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xtra Is Too Strong RAW novel - Chapter (965)
엑스트라가 너무 강함 965화
제290장 바다의 가장 깊은 곳에서
[정말로 여기까지 왔군요.]와르더는 감개무량한 기색이었다.
신화가 끝난 이후로 500년 만에 열린 시련의 관문이다. 그 관문을 하나하나 통과하여 마침내 여정의 끝이 다가오니 페세이타를 섬기는 신관으로서 오만가지 감상이 들 만도 했다.
[…설마 이렇게 빠르게 여기까지 오게 될 거라고는 정말로 상상도 못 했습니다. 하긴 제 우둔한 머리로 상상할 수 있는 한계를 뛰어넘는 분들이기에 위대한 바다의 어머니의 선택을 받으신 거겠지요.]심지어 그 모든 과정이 하루 만에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그의 심경을 매우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 장대한 시련의 여정이 고작 하루도 안 되는 게 말이 되는가?
하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그렇기에 더욱 경이롭고 신화적이었다.
모르드가 물었다.
“제6관문은 어디입니까?”
[성역의 안쪽으로 가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배를 탈 수 없겠군요. 두고 가는 수밖에 없겠습니다.]“위치를 알려주시죠.”
[저기 보이십니까?]와르더가 먼 곳을 가리켰다.
텅 빈 채로 만 년 넘게 방치된 초고대도시 너머.
그곳에는 거대한 물기둥이 있었다.
“…폭포는 아니군요. 저거 혹시 역류하고 있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가까이 가 보시죠. 제가…….]“아니,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모르드는 공간왜곡장을 펼쳤다. 한 번에 10킬로미터가 넘는 영역을 이어서, 목적지를 향해 급격하게 다가간다.
[배에서 볼 때도 놀라웠지만… 이렇게 보니 정말 믿어지지 않는군요. 천공신의 권능을 이렇게 자유자재로 쓰는 존재가 있다니…….]현세에도 천공신의 권능을 쓰는 존재는 있다.
천공신의 신관들이 대표적이고, 여행의 신 에르낙이나 강물과 흐름의 신 비라스 같은 신의 자손들이 그렇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모르드처럼 자유자재로 공간을 통제할 수 없었다.
[흐어어억……!]와르더는 비명을 질렀다.
인어족인 그는 육지에 나간 경험이 잦았으며 하늘을 날아본 경험도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높은 고도를, 이토록 빠르게 날아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공간왜곡장으로 모두를 묶어서 높은 곳에 위치시켜 비스듬히 낙하시키고, 해수면에 가까워지면 다시 높은 곳으로 이동시키기를 반복하는 모르드의 특기 이동법.
비스듬한 각도로 끝없이 낙하하면서 한계까지 가속이 붙기 때문에 그 이동속도는 와르더가 상상해 본 적도 없을 정도로 빨랐다.
“와…….”
문득 리온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감탄성을 흘렸다.
그럴 만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도시를 넘어서 한참 가자 또 다른 해변이 나왔다. 해저호수와 달리 끝없이 펼쳐져서 바다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바다 위로는 하늘이 아닌, 또 다른 바다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두 개의 바다가 위아래를 점하고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비현실적인 풍경이다.
“성역답군요.”
세데아도 혀를 내둘렀다.
에리우도 말은 안 했지만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생각보다 멀군.”
모르드가 중얼거렸다.
낙하하면서 가속하는 것만이 아니라 몇 초에 한 번씩은 공간왜곡장으로 10킬로미터 단위를 이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물기둥까지는 아주 느릿느릿하게 가까워지고 있었다.
물론 이상한 일은 아니다. 페세이타의 성역이라면 아리타의 성역인 하늘산과 규모가 대등한 게 당연하니까.
그렇다고는 해도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했음에도, 아직도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으니 질리는 기분이 들었다.
“저기까지 가는 것 자체가 시련인 것 같은데? 모르드 네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1년은 갔어야 했을지도 몰라.”
달시가 말했다.
확실히 그랬다. 뛰어난 비행능력이 있는 존재라 한들 언제까지고 날아갈 수는 없으니까.
결국 바다에 내려서야 할 것이고, 바다의 백성이 아닌 자에게는 아래쪽에 육지가 펼쳐져 있는 것보다 훨씬 가혹한 환경이었으리라.
