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I woke up, the world turned into a game! RAW novel - Chapter 231
76. 정보의 가치.
현 3대제의 일원인 도살자 즐로바.
진한 포옹까지 생각했었다.
그가 나의 악수를 거절한다면.
하지만 그는 거절치 않았다.
즉, 모른다는 뜻.
아무래도 나에게 된통 당한 호세 알레한드로와 칸타나 알레한드로 부자는 자신들이 당한 것을 외부로 발설하지 않은 것 같았다.
혼자만 당한 것이 너무 억울하기라도 했던지.
어쨌든 나에게는 좋은 상황.
“만나서 반갑습니다. 이지원입니다. 그간 즐로바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도살자 즐로바의 손을 붙잡고 살짝 흔들며 말했다.
악수로만 1분을 버티기에는 꽤나 긴 시간이니까.
“아. 네. 저도 이지원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밖으로 티는 안 났지만 도살자 즐로바와 맞잡은 손을 통해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무척 당황하고 있다는 것을.
그럴만한 게 나를 향한 호칭 중에 1황제 외에 또 다른 호칭이 있다.
바로 7대제 척살자.
나에게 죽어간 7대제가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그 7대제의 일원이었던 도살자 즐로바를 대했다.
도살자 즐로바도 속은 다를지언정 겉으로는 태연하게 행동했고.
“그럼 오늘은 경쟁하는 상대로 만났지만 다음에는 좋은 관계로 마주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입니다. 저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내 말을 곧바로 받아치는 도살자 즐로바.
물론 즐로바는 내말을 빈말로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그래 보이고.
하지만 진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것도 즐로바 입장에서.
왜냐하면 그렇지 않으면 경험할 것이니까.
칸타나 알레한드로가 겪었던 것을 그대로.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네.”
길고 길었던 1분의 악수가 끝나자 도살자 즐로바의 어깨를 툭툭 두드려 주고 몸을 돌려 천천히 용병왕 무리로 이동했다.
앙카라 크라뷔크 용병대 총본부.
역사적인 날.
그렇기에 당연히 파티가 진행됐다.
그리고 그 파티에 주인공인 나도 빠질 수 없었고.
파티가 끝나고 늦은 새벽.
크라뷔크 용병대 내에 가장 좋은 방으로 안내되어 침대에 그대로 몸을 내던졌다.
“상태창 확인.”
그리고 곧바로 상태창을 열었다.
레벨 : 814 죽은 횟수 : 0
칭호 : 지구 최초의 바리움
생명력 : 15690700 / 15690700 마나 : 522800 / 522800
힘 : 32354+5007 민첩 : 15101 체력 : 27201
정신력 : 5168 지력 : 4428
잔여 스탯포인트 : 4477+3
피로도 : 0
특성 : 행운증가(X+1), 모든 상태이상 면역, 던전 찾기 14점
물리공격력 : 130378 물리방어력 : 51797
마법공격력 : 14754 마법방어력 : 30734]
거대한 소를 쓰러트리자 등에 메고 있던 짐짝에서 쏟아졌던 수많은 경험치 덩어리들.
분명 디펜스에 참여한 55명 모두에게 쏟아져야 했던 것들이었다.
설명도 그랬고.
물론 한 마리의 몬스터라도 처리한 자라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하지만 얼핏 단서는 큰 제한이 되어 보이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거대한 소는 최상급 난이도에 그것도 3시간을 버텨야만 나오는 이벤트성 몬스터.
3시간을 버틴다는 것은 참여한 55명 모두가 최선을 다해도 힘든 기록이다.
그 증거로 3대제의 일원인 도살자 즐로바와 최정예로 꾸린 라그라페도 3시간 근처에 가지도 못했고.
즉,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두 명이 아닌 55명 모두가 정말 죽을 둥 살 둥 최선을 다해 버티고 버텨야만 가능하다.
당연히 실력을 겸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리고 그렇게 버티다보면 참여자 55명 모두 최소 한 마리 이상의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가 혼자 다 먹었지. 그 엄청난 경험치를.”
