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139
47. 타임 어택(Time Attack)
서울 72번 상점 근처.
“귀찮지만 어쩔 수 없지.”
타임 어택 퀘스트가 뜬 이상 사냥보다 이게 훨씬 더 중요하다. 더욱이 난 1등을 노리기에 더. 그것도 압도적인 기록으로.
그래서 곧장 퀘스트를 받기 위해서 카이로에 있는 상점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곧 나올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수락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1인용, 16인용 던전 입장권을 사야 했기에.
서울의 72번 상점의 지점장 안톤과 약속을 했었다. 앞으로 상점은 무조건 72번 상점만 이용하기로.
귀찮긴 하지만 솔직히 그동안 얻은 것이 더 많다. 도움 받은 것도 많고.
그래서 이정도 수고로움 따위는 충분히 감내할만하다.
거기에 카이로와 서울 양쪽에 메신저 길드의 텔레포트 존이 있는 만큼 시간도 1분이면 왔다 갔다 할 수 있기에 돈만 있다면 거리의 제약 따위는 없다.
그리고 나는 부자니까.
“크크크.”
순간 나 스스로 부자라는 말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더욱이 회귀 전의 나를 생각하니 더욱더 참기 어려웠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하고 있으니까. 뿌듯하니까.
웃음은 웃음이고 곧바로 서울의 텔레포트 존을 빠져나와 72번 상점 내의 잡화점으로 이동했다.
“야. 이거 진짜 하게?”
“해야지! 보상 봤잖아. 어떻게 이걸 포기해.”
“휴… 의욕만으로 가능하다면 누가 안하겠냐. 하지만 네가 말했듯이 보상을 보라고. 저 하늘 위에 있는 괴물들이 가만히 있겠냐? 눈에 불을 켜고 득달같이 달려들걸.”
“야. 그렇다고 이걸 그냥 포기해?”
“아니. 해. 누가 포기하래. 어차피 1인용도 16인용 던전도 입장권은 1골덴링에 불과하니까. 단, 기대는 하지 말라고. 너 지금 거울 좀 봐봐. 마치 1등은 내 것이다! 이 표정이라니까.”
“윽. 그…그래도 누가 알아! 내가 1등은 아니어도 순위권에는 들지! 나 이래 봬도 우리 팀 에서는 에이스라고.”
“휴… 그래. 어차피 오늘만 지나면 기록이 좌르륵 나올 테니. 열심히 해봐라.”
주변에서 떠는 대화는 전부 타임 어택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랬지. 이런 것이 뜨면 항상 시끌벅적 했었지.’
자신이 중심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분명 화젯거리는 된다. 특히 누가 누가 더 잘 나가냐?, 누가 더 세냐? 같은 것은 항상 화젯거리였다.
하지만 회귀 전의 나는 그 화젯거리를 같이 곱씹을 누군가가 없었다.
물론 지금 그럼 있냐? 하고 말한다면 아주 당당하게 ‘있다.’ 라고 말하기는 조금 쑥스럽지만 그래도 ‘있는 것 같다.’ 정도는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번에는 그 화젯거리를 멀리서 관망할 생각이 없다. 그 화젯거리 안으로 직접 들어갈 생각이다.
재빠르게 잡화점으로 이동해서 1인용 던전 입장권 60장, 16인용 던전 입장권 60장을 구입했다.
최대 60번인 것을 알지만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리고 120장 해봤자 고작 120골덴링 이다.
내가 가진 골덴링에 비하면 먼지 보다 못한 티끌.
“구입한 입장권은 거래 불가로 30일이 지나고 사용치 않은 던전 입장권은 그대로 소멸됩니다.”
“응. 알았어.”
한정 판매인 던전 입장권은 정가제라 vip 이용자의 20% 할인이 안 된다는 말은 그냥 흘러 넘겼다.
그리고 그때 항상 72번 상점을 방문하면 들리던 소리가 들려왔다.
쾅!
그리고 나도 잡화점 밖으로 빠져나와 지점장실을 쳐다봤다.
“이지원 또 너냐?”
안톤의 모습을 보고 앞으로는 지점장실부터 먼저 방문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괜히 이목만 끄니까.