게다가 이 바다는 결코 얌전하지 않았다.
일부 구간에는 폭풍우가 몰아치고 있고, 또 어딘가에는 거센 풍랑이 보였으며, 거대한 소용돌이가 주변을 빨아들이는 곳도 있었고 용오름이 살벌하게 솟구치는 곳도 있었다.
모르드가 이 모든 것을 무시하고 최소한의 힘만으로, 그러면서도 그 어떤 비행능력의 소유자보다도 빠르게 초장거리 이동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저곳을 지나는 과정이 끔찍한 시련이 되었을 것이다.
인간에게는 너무나 거대한, 어쩌면 현세 전체보다도 더 거대한 바다를 통과하는 과정은 어떤 의미에서는 지금까지 맞닥뜨린 그 어떤 시련보다도 장엄한 시련이었다.
모르드는 와르더에게 물었다.
“혹시 매번 이런 길을 통해서 페세이타께 가십니까?”
[아, 아닙니다.]너무 빠르게 하늘을 날고, 정신없이 공간을 뛰어넘는 상황에 얼어붙어 있던 와르더가 흠칫하며 입을 열었다.
[성역의 중심부에는 저도 가 본 적이 없습니다. 가장 깊은 바다에 갈 때는 성역을 통하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길을 통했지요. 아무나, 아무 때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요.]“그렇군요.”
하긴 하늘산도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대신관장이 아니라 교황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이리라.
“…대체 얼마나 거대한 건지 모르겠군요. 거리감이 상실될 정도라니.”
모르드 일행은 거대함에 익숙하다. 그럼에도 이 성역의 스케일 앞에서는 거리와 크기에 대한 감각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래도 장기전이 될 것 같군. 달시만 빼고 모두 안으로 들어가라.”
일행은 모르드의 뜻을 알아듣고 그의 심상 세계로 사라졌다.
와르더는 이미 일행이 모르드의 심상 세계를 드나드는 것을 보았지만 그럼에도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모르드는 달시에게 손을 내밀었다.
“가자, 달시. 일분일초라도 아껴야 한다.”
“설마 이걸 여기서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달시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모르드의 손을 맞잡았다.
후우우우우!
동시에 그녀가 은색 털의 늑대인간으로 변신하여 신성을 한껏 개방한다.
데에에에엥!
모르드 역시 종언의 신성을 개방하여 신혈 개방 5단계까지 변신한다.
“와르더 대신관장님, 이걸로 연결하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이를 악물고 있어 주십시오.”
모르드는 심상 세계에서 마법의 사슬 하나를 꺼내서 자신과 와르더를 연결했다.
우우우우우우!
그리고 모르드와 달시의 신성이 공명하기 시작했다.
-질풍의 세계!
달시가 상대시간가속의 권능을 발했다.
가속의 이능이 격상되어 완성된 그 권능은, 당연하게도 천공신의 영역에 속한 권능이었다.
서로 다른 색을 띤 모르드의 두 눈이 빛을 발한다.
그러자 와르더가 느끼는 시간이 변화한다.
‘뭐지? 분명히 느려졌었는데…….’
상대시간가속은 자신의 시간을 가속하는 것. 따라서 세상이 느리게 보인다.
실질적인 소요시간과는 별개로, 이동하는 동안 그들은 세상이 아주 느릿느릿하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였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풍경이 어마어마하게 빠르게 지나가고 있다.
[여기까진 잘되네.]혼란에 빠진 그에게 달시의 정신파가 들려온다.
[그렇군. 먼 길을 가야 하는데 하염없이 느릿느릿함을 즐겨야 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니까.]모르드가 대답했다.
공간왜곡장을 통해서 10킬로미터씩 이동해가며 끝없이 낙하할 때도 그들의 속도는 이미 음속을 훨씬 넘어서고 있었다.
거기에 달시의 상대시간가속이 더해지자 실질적인 낙하속도는 극초음속, 그것도 음속의 10배를 돌파했다.
천공신의 신성과 공명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시간가속의 권능이 훨씬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르드와 달시는 거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정신과 육체의 가속 상태를 분리함으로써, 정신이 이 상황을 엄청나게 빠른 이동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초장거리 이동을 상정하고 연구해 본 방법이었는데 이런 곳에서 실전투입하게 될 줄은 몰랐다.
