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a golden spoon songwriting genius RAW novel - Chapter 106
107. 돌아가기금수저 작곡천재가 되었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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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그래, 목 관리 잘 하고 또 보자.”
NK 엔터테인먼트.
젊은 보컬 트레이너가 인사를 하며 연습실을 나섰다.
하은이 철푸덕 앉으며 긴 한숨을 내뱉었다.
“후아. 오늘 일정도 끝이네. 이번 주도 열심히 살았다.”
“무슨 소리야? 연습은 매일 해야지.”
막내 시아가 엄격한 목소리를 냈다.
하은은 입을 비죽였다.
“시아 너, 그냥 교관 같은거 해. 아이돌보다 훨씬 어울린다.”
“좋아, 나는 교관하고 소미 언니는 프로게이머, 유리 언니는 모델 한다고 쳐. 언니는 뭐 할 건데?”
“나? 나는······돈 많은 백수할래.”
하다못해 가수조차 아닌 그녀의 꿈에 시아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언니, 우리 당분간은 진짜 열심히 해야 돼. 컴백도 컴백인데, 전에 빠져나갔던 일 걸린 건 만회해야지.”
“내가 나가지도 않았는데?”
“맏언니잖아.”
그 말에 하은이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내가 나이 먹고 싶어서 먹었냐구요. 하, 가서 알콩달콩 얘기를 잘 하기라도 했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가만히 있던 유리가 갑자기 헛기침을 했다.
“알콩달콩은 무슨.”
“너 진짜로 사인만 받고 왔다면서? 밥 약속이라도 잡고 그랬어야 할 거 아냐.”
“뭐? 아무 사이도 아닌데 갑자기 그러면 좀······.”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변명하려고 하는데 하은이 말을 이었다.
“그래야 다음번에도 우리 잘 봐주지. 김 피디님 완전 뜨는 해잖아.”
‘아, 그 말이었구나.’
유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지 않아도 밥은 한 번 사드리려고 생각하던 중이었어.”
“오늘 연락해 봐, 어차피 우리 주말에는 스케줄 비지 않아?”
컴백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다 이제 겨우 여유를 얻은 샤이닝 걸스였다.
하은의 말에 ‘그럴까?’라며 웅얼거리던 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유난은······.”
그러면서도 귓가에는 홍조가 띄워져 있었다.
그녀가 문자를 입력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소미가 소근거렸다.
“시아야, 정말 아무 일 없었던 거 맞아?”
“음······.”
시아는 전에 김도하를 만났던 때를 떠올렸다.
유난히 사근사근하게 굴던 태도, 은은한 미소가 떠나지 않던 얼굴.
“그러게.”
소미가 애매한 대답을 내놓는 시아를 이상하게 볼 때, 유리의 탄식이 들렸다.
“왜? 안 된대?”
“바쁜 거 아니야?”
모여든 멤버들을 보며, 유리가 묘하게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부산이시래.”
“뭐? 부산? 대박. 재밌겠다!”
하은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말했다.
소미도 마찬가지였다.
“부산에서 바다보면서 게임하면 죽이겠다.”
“하필 이렇게 타이밍이 안 맞네. 거기까지는 혼자 가신 거래? 놀러?”
시아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유리는 모른다는 듯 눈썹을 찌푸리다, 답장을 보고서 얼굴을 굳혔다.
“······작업하러 가셨대. 누군지는 말 못하는데, 곧 데뷔한다고······.”
“엇, 잠깐. 그렇다면······.”
시아도 덩달아 심각해진 표정이 되었다.
“우리랑 일정 겹치는 거 아니야?”
우뚝.
멤버들이 행동을 멈추고선 시아를 보았다.
“······우리, 좀 위험한가?”
“누군지는 몰라도 김 피디님이 곡을 주는 거라면 그럴수도······.”
“게다가 부산까지 직접 가셨다잖아. 여름 곡이라서 그런 것 같은데, 대박나는 거 아니야?”
아까까지 가득했던 장난스러운 분위기는 온데간데 없어졌다.
조용한 연습실.
누군가 말했다.
“······나좀 봐줄 사람?”
“다같이 하자. 난 고음 좀 들어줘.”
“언니, 아까 지적받은 거 말인데······.”
다소 풀어졌던 텐션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이제 모두의 머릿속에는 ‘죽도록 열심히 하자’는 생각밖에 없었다.
유리는 ‘잘 된 건가?’ 라며 아리송하게 생각하다, 방금 전 김도하와 나눴던 톡을 다시금 보았다.
“······그런데 왜라니.”