72번 지점장실 안.
앞에 놓은 차를 마시며 안톤과 마리와 함께 대화를 나눴다.
“휴… 이지원 네놈은 올 때마다 항상 놀라게 만드는 재주가 있군.”
“그러니까. 나도 이제부터는 지점장실부터 들릴게. 그래야 안 놀랄 것 아냐.”
“정말. 앞으로 그래 줬으면 좋겠어.”
내 농담에도 불구하고 안톤은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나저나 이번에는 도대체 뭐지? 이런 점수를 줄만한 것은 별로 없을 텐데.”
짐작 가는 것은 단 하나다. 파괴신의 후예. 변형된 균등 갖고는 안톤이 이럴 것이라 예상되지는 않는다.
“크크크.”
어쨌든 상대방으로 하여금 감탄을 이끌어내는 것은 항상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뭐. 크크크. 어쨌든 나도 좋아. 내 72번 상점만 이용하는 독점 고객이 잘 나간다는데 당연히 좋은 일이지!”
내 웃음이 끝나기도 전에 안톤도 크게 맞받아치며 웃었다.
“저도 이지원님의 성장을 기분 좋게 쳐다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몇 분정도 안톤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밖으로 빠져나왔다.
웅성웅성.
“이지원이지?”
“응. 이지원 맞아.”
“타임 어택 때문에 왔나?”
“그렇겠지. 그나저나 1인용 던전은 그렇다 쳐도 16인용 던전에 이지원이 포함되면… 엄청난 전력 아냐?”
“당연하지. 그동안 이지원의 소문의 반의반만 사실이어도 16인에 포함되면 엄청난 도움이 될 거라고. 이지원 정도면 즉시 전력감이니까.”
“그럼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이지원 이니까 이지원 잡으려고 경쟁이 엄청 심하겠네?”
“몰라. 우선 첫째 날이니까.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고. 두고 봐야지.”
“우와. 이거 진짜 상위권이라고 떵떵 거리던 자들은 지금 피 말리겠는데? 바로바로 결과가 나오니까.”
“크크크. 그렇지. 우리한테는 좋은 구경거리고.”
요 근래 72번 상점을 올 때마다 겪는 일이기에 웅성대는 사람들 사이로 자연스럽게 빠져나왔다.
“블링크1, 블링크2”
그리고 곧바로 블링크를 사용해 상점을 벗어났다.
“그나저나 아직 기록은 하나도 없군.”
카이로의 상점 옆에도 그리고 서울의 상점 옆에도 엄청나게 높은 기둥 위로 30미터가 넘는 대형 전광판이 2개씩 등장했다.
1인용 던전 기록과 16인용 던전 기록이라고 써진 채.
“하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얼마 안됐으니까.”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 섬에서 소식을 전해 듣고 곧장 이곳에 왔으니 아직 채 1시간도 지나지 않았다.
“그때 최고 기록이… 모르겠네.”
열심히 머리를 굴렸지만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나에게는 전혀 해당 사항이 없었기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래도 이거 하나는 알지. 1인용 던전은 신리움들이 좌르륵 독식 했다는 것을.”
서울의 72번 상점 근처의 빌딩 옥상에서 높게 치솟은 거대한 전광판을 보니 얼핏얼핏 화제가 됐던 것들은 조금씩 기억이 났다.
그중에서 하나가 바로 1인용 던전의 기록을 줄 세우기 했던 신리움들이다.
16인용 던전은 기본이 파티 즉, 팀플레이다.
하지만 1인용 던전은 혼자서 몸빵(탱킹)도 해야 하고 딜(대미지를 주는 행위)도 넣어야 한다.
즉, 힐러나 서포터 등의 참가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아니, 정확히는 가능은 한데 하나마나다.
좋은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떠나 애초에 클리어 자체가 거의 불가능하기에.
탱커도 거의 엇비슷하고.
결국 1인용 던전은 딜이 뛰어난 올라운더가 할 수밖에 없다.
마법사나 정령사, 궁수 등도 딜적인 면에서 가능은 하지만 몸빵이 상대적으로 너무 약해 실패 확률이 높고.
