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Despised Granddaughter of the Powerful Martial Arts Family RAW novel - Chapter (86)
86화
천 공자의 손에 날아왔던 철전을 다 끝나고 줍는다는 걸 정신이 없어서 깜빡했다.
떨어져 있던 곳을 샅샅이 살폈지만, 흙먼지가 날리는 바닥엔 발자국만 어지럽게 남아 있었다.
“아, 벌써 누가 주워 간 건가?”
길 바닥에 동전이 떨어져 있으니 봤다면 당연히 주워 갔을 터였다.
아쉬움에 미련 어린 눈으로 바닥을 살피는데 뒤쪽에서 불쑥 손이 튀어나왔다.
“이거 찾아?”
언제 뒤따라 왔는지 모를 야율의 손에 내가 찾던 철전이 놓여있었다.
“어? 맞아! 언제 주웠어?”
“아까 네가 장 공자 발로 찰 때.”
“크흠.”
저렇게 말하니 내가 일방적인 폭력을 가한 것 같잖아.
철전을 받아 들려던 난 멈칫하고
야율을 보았다.
야율은 평소처럼 온순한 눈으로 날 보고 있었다.
‘하지만······.’
천 공자와 다툴 때 순식간에 눈이 돌변해 흡성마공을 쓰려 했다.
그냥 보기엔 느리게 손을 뻗다 멈춘 것이긴 했다. 하지만 금안으로 야율의 내공이 움직이는 것이 선명히 보였다.
물론 결국 쓰지 않고 무사히 넘어갔다.
하지만······.
나는 거리를 둘러보았다.
객잔에 길게 서 있는 줄.
바쁘게 지나치는 사람들.
이렇게 인파도 많은 곳에서 마공을 주저없이 쓰려고 했다.
이를 떠올리자 목덜미가 섬뜩했다. 만약에 야율이 내 말을 듣고 멈추지 않았다면······.
‘일단 그건 돌아가서 따지기로 하고······.’
나는 철전을 받아 들었다.
“야율, 가서 하령이한테 만두 1인분 더 시켜 놓으라고 해!”
야율을 향해 외친 난 거리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저잣거리를 뛰어다니며 소리쳤다.
“아버지?”
“아버지!”
“분명 봤는데. 아버지!”
처음 향유 사러 갔다가 돌아올 때 아버지와 비슷한 빛깔의 기운을 보았을 땐 잘못 봤거니 했다.
사람이 워낙 많아 금안으로 보는 시야를 최대한 죽여 놨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으면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선 어지러워 금세 두통과 멀미가 일었다.
그런데 향유를 사러 가다 돌아오는 길, 살짝 아버지와 닮은 빛깔의 기운이 스쳤다.
하지만 확실하게 봤다고 말하긴 힘들었다.
거기다 아버지가 이 저잣거리에 계실 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무시했다.
하지만 이 철전. 내가 위험한 순간 기가 막히게 손을 맞힌 철전.
이걸 보고도 모를 수는 없었다.
움직이는 사람의 손을 철전으로 정확하게 맞히는 것 자체가 웬만한 실력으로는 턱도 없었다.
아버지가 아니라면 누가 그러겠는가?
“아버지!”
분명 나를 지켜보고 있을 텐데 내 외침에도 나오지 않았다.’
‘계속 숨어 계실 거라 이거지?’
나는 두리번거리면서 계속 사람을 찾는 척 안으로, 안으로 향했다.
멀리서 대충 보아도 썰렁한, 사람이 거의 없는 길로 거침없이 향했다.
가끔 “아버지~?”를 외치면서.
그리고 그 거리에 들어서기 직전 누군가 내 뒷덜미를 딱 잡았다.
깊은 한숨이 뒤따르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디까지 가는 게냐?”
“아버지!”
난 뒤를 홱 돌아봤다.
아버지가 곤혹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계셨다.
“역시 아버지다! 계속 찾았어요!”
나는 팔짝팔짝 뛰며 아버지께 안기려 했으나, 아버지가 내 어깨를 턱 잡아 안기는 걸 막았다.
“저기가 어딘 줄은 알고 가는 게야?”
“음? 그냥 걷다 보니까······?
“앞으로 저쪽 길은 가지 말거라.”
아버지가 엄중하게 말했다.
남궁 세가 코앞이라 흑도는 없어도 어디든 가난한 사람은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모인 곳의 치안은 나쁘기 마련이었다.
저 거리는 나 같은 차림새의 사람, 심지어 어린아이가 가면 돈 뺏기고 옷도 뺏기기 딱 좋은 그런 거리였다.
정말 들어갈 생각은 아니었다.
단지 아버지를 끌어내기 위한 약간의······ 미끼랄까.
내 예상대로 아버지가 지켜보고 있다면
내가 그 거리에 들어가는 걸 내버려 두겠는가?
나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방실방실 웃으며 답했다.
“네! 조심할게요.”
“그래서 왜 그리 찾은 거냐?”
“아!”
