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the younger brother of the heroine of the novel RAW novel - Chapter (79)
“오늘도 연구소 하나를 박살 냈으니…….”
나는 책상의 앞으로 다가가 서류들을 정리한 뒤, 의자에 착석했다.
“후우, 요새 교단의 움직임이 조심스러워지긴 했지만, 그만큼 거점과 연구소의 방비가 단단해졌어.”
-그 정도는 이미 예상했을 거다.
내 어깨에 착석한 엔다이론.
그의 한 마디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예상은 했었지. 하지만 이렇게 빨리 제5 서클의 간부급 흑마법사가 마중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이 정도면 누나도 꽤나 고전하고 있을 텐데…….”
-걱정 마라. 엘라임께서도 제6 서클에 버금가는 능력을 사용하실 수 있다고 하셨으니, 사도와 직접 충돌하더라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을 거다.
“확실히 그 정도면 사도 한 명 정도는 대응할 수 있겠지. 하지만…… 아니, 그럴 리는 없으려나? 사도가 둘이나 동행하는 경우는…….”
나는 진심으로 고민했다.
골드 포인트 전액을 위리아의 성수에 투자할지에 대해서.
소피아 누님이 수십L의 성수를 마시게 된다면, 엘라임은 제7~8 서클에 버금가는 능력을 구사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야.
확실히 투자할 가치는 있을 것이다. 물론, 내 쪽에선 손해만 발생하겠지만.
‘아니, 죽음에 대한 위협이 사라진다는 것을 고려하면…… 무조건 손해는 아니지 않나?’
나는 잠시 턱을 매만지면서 생각에 잠겼다.
“쯧, 어차피 수백 개를 보내도 한 번에 복용할 순 없을 테니……. 그냥 정기적으로 공급하는 선에서 타협해야겠어.”
며칠 전, 통신구를 통해 누님과 대화를 나눈 나는 성수의 부작용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 나로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부작용.
하지만 누님의 이야기에 엔다이론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여신의 마나가 갑자기 체내로 들어오게 되었으니…….
여신의 마나가 복용자의 마나핵에 안정되기 전까지, 성수의 복용을 멈춰야 한다는 엘라임과 엔다이론의 판단.
아무래도 일반인이 다량의 성수를 복용하게 될 경우, 마나핵의 마나량이 갑자기 늘어나게 되면서 심한 두통과 울렁증을 동반한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네놈이 이상한 거다.
나를 괴물처럼 바라보던 엔다이론의 눈빛은 아직도 잊기 어렵다.
하여튼 간에 누님이 복용할 수 있는 수량에는 한계가 존재했다. 그러니 방금 전의 생각은 무의미하다고 해야겠지.
그보다도…….
-……소피아 님에게 계속해서 위리아의 성수를 공급하겠다는 건가? 지금도 꽤 충분한 양을 보냈다고 말했을 텐데?
“흐음, 그건 그렇지.”
-뭐, 마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정령술은 강해질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성장은…… 일전에 네가 생각했던 대로 방심을 유발할 수도 있을 거다. 지금은 다양한 적들과 전투를 겪으면서 여러 상황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시기겠지.
그 부분은 나 역시 인정하고 있었다. 경험이라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니까.
-그보다 아직 1차 물량의 복용도 끝나지 않았을 텐데…….
엔다이론이 말끝을 흐리자, 나는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확실히 누님의 마나량을 빠른 속도로 늘리는 것만이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그것이 교단을 무너트리는 지름길이라는 것 역시 여러모로 고려를 해 봐야겠지.
“후우……. 지금의 누나는 이미 원작을 초월해 버렸으니…….”
제6 서클에 버금가는 정령술.
소설의 초반에 불과한 이 시기에 누님은 원작초월을 이루어낸 셈이다.
-엘라임께서도 해당 부분에 대해 거론한 적이 있으셨다. 근래 소피아 님께서는 본인보다 강력한 상대를 만나지 못하여 전투를 할 때마다 위기감과 긴장감이 서서히 부족해지고 있다고. 그래서인지 요새는 정령술보다 검술에 집중하는 경우가 더욱 많다고 하시더군.
“아하하…….”
본래 소피아 누님의 주된 능력은 바로 정령술이다. 검술은 부가적인 능력이라고 봐야겠지.
하지만 위기감이 부족해진 것을 누님 스스로도 자각한 것일까? 누님은 검술에 매진하기 시작했고, 육체를 움직이면서 격렬한 전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정령술보다 검술을 더욱 우선시하게 되었는데. 그 때문인지 엘라임과의 친화력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는 모양이다.
-우리 정령 역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계약자가 정령에게 소홀해진다면…… 그만큼 친화력이 떨어지면서 정령술에도 영향이 가게 되지.
물론, 내 경우에는 예외라고 봐야 했다. 나의 주된 능력이 마법이고, 정령술은 일종의 부가적인 것이었으니까.
-교단을 더욱 빠르게 무너트리고 싶거나, 소피아 님의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네가 직접 움직여라.