“맞아. 그래서 1인용 던전은 신리움을 위해서 존재하는 거라고 꽤 욕들 많이 했지.”
1인용 던전은 모든 조건이 바리움에 비해 월등하다 못해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이는 신리움에게 딱 맞는 케이스였다.
딜이든 몸빵이든 모두다.
“하지만… 흐흐흐.”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왔다.
이제는 바뀔 꺼다. 그것도 보자마자 이거 버그 아냐? 할 정도의 격차로.
물론 내 생각대로만 되면 그 격차는 엄청나기에 분명 소란이 일 것이다.
자만이 아니라 이미 내 이름이 꽤나 알려진 것은 나도 안다. 그리고 이번의 일로 더 알려질 것이고. 부담스러울 정도로.
“뭐… 상관없잖아. 이제 와서 힘을 숨길 필요도 없고.”
인벤토리에서 1인용 던전 입장권을 꺼냈다.
“1인용 던전 입장.”
[1인용 던전 입장권을 사용 하였습니다.1인용 던전으로 이동됩니다.
-던전 안에서 사망시 똑같은 사망 페널티를 안게 됩니다. 단, 언제든지 중도 포기를 선택함으로써 던전 밖으로 빠져 나올 수 있습니다.
-던전 안에서 등장하는 몬스터를 처치하더라도 경험치, 아이템, 골덴링 등은 드랍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보스 몬스터를 처치하는 타이밍이 최종 기록으로 남습니다.]
곧 옥상위의 내 몸이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됐다. 처음 보는 던전 안으로.
“마나 변환 – 파이어.”
[2레벨의 마나 변환 파이어를…]우선 첫 번째 시도다. 아직 남은 기회도 많고.
그래서 시험 삼아 천천히 간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기에 마나 변환만 사용했다.
“그럼 한번 가볼까나.”
길은 하나고 뒤는 막혔기에 헤맬 필요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설렘과 자신감을 가득 안고.
취익~ 취익~
그리고 곧 확인할 수 있었다. 앞쪽을 가득 메운 오크들을.
“그래. 너희들이 빠지면 섭섭하지.”
역시 몬스터 하면 오크다. 그렇다고 눈앞의 몬스터들이 흔하디흔한 오크지만 일반적인 오크는 아니었다.
최초로 사냥을 시도했던 보스 몬스터인 오크 대전사와 얼핏 비슷해 보이는 외형이 꽤나 강해보이긴 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보스 몬스터가 아니다. 더욱이 그때와 지금의 난 천지 차이고.
하앗!
더 볼 것 없이 곧바로 오크 무리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생명력 약탈자를 내질렀다.
푹! 푹!
“꾸엑!”
생명력 약탈자는 매끄럽게 오크들의 가슴팍을 파고들었다.
“취익! 인간이다.”
“죽이자!”
오크들도 나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들었다.
그것이 오히려 내가 원하는 바지만.
푹! 푹! 쾅!
피식.
오크들의 공격에 줄어드는 생명력을 확인하고 살짝 웃음을 지었다.
물론 공격을 받을 때마다 계속 줄어들긴 했다. 하지만 그 줄어드는 양이 미비했다. 워낙 생명력이 높았기에 더욱더 그렇게 보였고.
‘하나, 둘, 셋, 넷…’
달려드는 오크들을 몸으로 부딪치며 쉬지 않고 생명력 약탈자를 내질렀다.
그러면서 공격 횟수를 직접 셌다.
왜냐하면 절대적 파괴의 발동률을 보기 위해서.
확률은 1%다. 즉, 100번 공격에서 1번 터지면 그 확률에 부합되기는 한다.
하지만 심리적 마지노선 이라는 게 있다. 1%의 확률이라고 100번째에 터지면 그건 체감상 1%가 아니다.
아주 꽝이지.
내가 생각하는 1%의 심리적 마지노선은 100번의 반타작이다. 즉, 50번째 안으로 터져줘야 한다.
왠지 50번을 넘어가면 손해 같다. 1% 같지도 않고.
푹! 푹!
“꾸엑!”