89레벨업.
물론 순전히 거대한 소가 죽으며 뿌린 경험치로만 올린 것은 아니다.
나 혼자 3시간 아니, 거의 4시간 가깝게 버티며 올린 레벨도 13레벨이나 된다.
나머지는 전부 상자에서 얻은 거고.
씨익.
“잔여 스탯포인트가 벌써 4477개라.”
어쩌면 순수 민첩 20000도 멀지 않은 것 같은 느낌에 입가에 잔뜩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다음날.
하나의 메시지가 떴다.
[상당량 뜯겨져 변질된 당겨쓰기의 유지 시간이 종료됐습니다.-힘 민첩 체력 정신력 지력의 스탯중에서 0~100개의 스탯포인트가 확률적으로 영구히 삭제됩니다.]
일종의 페널티.
하지만 웃으며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쉬운 페널티를 감안하더라도 그 뛰어난 효용성을 체감했기에.
[영구히 삭제될 스탯포인트가 정해졌습니다.-힘 50, 민첩 0. 체력 0, 정신력 0, 지력 0이 영구적으로 삭제됩니다.]
“음. 이것은 행운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부분인가?”
솔직히 조금 기대는 했다.
삭제되는 양은 0~100.
즉, 단 하나의 스탯포인트도 삭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했다.
하지만 정확히 반절인 50개 그것도 힘 50개의 삭제.
조금 아쉬웠다.
다른 것도 많으니까.
특히 체력이나 정신력 지력 같은.
하지만 훌훌 털어냈다.
분명 힘 50개의 스탯포인트를 잃은 값어치 그 이상을 해냈으니까.
일주일간의 승전 파티가 끝난 후.
“이게 뭡니까?”
용병왕 마둔 야테킨이 내미는 아이템을 가리키며 물었다.
“우승 보상입니다.”
“우승 보상요?”
“네. 퀘스트 디펜스의 우승 보상요.”
“아.”
순간 잊고 있었다.
퀘스트 보다 라그라페를 상대로 이겼다는 것이 더 컸기에.
“솔직히 이지원님의 공. 그래서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그래도…”
우선은 내 역할이 지대했다 하더라도 분명 크라뷔크 용병대 소속으로 참여를 했다.
그래서 덥석 받지 않았다.
무슨 일이든 모양새는 중요하니까.
“아닙니다. 분명 이지원님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사실. 그렇기에 이지원님이 갖는 것이 맞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제 의견이 아니라 디펜스에 참여했던 이지원님을 제외한 54명 모두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맞습니다.”
“받으세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용병왕 마둔 야테킨 외에 디펜스 참가자들과 참모들의 말에 건네 받았다.
분명 마지못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리고 그때 용병왕 옆자리에 앉아있던 전략부의 수장 타니야가 입을 열었다.
“이지원님.”
“네.”
“한번 맺은 값진 인연은 쉽게 끊어지지 않는 거겠죠?”
“그렇죠. 저는 인연을 상당히 중요시 합니다.”
애초에 용병왕과 선을 맞대기 위해 끼어들었다.
그것도 내 자발적 판단에 의해 처음으로.
그 전의 선빈이나 신화, 라비, 늑대 인간 일족, 샤이어 그리고 아부다비 길드까지 내가 그들을 내편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목적을 갖고 접근하지는 않았다.
그쪽에서 먼저 접근을 해왔고 나도 단순히 대가 혹은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어울렸었다.
당연히 그들도 도움을 받았지만 나도 그들을 이용 혹은 활용했던 측면도 분명 있고.
그러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됐고 지금까지 왔다.
아, 물론 선빈은 조금 다르다.
회귀 전에 선빈의 도움을 받았기에 도움을 줄 생각을 갖고 접근을 했었다.
그나마 믿을 만 했기에.
“하하. 그건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군요.”
용병왕과 전략부의 수장 타니야 그리고 여러 참모들과 시선을 마주보며 미소를 지었다.