[역시 이 정도로 가속하니 가까워지는군.]음속의 10배 이상으로 낙하하면서 공간왜곡장으로 10킬로미터씩 뛰어넘기까지 하고 있다. 두세 시간 정도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것도 가능한 속도였다.
그 정도 속도로 두 바다 사이를 가로지르자 거대한 물기둥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게 실감되었다.
‘거대함만으로 따지면 하늘산보다는 작나?’
혹은 시련이기에 적정한 규모로 설정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조차도 너무나 거대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들은 그 후로도 한 시간 이상을 날아간 후에야 물기둥에 도달할 수 있었다.
“으아, 죽겠네…….”
달시는 지친 나머지 속에 든 것들을 게워낼 것만 같았다.
모르드도 힘들긴 마찬가지라 회복 물약과 마력 회복 물약을 몇 병 꺼내서 마신 다음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근데 이건 진짜… 미친 수준이네.”
변신을 푼 달시가 물기둥을 보며 말했다.
콰콰콰콰콰콰……!
고막이 나가 버릴 것 같은 굉음이 울리고 있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대폭포도 이 물기둥 앞에서는 소박해 보일 것이다.
물기둥은 가까이서는 한눈에 다 들어오지도 않았다.
멀리서 가늠해 본 바로는 지름이 100킬로미터에 달하는데, 그런 물기둥이 하늘을 향해 역류하고 있는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현실감이 종잇장처럼 찢어져 흩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잠시 물기둥을 올려다보던 모르드가 와르더에게 물었다.
“이걸 따라서 가면 되겠습니까?”
“예. 아마도…….”
“그럼 가 봅시다. 달시, 들어갈 건가?”
“아니, 여기까지 왔으니 그냥 가 보고 싶네.”
모르드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물기둥에 몸을 던졌다. 달시도 그 뒤를 따랐고, 와르더도 잠시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몸을 던졌다.
콰아아아아!
셋의 몸이 물기둥을 따라 무시무시한 속도로 상승했다.
하지만 물기둥의 끝이 어디인지 궁금해할 필요는 없었다.
부글…….
기포가 끓어올랐다.
[모르드여.]한순간에 세상이 반전되었다.
[마침내 내 앞까지 왔구나.]왠지 나른하게 들리는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크다.
마치 아득한 심해 저편에서 울려 퍼지는 굉음처럼,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목소리.
모르드는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알고 있었다.
“예. 당신의 앞에 당도하였습니다, 위대한 바다의 어머니시여.”
어느새 그들을 둘러싼 심해의 어둠 속에서, 신장이 50미터에 달하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인어족 여성이 그들을 굽어보고 있었다.
바다의 여신 페세이타였다.
그곳은 바다의 가장 깊은 곳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현세의 바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성역은 천상과 현계 사이에 자리한 영역이었으니까.
‘깊다.’
칠감이 속삭인다.
한순간에 이동했지만, 이곳은 물기둥이 있던 곳보다 훨씬 더 깊은 곳이다.
지구로 따지면 마리아나 해구의 최심부에 해당하는 곳이리라.
그 한복판에서 페세이타가 아련한 눈으로 모르드를 보았다.
[길었다. 그러나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빨랐구나.]모순된 말이었다.
그러나 모르드는 그 의미를 알아들었다.
서쪽의 그녀를 만나고 동쪽의 그녀에게 당도하기까지는 장대한 여정이었다.
그러나 푸른 지느러미 왕국의 신전에서부터 시련을 통과하여 이곳까지 도달하기까지는 고작 하루였다. 그 누구도, 심지어 신들조차도 놀라게 만든 일이었다.
부글…….
기포가 끓어오르며 흐릿한 빛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빛을 발하는 해파리들이 주변을 떠다니고 있었다.
그 너머에서 거대한 문어의 촉수가 꿈틀거린다. 50미터에 달하는 페세이타조차 작아 보일 정도로 거대한 문어 괴물, 아마도 크라켄족에 속할 존재가 그녀를 호위하고 있었다.
[시련을 이겨내고 내 앞까지 도달한 얼굴들을 보고 싶구나.]페세이타의 말에 모르드는 달시 말고 심상 세계에 대기하고 있던 다른 동료들을 불러냈다.
에리우, 세데아, 리온, 라그나스, 서둔, 니스카.
“…….”
모두가 페세이타의 존재감에 압도되었다.