‘삼십칠, 삼십팔, 삼십구…’
50에 가까울수록 조금 불안해졌다.
샤만코의 욕심쟁이는 거의 1년 가까이 오로지 1%의 확률인 3스탯포인트만 얻고 있다. 확률로 따지면 말도 안 되는 확률.
하지만 다른 1%인 최대로 강렬한 쇼크는…
물론 최대로 강렬한 쇼크도 간간히 터지긴 한다. 단, 잊을 만하면.
명백하게 말할 수 있다. 최대로 강렬한 쇼크는 절대로 1%가 아니라는 것을. 1%에 한참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이러면 안 되는데…’
절대적 파괴가 최대로 강렬한 쇼크처럼 터진다면 체감상 손해다.
“꾸엑!”
물론 한두 방에 비명을 지르며 나자빠지는 오크들에게 절대적 파괴나 최대로 강렬한 쇼크 같은 것은 불필요하긴 하다.
차라리 보스나 강한 상대에게만 잘 터져줘도 그게 무조건 이득이다. 어차피 내가 노리는 것도 그거고.
“그런데 일반 몬스터도 이런데 보스에게 잘 터져주느냐 그가 문제지.”
푹! 푹!
마지막 오크를 생명력 약탈자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약 7분 안에 나름대로 강한 오크 무리를 처리했다.
“후… 317번의 공격. 절대적 파괴 발동 없음.”
100마리가 넘는 오크 무리를 상대하는 와중에 한 번도 발동하지 않았다.
“아냐. 아직 낙담하긴 일러!”
재빠르게 계속 앞으로 돌진했다.
나름대로 벨런스를 맞춘다고 언데드 몬스터도 등장했고 랜덤으로 뾰족한 가시들이 박힌 구덩이 속으로 빠지는 함정이 포함된 돌덩이 징검다리도 있었다.
일정량의 누적 대미지를 가해야만 부서지는 철문도 있었고.
하지만 그 어떤 것도 내 앞을 막지는 못했다. 결국에는 부수고 처치하고 건너뛰면 되니까.
문제는 그런 것들이 아니었다.
“젠장. 이거 도대체… 뭐야?”
바로 절대적 파괴가 발동의 확률이 너무 이상하다는 것이다.
물론 터지긴 했다. 정확히 453번째에.
쾅!
검은색 벼락같은 것이 정확히 언데드 몬스터에게 내리 찍혔다.
[절대적 파괴가 발동했습니다.적중당한 상대방은 잔존 생명력 여부에 상관없이 즉사합니다.]
:
:
[절대적 파괴가 발동했습니다.적중당한 상대방은 잔존 생명력 여부에 상관없이 즉사합니다.]
그리고 454번, 455번~563번까지.
11번 연속으로.
400번이 넘는 공격 횟수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절대적 파괴가 발동하지 않아서 내심 실망하던 차였다.
그 와중에 같은 1%인 최대로 강렬한 쇼크는 2번 터졌고.
“흠… 이걸 도대체 어떻게 받아 들여야지?”
물론 절대적 파괴가 많이 터진 것은 당연히 좋다. 하지만 일관성이 없다.
대충 이쯤이면 터지겠지? 하는 그런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
“이것 참.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에 신경을 거둬들였다. 어차피 터지는 것은 확인했다. 그리고 그 위용도 확인했다.
단 한방이다. 잔존 생명력과 상관없이.
이런 일반 몬스터에게 연속으로 터지는 것은 아까웠지만 보스 몬스터나 강력한 적과 마주쳤을 때 터져주는 것을 떠올리면 더할 나위 없다.
우선 앞으로만 내달렸다.
푹! 푹!
가로 막는 것은 모두 처리하면서.
[보스 방]“1시간 20분 조금 더 걸렸네.”
물론 설렁설렁 온 것도 있다. 이것저것 확인하는라.
“최대한 빠르게 움직인다면 20~30분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 같고. 그럼 1시간 안으로 잡으면 되겠네.”
결국 보스 몬스터다.
보스 몬스터에게 절대적 파괴만 빠르게 터져 준다면 압도적인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
첫 번째에 터져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게 보스 방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