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zy but the strongest in the dimension RAW novel - Chapter 81
게을러서 차원최강 081화
081 수도 공략(2)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모습이었다.
이곳은 다름 아닌 연합의 수도다. 어떻게 저 많은 기병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인가?
함께 근무를 서던 동료 라이카가 웃으면서 말했다.
“누구이겠냐? 당연히 얼마 전에 추격에 나섰던 중앙군이겠지.”
“그런가?”
“그게 아니라면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 있겠어?”
아탈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다면 저 많은 인원들이 수도에서 설치는 이유를 생각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아탈과 라이카는 기겁하고 말았다.
“저, 적들이다!”
“……!”
경악스러운 일이다.
수도로 적들이 쳐들어오고 있었다.
적들을 정벌하기 위해 나섰던 정예 병력들이 패주를 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곳은 수도와 지척이 아니던가?
이곳까지 적들이 들이쳤다는 것은 그야말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봉화를 올려!”
“아, 알겠어!”
수도 근처에 초소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여기서 수도까지는 거리가 꽤 있었기에 봉화를 올려 정비할 시간을 마련해 주려는 것이다.
아탈은 곧바로 봉화대로 달려가 불을 붙이려 했다.
치익! 치익!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불이 붙지 않는 거야?”
화르륵!
당황했기 때문이다.
훈련이야 항상 받았지만, 실전을 겪고 보니 봉화를 바로 피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었다.
곧 불이 활활 타올랐다.
초소들은 저마다 불을 지폈고, 수도를 주변으로 모두 연기가 치솟았다.
이걸로 초소들의 역할은 다했다.
“그렇다면 나도 철수를 해 볼까?”
퍼어억!
“커어억!”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가슴으로 화살이 틀어박혔다.
꽤 먼 거리라고 생각했는데, 무려 아군으로 짐작되는 자들이 화살을 쐈다.
“왜……?”
정신이 아늑해져 가면서도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아군이 화살을 쏜다는 말인가?
죽어 가면서도 그 하나는 풀고 싶었다. 그러다가 문득 한 가지 가능성이 스쳤다.
“도주하는 척을…….”
그 말을 끝으로 아탈의 시야가 아늑해졌다.
두두두두!
나는 선두에서 군을 이끌고 있었는데, 이건 아주 귀찮은 작업이다.
데스 나이트에 매달려 갈 때에는 그나마 나았는데, 이렇게 말을 타고 가니 상당히 힘이 들었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마도 연합의 수도를 불태워 버리면 어마어마한 위업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막대한 카르마가 쌓이지 않을까 싶었다.
앞으로 1억 카르마라는 어마어마한 양의 카르마를 쌓아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해서 언제쯤 카르마를 전부 쌓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었다.
그렇기에 카르마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무조건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눈앞에 초소가 보였다.
어차피 적들은 봉화를 올릴 것이다. 이런 식으로 위장을 하고 있는데, 봉화를 올리지 않는 것은 적병들의 실책일 테니까.
나름 수도에 배치된 놈들인데 봉화를 피우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런데 봉화가 올라가는 것이 꽤 더뎠다.
“당황했나?”
손을 내밀자 쫓아오던 카르엔이 대궁을 던졌다.
그것을 받아 곧바로 시위를 당겼다.
화르르륵!
봉화가 올라간다.
“쳇.”
아깝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어쩔 수 없다.
애초에 봉화가 먼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고 난 이후에 계획을 짰다. 그러니 아까워할 이유는 없다.
그래도 초병은 죽여야 할 것 같았다.
혹시라도 선두에서 달리고 있는 우리를 발견한다면 아주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퍼어억!
명중이었다.
카르엔이 손뼉을 쳤다.
짝짝!
“대단하십니다!”
“후후, 이 정도로.”
“각하, 이제 슬슬 성곽이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언데드 군단을 네가 통솔해라. 그들을 수로로 이동시켜.”
“알겠습니다!”
“최대한 은밀하게 작업해야 한다.”
“예!”
미리 계획된 일이니 그대로만 하면 문제없다.
카르엔은 1만의 언데드를 이끌고 사라졌다.
수도에 타격을 주기 위해서는 그 정도 언데드 병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역병을 창궐시켜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수도에 예비대가 있다고 해도 기하급수적으로 언데드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어쩔 도리가 없을 것이다.
베르체 추기경이 쫓아왔다.
“각하! 곧 성곽입니다!”
“그대로 통과한다!”
“가능할까요?”
“맞고 싶냐?”
“아, 아닙니다!”
베르체는 식은땀을 흘렸다.
이 추운 날씨에 식은땀을 흘리는 걸 보니 내가 교육을 시키는 것이 어지간히 두려운 모양이었다.
이제 곧 성벽이다.
나는 5천의 병력을 인솔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들 뒤에는 1만의 병력이 뒤쫓고 있었다.
선봉대는 모두 마도 연합의 군복을 입고 있었기에 대충 어떤 상황인지는 성벽에서도 보일 것이다.
지금이 긴장되는 순간이다.
과연 적들이 넘어가 줄까?
성벽 위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
“누구냐!?”
“보면 모르냐!? 문 열어라! 우리들은 사령술사 집단에게 쫓기고 있다!”
“혹시 중앙군인가?”
“리클라이 자작 각하 휘하다!”
더 이상은 시간이 없었다.
