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100
099.
“아니 내가 왜 마왕님을 만나야 하 는 건데?”
그냥 후임들 시켜서 칡넝쿨 수확하 라고 한 것뿐이었다.
그런데 마왕을 만나라는 명령이 떨 어 졌다.
베켄은 조용히 사고 안치고 전역을 하는 것이 꿈이었지 군 통수권자를 만나는 스펙터클한 군생활을 원한 것이 아니었다.
마음 같아서는 도망을 치고 싶었지 만 그럴 수는 없었다.
결국 베켄은 자신의 더블백을 챙겨 서는 마왕성으로 파견을 나갔다.
“꽉 잡아라!”
“알겠지 말입니다!”
제 6병단 주둔지에서 마왕성이 있 는 곳까지는 무척이나 멀었다.
걸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비 룡이라 불리는 와이번을 타고서는 마왕성으로 수송되어야 했다.
지구의 군대에 있을 때도 수송 차 량에 타고서는 육군 본부를 가 본 적이 있던 베켄이었지만 지금 가는 곳은 육군 본부보다 더한 국방부 겸 청와대로 가는 길이었다.
펄럭!
와이번을 조종하는 마족의 뒤에 타 고서는 마왕성으로 향한 베켄은 마 침내 웅장한 마왕성을 볼 수 있었 다.
마계의 지배자인 마왕이 살고 있는 곳이었다.
마왕성 한 쪽의 와이번 착륙장에 도착을 한 베켄은 온통 마족들이 득 실거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족들은 마왕군의 간부들이었다.
베켄은 그런 간부들이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자 황급히 경례를 했다.
“ 멸망!”
베켄이 큰 목소리로 절도있게 경례 를 하자 마왕성의 마족들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서는 베켄을 바라보았 다.
“야! 마왕성에서는 경례하지 마 라.”
“ 예?”
“너 만나는 마족마다 경례할래? 여 긴 몬스터보다 마족들이 더 많단 말 이다. 병단장급 이하는 경례 안하는 것이 이곳 규칙이야.”
베켄은 대한민국에서도 육군 본부 에서 별 아래로는 경례 하지 않는다 는 암묵적인 룰이 있듯이 마왕성에 도 비슷한 룰이 있다는 것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문제는 누가 병단장인지 구분이 안 되든데 나보고 어쩌라고?’
지구에서야 상대의 계급을 알아볼 수 있도록 이마에 계급장이라도 있 었지만 마왕군에는 그런 것이 있을 리 없었다.
당장 공존계만 해도 화려한 갑옷을 입었으면 대충 계급 높아 보인다고 짐작이라고 했겠지만 이곳에서는 그 딴 것도 없었다.
“아! 멸망!”
베켄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 때 베켄을 데리고 마왕성에 도착을 한 중급 마족 게린드는 황급히 경례를 했다.
그런 게린드의 모습에 베켄도 황급 히 따라했다.
“ 멸망!”
“ 멸망.” 베켄과 게린드의 경례에 마주 경례 를 해주는 마족은 그대로 베켄을 지 나쳐 멀어져 갔다.
“누구지 말입니까?”
“몰라. 그냥 높아 보이잖아.”
베켄은 게린드의 말에 군대가 아주 개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베켄은 대충 눈치를 챌 수 있었다.
‘뿔이구만. 큰 뿔 가진 놈이 계급 이 높구만.’
방금 전에 자신들을 지나친 마족의 머리에는 크고 아름다운 뿔 두 개가 달려 있었다.
뿔이 없는 마족도 있었지만 대충 절반 정도는 뿔이 있었다.
물론 뿔이 있다고 해서 다 큰 것 은 아니었지만 유독 큰 마족들이 있 었다.
베켄은 잘 몰랐지만 마족의 뿔은 마기를 저장하는 용도로도 사용되는 기관이었다.
당연히 클수록 더 많은 마기를 저 장할 수 있었고 마기가 많다는 이야 기는 고위 마족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당장 마왕만 해도 커다란 뿔을 가 지고 있어서 엄청난 마기를 뿔에 저 장을 하고 있었다.
물론 몬스터들 중에서도 뿔을 가지 고 있었지만 몬스터들의 뿔에는 마 기가 저장되어 있지는 않았다.
하여튼 그렇게 뿔이 큰 마족들이 지나갈 때 주변 마족들이 경례를 하 는 모습을 본 베켄은 대략 누구에게 경례를 해야 할지를 짐작할 수 있었 다.
“음! 나 화장실 갔다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알겠지 말입니다.” 오랜 비행으로 화장실이 급했던지 게린드가 화장실을 갔다 온다는 말 을 했다.
베켄은 화장실 생각이 없었기에 기 다리기로 하고서는 주변을 두리번거 렸다.
