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ee Kingdoms Shrine RAW novel - Chapter 1179
시간이 지났다.
일다경 후 곽회와 서복이 강경이 있는 막사로 들어가자 장호는 장호는 떨떠름히 중얼거렸다.
“괜찮으려나.”
다른 사람도 아니고 왕릉이다.
명가의 신진 대부라고 할 수 있는 그를 죽인 자의 투항을 받아내려 한다니.
신뢰의 문제를 떠나서 차후가 문제다.
곽혁 역시 동의하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이해는 가. 이해는…’
분명 강경을 투항시키고, 그를 이용해서 한중성을 노릴 생각이다.
그가 한중으로 돌아간 후 내부에서 움직여 준다면 한중의 공략이 가능하다.
어느 두터운 성문이라고 하더라도 문이 열리면 성으로서의 기능을 팔할 이상 상실해버린다.
그리 된다면 장완의 죽음과 기습의 실패로 인해 낮아진 사기를 이용해 빠르게 한중을 점령할 수 있다.
내부에 적을 심어 놓는 행위.
그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하지만 써도 될 방법이 있고 쓰지 말아야 할 방법이 있다.
하필이면 강경이라니.
‘그는 왕릉과 장기를 죽이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자다.꼭 그런 이까지 끌어들여서 승리를 얻어야 할까? 차라리 이대로 버티기만 해도 이득인…’
그때 곽혁은 떠올렸다.
자신의 아버지인 곽가의 비웃음을.
자신이 임관하여 군사로서, 책사로서 재능을 발휘하고자 했을 때.
그때 곽가는 비웃으며 말했다.
주변에서 기재라고 소문이 자자한 자신에게, 많은 이들이 자신을 대단하다고 칭찬했음에도 왜 그가 그리 말했는지.
이제서야 곽혁은 깨달았다.
“아… 아아…”
비틀거리며 옆의 장대를 잡은 곽혁이 하얗게 질리자 장호는 당황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뭐냐? 몸이라도 안 좋은 거냐?”
“그런 거였나…”
자신에게 없는 것.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
그것은 바로 시궁창 속에 들어가서도, 똥통 속에 들어가는 한이 있더라도 승리를 갈구하려는 그 열망이었다.
‘나는…’
사람을 사귀는데 가림이 있고, 일을 행하는데 있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린다.
그럼으로서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고 자신의 위치를 다져나간다.
왕릉을 죽인 강경마저도 끌어들여 승리를 얻어내려는 곽회와 자신은 달랐다.
그가 하얗게 질린 채 부들부들 떨자 장호는 다급히 외쳤다.
“군의!!”
“괜찮아…”
“진짜? 쉬어야 하지 않겠나?”
“…잠시면 된다. 잠시면.”
자신의 부족함을 정확히 꿰뚫었다.
그것에 곽혁은 이를 갈았다.
‘아버지. 제가 부족한 것이 이것이었습니까. 정녕… 군사가 되기 위해서는, 책사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승리만을 갈구해야 하는 것입니까.’
곽혁은 서주에서 요양중일 곽가를 향해 마음 속으로 강하게 외쳤다.
“결정은 내렸나?”
강경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손을 내밀었다.
“합류하겠소.”
“현명한 생각이군.”
“하지만 그 전에 묻고 싶은데. 나를 믿을 수 있겠소? 나를 포섭한 이유는 결국 한중 공략을 위해서일텐데. 나를 놔줘야 하는 것이오. 그리고…”
“병력도 줘야겠지.”
“그렇소. 내부에서 내가 움직이려면 동조해 줄 이가 필요하오. 지금 한중에 있는 것은 장송과 양의. 그 둘이 있는 이상 내부에서 병사들을 이끌 수 없소. 또한 그곳의 병사들에게 항복을 권하기도 어려운 상황. 그러니 병력이 필요하오. 내어 줄 수 있겠소?”
곽회는 서복을 보았고 서복은 고개를 끄덕였다.
“삼천의 병사들을 내어주지. 익주병의 갑옷을 우리도 가지고 있으니, 그것을 이용해서 위장시키면 된다.”
“고작 삼천?”
“그것이면 되니까. 당신이 해야 할 일을 말해주겠다. 곽 교위. 설명하도록.”
강경은 곽회의 이야기를 전부 들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곰곰히 생각하던 강경은 살짝 인상을 썼다.
“되겠소?”
“불가능하지는 않겠지. 너희의 작전이 실패한 것은 한중에서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빠르게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테니… 그 사이를 노려라.”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겠군.”
“당연한 말을. 그럼 그냥 고이 모시려고 너를 끌어들인다 생각했었나?”
실패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다.
강경을 의심한 장송과 양회가 병사들을 모아 그를 공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외의 방법은 없다.”
“당신들에게도 위험한 일 아니오?”
“한중을 공략하기 위한 일말의 가능성이 있다면 시도하는 것이 옳지.”
“으음… 해보지.”
강경이 신음하자 서복은 검을 뽑았다.
