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he Pro in His Past Life Sucks the Sweet Honey RAW novel - Chapter (259)
259화. 성녀의 결단 (4)
“오오, 처음부터 저것을 사용하시는 겁니까?”
“역시 아렐 님이십니다.”
귀족들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처음부터 큰 병기를 갈기자는 내 제안에 박수를 치며 찬동한다.
……과연 이 맛에 사령관을 해 먹는 거군.
얘네들은 내가 똥을 싸도 박수를 칠 애들이야.
그리고 최종적으로 발사 준비가 되자 나는 거리낌 없이 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만약에 저 요새에 그 튕겨내는 방패가 있으면 강철의 기둥은 어찌 되는 겁니까?”
발사되는 순간 누군가가 문득 아차, 하는 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귀족들이 그제야 입을 벌리고 모두가 침묵하며 할 말을 잃는다.
어떻게 되긴 어떻게 돼.
“뭐, 그게 아직 남아 있으면 튕겨 나가는 거지.”
“아렐 님?!”
귀족들이 비명을 지르며 나를 돌아보지만 이미 기둥은 발사된 뒤다.
돌풍을 휘감으며 발사되는 거대한 기둥.
그것이 요새 쪽으로 날아간 뒤.
티잉!
어김없이 이쪽으로 돌아온다.
그 만천역행환의 원리를 적용한 방패.
성국에선 수호의 방패라 부른다지?
그 아티팩트의 효과다.
여전히 물리 법칙에 엿을 날리는 반사 성능이군.
“으악?! 반사되었다!”
……이놈들, 고작 이 정도 일에 당황하다니!
못 써먹겠군.
“ 에휴.”
나는 한숨을 쉬며 말없이 고개를 까딱였다.
“디아.”
“문제없습니다.”
디아가 한 발 앞으로 나와 마법을 시전 했다.
몇 중으로 시전되는 보호 마법과 그리고 돌풍이 되돌아오는 기둥을 감속시켰다.
그리고 병사들의 포진 사이에서 작은 인영이 뛰어올랐다.
카니아 누나다.
그녀는 초월적인 신체 능력을 발휘해 말 그대로 용솟음치듯 뛰어올랐다.
마치 하늘을 걷듯 뛰어오른다.
허공답보(許 空路 步)군.
그사이 또 실력이 느셨군요.
그런데 저건 또 언제 익혔담?
누나는 공중에서 돌진하며 검을 휘둘렀다.
“하앗!”
강철의 기둥이 잘게 산산조각이 나 흩어진다.
그리고 남은 파편은 디아가 마법으로 저 멀리 날려 보냈다.
그제야 여기저기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일부 귀족은 주저앉은 채 갑자기 눈치를 본다.
너, 쌌구나!
다들 담이 작군.
이래서야 전쟁 해 먹겠냐?
나는 다른 의미로 한숨을 쉬며 요새 쪽을 노려보았다.
성가시네.
“아직 그 방패가 남아 있나 보군.”
“응? 왜? 다들 왜 그렇게 질린 눈으로 보는 걸까? 뭔 일 있었어?”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능청을 떨었다.
내게 불만을 말할 배짱은 없는 것인지 그들은 뜨뜻미지근한 시선만을 보낼 뿐 아무런 말은 하지 않았다.
귀족 하나가 잠시 볼일이 있다며 자기 막사로 돌아가는 것을 허락하고 난 뒤.
우리들은 요새 공략안을 마저 논의 하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성국 쪽도 가용할 인원이니 장비니 죄다 끌어모은 모양이군. 여전히 그 방패가 남아 있는 것도 확인했고.”
“아렐 님, 제발 두 번이나 확인하지 말아 주세요……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귀족 하나가 간절하게 간청해 온다.
다들 ‘응! 응!’ 하고 고개를 슬며시 끄덕인다.
음, 내가 너무 지나쳤나 보군.
어차피 한 발 정도야 튕겨 돌아와도 우리 측 인원이면 별문제 없을 거라 생각하고 친 장난인데 말이지.
거기에 성국 측 놈들도 진짜 쏠 줄이야, 하고 식겁해하고 있을 것이다.
약간은 견제 겸 환영 인사도 한 셈이다.
우린 이런 미친놈이다, 으르르르르렁.
……뭐, 농담은 이쯤하고.
“방패가 있는 한 일반적인 공성 장비도 쓰는 데 제한이 걸리는군. 마법으로 응수도 힘들겠어.”
방패를 깰 수단은 여전히 기사들이 직접 맞붙어서 일일이 솎아 내는 것 뿐이다.
따라서 이번 요새 공략은 당연히 정석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마법은 최대한 공격성이 없는 지원 위주로만 펼치도록 하고. 공격은 기사와 병사들에게 맡겨야겠군.”
당연히 그 점은 별걱정은 없다.