“…….”
-지금의 너라면 사도라고 불리는 녀석 정도는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잖나.
“그거야 뭐……. 하지만 놈들을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게다가 스페이원의 감시 하에선 내 활동반경도 제한되고.”
-그것도 그렇군. 하지만 네 말대로 고대의 마왕이 가진 그 능력을 교주라는 녀석이 가지게 된다면……. 이 세계는 다시 한번 멸망의 위기를 맞이하게 될 거다. 지금 이 시대에는 용사와 성녀라는 존재도 없으니까 말이야. 게다가 천계는 과거의 천마전쟁으로부터 상당수의 대천사들이 사망했다.
그 누구의 도움도 바라기 어려운 상황임을 강조하는 엔다이론.
나는 그의 이야기에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그래, 나도 알고 있어.”
소설은 완결되지 않았었다. 그렇기에 이 세계의 미래가 베드엔딩으로 끝나게 될지, 아니면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될지는 누님의 행동과 내 결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나는 복잡한 머릿속을 한 번 정리하고, 작게 한숨을 흘리면서 머리를 긁적였다.
“솔직히…… 마왕이란 단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실감 나지 않네. 이것 봐.”
나는 아카데미로부터 건네받은 통신문을 엔다이론에게 보여주었다.
-……이건?
“2학기마다 아카데미에서 시행하는 축제야. 학업에 종사하는 학생들을 위한 작은 행사지.”
교단이네, 마왕이네, 하면서도 이 제도는 여전히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매번 교단의 거점과 연구소를 공격하며 치열한 전투를 이어가는 밤. 그리고 아카데미에 등교하며 학업에 종사하는 낮.
물론, 교단을 공격하는 것은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다.
하지만 교단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나는 제도와 아카데미의 평화로움이 마치 거짓처럼 느껴졌다.
-그 평화로움을 지금이라도 만끽해 둬라. 나중엔 지금보다도 바빠질 수 있을 테니.
“……그래, 나도 그럴 생각이야. 가능하면 최대한 즐겨둬야지.”
전생에서 경험했던 학교 축제와는 차원이 다른 대규모 축제. 이런 경험은 좀처럼 해 보기 어려울 것이다.
“아, 그리고 이번에 우리 클래스는 카페를 개점하기로 결정했어.”
-카페?
고위 귀족들이 수업을 듣는 A-1클래스에서 설마 집사&메이드 카페를 개점하게 되다니.
참고로 카페 개점을 제안한 것은 다름 아닌 아르데알이었다.
꽤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장난삼아 제안한 것이었는데…… 설마, 그것이 채택될 줄이야.
제안자인 아르데알조차 해당 제안이 채택될 것을 예상하지는 못했는지, 꽤나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더라.
“뭐, 조금 귀찮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이번 삶에서는 학교…… 아니, 아카데미 생활을 한번 즐겁게 보내보려고.”
-……그래,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어차피 지금의 내게는 수많은 제약들이 존재한다.
스페이원의 감시도 그중 하나에 속하겠지만, 내 움직임을 누군가에게 발각되기라도 한다면…….
“……지금은 거점과 연구소들을 하나씩 박살 내면서 전력을 강화하고, 교단 본부의 위치를 조사해 보는 게 우선이겠어.”
나는 손가락으로 책상 위를 툭툭 건드렸다.
교단 본부. 즉, 교주의 위치를 찾아낸다 하더라도 지금의 내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거의 없다.
교단 본부의 전력과 교주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그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으니까 말이다.
지금은 단지 소설 속 설정을 바탕으로 추측만 할 뿐. 확실한 정보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이중생활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
“일단, 그란스의 의심을 피할 겸 아카데미 생활이나 충실히 보내보자.”
나는 작게 미소를 지으면서 문서들을 곧바로 불태웠다.
태워진 문서들은 다크니스 소속 제1팀 팀장, 시리아나에 의해 작성된 보고서들이다.
물론, 내게 건네진 것은 보고서의 사본.
우연이라도 누군가가 볼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나는 그것을 곧바로 불태워 버렸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수차례의 공격을 받게 된 데스 퍼레이드는 경계 레벨을 몇 단계나 상승시켰다. 엄격한 방비로 다크니스의 공격에 대응한 것이다.
그리고 두 조직 간의 충돌이 난무하던 시각, 제도의 아카데미에서는 축제를 준비하는 학생들로 시끌벅적했다.
* * *
대륙력 1252년 9월 13일.
라바디안 제국 중앙 아카데미, 1학년 A-1클래스는 카페 개점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흐음……. 간판을 조금만 더 내려 보세요. 아, 네. 그 정도가 딱 좋겠네요.”
“오오~ 이게 집사복이구나. 아니, 뭐 매일 집에서도 보기는 하는데, 직접 입으려니 조금 이상한 기분이네. 그보다 나비넥타이는 붉은색이 낫겠어.”
D~F클래스와 C~A클래스 간의 퀄리티는 크게 차이 났다.