“장송과 양의가 어느정도 되는 인물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람의 얼굴에는 생각이 드러난다. 마음통찰력이 있는 자라면 분명 그것을 읽겠지. 네가 평가하는 장송과 양의는 어떻지?”
강경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하시오.”
그의 얼굴을 향해 서복은 빠르게 검을 휘둘렀다.
총 여섯번의 베기.
얼굴 여기저기에 긴 상처들이 남는다.
주르륵 흘러내리는 피가 강경의 얼굴을 더럽히자 곽회는 소독용 술을 적신 수건을 던져주었다.
“이것으로 닦으시오. 그리고 바로 준비하도록.”
“…알겠소.”
준비가 끝났다.
곽회를 포함한 병사들은 익주병의 갑옷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그들이 강경을 따라 진형에서 나가자 곽혁은 서복에게 다가갔다.
“표정이 좋지 않군. 몸이 안좋은 것 아닌가? 가서 쉬도록 하게. 전투는 나와 장호, 조휴가 나가면 되니까.”
“연주목.”
안색이 좋지 않은 곽혁은 서복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에 서복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이렇게까지 해서… 한중을 얻을 필요가 있습니까?”
곽회까지 죽음의 위험이 있는 곳에 갈 이유는 없었다.
그런데도 서복은 아무렇지 않게 강경의 부대에 곽회를 일반 익주군으로 분장시켜 보내버렸다.
예전이었다면 곽회도 난감해했을 작전이다.
그런데도 이 작전을 곽회는 그냥 받아들여 버렸다.
그것을 곽혁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해서 한중을 얻을 필요가 있는 것인가?
곽혁의 의문에 서복은 갑옷을 챙겨 입으며 대꾸했다.
“계륵을 아는가?”
“계륵이라면… 닭갈비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
“그야 압니다만.”
“닭갈비를 먹어 본 적이 있나?”
뜬금없는 질문이다.
곽혁은 살짝 인상을 쓰고 생각하다가 답했다.
“제대로 먹지 않습니다.”
“왜?”
“그야… 먹을 것도 별로 없고…”
뜯기는 힘들고, 붙어 있는 살도 적다.
곽혁은 조조의 신뢰를 받는 곽가의 아들이며 명가의 사람이다.
거기에 곽혁도 임관하여 녹봉도 많이 받는만큼 굳이 닭갈비까지 뜯을 이유는 없었다.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을 굳이 물어보는 이유가 무엇일까?
“평민들은 말일세. 그 갈비에 붙어 있는 작은 살점도 귀하지. 나는 많이 먹었어. 자네도 알겠지만 나는 일반 평민 출신이네. 허드렛일을 하며 부자들이 먹지 않고 버리는 닭갈비를 모아 그 살을 뜯어 탕을 끓이곤 했었지.”
“그렇군요.”
“한중은 말이야. 지금의 위국에게 있어서는 닭갈비 같은 곳이야. 먹으려 한다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어. 하지만 굳이 먹을 필요는 없지.”
곽혁이 입술을 깨물자 서복은 씩 웃었다.
“절실한 자는 먹으려 할 것이고, 절실하지 않은 자는 먹지 않고 버릴 것이다. 나는 책사의 삶을 사는 자. 항상 승리에 절실하다네. 한중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굳이 날리고 싶지는 않아.”
장호와 조휴가 출정 준비를 마쳤는지 손을 흔들었다.
그들을 본 서복은 갑옷의 끈을 꾹 당겨 고정시킨 후 곽혁을 지나쳤다.
“그러니 저런 닭갈비라도 감지덕지하며 뜯어먹어야지.”
“한중을 노리기 위한 수가 오히려 손해일지라도!? 강경을 받아들임으로써 연주목과 곽회의 명예가 땅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래도 드셔야 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서복은 고개를 돌렸다.
곽혁의 과민한 반응에 의아해하던 서복은 한차례 웃음을 터트리고 그의 어깨를 잡았다.
“하하하!! 자네. 진로를 잘못 결정했구만.”
“예?”
“작전과 책략에 손익을 헤아리는 자는 결코 일류 책사가 될 수 없어. 그간의 정을 생각하여 자네에게 진지하게 충고하지. 자네에게는 책사로서의 자질은 없어보이는구만. 그리 이득을 원한다면 정치가를 노려보게.”
서복마저도 자신에게 자질이 부족하다 말한다.
곽혁이 부르르 떨자 서복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쳐 주었다.
“내가 아는 정치가 중에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이가 많아. 그에게 자네를 추천해주겠네. 이번 전쟁만 끝나면 자네가 원하는 이득을 마음껏 탐해보게나. 내가 보기에 자네는 오히려 정치가가 더 맞겠군.”
말을 마친 서복은 장호와 합류했다.
그가 준비한 말에 올라 탄 후 빠르게 나간다.
홀로 본진에 남게 된 곽혁은 부들부들 떨었다.
“내가… 책사의 자질이 없다고…?”
간신히 한중성 근처까지 도착한 강경은 횃불을 들었다.
자신의 얼굴을 보이자 한중성의 문이 열렸다.
추격을 대비한 것일까?
