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I told me to become a chaebol RAW novel - Chapter 118
117화 – 닷컴버블 (2)
“다들 준비 되었죠?”
“네, 회장님.”
하루가 또 한번 지나고 아침이 되었을 때 TS 인베스트먼트는 간만에 모든 인력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미국을 더욱 높은 곳으로 이끌 신시대의 사업.
IT 분야는 미국에서 그러한 평가와 취급을 받고 있었다.
덕분에 지금 닷컴버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도하게 오른 IT 분야의 주식이 폭락하기 시작하자 수 많은 회사들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전날부터 그 흐름을 파악했던 태성은 간만에 집이나 TS 테크놀러지로만 출근하던 패턴을 바꾸게 되었다.
당분간 TS 인베스트먼트가 태성이 출근할 장소였다.
“그러면 오늘도 시작해보죠.”
“네.”
그동안 TS 인베스트먼트는 IT 분야 기업들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면서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날 장마감 시점부터 그 행보는 정반대로 바뀌게 되었다.
“얼마나 팔았나요?”
“보유 지분의 40% 이상을 판매했습니다. 다만 하락세가 강해서 이 이상은 속도가 매우 느려질듯 합니다.”
“괜찮아요. 다 팔아치울 생각도 아니었으니까… 절반쯤 팔면 매각을 멈추세요.”
“알겠습니다.”
인베스트먼트의 상황을 확인하던 태성은 잠시 휴식을 위해 근처의 의자에 앉았다.
그러다가 작은 지동을 느끼고는 주머니에서 새로운 형태의 휴대전화를 꺼내 확인했다.
“이리스…인가.”
그 휴대전화는 기존의 폴더형, 슬라이드형과 달리 물리적인 자판은 없었다.
대신 4인치에 달하는 크기의 디스플레이와 그 아래에 몇개의 버튼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내년에 출시할 세레스5의 프로토타입이었다.
“아직 터치 부분은 불안정하네.”
그 형태에서 알 수 있듯 세레스5는 TS의 최초의 터치폰이 될 예정이었다.
물론 프로토타입이었기에 아직 스마트라는 이름은 쓸 수 없는 레벨이었다.
그럼에도 프로토타입 버전을 가지고 있는 것은 세레스5부터 쓸 수 있게 되는 TS톡의 모바일 버전 때문이었다.
[아직은 TS톡 모바일 버전도 그렇고 최적화 문제가 조금 남아 있어요. 그래도 세레스5가 나올쯤에는 저와의 연락이 더 쉬워지겠죠.]이리스는 그런 이야기를 TS톡을 통해 태성의 휴대전화에 전송했다.
단순히 텍스트를 전송하는 것이었기에 딜레이는 거의 없었다.
거의라는 부분에서 알 수 있듯 약간은 딜레이가 있지만 현재 2G로 통용되는 무선네트워크 상황을 고려하면 별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고보니 3G인가 하는거는 언제 상용화 되는거야?”
[게임 개발에 집중하시는 동안 올렸던 보고서에 관련 내용이 있었던거 같은데요.]“보기는 했지만 혼자서 게임 만드는 와중에 그 내용을 다 기억하는건 무리라고.”
[그런가요. 그렇다면 새롭게 설명해드리죠.]그렇게 말하며 이리스는 잠시 침묵에 빠졌고 몇분 뒤 여러 자료를 TS톡을 통해 전송하기 시작했다.
[총 4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하지만 마지막 페이지만 보셔도 되요.]그 말에 태성은 터치스크린을 조작해 보고서의 마지막 페이지를 확인했다.
“본래 2001년에 상용화되는 WCDMA 개발에 참여했으며 퀄컴 인수를 통해 확보한 무선 네트워크 기술과 특허를 활용. 그 결과… 올해 7월 1일부터 상용화?”
[네, 7월 1일이면 머지 않았죠.]“이래서 세레스폰의 전반적인 출시 시기를 조정해서 내년 1분기에 세레스5를 내려고 한거구나.”
[그렇죠. 대신 각종 신기술과 고사양 부품들이 들어가서 이번에는 가격이 어느정도 오르게 되겠죠.]“그 부분은 어쩔 수 없지.”
이리스의 계획에 따라 세레스폰은 차근차근 개선되고 발전해왔다.
그럼에도 내년에 출시될 세레스5는 많은 것들이 바뀔 예정이기에 가격적인 부분에서 변동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얼마?”
