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 as native American RAW novel - chapter (256)
256화
한동안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두 진영의 긴 대치 속에 서부 다코타 부족 전사 중에 몇몇 전사들의 호위를 받은 누군가가 앞으로 나왔다.
“작은 끝 마을의 대추장 ‘속이 빈 뿔 곰’입니다.”
내 옆에 있는 ‘들소와 춤을 추다’가 그자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그렇군.”
“그럼, 황제 폐하! 저자를 잠시 만나고 오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내 허락이 떨어지자 ‘들소와 춤을 추다’도 세 명의 동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들을 대동한 채 양측 중앙으로 걸어갔다.
그때, 나를 호위하는 ‘세찬 눈보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과연 무슨 얘기를 나눌까요?”
“아마 어떻게 싸울지 그런 내용을 나누지 않을까, 아니면 평화롭게 대화로써 끝내자고 말할 수도 있고.”
나는 ‘세찬 눈보라’와 이번 전투에 관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여유롭게 ‘들소와 춤을 추다’를 기다렸다.
잠시 후, ‘들소와 춤을 추다’가 그 어떤 사고도 없이 아군 진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표정은 그리 썩 좋지는 않았다.
“황제 폐하! 협상이 결렬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전투는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미 예상했던 바이다.
“어떻게 싸우기로 했지?”
“네, 전투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싸우기로 합의를 봤습니다. 우선‥‥.”
그의 설명이 계속됐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득의 한 미소를 지었다.
‘같은 수 부족이라 다행이군.’
서부 다코타 부족이 제안한 방식은 최대한 사상자가 나오지 않길 원했다.
물론, 나도 그 방식이 마음에 들었고.
대략 전투 방식이 정해지자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거침없이 ‘세찬 눈보라’를 호명했다.
“세찬 눈보라!”
“네, 황제 폐하!”
첫 번째 전투는 일 대 일 전투.
방법은 간단했다.
승자가 지칠 때까지 상대방 전사들과 계속 싸우는 것.
“방식은 옆에서 대충 들었을 거고. 자신 있나?”
“네, 자신이 있습니다.”
“상대방 전사가 다치지 않게 적당히 해. 알았지?”
“네, 알겠습니다.”
‘세찬 눈보라’가 돌창을 들고 자신감이 가득 찬 모습으로 앞으로 나서자 이어서 서부 다코타 부족 진영에서도 대전사가 걸어 나왔다.
“칠흑 같은 흑곰이다!”
“세찬 눈보라다!”
서로 자신의 이름을 밝히며 곧장 싸울 태세를 갖췄다.
‘세찬 눈보라’는 돌창 끝을 세우며 거리를 ‘칠흑 같은 흑곰’과 거리를 벌렸다.
탐색전.
‘세찬 눈보라가 이기겠군.’
난 그 모습을 여유롭게 지켜보며 심안으로 다시 한번 둘 사이의 레벨을 확인했다.
역시나 ‘세찬 눈보라’가 10레벨 정도 우위였다.
그때, 탐색전이 끝났는지 방패와 곤봉을 든 ‘칠흑 같은 흑곰’이 먼저 움직였다.
방패로 치켜세우며 곤봉으로 `세찬 눈보라‘의 빈틈을 노리며 공격해왔다.
하지만, ‘세찬 눈보라’는 일부러 적의 방심을 유도하기 위해 빈틈을 보이며 연신 뒤로 물러났다.
게다가 그의 창이 맹렬하게 돌아가며 상대방의 곤봉을 다 튕겨냈다.
팅! 티티티팅! 티티이잉!
그 순간, ‘세찬 눈보라’가 우측으로 방향을 틀더니 `칠흑 같은 흑곰‘의 두 발을 강하게 후려쳤다.
퍼억!
갑작스러운 변칙 공격에 ‘칠흑 같은 흑곰’이 볼품없이 뒤로 넘어갔다.
‘세찬 눈보라’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시 한번 몸을 날렸다.
위로 심하게 휘어진 돌창이 방패를 다급히 들어 올리려고 하는 ‘칠흑 같은 흑곰’을 내리쳤다.
