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8 Books of the Court's Drama RAW novel - Chapter 82
82. 법정에 맞설 방법을 찾는 장합과 학소
그렇게 소칙의 귀부는 실패를 하였다.
나는 유비에게 진언하여 임경성의 정비에 들어갔다.
임경성 공성전의 결과 아군의 피해는 경미한 반면 임경성의 조위군 중 약 2천이 전사하였다.
나는 유비에게 간하여 남은 조위 군 3천을 성도로 보내 제갈량의 일을 돕게 하고, 소칙 또한 성도로 연행하게 하였다.
이어서 유비에게 일전에 내가 주청한 대로 친정군을 움직일 것을 진언하였다.
“대왕, 이제 대왕께서 안정을 얻으셨으니 신이 지난번 가정성에서 말씀 올린 대로 대왕께서 군을 이끄시고 움직이시면 될 것이옵니다.”
나의 말에 유비가 고개를 끄덕이니.
“알겠소 상서령. 그렇지 않아도 과인이 상서령의 전략대로 움직일 참이었소.”
그리하여 유비는 나의 전략대로 움직이게 되었고, 나는 조운의 오천 병사를 다시 조운에게 돌려주었다.
이어 나는 장비, 마초와 함께 서량 기병 오천을 이끌고 강유, 황서의 약 2만 병마와 합류하기 위해 빠르게 북으로 말을 달렸던 것이다.
* * *
여기서 잠시 무위에서 도망친 학소가 어찌 움직였는지 살펴보자면.
서막에 의해 몰래 무위의 고장성을 탈출하게 된 학소는 북지군의 부평으로 달려가 태수를 만나 무위가 촉군에게 함락되었음을 알리고, 곧 있을 부평에 대한 촉군의 공격에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부평 태수로부터 조비가 작금 장안에 친정군을 이끌고 왔음을 전해 들은 학소는 태수에게 말을 빌려 급히 장안으로 달려 나갔으니.
이렇게 쉬지 않고 장안을 향해 달려가던 학소는 때마침 장합의 척후와 만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학소는 곧 장합군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가정에서 패배한 장합이 군을 이끌고 퇴각하여 주둔한 곳이 하필이면 원 역사에서 학소가 제갈량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던 진창성이었다.
진창성은 견수를 끼고 있고, 유비 군이 장안으로 향하려 할 경우 지나칠 수 없는 요충지였기에 장합은 진창성에 주둔을 결정한 것이다.
장합을 만난 학소는 무위가 촉군에 점령당한 것을 알렸고, 학소의 보고를 받은 장합의 얼굴은 금시에 어두워졌다.
“무위가 촉군에 떨어지다니… 그렇다면 이제 량주 일대는 모두 촉적이 점령하게 된 것이로군.”
그러면서 장합은 무위를 함락한 이가 다름 아닌 작금 조위가 가장 경계하는 촉의 인물인 법정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경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무어라? 또 촉의 책사 법정이라고? 어떻게 촉적의 책사는 양번이 아닌 무위에 나타날 수 있는 것이지?”
장합의 물음에 학소가 고개를 저었다.
학소 자신도 그에 대해 모른다는 의미다.
“그것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나, 확실히 촉의 책사 법정이 맞았습니다. 법정은 량주자사(서막)와 부관인 제가 생각하지 못한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성을 공격하였습니다.”
그러며 학소는 법정의 다양한 공격법(안개를 이용한 화살 강탈, 정란의 공격, 굴을 파고 분진폭발을 일으켜 성벽을 무너뜨린 일 등)을 장합에게 소상히 고하였다.
학소의 말을 들은 장합은 법정의 계책이 정녕 신묘한 것을 느꼈다.
“음… 역시 법정이라는 말인가… 아군이 예상치 못한 신묘한 계략을 쓰는군. 적장 마초로부터 그렇게 잘 지키던 무위를 법정이 함락한 것을 보니 양번의 함락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군그래.”
부평 태수로부터 양번의 함락이 참인지 묻지 않았던(학소는 그럴 여유도 없었다.) 학소는 장합의 입에서 법정의 양번 함락이 나오자, 깊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역시 법정이 정녕 양번을 함락하였던 것이로군요…”
학소는 장합으로부터 장합군이 가정에서 패배하고 이곳 진창성에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되었다.
장합이 패한 일을 들은 학소 마음이 더욱 무거워졌으나, 곧 촉군을 막을 방안을 강구하였다.