나는 감탄사를 내곤 품속을 뒤졌다. 차가운 금속이 손가락에 닿았다.
“이거 아버지가 던지신 거죠?”
나는 철전을 아버지께 내밀었다.
“아니다.”
“역시······ 네? 아니라고요?”
난 당연히 아버지일 거라고 예상해 말을 이어가다 깜짝 놀라 되물었다.
‘아니 그럼 누가 던진 거지?’
지나가던 협객이라도 있었던 걸까?
이것이 정말 무협의 세계?
그때 뒤에서 다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던졌다.”
나는 깜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았다.
“완 아저씨?”
“크흠.”
남궁완이 헛기침을 하며 고개를 틀었다.
나는 멍하니 아저씨와 아버지를 번갈아 보다 말했다.
“그런데 두 분은 왜 여기 계신거예요?”
“일이 있어서 나왔다.”
“무슨 일이요?”
“알 필요 없다.”
“뭔데요!”
“몰라도 된대도!”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코웃음을 쳤다.
“흥! 저 알아요.”
“뭘 알아!”
“저 따라온 거죠?”
“······.”
“······.”
남궁완은 말문이 막힌 듯 입을 다물었고 아버지는 내내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나는 말을 이었다.
“나는 다 알아! 나 따라온 거!”
어른 둘이 하릴없이 내 뒤를 쫄래쫄래 따라다녔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남궁완 아저씨도 나와 비슷한 심정인지 어처구니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다 아버지를 향해 말했다.
“한 대만 때린다.”
“안 돼요!”
나는 반사적으로 이마를 가렸다.
아버지가 담담하게 말했다.
“연아, 어른에게 장난치면 못 써.”
“넵. 잘못했습니다.”
난 두 손 모아 공손히 사죄했다.
남궁완이 혀를 끌끌 찰 때였다.
아버지가 남궁완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자네도 아이장난에 그런식으로 반응하다니, 어른 된 모습을 보이게.”
“······”
나는 콧김을 뿜으며 웃음을 죽였다.
그러다 문득 떠올라 말했다.
“아, 맞다. 어쩌죠? 만두 아버지것만 시키라고 했는데. 완 아저씨 것도 빨리 가서 시켜야겠어요!”
아버지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되물었다.
“만두?”
“네! 맛집이래요! 만두 맛집!”
“아니, 내 걸 시켰다는 게 무슨 뜻이냐!”
“아버지 계시니까 같이 먹으려고 미리 시켜 뒀죠!”
아버지가 기특해하면서도 당혹이 담긴 묘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다 말했다.
“친우들끼리 먹으러 나온 것이잖느냐? 나는 됐다.”
“왜요! 이렇게 우, 연, 히, 마주쳤는데 같이 먹어요! 같이 먹어야 맛있죠!”
“연아.”
나는 아버지 팔에 매달리며 말했다.
“더 늦으면 애들이 걱정할 텐데 빨리 가요. 네? 아저씨도 같이 가요!”
아버지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곤 어떻게 할 거냐는 듯이 남궁완을 바라보았다.
혀를 찬 남궁완이 몸을 돌렸다.
“가자, 가.”
그렇게 모두 함께 가게로 향했다.
2층으로 올라가자마자잔뜩 찌푸린 인상의 남궁류청이 나를 보고 벌떡 일어났다.
“너 대체 갑자기 어딜 간······!”
그리고 뒤따라온 남궁완을 보았는지 말을 멈추고 눈을 크게 떴다.
“······아버지?”
서하령은 이미 입에 만두를 물고 있어 갑자기 캑캑거리며 물을 찾았다.
나는 아버지와 남궁완 아저씨를 돌아보며 설명했다.
“아까 길에서 아버지와 닮은 사람을 우, 연, 히 본 것 같았거든. 혹시나 해서 찾아보러 나간 거였어.”
“뭐?”
“응. 우, 연, 히 마주쳤다니까.”
남궁완이 짜증을 버럭 냈다.
“백리연, 그만해.”
남궁류청은 아직도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
“아저씨도 아버지랑 함께 계시더라고. 맛집이니까 같이 드셨으면 해서······.”
설명하다 보니 내가 의견도 묻지 않고 멋대로 아버지와 아저씨를 모셔 온 걸 깨달았다
“같이 먹어도······ 될까?”
아니, 근데 이미 데려와 놓고
같이 먹어도 되겠느냐니.
이거 완전 답정너잖아!라고 생각하는 찰나, 남궁류청이 싸늘하게 말했다.
“이미 오셨는데 뭘 어쩌란 거야?
선배님, 앉으세요.”
심지어 의자도 모자라서 남궁류청이 일어나 자리를 양보했다.
아버지가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남궁완이 말했다.
“너, 친우들한테 말도 안 한 거야?”
“음······ 아버지가 진짜 계셨는지 몰랐으니까요······ 하하.”
남궁완이 끼어들어 한마디 했다.
“그런데 음식은 미리 더 주문해 놓고?”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