이유 없이 그냥 연락할 수도 있지.
예전에는 자기 쪽에서 연락처 달라고 했으면서.
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투덜대며 답장을 입력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건강 잘 챙기세요.]아무래도, 같이 밥 먹는 건 더 미뤄질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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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X 엔터, 적막함이 감도는 대표실.
묵묵하게 차를 마시던 박강현이 입을 열었다.
“그래, 인제야. 남매는 좀 어떤 것 같아?”
그러자 마찬가지로 묵묵하게 팔짱을 끼고 있던 로우가 대답했다.
“잘하죠. 뭘 시키지 않아도 평균은 합니다.”
박강현은 반쯤 좀비가 되어있던 남매가 떠올랐다.
그 좀비꼴은 분명히 ‘평균’을 넘기기 위해 로우가 만든 결과물일 것이었다.
하지만 박강현은 그것에 관해 말을 얹을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로우에게 남매의 앨범을 맡기며 ‘대박’을 만들어보자고 했던 게 바로 자기자신이었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정도 이상은 말려야 하겠지만······.’
로우가 귀신같이 그 정도를 지키는 덕에 그럴 필요는 없었다.
박강현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뭐, 그걸 보고 뽑은 애들이니까.”
그가 집중하듯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그럼 김 피디가 붙으면?”
“······붙으면, 뭡니까?”
“송캠프 말이야. 김 피디랑 제이든이 갔잖아. 인제 네가 봤을 때는 가요계를 떠들썩하게 만들 노래가 나올 것 같아?”
김인제, 로우는 생각하듯 눈을 굴리다 고개를 저었다.
“오히려 그 반대일걸요.”
“반대?”
“두 사람이 쌍둥이에게 내준 과제가 있었습니다. 그걸 보면 짐작이 가죠. 적극적으로 곡을 뜯어고치거나 주는 일은 없을 겁니다.”
“······역시 그러려나?”
박강현이 혀를 찼다.
자신이 보여주기식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그래도 둘의 손길이 더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누가 뭐래도 남매는 아직 정식 데뷔도 하지 않은 상태였으니까.
로우가 앨범을 봐주는 것도 어디까지나 전체적인 기획과 완성도를 봐주는 정도였지, 곡을 만들어주는 건 아니었다.
‘아무래도 불안하긴 하지.’
그렇기에 남매의 실력을 믿는 것과는 별개로 마음 한구석이 불안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로우의 말은 아직 끝난 게 아니었다.
“이번에 남매가 새로 만든 트랙들. 특히 세 번째 트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기는 한데 대박이 날만한 곡이냐고 물으면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가 말을 이었다.
“뭔가 부족해요. 딱 하나, 대중에게 어필할 요소가.”
“어필······. 그게 뭐라고 생각해?”
그의 질문에 로우가 고개를 저었다.
“저로서는 잘 모르겠어요.”
“모른다고?”
로우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오랜만에 듣는다.
박강현이 조금 놀라서 묻자 로우가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제가 최근 항상 듣는 게 남매의 곡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그 개성에 많이 무뎌졌어요. 하지만 김 피디와 제이든은 다르겠죠.”
“그렇긴 하지.”
“그러니 마지막 스페셜 트랙은 두 사람한테 믿고 맡기려고요.”
그렇게 말한 뒤, 로우가 식은 차를 마셨다.
“이번 송캠프에서 두 사람이 빠진 요소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야죠. 뭐, 바다 본다고 신나서 놀지만 않으면 가능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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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맞는 바닷바람에 기분 좋게 놀고난 뒤.
바베큐까지 해치운 우리는 쌍둥이에게 일단 길이를 채우라고 하고서 2층으로 올라온 상태였다.
“······뜬금없네.”
나는 폰을 보며 중얼거렸다.
샤이닝 걸스의 유리가 보낸 톡을 보고 하는 소리였다.
맞은 편에 앉아 뭔가를 작성하고 있던 제이든이 고개를 들었다.
“뜬금?”
영어로 설명을 해주자 그가 물었다.
“왜요?”
“지인이 내일 뭐 하냐고 물어봐서 대답해줬더니 그냥 건강이나 잘 챙기라는데요?”
“흠.”
제이든은 묘한 표정을 지었지만, 더 말을 이어가지는 않았다.
“인기 많네요.”
이 한 마디를 제외하고선.
영문을 알 수 없는 말에 멀뚱히 있는데, 노트북 화면을 보던 제이든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럴 줄 알았지.”
그가 내게로 화면을 돌렸다.
