭐? 하나가 아니라고?]“나머지 인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진짜든 가짜든 보이면 일단 제압해서 내게 데려와. 명심해라, 절대 죽이거나 불구로 만들면 안 된다. 멀쩡한 상태로 생포해. 혼자서 불가하다고 판단되면 추적하면서 신호탄 쏘고, 포위선 인원들 피해 없게 하고.”
펑, 퍼펑!
안타깝게도 베일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사방에서 신호탄이 쏘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전부 다 가서 살펴보고 상황을 진에게 보고해라, 베일.”
[으…… 알았다고!]하늘로 날아오르며 답하는 베일.
그는 초월적인 비행 능력을 이용해 실시간 연락망을 훌륭히 수행해냈다.
[저쪽에서도 네 누나가 발견됐다, 란케가 쫓아냈어.] [저기서는 두 명이 동시에 나왔다는데, 비앙카가 응전하니까 바로 도망쳤대…….] [방금은 내가 마주쳤고, 추격한 끝에 부상을 입혔다. 아, 치명적인 상처는 안 입혔어! 팔을 살짝 벤 정도라서 다른 요나들하고 구분할 수 있는 정도야.]그런 식으로 베일은 전서구처럼 실시간 연락망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냈다. 그가 아니었다면 수색조 모두가 큰 혼란에 빠졌을 것이다.
란케와 비앙카도 예상했던 대로 큰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진이 그들을 모두 데려오지 않았다면 벌써 사망자가 나와도 몇 번은 나왔을 터였다.
오울은 베일이 보고할 때마다 지도에 모든 요나들의 위치를 표시하며 그들의 예상 동선을 고민했고, 진은 두 종류의 혼기를 더 뚜렷이 구분하기 위해 집중을 놓지 않았다.
두 사람은 헤도가 있기에 때때로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다.
이내 오울은 요나들의 예상 경로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몇 가지를 추렸고, 진은 혼기를 완벽하게 구분했다.
“확실합니다, 오울 님. 진짜 누님의 기운은 하나인 반면, 가짜들의 기운은 똑같은 게 여럿 중첩되어 있습니다. 중복되는 게 가짜들의 기운입니다. 이 근방에 중복된 가짜의 기준은 총 셋이군요.”
진이 숲 안쪽으로 들어선 후 혼기 구분에 계속 집중한 이유였다.
두 종류의 기운 중 무엇이 고유한 것인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었고, 중첩된 기운을 통해 가짜의 숫자도 유추해야 했다.
“게다가 누님의 기운이 점점 더 진해지고 있으니, 다른 포위선에서 발견된 건 시간상 모두 가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진짜 요나는 현재 일행과 가장 가까운 상태였다. 세 명의 가짜 요나와 함께.
“그렇다면 동선도 한두 가지로 좁혀지는군, 12기수.”
오울이 생각한 요나들의 이동 경로는 다름이 아니었다.
가짜들이 진짜 요나를 죽이기 위해 몰아붙이고 있는 경우, 그리고 그 반대. 어느 쪽이든 오울은 이제 곧 요나들이 마주치리라 확신하고 있었다.
베일이 보고할 때마다 포위선 쪽에 있는 요나들이 점점 더 숲 안쪽으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었다. 마치 사냥감을 향해 포위망을 좁혀가는 것처럼 말이다.
“가짜들은 우리 때문에 교란을 하다가 숲 중앙으로 집결하려는 중일 거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군.”
“무엇이 이상합니까?”
“진짜 요나는 분명 가짜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미 하나쯤은 혼자 베었을 법도 한데, 그런 흔적이 전혀 없어.”
“요나 누님이 도주만 하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요나가 정상적인 능력을 못 내는 상황이거나, 다른 방해 요소가 있는 것이다.”
“우선 숲 중앙으로 가보는 게 좋겠소, 무명왕.”
숲 중앙에 도달할 때까지도 전투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대신, 일행은 그때부터 습격을 받기 시작했다.
난데없이 등 뒤가 서늘해져 돌아보면 칼이 날아들었고, 막아내려는 순간 눈앞에서 요나의 모습이 사라졌다.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습격을 방어한 후.
진은 결론을 내렸다.
“……지금 우릴 습격하고 있는 건 진짜 요나 누님입니다. 기운이 다른 혼기와 중복되지 않습니다.”
습격을 피하는 찰나의 순간만 확인할 수 있기에 세 번이 필요했다.
“게다가 다른 가짜들도 근처에 있습니다. 가짜들의 혼기가 계속 뒤엉키면서 움직이고 있으니…… 진짜 누님과의 차이점 중 하나로군요.”
“근처에 있다고?”
“예, 그리고 아까 우리에게 살기를 읽힌 것도 가짜들입니다. 지금 습격을 받아본바, 진짜 요나 누님은…… 그런 미약한 살기조차 전혀 남기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남는 혼기조차, 제가 아니면 아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고요.”
진이 착잡한 얼굴로 주위를 살폈다.
말하자면, 진과 오울의 예상은 틀린 셈이었다.
가짜들은 요나를 제거하기 위해 움직인 게 아니고, 진짜 요나는 그들로부터 도망치고 있지 않았다.
진짜와 가짜, 요나들이 노리고 있던 건.
처음부터 진 일행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무명이 아킨에서 요나의 행방을 확인했을 때부터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그때부터 일부러 무명이 자신들을 ‘한 사람’으로 인식하도록 진짜와 가짜들이 번갈아 가면서 움직였으니, 오울이 가짜를 상정하지 못한 건 당연한 일이었다.
“요나가 가짜를 베지 못하고 있던 게 아니라, 애초에 협력하고 있었다는 말이로군…….”
오울이 그렇게 말한 순간, 일행이 보고 있는 숲의 풍경이 빠른 속도로 일그러졌다.
요나들이 깔아둔 ‘덫’이 발동한 것이다.
사방에서 시커먼 장막이 치솟았고, 진은 즉시 그것이 혼돈의 아공간이라는 걸 알아보았다.
세 사람은 등을 맞대며 검을 뽑았다.
이어 어둠 속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진…… 오랜만이로구나.]조슈아 룬칸델.
그의 목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