“세레스4가 400달러인데 엄청난 인상이네.”
[이마저도 저희의 이득은 0에 가까울 정도로 맞춘거라서 말이죠.]세레스5의 목적은 하나 뿐이었다.
차세대 휴대전화 시장를 선점해서 향후 업계를 리드하는 것.
그렇기에 세레스5에 맞춰서 신경 써야할 부분이 많았다.
[내년부터는 모바일이라는 단어가 매우 익숙해지게 되겠죠.]“음… 만들고 있는 게임을 모바일 버전으로도 내볼까?”
[아직 게임을 얼마 만들지도 않으셨는데 벌써 그런 구상을 하고 계시나요?]“날 뭘로 보는거야. 당연히 다 만들고 나서 작업해야지.”
[그렇군요. 뭐, 태성님이라면 알아서 잘 하시겠죠.]터치폰으로 출시될 세레스5와 그에 맞춰서 상용화될 3G에 대한 이야기가 적당히 끝나자 태성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식 매각 상황은 어떻습니까?”
“50% 가까이 매각이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증권거래소에서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브레이크… 서킷브레이커 말이죠?”
“네, 그래서 이후부터는 매각이 어려울듯 합니다.”
“음… 그러면 여기서 멈추도록 하죠.”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 되었다면 이제 가만히 놔두어도 더 추락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뒤에 알짜라고 할 수 있는 주식들을 끌어 모은다.
“그러면 이번에는 수익 부분은 딱히 나올게 없겠군요?”
“그렇죠. 이번에 확보한 자금들로 주요 기업들의 지분 확보에 집중하게 될테니까요.”
그동안 TS는 가치가 높다면 구분 없이 주식을 확보해왔으나 이번 폭락을 통해서 닷컴버블로 무너질 기업들의 주식을 대거 정리했다.
동시에 저평가 되고 있는 기업들의 주식을 확보할 준비를 마쳤다.
“이 일이 끝나면 우리 TS는 정말 엄청난 회사가 되겠군요.”
“당연하죠. 이 일이 끝나면 우리는 세계의 IT 산업을 우리 영향 아래에 두게 될테니까요.”
“그래도 그 정도면 정부에게 공세를 받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확실히 반독점법 같은건 위험하죠. 그러니 이후부터는 정치권을 잘 주시해야할겁니다. 뭐, 이번에 앨 고어가 당선되면 몇년간은 평온하겠지만요.”
그 사이에 회사를 더욱 키운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정계에 손을 잘 써둔다면 반독점법마저 억제할 가능성도 있었다.
자세한 내용이 필요하다면 이리스가 움직이겠지만 당장은 필요 없었으니 태성은 차분히 상황을 주시했다.
“브레이크가 또 걸릴까요?”
“이 하락세에 브레이크가 1번 걸렸으니… 오늘 오후에 1번 더 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 그러면 저는 잠깐 나갔다가 올게요.”
지금 상황이라면 태성은 한동안 시장 상황을 둘러볼 필요가 없을듯 했다.
그렇기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인베스트먼트 사무실을 빠져 나왔다.
TS 테크놀러지가 설립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설립된만큼 현재의 인베스트먼트는 태성이 없더라도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해줄 것이다.
그래서 태성은 자신의 집무실로 향했다.
아직 개발 중이던 게임에 대해 신경 써야할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연말까지 거의 반년 남았는데 이걸 다행이라 해야하나.”
몇달간 게임의 기반을 만들고 어떠한 장르에 어떠한 느낌으로 게임을 만들지는 거의 정했다.
문제는 혼자서 하다보니 이 과정에서만 2달 정도가 가볍게 흘렀다.
그래도 방향이 정해졌으니 이제부터 만드는 것에 집중하면 반년만에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작업에 들어갔다 싶으면 말이 없구나.”
슬쩍 이리스를 살피다가 태성은 한창 기본틀만 잡아둔 게임 개발 상황을 보며 바쁘게 손을 움직였다.
***
태성은 매일 증시 상황을 확인하며 게임 개발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닷컴버블은 며칠간 끝모를 하락을 이어갔고 이후 몇주라는 시간동안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래서 약간 문제가 생겼어요.]“앨 고어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라…”
앨 고어는 민주당 경선에서 별 어려움 없이 승리를 거두면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상태였다.
문제는 현재 앨 고어는 클린턴 정부의 부통령으로 머무는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클린턴 정부의 실책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위치였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닷컴버블이 클린턴 정부의 실책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었다.
