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31)
(너 유연서가 왜 그렇게 욕먹었는지 알아?)
“싸가지 없어서 아냐? 실력이 없어서?”
갑자기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소동현의 입이 저절로 열렸다.
(걔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 많긴 했지. 갓 데뷔한 애가 집안 빽 믿고 나대는 꼴 같았으니까.)
유연서는 18살에 AST 엔터테인먼트를 찾아가 아이돌로 데뷔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 자리에서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는 6개월의 짧은 연습생 기간 동안 당시 멤버들과 합숙하면서 2011년 2월 14일 데뷔하게 된다. AST 엔터는 아이돌은 처음인 소형 소속사지만, 원세븐은 데뷔부터 주목을 받았다. 유연서가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말이다.
그렇게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던 아이돌 그룹보다 관심을 휩쓸었던 유연서는 더러운 성격으로 업계 사람의 뒷담 1순위가 되었다.
(그런데 소문이 부풀려진 거지 걔가 막 그렇게 갑질이 심했던 건 아니거든.)
“그래?”
친모의 참상을 목격한 이후 유연서는 원인 불명의 성격 장애를 앓았다. 어릴 때부터 몇 년을 시달려 온 정신적 문제, 털어놓을 곳도 없어서 혼자서 삭이느라 감정은 점점 마모되었다.
그에 비례해서 늘어난 것은 세상에 대한 불만과 짜증이었다. 이유 없이 화가 치밀어 올랐고, 머리로는 이게 잘못된 것을 알고 있는데 입에서는 거친 말이 쏟아져 나왔다. 처음에는 자책했고, 고치려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이 바닥에 성깔 더러운 애는 비일비재하잖아. 당장 세븐쥬얼 윤보라 터진 것만 봐도 어마어마하더만.)
버릇없이 굴긴 해도 아슬아슬하게 선은 지켰었다. 그리고 그가 조금 잘못해도 주성에서 붙여 준 사람이 뒷수습했었다.
“감독 들이받은 건?”
(그거는 쉴드 불가능하지.)
소동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서, 말하고 싶은 게 뭐야?”
(아무튼, 소문이 일부러 커진 거나 유연서는 욕해도 된다는 이미지가 박힌 게 무슨 세력이 끼어서 이런 거라는 얘기가 있어.)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유연서는 군침 도는 먹잇감이었다. 주성의 3세, 지금도 최고의 톱스타라 회자하는 이희서의 아들. 특종 하나만 잡는다면 대박이다.
“에이, 그거는 JSENM쪽 견제하려고 그런 거 아냐?”
(그거는 이쪽 바닥 일이고, 그거 말고 다른 세력 말이야.)
“그 미지의 세력이 의도적으로 소문을 이상하게 냈다?”
최유진은 엔터 사업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대기업의 골목 상권 진출이라고 기존 업계 사람들의 반발도 있었다. 그래서 견제가 들어갔다. 언론은 대기업이 손대면 망할 것이라며 연일 부정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최유진은 손대는 사업마다 대박을 터트리고 아낌없이 자본을 투자해 업계의 인정을 받아냈다. 그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최유진 쪽을 털어서는 뒤탈이 심할 테니 가까운 사람을 표적으로 했다. 마침 연예인이라 이름이 알려져 있으면서 평판이 안 좋은 둘째 아들을.
이때 손을 썼다가는 언론 탄압이라고 불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될 거 같았다. 최유진이 유연서를 과하게 아끼는 것도 이때 제대로 지켜주지 못해서가 큰 이유였다.
“그래서 그 유명한 사건이 뭔데. 그 세력과 연관되어 있어?”
(느낌상. 아무튼, 예전에 나랑 건너건너 아는 사람이 유연서 어릴 때 정신과 기록을 입수했다고 했었어.)
“언제, 원세븐 신인 때? 어떻게?”
(나도 모르지. 근데 그 사람 혼자서는 절대 입수 못 하는 기록이거든. 아무리 그 당시에는 내놓은 손자라고 해도 의료 기록을? 그것도 정신과 기록을? 내가 어디서 얻었냐고 물어봤지. 그랬더니 누가 그냥 줬다더라? 모르는 사람이.)
설마 그 기록이 진짜겠어? 소동현은 아예 사무실 밖으로 나와 비상구 층계참에 자리를 잡았다.