특히 생전 처음으로 대신격과 마주한 서둔과 니스카는 호흡이 가빠지고 있었다.
‘짓눌려 버릴 것만 같아…….’
그녀의 시선을 감당하지 못해서 짜부라질 것 같은 공포감이 밀려들었다.
[저런. 너희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구나.]페세이타가 그리 말하자 서둔과 니스카를 짓누르던 압박감이 빠르게 옅어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들은 자신들이 페세이타의 앞에서 멀어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주 멀리 떨어진 어딘가를 떠다니고 있었다.
부글…….
턱 막혔던 숨을 토해내자 기포가 끓어올랐다.
[기다리고 있으렴. 너희 또한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니.]페세이타의 목소리만이, 그들이 아직 여신의 앞에서 쫓겨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때가 되었다.]페세이타가 거대한 오른손을 내밀어 검지를 뻗어왔다.
모르드는 자신 또한 오른손 검지를 내밀어 그녀의 검지와 맞닿았다.
빛이 일었다.
신성한 은색의 빛이 심해의 어둠을 사르며 뻗어 나간다.
쿠구구구궁……!
심해가 뒤흔들린다.
모르드는 이 자리만이 아니라 성역 전체가 뒤흔들리고 있음을 깨달았다.
단순한 진동이 아니다.
‘천상이 요동친다.’
천상의 흔들림이 성역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모르드는 홀린 듯이 그 변화에 몰입했다.
그것만으로도 알 것 같았다. 이 변화의 의미를.
투신 베르나스가 천상에 오르며 신화가 끝났다.
그리고 신화의 종전 협상에 의해 세계가 서서히 둘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즉각적이지 않았다. 세계가 완전히 둘로 나뉘기까지 수십 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신화가 끝난 후로도 세상의 동쪽과 서쪽은 아직 이어져 있었던 것이다.
비록 끝없는 폭풍에 의해 단절되어 있긴 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목숨을 걸고 넘나드는 이들은 있었다. 천상을 통한 정보의 교류는 보다 다채롭게 이어지고 있었고.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끝나는 순간, 교류도 끊겼다.
동쪽의 존재들과 서쪽의 존재들은 닫혀 버린 벽을 보며 그 너머의 세상을 상상할 수밖에 없었으며, 신들조차 그런 입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가장 위대한 세 신조차도.
그리고 다시 수백 년이 지난 지금, 마침내 바다의 여신 페세이타가 하나로 돌아가고 있었다.
[아아…….]페세이타가 나른한 목소리로 탄식한다.
끝없는 폭풍은 아직 엄존한다.
따라서 세상은 여전히 둘로 나뉘어 있었다. 천상의 신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단 한 명, 바다의 여신 페세이타만은 예외가 되었다.
이제 그녀는 동쪽과 서쪽에 동시에 존재한다. 단절된 두 세상을 동시에 아우른다.
[…모르드여, 네가 해낼 것을 믿고 있었노라.]위대한 바다의 여신이 모르드를 보며 미소 지었다.
그것은 조금 전에 모르드를 보던 것과는 명백히 다른 미소였기에 그녀가 변화했음을 알 수 있었다.
[모든 바다를 대표하여, 너희들 모두가 이룬 위업에 감사를 표하노라.]심해에 아름다운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음파가 아니라 정신파로 울려 퍼지는 천상의 소리.
분명 그곳에는 페세이타와 호위 역의 사도 크라켄이 있을 뿐이었지만, 다들 수없이 많은 의념이 모여들어 춤춘다고 느꼈다.
수백 수천억을 넘는 바다 생물들의 의념이, 수백 년 동안 불완전하게 나뉘었던 바다의 여신이 하나로 돌아간 것을 기뻐하며 찬양하고 있었다.
[세상은 운명의 궤도를 벗어났구나. 동과 서로 나뉘어 있는 동안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만약 모르드, 네가 아니었다면 끝없는 폭풍이 사라지기 전에 모든 것이 끝났을지도 모르겠다.]페세이타는 기뻐하는 대신 탄식했다.
동쪽에서 벌어진 일들은 서쪽의 그녀가 상상도 못 한 일들이었다.
모르드를 통해서 본, 반복되기 이전의 세상에서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던 일이기도 할뿐더러 세상이 이런 식으로 종말에 가까워지리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