‘와! 여자 마족이다.’
베켄은 구경을 하다가 처음으로 여 성 마족을 보았다.
과거 고참과 경계 근무를 서던 중 에 서큐버스하고 사귀었다는 거짓말 을 했던 베켄이었다.
서큐버스는커녕 여성 마족도 오늘 처음 본 베켄이었다.
마왕성에 마족들이 더 많다지만 잡 일을 하기 위한 몬스터들도 있기는 했다.
한 여성 마족이 와이번 똥을 치우 고 있던 오크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았다.
“네 놈은 복장이 왜 이리도 불량한 것이냐?”
“취익! 죄…죄송합니다!”
오크는 복장이 불량하다는 꼰대 간 부의 외침에 와이번 똥을 치우다 말 고서는 흐트러진 복장을 정돈했다.
높으신 분들이 많이 돌아다니는 마 왕성이라서 그런지 몬스터들의 장비 는 최상급으로 지급이 되고 있었다.
베켄은 그 모습을 보며 지구나 마 계나 군생활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나도 혼날 수 있으니까. 복 장!’
베켄은 와이번을 타고 날아올 때 투구가 걸리적거려서는 와이번의 짐 칸에 넣어둔 자신의 투구를 꺼내어 서는 착용을 했다.
망토도 착용을 하고 못 박힌 몽둥 이도 허리춤에 잘 끼웠다.
인간 기사들 중에 제법 쓸만한 갑 옷을 빼앗아 입고 있는 베켄이었다. 다른 몬스터들이었다면 간부들에게 압수당했겠지만 자신들을 구해준 베 켄이었기에 베켄은 특별대우를 받고 있었다.
더욱이 사실상 반쯤 간부나 다를 바 없는 대우를 받고 있는 베켄이었 다.
그렇게 6병단에서 베켄을 모르면 공존계 간첩이라는 소리가 있을 정 도였다.
하지만 마왕성에서 베켄을 아는 이 가 있을 리 만무했다.
베켄이 크고 아름다운 뿔이 달린 투구를 쓰고 붉은 망토를 한 채로 나름 화려한 갑옷을 입고 서 있자 주변에서 흠짓흠짓 했다.
“ 멸망!”
“ 멸망!”
“ 멸망!”
베켄은 당황했다.
사방에서 자신에게 우렁찬 목소리 로 경례를 하는 것이었다.
‘아니! 저기. 저 병사인데요.’
방금 전 오크를 갈구던 여자 마족 간부도 베켄을 보고서는 황급히 경 례를 해왔다.
베켄이 경례를 받아 줄 때까지 미 동도 하지 않은 채로 몸이 굳은 마 족들이 었다.
베켄은 오해가 있다는 말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상상이 되 어서는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설마 뿔 때문이냐?’
베켄의 투구에는 크고 아름다운 뿔 두 개가 달려 있었다.
그렇게 베켄이 경례를 받아주지 않 은 채로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마족 들은 긴장을 했다.
‘내 복장이 엉망인가?’
‘목소리가 너무 작았나?’
‘화나신 것 같은데.’
검은 눈동자에 검은 머리카락을 가 지고 있었고 최상급 마족이나 가질 수 있을 크고 아름다운 뿔을 가지고 있는 베켄이었다.
더욱이 화려한 갑옷까지 입고 있었 으니 어디 다른 병단의 고위 간부라 생각이 드는 마족들이었다.
워낙에 마왕군의 규모가 크다보니 모든 고위 마족들을 다 알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베켄이 마왕성에 방문한 고 위 마족 중에 하나라 여긴 것이다.
그렇게 무거운 분위기에 마족들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뚝뚝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강자존이 확고한 마계였기에 자신 보다 강한 마족이 약한 몬스터나 마 족을 찢어 죽인다고 해서 처벌이 내 려지지는 않았다.
트집이라도 잡힌다면 더욱 더 그러 했다.
그렇게 마족들이 긴장을 하고 있을 때 베켄은 그런 마족들보다 더욱 더 긴장을 했다.
‘아! 진짜 미치겠네! 계급장을 만 들어 붙이라고! 이 양반들아! 몬스 터 헷갈리게 하지 말고!’ 병사들만 해도 하급 전사, 중급 전 사 그리고 상급 전사가 있었다.
거의 대부분은 하급 전사였고 베켄 과 같은 중급 전사는 소대 내에 몇 명 되지 않았다.
상급 전사는 더럭 행보관과 같이 몬스터에서 간부급으로 올라간 몬스 터에게 붙는 칭호였다.
한마디로 베켄이 군대에 말뚝 박으 면 상급 전사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병사들의 계급은 단순했지 만 마족들의 계급은 조금 복잡했다.