“그게 말이 돼?”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근데 재밌는 건, 자료를 넘겨준 사람이 그런 얘길 했대. ‘과해도 좋다. 그 애를 최대한 괴롭혀서 연예계에 발 들일 생각도 하지 말게 해달라’라고. 그 이후로 소문도 과해졌고.)
“그게 그 세력이다? 누구지, 원한인가?”
(그럴 수도. 아무튼, 건수 물은 그 사람이 당연히 기사를 썼어.)
“근데 왜 난 본 적 없는 거 같지?”
(본 적 없겠지. 올리자마자 바로 내려갔으니까.)
기사가 올라가고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러니까, 병원 기록은 진짜 사실이라는 거다.
(그 뒤로 그 사람 본 적 없대. 이 업계에서 사라졌어.)
“······도시 전설 같은 거 아냐?”
(아냐.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야.)
한 기자의 말에 소동현은 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팔을 문질렀다.
(그 뒤로 유연서도 갑자기 원세븐 탈퇴.)
그 일을 알게 된 유 회장은 손자를 불러 ‘그놈의 딴따라’를 그만두라고 압박했다.
“그 기록에 손댄 거······ 주성 쪽에서 손을 쓴 건가? 포기하게 하려고?”
(설마. 다른 것도 아니고 의료 기록이야. 그 사건 때문에 피해 본 손자의 기록을 멋대로? 내 생각에는 거기 후계 싸움이 얽혀 있는 거 같아.)
“에이, 아니지. 그거 걸려 있으면 오히려 연예계에 발붙이게 했어야지. 게다가 2세 승계도 아직인데.”
(그런가?)
게다가 그때부터 후계 구도는 이미 유건민으로 굳어졌다. 주성만한 거대 그룹이 승계 싸움하다가 찢어지면 그거로 더 손해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한 기자, 진짜 조사 많이 했네?”
(말했잖아. 나도 한 건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그러니까 그쪽은 안 돼. 내가 죽어.)
“흐음······ 그 건너건너 아는 사람 연락처는 알고?”
(야.)
“아니, 궁금하긴 하잖아. 대체 뭐가 적혀 있길래 기사가 바로 내려갈 정도인데?”
그 말에 혹한 한 기자는 소동현을 말리지 않았다.
***
백서준과 임승현은 죽었다는 슈퍼 주인의 장례식장을 찾았다. 마침 백서준은 검은 옷을 선호했고, 임승현도 늘 입던 정장 차림이라서 위화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조문객이 없네요.”
“그러게요.”
올 사람은 다 다녀갔는지 장례식장은 조용했다.
“저분이시죠?”
그들은 상복을 입고 구석에 앉아있는 여성을 향해 조심스레 다가갔다.
“최미리씨?”
멍하니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바라보고 있던 여성이 고개를 들었다.
“······누구시죠?”
“경찰입니다. 우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에 백서준과 임승현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기록을 보아하니 가족이라고는 아버지가 전부였던 사람이다. 괜히 건드렸다가는 상처 입기 쉽다.
최미리는 백서준이 내미는 경찰 신분증을 보고 이상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여기는 왜······.”
“저희는 최남윤씨의 사고에 대해 조사 중입니다.”
“이미 경찰분들 얘기는 들었는데······ 범인은 잡았나요?”
사고는 뺑소니, 아직 범인은 잡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 그게 과연 단순 뺑소니일까? 백서준은 의심스러웠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다른 가능성을 보고 있어서요.”
“네?”
“혹시 고인이 누군가에게 원한 살 일을 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다는 말은······.”
“사고가 아니라 계획 살해로 보고 있습니다.”
단순 사고일 줄 알았는데 계획 살해라니 누가 아버지를······ 최미리는 얼떨떨해서 눈동자를 굴렸다.
“어······ 아뇨, 제가 아는 아버지는 그럴 사람이 아니에요.”
“저희는 범인을 찾으려 하는 것뿐이니 그렇게 경계 안 하셔도 됩니다. 고인분께서 잘못한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고요.”
아직은 모르지만. 백서준이 부드럽게 웃으며 최미리와 대화하는 동안 임승현은 주변을 살폈다.
“혹시 지병이 있으신가요? 혈색이 안 좋아 보이셔서요.”
“네······.”