우리 측은 기사의 실력도 뛰어나고, 거기에 병사들이 가진 장비도 질이 좋다.
정석대로 공략하여 백병전 위주로 가도 우위를 점할 자신은 있다.
실제로 그동안 몇 번이나 일어난 전투에서 성국과 아군의 병사가 서로 무기를 부딪쳤을 때 적들의 무기가 부러지거나 쉽게 날이 나가는등.
장비에선 특히나 파힐리아군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티타늄 만세.
그 점을 인지하는 건 나뿐만이 아니기에 다들 쉽지 않은 전투가 될 거라 생각은 하면서도 자신감은 잃지 않고 있었다.
“그럼 예정대로 공성전으로 돌입하도록 하는 게 좋겠습니까?”
“그래, 우선은 정면에서 공략해 올부대. 이건 헤닐튼 후작, 네가 지휘해라. 지난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주마.”
“옛!”
“그리고 좌우로 돌아서 협공도 가할 참이니 나머지 부대는 루엔 자작과 케딘 백작, 너희들이 각각 맡아서 병사들을 통솔하도록.”
“알겠습니다.”
“반드시 성공적으로 함락시켜 보이고 말겠습니다.”
내가 임무를 맡기자 지휘를 맡은 귀족들은 힘차게 대답하며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듯 다짐했다.
“아렐? 나는 뭐 하면 돼?”
저랑 팝콘이나 먹죠, 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나 그녀에게 일을 맡기지 않을 수는 없다.
저래 보여도 일단 왕국 최강의 공격력과 기동성을 가진 기사니까.
“누나께선 늘 하던 대로 해 주세요.”
언제나 그녀는 한결같다.
그냥 다 부숴라.
렛츠 디스트로이.
“아무래도 공성전이다 보니 기사들 만으로는 그 방패에 대항하긴 어려울 거예요. 그러니 가능하면 방패만 든 녀석들을 우선적으로 해치워 주세요. 대응하는 요령은 이미 익히셨다면서요?”
“대충 치니까 되더라.”
“……다른 기사들 자괴감 들 말은 제발 삼가 주세요.”
누나와 다른 녀석들을 비교하면 안된다.
이미 순수하게 검 실력이라면 약간 핸디캡만 둔다면 나보다도 우위를 점할지 모르니까요, 라는 말은 오로지 마음속으로만 해 두었다.
“어쨌든 누나는 성국의 방패 아티팩트를 최우선으로 격파해 주세요.”
“응, 방패만 전부 해치우면 되는 거네? 간단하네.”
“……기왕이면 보다 복합적인 전술도 좀 기억해 두시면 좋겠지만요.”
그건 차차 장래를 기대하도록 하자.
나는 박수를 쳤다.
모두의 시선이 내게 모인다.
“자! 길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제 성국과의 전쟁이 끝이 보인다.”
나는 모두를 격려할 셈으로 이번만은 솔직하게 좋은 소릴 해 주려 했다.
“모든 것이 아렐 님의 덕입니다.”
“저도 몇 번을 전장을 지휘한 적이 있지만 이리 막힘없는 진군은 처음이었으니 말이죠.”
새로운 장비 그리고 높은 병기류의 질, 거기에 원활한 보급.
모든 게 잘 들어맞은 덕이다.
……솔직히 나는 저 중 하나가 완전히 계획에서 틀어질 것도 감안은 하고 있었다.
전장이란 건 오히려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은 법이니까.
다행히 내가 걱정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군.
“자, 저 방어선만 돌파하면 그다음은 바로 성도다. 바로 성녀를 끌어내려 대가를 물은 뒤 우리들은 에르네시아 왕국으로 돌아간다!”
벌써부터 집에 돌아갈 생각이 간절하구나!
내가 좀 더 힘을 내 달라고 격려하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추며 경례를 했다.
분명 고향에 돌아갈 생각으로 들뜬건 나뿐만은 아니겠지.
부디 이 전투에서도 아무 일이 없길 내심 바랐다.
이틀 뒤.
바로 우리들은 케일런 요새를 함락하기 위한 공성전에 들어갔다.
사전에 논의한 대로 지극히 정석적인 공성전에 들어갔다.
병사들은 성벽을 기어오르기 위해 사다리와 갈고리를 이용해 기어오르고.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성국의 병사들이 막는다.
또한 방어선의 측면에서는 별동대가 습격을 하여 주의를 분산시킨다.
함락을 시키기 위한 아군도 필사적으로 기어오르며.
그것을 저지하기 위한 적군도 죽을 힘을 다해 막는다.
그런 공성전이 몇 날 며칠이고 계속 이어졌다.
“역시 정석대로 공성전을 벌이는 만큼 쉽지 않은가……?”
3일 후.
세 번째 공격을 감행하며 나는 잇따른 보고를 확인하며 현재 전황을 살폈다.