아니 강구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무위를 점령한 법정 군이 곧 유비의 친정군과 합류하여 그 세를 불릴 것이고 더욱 커진 군세로 장안을 직격하려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학소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고, 생각해낸 것이 바로 조위 군이 이곳 진창성과 북원에 군을 배치하여 장안으로 향할 것이 뻔한 유비의 대군을 요격하는 것이었다.
“좌장군(장합의 직책) 송구하오나 소장이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어서 말해보게.”
“예, 좌장군. 촉군은 촉왕 유비가 이끄는 친정군과 무위를 함락한 법정의 군대가 곧 하나로 합쳐 더 큰 군세를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되면 유비는 분명 대군의 지휘를 법정에게 맡기게 될 것입니다.
법정은 장군께서도 아시다시피 상대하기가 버거운 촉적의 책사입니다. 이곳 진창성에서 법정을 상대한다면 크게 불리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소장의 생각에는 정서장군(조진)께서 대군을 이끌고 북원으로 오셔서, 좌장군의 병마와 서로 협동하여 법정이 지휘하는 촉의 대군을 협공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소의 진언에 장합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기를.
“그렇지 않아도 나 또한 자네가 말한 방책대로 이미 조치를 취하고 있었네. 내 장안에 계신 폐하께 장계를 올렸고, 정서장군께도 이곳 진창과 북원에서 협공하는 것이 어떻게냐는 의견서를 보내두었다네. 내 생각에 얼마 있지 않아 정서장군께서 대군을 이끌고 북원에 당도하실 것일세.”
장합이 이미 조치를 취한 것을 알게 된 학소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학소는 장합에게 무위의 함락을 조비에게 알려야 한다고 말하니, 장합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는데, 장합은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꼈는지 학소에게 이리 묻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찌 자네만 고장성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나?”
장합의 물음에 학소는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었고 곧 답을 하였으니.
“예, 장군. 사실 량주 자사께서 미리 준비해둔 고장성의 비밀통로로 소장을 탈출시켜 소장에게 폐하께 무위가 함락된 사실을 알리라 명하셨습니다.”
학소의 답변에 장합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랬었군…”
“한데, 량주 자사께서는 폐하께 보고드릴 때 고장성의 빼앗은 이가 바로 촉적의 책사 법정임을 알리라 신신당부하셨습니다.”
장합은 학소의 말에 시름이 깊어졌으니, 그것은 분명 이번에도 촉의 책사 법정이 무위를 함락한 장본인임을 조비가 알게 된다면, 조비가 크게 놀라고 동요할 것이 뻔하였기 때문이었다.
사실 장합 또한 고장성을 탈출해 온 학소로부터 무위를 함락한 자가 바로 작금 조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두려워하는 촉의 책사 법정이라는 것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소스라치게 깜짝 놀라지 않았던가.
‘폐하께 무위를 함락한 촉의 장수가 바로 적의 책사 법정임을 알리게 된다면 폐하께서 분명 크게 놀라실 터인데… 흠… 하나, 폐하께 사실을 보고드리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겠지.’
그리하여 장합은 학소로부터 들은 무위의 함락 과정을 상세히 적은 장계를 전령을 통해 장안의 조비에게 전하게 하였다.
* * *
사실 학소는 부평을 거쳐 장안으로 향하며 작은 소관성은 그대로 지나쳤다.
그리고 학소가 소관을 지나간지 얼마 되지 않아 유비가 대군을 이끌고 소관성을 들이쳤던 것이다.
이어서 앞서 살펴본 것처럼 유비는 그 기세를 몰아 안정을 공격하였으나, 안정의 치소인 임경성에서 그곳을 지키는 소칙에 상당한 고전을 한 것이다.
빨리 장안으로 달려가 조비에게 무위의 급보를 알릴 생각만 가득했던 학소는 미처 이러한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고, 견수에 다다랐을 때 장합의 척후를 만나게 된 것이다.
장합은 학소를 자신의 부관으로 삼았는데, 이것은 학소의 능력을 알아본 서막처럼 장합 또한 학소의 군재를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이어서 장합은 유비 군의 움직임을 살피고 있는 척후로부터 유비가 소관을 일시에 함락하고 이어서 안정을 치고 있다는 보고를 받게 되었다.
유비가 안정보다는 바로 장안을 노릴 것이라 생각을 하던 장합은 즉시 학소와 함께 유비 군의 전략, 아니 법정의 전략이 무엇일지 상의하였다.
이에 학소가 장합에게 말하기를.
“좌장군, 소장이 어리석어 유비가 안정을 노릴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촉적의 입장에서는 후방의 위험을 제거하는 일이니 충분히 고려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나 또한 자네와 같네.”