“지금은 완치되신 건가요?”
“통원 치료는 가끔 하고 있지만, 네.”
“병원비 많이 들었겠어요.”
그 미묘한 뉘앙스에 최미리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쏘아봤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 이러죠?”
“미리 씨, 협조해 주셔야 저희가 범인을 잡습니다.”
호선을 그리던 백서준의 입가가 일직선을 그었다. 달라진 분위기에 최미리는 침을 꿀꺽 삼켰다.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안 좋아서, 인큐베이터 신세를 졌어요. 학교도 검정고시로 다녔고······ 그래서 문상 오는 사람도 없네요.”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고생은 아버지가 했죠. 제 병원비 벌려고 고생 많이 하셨으니까······.”
“혹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없었나요?”
최미리는 한숨을 쉬었다. 지병으로 가세를 기울이게 했다는 점이 죄책감으로 남아 있었다.
“어릴 때 제가 크게 앓았던 적이 있었어요. 수술이 필요했는데, 그때 좀 힘들어하셨던 거 같아요.”
“최남윤 씨가요.”
“네. 근데 어느 날, 아버지가 수술받을 수 있다고 저를 끌어안고 기뻐하셨던 기억이 나요. 그 돈이 어디서 났는지 궁금했는데 그냥 좋은 후원자가 생겼다는 말씀만 하시고······.”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일찍 철이 든 최미리는 그 당시에도 돈의 출처가 궁금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버지가 기뻐하시니 그냥 입을 다물었다고 한다.
“후원자라······.”
백서준이 제 턱을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당시 범인으로 유력한 사람이 보낸 편지, 갑자기 죽은 최남윤. 타이밍이 너무 절묘하다.
임승현은 장례식장 입구에 잠시 보인 한 남자를 보고 눈을 가늘게 떴다.
“형사님.”
“왜요?”
남자는 그들을 보고 도망치듯 벽 뒤에 숨은 것 같았다. 그 수상한 움직임에 임승현이 벌떡 일어났다.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입구로 향한 그가 주변을 살폈다. 남자는 보이지 않았다. 괜한 의심이었나······ 임승현은 마침 울리는 유연서의 전화를 받았다.
“네, 도련님.”
(최남윤, 그 사람부터 먼저 조사해 보세요.)
누군지 알아차릴 때까지 기억을 다시 보던 유연서는 결국 그의 이름을 기억해냈다. 그 이름을 듣자마자 임승현이 깜짝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
“······저희 지금 그분 장례식장입니다.”
(뭐라고요?)
“엊그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뺑소니로요.”
(하······.)
그 말을 듣자마자 유연서가 한숨을 쉬었다. 설마, 그 사건과 연관되어 있나? 그런데 가장 중요한 증인이 벌써 사망했다고?
“뭔데?”
유연서는 자신이 동기화 받았던 기억 속 일을 얘기했다. 딸의 병원비 때문에 동료에게 비굴하게 굽실거리며 돈을 빌려달라던 최남윤, 떨떠름한 상대.
“허······ 그래?”
그 돈이 어디서 났을까. 후원자는 또 뭐고.
“수상한데······.”
(어떡할 거야?)
“······이제부터 알아봐야지.”
(잠깐······.)
유연서가 뭐라 말하려 했지만, 칼같이 전화를 끊어 버린 백서준은 다시 최미리에게 다가갔다.
“혹시 그때가 언제인지 기억하시나요?”
“음······ 제가 열 살 때쯤이었어요.”
“열 살이면, 1999년?”
“네, 그쯤이요.”
백서준과 임승현이 서로를 흘끔 쳐다봤다.
“혹시 입원했던 병원이 어디입니까?”
***
“아, 진짜······.”
유연서는 끊긴 전화를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뒤차에서 내린 신예원이 그에게 다가갔다. 반짝거리는 빛이 그의 눈을 가렵게 했다.
“중요한 연락이었어?”
“아뇨. 그건 아니고요.”
‘국새’의 배우들이 일렬로 서서 기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미소 지었다. 그중 가장 시선을 많이 받는 것은 주연 배우인 신예원과 유연서였다.
“이쪽 봐주세요!”
“유연서 씨!”
이 상황에서 포상 휴가라니. 유연서는 눈을 깜빡이며 플래시 세례를 이겨내려고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