성문 근처에는 많은 병력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오!?”
“실패요. 서복이… 있었소.”
“서복!? 어떻게!?”
“아마 전에 왔던 보급병으로 위장하고 들어 온 듯… 싶소.”
“이런… 몸은 괜찮은거요?”
장송은 말에서 떨어지듯 내린 강경을 보았다.
그의 얼굴에 난 상처와 여기저기 나 있는 멍.
강경을 뒤따른 병사들도 상태가 그리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적들에게 잡혔다가 간신히 적 진형에 불을 지르고 탈주했소…”
“장완은!?”
“…죽었소. 애초에 진형 자체가 함정…”
그가 비틀거리며 말하자 장송의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양의는 손을 들었다.
병사들이 창을 들어 올린다.
“무슨 짓이오!?”
“강경. 솔직히 말하라. 배신한 것은 아니겠지?”
“…지금 필사적으로 탈주한 우리에게 배신이라는 말을 한거요?”
그가 이를 갈며 억울하다는 듯 외쳤지만 양의는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를 노려보던 강경은 크게 웃었다.
“하하하하!!! 결국 이렇게 되는 것인가! 죽음을 각오하며 위국과 싸우고! 익주를 위해서 일했는데. 결국 이것이 그 대답이란 말인가!!”
강경은 자신을 잡고 있는 장송의 손을 쳐냈다.
“그리 의심이 간다면 우리는 떠나주지… 개같은 놈들.”
강경의 분노에도 양의는 냉정할 뿐 이었다.
둘 사이에 낀 장송은 강경이 데리고 온 병사들을 보았다.
강경이 데리고 갔던 병력은 약 일만에 가까웠다.
돌아 온 것은 삼천.
이번 작전의 실패로 인해 죽은 이들까지 생각한다면 지금은 삼천의 병력도 아까웠다.
괜히 내분을 일으켜 병사들을 소모할 필요는 없었다.
“양의! 적당히 해라!”
“멍청한… 그럼 저놈을 믿겠다는 말인가? 적진에 들어갔다 온 놈들을? 그 서복이 포로가 도망치게 놔뒀다고? 말이 되냐?”
“서복은 없었다.”
“…뭐?”
“나를 잡은 후 서복은 절각로 쪽의 부대를 지원하러 가버렸다… 그가 없었기에 움직일 수 있었을 뿐…”
“그 말을 어떻게 믿지?”
강경은 이를 갈았다.
강경의 뒤에 있던 병사들의 표정도 일그러졌다.
“그럼 문을 열엇!! 우리는 위국에 투항하러 갈 테니까! 목숨을 걸고 싸운 우리를 배신자 취급하는 건가!!”
“미안하오. 강경. 양의! 그딴 소리 할 생각이면 들어가게!!”
“…흥. 난 믿기 어렵다. 저들을 전부 포박하고 한 곳에 잡아둬라!”
양의는 몸을 돌렸다.
그가 관청으로 돌아가자 장송은 씩씩거리는 강경을 잡고 달래주었다.
“미안하네. 하지만 이해해주게나. 우리도 어쩔 수 없어.”
“…좋소.”
강경이 고개를 끄덕이고 신호하자 익주병들이 무기를 떨어트린다.
그들이 순순히 항복을 하는 것에 장송은 안도했다.
“일단 병영에 자리를 마련해두겠네. 포박은 하지 않겠어. 다친 이들을 치료하는 일도 급할테니.”
“그리하시오.”
“자네도 상처를 치료해야하지 않겠나? 얼굴에 상처가 심한데.”
“배신자의 오명을 벗기 전까지! 나는 부하들과 함께 있을 것이니 그리 아시오!!”
강경이 거칠게 말한 후 병사들과 함께 병영으로 향한다.
그들이 멀어지는 것을 보며 장송은 한숨을 쉬었고 강경은 고개를 숙인채 작게 웃었다.
‘장송은 정치가다. 그는 멀리 보는 자. 당장의 불안감을 억누르더라도 한중의 방어를 위해 한명이라도 더 병력을 아끼려 하겠지.’
책사이며 장군인 양의가 걱정스럽기는 했지만 장송이라는 정치가가 있기에 강경은 그 작은 가능성을 노렸다.
자신의 생각대로 장송이 포섭을 위해 달래주는 것에 만족하며 강경은 힐끔 곽회 쪽을 보았다.
얼굴에 진흙을 바르고 피와 오물이 뭍어 있는 더러운 옷을 아무렇지 않게 입은 그를 보며 강경은 입술을 깨물었다.
‘자… 이제 나머지는 신호가 오기를 기다려야 하는 건가.’
========== 작품 후기 ==========
안녕하세요 레데입니당
으…
오늘 짐을 좀 많이 들었더니 팔이랑 손이 엄청 아프네요 ㄷㄷ
과연 내일 연재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함 노력은 해보겠슴다.
그럼 대댓글 갈게여!
Bobbylow // 손이 엄청 아프네요;;;
막장각하 // 글쎄요 어케 될까요 ㅎㅎ
그럼 내일 봅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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