그러며 장합은 학소에게 안정을 구원해야 하는지 물었고 이에 학소가 답을 하였다.
“안정의 태수 소칙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지금 안정을 돕는 일은 자칫 연패를 하고 기세가 떨어진 아군이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예, 장군. 이미 아군은 유비 군에 두 차례 패하며 원래 병력이었던 2만이 1만 2천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아군은 유비 군에 연패하며 유비 군을 상대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안정을 구원하기 위해 먼 길을 행군하여 나간다면 병사들의 사기가 더 떨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소장이 가장 두려운 것은 이것이 만약 촉의 책사 법정이 아군을 유인하기 위한 책략이라면 아군은 자칫 잘못하면 유비 군과 법정 군에 협공을 당해 대패를 할 위험이 있습니다.”
학소의 설명을 들은 장합이 이를 수긍하였다.
“자네의 말이 맞네. 아군은 이미 유비 군에 두 번이나 대패(장합군은 장익의 유격 군에 의해 가정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이 첫째요, 가정성에서 유비의 친정군의 구원에 의해 또다시 패배를 당한 일이 두 번째 일 것이다.)를 당하여 아군의 사기가 말이 아니네. 거기다 진창에서 안정까지는 자네의 지적대로 가까운 거리도 아니니 꽤 어려운 행군이 될 터. 그러면 아군의 사기는 더욱 떨어질 것이 분명하지.
그리고 이곳 진창에서 안정으로 나아가려면 촉적이 이미 점령하고 있는 소관에서 보낸 적의 척후에 의해 아군이 그대로 발각이 될 것이고, 이는 어쩌면 자네의 말처럼 촉의 책사 법정이 노리고 있는 술수일 수 있지. 바로, 유비 군이 안정을 치는 척하며 아군이 안정을 구원할 때를 노려 뒤쪽에서 법정이 군을 이끌고 공격해온다면, 아군은 앞에는 유비 군 뒤에는 법정 군에 둘러싸여 잘못하면 몰살을 당할 위험이 있는 것이지.
알았네. 내 자네의 말대로 하지. 안정군 태수 소칙에게는 미안하지만 작금 폐하께서 계신 장안을 방어하는 것이 아군에 있어서는 최일선 과제이니 말이야.”
* * *
그리고 얼마 후, 조진이 5만 대군을 이끌고 서진하여 북원으로 와 주둔하고 있다는 전령의 보고가 진창성으로 전해졌다.
장합은 이 보고를 듣고 ‘이제 됐다’라는 표정을 지었다.
바로 진창과 북원에서 장합군과 조진군이 협응을 하면 아무리 법정이 지휘하는 촉의 대군일지라도 쉽사리 이를 상대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진창과 북원이 견수를 끼고 있는 요충지인 것도 한몫을 하는 것이다.
한데 장합의 안도의 표정은 얼마 되지 않아 바뀌게 되었으니, 그것은 바로 안정에서 들려온 급보 때문이었다.
안정을 공격하고 있는 유비 군을 살피던 척후가 급히 진창으로 달려와 장합에게 급보를 전하였으니, 그것은 바로 유비 군에 더하여 법정이 직접 지원군 1만을 이끌고 안정을 공격하여 결국은 안정의 치소 임경성이 떨어졌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뭣이? 임경성이 떨어져? 이번에도 촉의 책사 법정이 임경성을 함락했다는 말인가?”
“예, 좌장군.”
“이런! 어떻게 촉의 책사 법정이 움직이면 무너지지 않는 아군의 성이 없다는 말인가?”
장합은 이번에도 촉의 책사 법정에 의해 임경성까지 함락되었다는 급보를 접하자, 경악을 넘어서 자신도 모르게 법정에 대한 공포심마저 느껴졌다.
학소도 급보를 전해 듣고 법정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지기는 마찬가지였으나, 장합의 부관으로 대책을 상주하는 것이 옳다고 여겼다.
그리하여 학소는 장합에게 이리 고하는 것이었으니.
“좌장군, 이제 촉군이 안정까지 함락하며 촉군 후방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였습니다. 거기다 촉군은 아군이 우려하던 군의 세를 더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유비 군이 향할 곳은 삼척동자가 보아도 자명할 곳입니다. 바로 촉의 대군이 곧 남진을 하여 이곳 진창과 북원으로 향할 것입니다. 하오니, 장군 어서 정서장군께 알려 양군이 적의 대군을 협공할 준비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