수작업을 통해 제작한 간판과 복장을 사용하는 D~F클래스. 학생 대부분이 평민 출신이었기에 자금적인 부분에 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해야겠지.
반면, C~A클래스는 달랐다.
학생 대부분이 귀족이기 때문일까? 그들은 간판과 복장 대부분을 외부에서 주문하여 제작하였고, 그 덕분에 빠른 시간에 높은 퀄리티의 매장을 준비할 수 있었다.
“테이블의 배치는 이 정도면 되겠죠? 다음으론 메뉴를 정하는 건 어떨까요?”
“메뉴는 저희 쪽에서 고민을 해 봤어요. 그런데 금액이 조금 고민이네요. 시중의 카페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기는 해 봤는데…….”
“그 금액이면 괜찮지 않을까요? 물론, 조금 저렴한 것 같은 느낌도 있긴 하지만…….”
“아니요. 학생들 사이에서 이 금액은 꽤나 부담이 될 거예요.”
여학생들은 메뉴와 그 금액을 조정하기 위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합의를 이루지 못했는지, 내게 메뉴판을 가져왔다.
그런데…… 왜 나한테 오는 거지?
“케이네스 군. 조금만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어떤 걸…….”
“케이네스 군은 상회를 운영하고 있으니, 메뉴에 대한 적정금액을 저희들보다도 잘 아시리라 생각해요.”
아니, 내가 직접 상회를 운영하는 것은 아닌데…….
게다가 카페를 방문한 적도 거의 없었다. 한 달에 많아야 두세 번 정도?
나는 그녀들의 부탁에 쓰게 웃으면서 잠시 메뉴판을 살펴봤다.
‘……평민 출신의 학생들은 고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건가.’
메뉴판에 기입된 금액들에 나는 속으로 헛웃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로잡았다.
‘고객층을 고려하는 것보다도 그녀들이 사전 조사를 진행한 카페들의 영향이라고 보는 게 옳겠어.’
분명, 그녀들이 조사한 카페들 대부분이 유명한 고급카페일 터. 그러니 이 금액에서 비싸네, 저렴하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리라.
나는 잠시 턱을 매만지면서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우선 고객층부터 고려해야겠네요. 만약 평민층까지를 고객으로 결정한다면, 금액은 1/10로 낮춰야 합니다.”
“그건…… 아무래도 좀 그러네요. 저희 카페에서 취급하는 음식들은 시중에서도 전부 고가에 판매되고 있으니까요.”
교내 축제에서 시중의 금액까지 고려한다는 부분은 어떨까 싶기는 하지만, 뭐, 그렇다면 어쩔 수 없겠지.
나는 작게 미소를 지으면서 평민층의 고객을 머릿속에서 배제시켰다.
“그렇다면 고객층을 귀족 학생들로 잡아야겠군요.”
“네, 가능하면 그래야겠죠.”
“확실히 이 금액도 나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학년의 A클래스에서도 카페를 개점한다고 하더군요. 만약 그런 카페들과 경쟁을 하게 된다면…… 금액을 더 높여보는 것도 좋겠네요.”
그런 내 결론에 여학생들이 의아한 듯 눈을 크게 떴다.
“예? 금액을 낮추는 게 아니라 올린다고요?”
확실히 평민을 고객으로 생각한다면 금액을 낮추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가격경쟁력에서도 더욱 좋은 효과를 거두겠지.
하지만 고객이 귀족이라면? 사치를 좋아하는 귀족들은 대부분 값이 비싸면서도 질이 높은 음식들을 원한다.
심지어 귀족 학생 중에서는 소비가 본인의 가치라고 여기는 자들도 상당하니까.
여학생들은 내 이야기를 경청하며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케이네스 군의 이야기에도 일리가 있네요.”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너무 부담되는 금액이 아닐까요?”
해당 부분에 관해서는 나 역시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예, 두 분의 이야기도 맞습니다. 실제로 인지도가 부족한 저희 카페에 높은 값을 지불해 줄 고객은…… 그리 많지 않다고 봐야겠죠.”
“그러면…….”
“네, 현실적으로 고위 가문의 학생들을 고객으로 노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중위 가문의 학생들을 타깃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객을 누구로 잡든 간에 적극적인 홍보도 중요하겠죠.”
“……결국에는 금액을 결정하기 전에 고객층부터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네요.”
“하하하……. 많은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내 멋쩍은 미소에 두 여학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요. 오히려 많은 것을 배운 기분이에요.”
“맞아요. 저희 또래에서 상회를 운영하는 사람은 아마 케이네스뿐일걸요? 그보다도 고객층에 대한 부분은 케이네스 군의 말대로 중위 가문의 귀족 학생들을 대상으로 할 수밖에 없겠네요. 그렇다면 금액은…….”
“개인적으로는 낮추는 쪽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지만, 처음부터 금액을 낮추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높은 인지도가 있었더라면 모를까. 지금 상황에서 고위 가문의 학생들을 타깃으로 잡고, 금액을 높일 순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