정부 차원에서 IT 업계를 키우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으니 그들의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면 지지율은 어떻게 되었어?”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오차범위를 고려해도 근소한 우세를 유지하고 있어요.]“그러면 여기서 흐름을 끊어둘 필요가 있겠는데…”
태성은 그렇게 말하며 옆에 풀어둔 이리스의 시계를 보았다.
그런 태성의 심정을 알겠다는듯 이리스는 몇가지 답을 내놨는데 그 중에서 태성의 이목을 끈 답이 있었다.
“상장…?”
[네, 상장이요.]“너는 그런 쪽에 좀 부정적이지 않았어?”
[상장 전에 우리 회사만의 기술에 대한 부분을 퓨처 랩에 모두 이전하면 되요. 아무래도 연구소를 상장할 일은 없잖아요?]“으흠… 그것도 그렇네.”
그래도 상장이라는 것은 신중하게 고민해야하는 부분이니 우선은 넘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한번 주제가 나와서 그런지 태성의 머리 한편에서는 상장에 대한 생각이 계속 돌아갔다.
상장을 한다면 어떤 회사가 먼저하는 것이 좋을까라는 생각이었다.
테크놀러지, 인베스트먼트,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 일렉트로닉스.
그 외의 회사도 몇개 더 있지만 TS의 핵심은 이 5대 기업이었다.
“엔터테인먼트를 몇달 안에 상장하면 버블의 영향을 받을까?”
[음… IT 전문인 우리 그룹에서 가장 IT와 거리가 멀어보이는 분야라서 비교적 영향이 적지 않을까 싶은데요.]“그 대신 IT 버블에 유의미한 영향은 못 주겠지?”
[그렇게 되겠죠. 제가 상장 이야기를 한건 TS 테크놀러지를 염두에 두고 한거니까요.]가만히 이리스의 이야기를 들었던 태성은 왠지 모를 아쉬움을 느꼈다.
TS는 아시아 경제 위기때 사용하고 남은 자금과 매년 나오는 순익들을 대부분 주식에 투입해두었다.
그렇기에 옵션이라는 부분에서는 그렇게 많은 분량을 투입하지 못한 상태였다.
[옵션은 변수가 크니까요. 제가 알고 있는 역사와 달라진 부분이 많아서 그쪽은 아무래도 보수적으로 가야겠다 싶더라고요.]“어차피 이정도만 해도 IT 분야를 장악하기에는 충분하니까 말이지?”
[네, 사실 옵션을 적게 넣어놨다고 해도 지금의 하락세라면… 3배 이상은 가볍게 벌 수 있으니까요.]“옵션 쪽으로 빼둔 자금이… 15억 달러 정도던가?”
[네, 일이 끝나면 50억 달러 정도가 되어서 돌아오겠네요.]“이야… 이렇게 보니 아깝네.”
TS는 그동안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왔기에 버블이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주식의 가치는 200억 달러를 넘기고 있었다.
이 금액의 절반만 옵션에 넣었어도 그 수익은 상상도 못하는 범위가 되었을 것이다.
“뭐, 좋아. 미국의 경제를 돌아보면 어느순간 버블이 또 찾아왔으니까. 그렇지?”
[네, 미국은 세계 최고이자 최대의 국가. 그렇기에 세계의 돈이 모여들고 잊을만 하면 버블이 생기고 터져버리죠.]그렇다.
TS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기회는 또 한번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이번 닷컴버블로도 향후 TS의 발전에 필요한 자금은 모두 충족 시킬 수 있었다.
그때 이리스가 한마디를 더 보탰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발전하는게 미국이라는 나라죠.]“…한국은 그 근처라도 갈려면 멀었지?”
[네, 당장 이번 미국의 버블 붕괴로 한국도 상당히 영향을 받을테니까요. 이런 나라가 미국의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 일본 정도까지 성장할려면… 수십년은 걸리겠죠.]요즘 이리스와 대화를 하다보면 중단기 목표가 아닌 장기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결국 태성이 도달해야하는 길이었으니 이해했다.
“그러면 나는 다시 게임을 만들러갈게.”
[한창 돈이 들어오고 있는게 보이는 상황인데도요?]“그 돈을 움직이는건 지금이 아니잖아?”
그러면서 태성은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하긴 그렇죠. 저희가 움직이는건 아마 겨울이 다가올 쯤이 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