창대에 목이 정확히 얻어맞은 ‘칠흑 같은 흑곰’이 바닥에 드러누운 채 그대로 기절했다.
두 대전사의 결투를 숨죽이고 지켜보던 두 진영의 반응이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아군 진영은 승리의 함성이, 서부 다코타 부족은 싸늘한 정적이.
“역시 친위대장님이다!”
“와아! 우리 대전사님이 이겼다!”
그때, 돌창을 가볍게 흔들며 ‘세찬 눈보라’가 서부 다코타 부족 진영을 향해 도발했다.
“내 상대로는 너무 약하군. 또 없는가?”
서부 다코타 부족 진영이 잠깐 소란스러워지며 분노와 투기로 뒤덮였다.
몇몇 서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들이 앞으로 나서는 게 보였다.
피식!
‘두 번째 기선 제압도 완벽하게 끝나겠군.’
* * *
와아아아아아!
친위대 전사들과 동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들이 있는 아군 진영에서 또다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다섯 번 다 이겼다!”
“연승이다!”
“세찬 눈보라! 세찬 눈보라!”
역시나 내 예상대로 ‘세찬 눈보라’가 서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들을 깔끔하게 이겨버렸다.
그리고 아직 싸울 체력이 더 남아있지만, 내 지시에 ‘세찬 눈보라’가 돌창을 손에 쥐고 뒤로 물러나 ‘우직한 곰’과 교대했다.
거대한 덩치에 맞게 커다란 나무 곤봉을 든 ‘우직한 곰’이 초상집 분위기인 서부 다코타 부족 진영을 향해 포효하듯 소리쳤다.
“내‥가 바로 ‘하늘의 태양’의 최‥고의 전사 ‘우직한 곰’이다! 나‥와라!”
“…….”
어눌하게 말하는 ‘우직한 곰’을 보는 게 조금 민망하긴 했지만, 그 용맹과 전투 실력만큼은 내가 보장할 수 있었다.
그때, 서부 다코타 부족 진영에서 정리가 어느 정도 됐는지 ‘우직한 곰’과 비슷한 덩치를 가진 대전사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내가 상대해주마! 그 자리에서 꼼짝 말고 기다려라!”
“싫다!”
그 말을 내뱉은 ‘우직한 곰’이 기다리기 지루하다는 듯 곤봉을 들고 무섭게 돌진했다.
서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가 다급히 왼손에 쥔 나무 방패를 들어 올리며 방어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대전사는 ‘우직한 곰’의 엄청난 괴력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방패로 막기 힘들 텐데.’
아니나 다를까, ‘우직한 곰’이 온 힘을 다해 내려친 곤봉이 방패를 처참하게 부숴버렸다.
게다가 그의 곤봉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몹시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 대전사까지 덮쳤다.
퍼어억!
가슴에 곤봉을 강하게 얻어맞은 대전사는 제대로 싸워 보지 못한 채 그대로 자빠졌다.
그리고 기절.
딱 한방에 서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를 기절시킨 ‘우직한 곰’이 그 자리에서 또다시 포효했다.
“내‥가 바로 우‥직한 곰이다!”
“…….”
서부 다코타 부족 진영이 괴물 같은 ‘우직한 곰’의 등장에 또다시 긴 침묵에 휩싸였다.
* * *
퍼어억!
“으악!”
서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가 짧은 비명을 끝으로 바닥에 대자로 누워 있었다.
연이은 승리.
그것도 ‘우직한 곰’은 다섯 명의 서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들을 단 한방으로 끝내 버렸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아군 진영의 사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치솟듯 끝없이 올라갔다.
반대로 서부 다코타 부족 진영의 사기는 완전히 바닥이었고.
내 지시를 받고 아군 진영으로 돌아온 ‘우직한 곰’이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무‥사히 임‥무를 끝마쳤습니다! 황제 폐하!”
“수고했어.”
내 뒤로 자리 잡은 ‘우직한 곰’이 나를 호위하기 위해 눈을 부라리며 떡하니 서 있었다.