서로 원하는 것이 같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그렇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카라뷔크 용병대 총본부 밖으로 나왔다.
마지막으로 챙겨주려는 골덴링은 차마 받지 못하고 거절한 채.
나도 어느 정도 양심이 있다.
얻은 것도 받은 것도 너무 많다.
물론 준 것도 있다.
바로 서울 집 근처에 크라뷔크 용병대의 지부가 설 공간을.
북극해와 바로 맞닿은 러시아 콤소몰레츠 섬.
“흠.”
크루즈파 동발파는 자신의 저택에 앉아 침음을 흘렸다.
큰 대가를 지불하고 얻은 정보 때문에.
분명 엄청난 정보이긴 했다.
“하지만 심판자의 대륙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
결국 오토본 단계가 끝나고 등장한다는 심판자의 대륙.
그 안에서 결정이 된다고 했다.
지구의 운명을 포함해 모든 것이.
즉, 그것의 정보가 필요했다.
그래야 약간의 준비라도 할 수 있을 테니까.
“분명 지금과 다르겠지. 오토본 단계가 끝난다고 했으니까. 변화. 변화가 생길거야. 어쩌면 생각지도 못한 큰 변화가.”
물론 크루즈파 동발파는 쓴 비용의 상당부분은 회수했다.
곧 오토본 단계가 끝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가치를 지닌 정보니까.
지금 당장은.
아니, 방금 전까지는.
정보란 한 번에 팔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번 팔린 정보는 그걸 사간 쪽에서 쓴 비용을 조금이나마 회수하기 위해서 다시 재판매를 한다.
재판매를 하지 않더라도 동맹 혹은 같은 세력권 내에서 주고받기도 하고.
즉, 한 명보다 두 명 그리고 세 명, 네 명으로 인원이 늘어날수록 정보의 가치는 밑바닥으로 끝없이 추락한다.
이미 오토본 단계가 끝난다는 정보는 그 추락한 상태고.
그래서 크루즈파 동발파는 새로운 것을 원했다.
바로 심판자의 대륙에 대해서.
물론 이익도 이익이지만 근본적인 궁금증도 더 컸다.
왜냐하면 크루즈파 동발파 자신도 지구에 속해 있는 존재.
그리고 그 지구의 운명이 걸려 있으니까.
크루즈파 동발파는 요사이 들어온 아주 뜨끈뜨끈한 내용이 담긴 서류를 들어올렸다.
“흠. 왠지 이자라면…”
터키 앙카라에서 발생한 용병왕 측과 라그라페 측의 대결.
그리고 그곳에서 놀라운 신위를 보여준 존재가 있었다.
바로 이지원.
“미스터리야. 미스터리.”
이미 포식의 군주 아니, 더 정확히는 인도에서부터 눈여겨 보던 존재.
처음에는 초심자의 운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운도 3번이면 실력이 되는 법.
운조차 실력으로 만든 대상이 바로 이지원이었다.
그래서 멀리했고.
왜냐하면 가늠이 안됐으니까.
가늠이 안 되기에 재단을 할 수 없고 재단을 못하니 크루즈파 동발파 자신이 끼어들 타이밍을 잡을 수 없었다.
즉, 어디로 튈지 모르는 대상.
그래서 접근을 하지 않았다.
혹여나 이지원 곁에 있다가 같이 휩쓸릴까봐.
어쨌든 이지원이 뭔가 안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왠지… 왠지 뭔가 아는 것이 있을 것 같다 이거지.”
순전히 추측.
드르륵.
크루즈파 동발파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확인하기 위해서.
서울 집.
몇 가지 소문이 들려왔다.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흘러 내려오는 그런 소문.
바로 오토본 단계의 종말.
“슬슬 퍼지기 시작하네.”
현재 사회적으로 내 위치는 굉장히 높다.
그렇기에 가만히 있음에도 여러 가지 것들이 들어온다.