“351 스튜디오 홈페이지예요. 뭐가 새로운지 한 번 보세요.”
“새로운 거요?”
나는 사이트를 훑었다.
‘새로운 것’을 찾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엔지니어들의 작업물들을 모아놓은 탭.
치프 엔지니어인 로버트가 메인으로 떠있는 가운데, 바로 밑에 내 앨범이 실려있었다.
그것까지는 계약서에서도 명시된 부분이었지만, 앨범 옆에 박힌 문구는 다른 작품들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뛰어난 송라이터의 첫 개인앨범. 누구든 앨범의 타이틀을 들으면 감동을 느끼리라 확신한다. 마무리를 맡게 되어서 영광이었다······.”
누가 봐도 나를 띄워주는 말이었다.
이걸 작업한 당시에 쓴 건지, 곡이 발매된 후에 쓴 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는 고마운 말이었다.
제이든이 자랑스럽게 말했다.
“저는 로버트가 당신을 좋아하게 될 줄 알고 있었다고요.”
“그건 어감이 좀······.”
“그건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전에 말한 사람도 그랬다고 하지 않았어요?”
“크리스요?”
전에 제이든이 내 연락을 안 받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평생 그럴 수는 없는 법.
결국 전화가 연결될 때, 나는 크리스에 대해 말했었다.
물론 거창한 건 아니었고, 그저 나도 아는 사이라는 것 정도만이었다.
그 이후로는 별다른 말이 없어서 까먹고 있었는데.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나보다.
제이든은 맞다며 고개를 끄덕이다,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나저나 그 밤에 그런 일이 있었을지는 몰랐어요. 도하 씨는 운이 나쁜 거예요, 좋은 거예요?”
따지자면 후자가 아닐까.
어쨌든 결과가 좋으면 좋은 거니까.
그렇게 생각하는데 밑에서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가 들렸다.
이내 조정우가 살며시 문을 열고선 얼굴을 빼꼼 들이밀었다.
“······똑똑? 제가 작업 방해한 건 아니죠?”
나는 그에게 물었다.
“왜?”
“남매가 곡을 얼추 썼다고 하네요?”
“벌써?”
나는 시계를 확인했다.
발전시켜보자고 한 지 아직 3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어설퍼도 괜찮으니까 길이만 3분을 채워달라고 했는데, 대략 1시간에 50초씩은 완성한 꼴이었다.
나랑 제이든이 내려가자, 아침에 봤을 때보다는 때깔이 좋아진 남매가 우리를 돌아봤다.
“저희 다 썼어요!”
“가사는?”
“가사도요. 녹음에는 안 들어가있지만······.”
남예리가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데 되게 빨리 했네?”
“사실 미리 생각해뒀던 게 있었거든요. 그런데다 아까 리프레쉬까지 해서 그런지 더 잘 써진 것 같아요.”
쑥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남예준.
그렇다고는 해도 상당히 빠른 시간이었다.
‘물론 10분만에 곡이 나올 때도 있긴 하지만.’
그건 그야말로 영감이 번개처럼 찾아오는 수준이었기에 예외로 치고.
나는 고생했다고 하고선 재생을 부탁했다.
아침부터 계속해서 카메라가 돌아가는 가운데 노래가 틀어졌다.
아무리 그래도 노래까지 부를 시간은 없었던 듯, 1절을 제외하고선 모두 멜로디로만 처리가 되어있었다.
-♬ ♪
인트로를 시원한 바다소리로 시작한 노래는, 메인 악기로 우쿨렐레를 넣어 여름 느낌을 물씬 내고 있었다.
확실히, 남매의 스타일은 아이돌들이 추구하는 방향과는 완전히 달랐다.
아이돌이 빵빵한 사운드와 중독성 있는 춤, 그리고 비주얼이 뛰어난 뮤직비디오를 내세운다면.
남매의 무기는 개성과 음악성 그 자체로 보였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남매의 무기는 그것밖에 없었다.
사운드를 더 손봐야 하겠지만, 멜로디라인이나 편곡 방향은 옳았다.
그럼에도 이대로라면 밀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이유를 고민하다, 나는 아직 둘의 가장 큰 장점을 보지 못했다는 걸 떠올렸다.
제이든을 보니 그도 같은 생각을 한 듯했다.
“어떤가요?”
남매가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내가 말했다.
“오늘 안으로 보컬까지 녹음해볼 수 있겠어?”
멜로디, 편곡이 다 좋은데도 뭔가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가사에 따라 곡이 완전히 바뀔 가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그건, 남매가 가장 잘하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