그러다보니 같은 마족들 사이에서 도 서로의 서열이 어떻게 되는지 알 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명확한 계급 체계가 없기 때문이었 지만 사실 그런 군 계급 체계는 지 구에서도 근대에나 들어와서야 어느 정도 정리가 될 정도였으니 마왕군 에서 바랄 수 없는 것이었다.
하여튼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와이번 착륙장의 분위기에 베켄의 등줄기도 죽죽하게 젖어들었다.
지금 투구를 벗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어깨 위의 머리가 가출 해 버리게 될지도 몰랐기에 투구를 벗을 수는 없었다.
베켄은 손을 들어올렸다.
움찔!
베켄이 손을 들어올리자 마족들의 몸이 눈에 띌 정도로 움찔 떨렸다.
‘헬파이어냐?’
‘다크 스톰은 아니겠지?’
‘블리자드일지도 몰라!’
화가 난 고위 마족이 광범위 광역 마법을 난사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에 마족들이 떨고 있을 때 베켄은 손을 눈썹 옆에 대며 경례를 했다.
“ 멸망.”
베켄이 경례를 받자 긴장감이 순식 간에 풀어졌다.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하는 것이 었다.
‘됐다!’
마족들은 베켄이 경례를 끝내자 순 식간에 사라지기 시작했다.
병사들도 간부들을 어려워 하지만 간부들도 자신보다 높은 간부들을 어려워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괜히 꼬투리라도 잡힌다면 위험했 기에 마족들은 순간이동을 하듯이 베켄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바글거리던 마족 간부들이 사라지고 나자 베켄은 안도의 한숨 을 내쉬고서는 투구의 뿔을 뜯어내
었다.
‘죽을 뻔했네.’
뿔 달린 투구를 끼고서는 마왕이라 도 만나러 갔다가는 어떤 일이 벌어 질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그렇게 뿔을 떼어버리고 있자 화장 실 간다던 게린드가 돌아왔다.
“음? 점심시간인가?”
게린드는 방금 전까지만 해도 마족 들이 가득하던 와이번 착륙장에 마 족 한 마리 보이지 않는 것에 고개 를 갸웃거렸다.
“뭔 일 있냐?”
“아닙니다! 별 일 없었습니다.”
“그래? 일단 따라와라. 보고 올리 고 기다려야 하니까.”
“알겠습니다.”
베켄은 게린드를 따라 마왕성 안으 로 들어갔다.
다행히 뿔을 떼고 나자 마왕성 내 부의 복도에서 베켄에게 경례를 하 는 마족들은 없었다.
게린드와 함께 6병단을 담당하고 있는 제 2 마장군 본부로 향한 베 켄은 보고를 올리고서는 사무실에 앉아 대기를 해야만 했다. 마왕군에는 마왕의 아래로 여덟 명 의 마장군이 존재했고 마장군은 각 각 세 개의 병단을 아래로 두었다.
6병단은 제 2 마장군 휘하 소속인 것이다.
제 2 마장군은 당연히 만날 수 없 었고 마장군의 수하 마족들이 게린 드로부터 명령서를 받아서 행정업무 를 처리하고 있었다.
“우르톤 부병단장님의 추천이군. 호오! 삵을 물리치는데 큰 공을 세 웠다라. 그러고 보니 삵넝쿨이 이번 에 많이 들어온 이유가 있었군.”
2 마장군의 수하 마족들은 마왕에 게 상납을 하는 질 좋은 칡넝쿨이 많이 들어온 것에 만족해하고 있었 다.
마장군 사이에서의 알력 다툼도 있 었기에 상납품 확보는 무척이나 중 요한 임무 중에 하나였다.
베켄은 마왕성에서도 명칭이 잘못 전해졌다는 것에 삵이 아니라 칡이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만 두기 로 했다.
‘간부들하고 너무 이야기 많이 하 면 안 좋다.’
삵이든 칡이든 자신의 군생활에 아 무 상관도 없었다.
“마왕님께 보고는 올리겠지만 언제 알현을 받아주실지는 모르니 일단 숙소를 마련해 줄 테니까 그곳에서 기다리게.”
“알겠습니다!”
지구의 대통령이나 다를 바 없는 마왕이었으니 당연히 한가할 리가 없었다.
자칫 마왕은 보지도 못하고 다른 높으신 분이나 만나고 돌아갈 수도 있었다.
그렇게 베켄은 일단 대기하라는 지 시를 받고서 마왕성에서 근무를 하 는 몬스터들의 내무실에서 대기를 하게 되었다.
마족도 아닌 몬스터 병사에게 따로 숙소를 내줄 정도로 여유있는 마왕 성이 아니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