특히 선빈, 신화, 라비, 늑대 인간 일족, 샤이어 그리고 아부다비 길드에서 들어오는 정보양이 꽤 된다.
아, 이번의 크라뷔크 용병대도.
천천히 방을 나와 나만의 정원이 내다보이는 공간에 가서 소파에 털썩 앉았다.
던전 두더지를 소환해 바나나 사탕을 물리고.
[바나나 사탕!]뀨! 뀨!
이게 습관이 됐다.
뭔가 생각과 고민을 정리하는 기본자세로.
“솔직히 조금 아깝긴 해.”
물론 나 혼자 꽁꽁 비밀로 할 생각은 애초부터 없다.
그러다 지구처럼 오토본 단계를 끝낸 다른 곳과의 대결에서 패하면 모든 것이 끝이니까.
그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다.
하지만 현재 나만 알고 있다는 이점을 이대로 순순히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웠다.
나는 욕심쟁이니까.
“그래서 말인데 당신이 사줬으면 좋겠어. 심판자의 대륙에 대한 정보를. 나는 사고파는 것에 대해서는 영 재주가 없거든.”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던전 두더지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아무도 존재하는 않는 정원을 향해.
스르륵.
순간 정원에 존재하는 장미 넝쿨 속에서 누군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직접 나를 만나러 오면 될 것이지. 뭐한다고 그곳에서 기다린 거야? 그나저나 이곳에 들어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텐데. 재주도 좋군.”
내 보금자리 주변으로 삥 둘러쳐져 있다.
선빈, 신화 등의 6개 길드가.
아, 이번에 추가된 용병왕의 크라뷔크 용병대까지.
손쉽게 들어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죄송합니다. 워낙 궁금한 것이 많아서 이렇게 결례를 범했습니다.”
“아니, 괜찮아. 나도 당신과 만나고 싶었거든. 그나저나 초대하지 않은 손님에게는 존댓말을 하지 않는 주의라… 괜찮지?”
“하하. 물론입니다. 저에게 황금 동아줄을 내려주실 분인데 평대 따위가 대수겠습니까? 하대를 해도 상관없습니다.”
회귀 전 소문으로만 듣던 존재.
장미 넝쿨을 헤치고 나온 크루즈파 동발파를 바라보며 말했다.
선빈이나 샤이어, 아부다비 길드 같이 돈도 영향력도 많은 곳에서 오토본 단계가 끝난다는 정보를 구입했다고 알려왔다.
바로 유명한 정보사냥꾼 크루즈파 동발파에게.
“많이 궁금하겠어.”
“네. 아주 궁금해 미치겠습니다.”
“뭘 줄 수 있지?”
“우선 들어봐야 알겠지만 저는 지금껏 정보의 가치를 후려친 적도 훼손한 적도 없습니다. 정보란 존중받아야 하거든요. 특히나 아주 중요한 정보는 더욱더요.”
“그렇군.”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껏 정보사냥꾼에게 속았다는 소문을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기에.
그리고 만약 거짓 정보를 팔았다면 정보사냥꾼이라는 호칭이 끝까지 존재할 수 없을 테고.
크루즈파 동발파는 진심으로 놀랐다.
자신의 위치를 한순간에 파악한 것이 아니라 그의 입에서 나온 말 때문에.
순전히 추측.
이지원이 남들이 알지 못하는 정보를 알고 있을 거라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왔다.
그리고 제대로 왔다는 것을 느꼈다.
이지원의 표정을 보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말이지. 바로…”
곧이어 별일 아니라는 듯이 담담하게 내뱉는 이지원의 말.
하지만 그 내용은 전혀 담담하지 않았다.
물론 오토본 단계에 들어선 것이 지구만 있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크루즈파 동발파도 일찍이 예측하고 있었다.
지구에 대해서도 1455번이라고 했으니까.
하지만 지구처럼 오토본 단계가 끝나는 곳과 생존을 건 경쟁을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것도 죽으면 진짜로 죽는 심판자의 대륙이라는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