우리들은 성벽 앞에 멈춰 섰다.
후발대를 맡은 아식스 남작은 대충 2분 정도의 텀을 두고 쫓고 있었다. 그 정도면 성문의 일부라도 열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성문을 지키던 병사들은 갈등의 빛을 보였지만, 중앙군 5천이라면 어마어마한 전력이었다. 그냥 무시할 수가 없었다.
만약 여기서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가 중앙군을 잃는다면 추후 어마어마한 문책을 당할 수도 있었다.
어쩌면 단순한 문책이 아니라 군사 재판에 회부될 수도 있는 문제였다.
“걸릴까요?”
베르체 역시 긴장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베르체의 걱정이 기우였다는 것을 증명하듯 거대한 성문이 열렸다.
물론 사령술사 반군으로 위장하고 있는 군대가 뒤쫓고 있었기에 성문은 몇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만 열렸다.
우리들은 빠르게 성문을 통과했고, 들어오자마자 성문 위로 뛰어 올라갔다.
경비병들이 외쳤다.
“이곳은 왜……?”
“우리도 응전하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문의 경비대장이 달려왔다.
이곳 수도도 난리법석이었다.
연합이 세워진 이래로 단 한 번도 수도에 적들이 나타난 적은 없었다.
도적 떼가 창궐을 해도 수도로 쳐들어오지는 않았다. 이곳에는 어마어마한 방어용 장비들이 설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방어는 튼튼했지만, 설마하니 수도까지 사람들이 쳐들어올지는 몰랐던 모양이다. 그 때문에 대응하는 것이 꽤 더뎠다.
예상대로다.
만약 생각보다 기민하게 적들이 움직였다면 조금 힘들 수도 있었다. 아니, 어쩌면 작전에 실패했을 수도 있었다.
‘멍청한 놈들.’
경비 대장이 외쳤다.
“패주한 병력인가?”
“그렇습니다!”
“자작께서는?”
“적병에 화살에 맞아 그만…….”
나는 연기를 했고, 베르체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매일 귀찮음에 절어 있는 내가 이렇게 연기를 잘할 줄은 몰랐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이건 약과다. 전쟁에서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기 위하여 수도 없이 연기를 해야 했다. 아니, 연기가 일상이라고 봐야 한다.
우리들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5천의 병사들이 각자 자리를 잡았다.
경비 대장은 꽤나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 우리들은 워낙에 위장을 잘했다. 그야말로 금방 죽을 것처럼 위장을 하고 있었다.
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우리들이었기에 경비 대장이 염려하는 것은 당연했다.
“응사한다!”
경비 대장이 응사로 대응하려 할 때였다.
나는 곧바로 격을 끌어 올렸다.
[강력한 격의 사용으로 인하여 게으름 수치가 30% 감소합니다.]쿠르르르릉!
어마어마한 양의 신성력이 분출되었다.
일전에는 정체를 숨겨야 했기에 신성력을 내뿜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수도를 타격하기 위해 신성력을 숨겨 왔었다.
이곳은 마도 연합의 한복판이었고, 사령술사들의 반란이 아닌 제국 세력의 개입이라는 사실이 일찍 드러난다면 필시 마도 연합의 맹주는 대군을 파견하였을 것이다.
수도가 무너지기 전에 대군이 파견되면 꽤나 곤란해진다.
“이 무슨?”
경비 대장은 경악했다.
내 몸에서 엄청난 양의 신성력이 퍼져 나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마도 연합에서 신성력이 터지는 광경은 흔하지 않았다. 아니,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수도였다.
수도에서 엄청난 신성력이 터졌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서걱!
일 검에 경비 대장을 베어 버렸다.
성벽을 종횡무진으로 누볐다.
온몸에서 폭발적인 신성력이 퍼져 나갔고 순식간에 성벽을 잠식하였다.
‘이것이 신의 힘인가.’
나는 신위를 받았다.
신위를 받았지만 인간의 육체를 가지고 있는 만큼이나 제약이 심했는데, 일부라도 신의 힘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격의 해제다.
어마어마한 게으름 수치를 사용하여 봉인을 잠시간 해제하는 것이다. 완벽하게 봉인 해제가 되는 것도 아니었지만, 마치 혼자서 수도를 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느낌만 그런 것이었고, 실제로 혼자 수도를 쓸어버릴 수는 없었다.
쾅! 콰과과광!
사방으로 신성력의 폭탄을 떨어뜨렸다.
신성탄에 맞은 성벽은 사정없이 터져 나갔으며 뭉쳐 있던 적들도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한 방에 수백 명씩 사라졌다. 심한 경우에는 성벽에 깔리거나 해서 수천 명씩 죽기도 했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시민들도 죽어 나갔다.
그들 역시 마신을 숭배하는 집단이었으므로 죽이는 것이 방침이었다.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것이 이렇게나 살벌하다.
우리들의 가장 큰 목표는 성문을 여는 것. 그리고 별다른 피해 없이 2차 병력을 들이는 것이었다.
성벽 위의 병기들부터 파괴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성벽이 열리기 시작했다.
마도 연합의 기사들이 경악하며 외쳤다.
“막아라! 반드시 막아야 한다!”
“와아아아!”
하지만 이미 늦었다.
성문은 완전히 개방되었고, 후발대가 마도 연합의 심장부에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