공성전에 시간이 걸리는 건 우리 측이 무리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빠르게 점령하게 된다면 그게 가장 베스트겠지만 굳이 그게 해답은 아니다.
무조건 침공하고 박살 내는 게 공성전의 전부는 아니지.
가능한 신중히 건드려서 피 말려 죽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
오히려 이쪽이 가장 정석이라고 할 수 있다.
농성은 버티는 쪽이 유리할지 몰라도.
한편으로는 그것만으로 받는 스트레스와 압박감이 장난이 아니니까.
“보급로는 차단했지?”
“예, 확실하게 끊어 두었습니다.”
그 보고를 받고는 나는 승리를 예감했다.
버티는 쪽이 가장 괴로울 상황이 바로 이것이다.
물자도 끊기고, 적들은 신중히 공격해 올 때.
방어가 탄탄해도 안쪽에서 메말라스러져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대로면 무모하게 공격을 감행할 필요도 없겠습니다.”
“좀 더 장기전으로 밀고 들어가도 우리 측이 유리하겠죠.”
나 외에 다른 녀석들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 뿌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벌써부터 자만하면 곤란한데 말이지.
나는 주의를 줄까, 고민하면서 지도를 보았다.
이대로 저 요새만 함락하면 성국은 더는 버틸 힘을 잃는다.
나머지는 성도로만 밀고 들어가면 항복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겠지.
‘……그런데 그게 끝일까?’
남들 앞에서는 자신만만하게 장담하던 나지만 왠지 무언가 석연치 않다.
역시 마음에 걸리는 건 이번 전쟁의 원흉인 성녀 넬베니아.
‘이번 전투도 그렇고 끝까지 그녀의 행적을 알 수는 없었다.’
하긴 성녀니까 계속 성도에 틀어박혀 있을 테니, 전장에선 보이지 않는 쪽이 정상이긴 할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무언가 찝찝한 기분이 들었다.
반대로 생각해 보자.
과연 나라면 가만히 있을까?
……적어도 나는 그런 적이 없었는데 말이지.
“안 되겠군.”
“예?”
내가 중얼거린 말을 듣고 귀족 하나가 의아한 얼굴을 했다.
“말려 죽이는 것도 괜찮겠지만 가능한 더 빨리 성을 함락시켜 보자.
공격도 과감히 감행해 보라 전해.”
“어째서입니까?”
“……그냥 기분이 안 좋아.”
“예?”
이건 순수하게 내 예감이다.
만약에 내가 예측하는 성녀의 정체…… 혹은 그녀의 환경이 우려하는 것과 일치한다면.
어쩌면….
그때였다.
내 생각을 끊듯이 갑자기 전령이 뛰어들어 급보를 전한 것이다.
“큰일입니다!”
“뭐야? 무슨 일 있어?”
“……그, 그것이 이걸 어찌 설명해야 할지……
전령은 갈팡질팡하며 혼란스러워했다.
무언가 감당키 어려운 일이라도 일어났나 보군.
나는 일단 물을 주어 진정시키고는 다시 침착하게 설명하라 일렀다.
“……그, 그것이 그 성녀가 요새에 나타났습니다.”
“왜 그 여자가 거기 있는데?”
설마 전투를 지휘하기 위해?
그런 재주도 있나?
하나 그것치고는 영 아닌데.
다만 아직 전령이 말하려는 것은 그게 끝이 아닌가 보다.
“실은…… 성녀가 모습을 드러낸 뒤에 그것이 나타났습니다.”
“그거? 그게 뭔데?”
“?????? 그게.”
그가 설명하려던 때다.
갑자기 바깥에서 심상치 않은 울음소리가 들렸다.
“……이 울음소린?”
“드래곤입니다!”
내가 울음소리의 정체를 눈치채고 인상을 구기는 순간 그 전령은 겁에 질려 외쳤다.
“케일런 요새에 드래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드래곤?
나는 순간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우뚱거 렸다.
왜 그 구린내 나는 도마뱀이 이 자리에서 언급되는 걸까?
그 순간.
또 한 번 요새 쪽으로부터 괴성이 들려왔다.
이 울음소리, 드래곤 맞는 것 같은데?
“드래곤이라고? 지금 드래곤이라고 했어?”
“예, 그렇습니다…… 저도 처음 보는 것입니다만 틀림없이 드래곤입니다!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사실입니다!”
“설마!”
나는 황급히 막사에서 뛰쳐나갔다.
모두가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다.
급히 망원용 마법 도구로 저 멀리 요새 쪽을 확인.
정말로 요새 위에 새하얀 드래곤이 자리 잡고 있다.
“화이트 드래곤? 왜 저게 여기 있어? 대체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그…… 그것이……
전령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참으며 내게 자신들이 본 것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