고개를 돌려 서부 다코타 진영을 바라봤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일 대 일 결투는 대충 끝이 난 것 같았다.
그것도 단 한 번도 패배 없는 승리.
‘이젠 전면전인가?’
서부 다코타 부족은 같은 수 부족이라 우리를 배려해서 아군 전사들의 인원에 맞춰 전투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게 그들의 실수였다.
표면상으론 200 대 200.
하지만, 우선 들소를 통제할 이십 명의 전사들과 전투에 참전할 수 없는 동부 다코타 부족 대추장과 원로들을 제외하면 대략 170명 정도.
난 고개를 돌려 잠깐이나마 한숨을 고르며 휴식을 취한 ‘세찬 눈보라’에게 지시를 내렸다.
“전술대로 진형을 구축하도록!”
“네, 황제 폐하!”
아군 진영이 삼 열 횡대로 늘어뜨리며 진형을 구축했다.
중앙은 ‘우직한 곰’, 좌측은 ‘세찬 눈보라’, 우측은 호청크 부족 출신인 ‘무자비한 방패’가 맡기로 했다.
“내 신호가 있을 때까지 진형을 유지하며 움직여라!”
“네, 황제 폐하!”
중앙 후방에서 자리 잡은 나는 계속해서 지시를 내렸다.
내가 선보일 전술은 모루와 망치 전술.
전사들의 질적인 면에서 아군이 월등하게 우세하다고 판단해서 내린 전술이었다.
만일, 서부 다코타 부족이 모든 전사를 데리고 전투를 벌일 생각이었다면, 나는 과감히 들소 기병대를 운영해 적 진영을 돌파해 해산시켜 제압할 계획이었다.
‘어쩌면 실수가 아니라 서부 다코타 부족 진영이 현명한 판단을 내린 걸 수도 있겠네.’
이젠 모든 전투 준비는 끝났다.
난 중앙 후방에서 미끼가 되어 다코타 부족 전사들을 최대한 도발하며 유인할 계획이다.
“열 보 전진!”
내 명령에 따라 친위대 전사들과 동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들이 오와 열을 맞추며 앞으로 걸어갔다.
짧은 훈련 시간이었지만, 동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들이 그럭저럭 진형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잘하고 있군.’
난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내 능력 중 대단위 특성을 가진 능력을 재빨리 발동시켰다.
‘전장 지휘!’
순간 내 눈에만 보이는 금빛이 친위대 전사들과 동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들에게 스며들었다.
[띠링!] [아군의 공격력, 방어력, 기동력이 24시간 동안 두 배 상승합니다.]통솔 능력치에 영향을 받은 ‘전장 지휘’는 지금의 전사들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었다.
“갑자기 힘이 불끈불끈 솟는데.”
“기분이 무척 좋아!”
“반드시 이긴다!”
아니나 다를까, ‘전장 지휘’의 축복을 받은 친위대 전사들과 동부 다코타 부족 대전사들의 눈빛과 기세가 확연하게 변했다.
피식!
사기도 최고조고, 전사 질도 월등히 앞서있고, [전장 지휘] 축복까지 받았다.
심지어 내가 짠 전략과 전술도 완벽했다.
‘지려야 질 수 없는 전투군.’
난 승리를 확신했다.
* * *
서부 다코타 부족 진영.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전면전에 참전할 전사들이 가려졌다.
그리고 이번 전투에서 최선봉에 설 두 명의 대추장은 불안한 기색으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
“하늘의 태양 황제를 제일 먼저 찾아 제압해야 합니다.”
“그건 나도 알고 있소. 전 중앙을 빠르게 돌파하겠습니다.”
“그렇다면 전 소수의 전사를 데리고 좌측에서 싸우다가 적의 후방을 공략하겠습니다.”
어느새 서부 다코타 부족 전사들도 두세 명씩 일렬로 길게 늘어트리며 돌진할 준비를 했다.
그때, 중앙에 자리 잡은 ‘전쟁 독수리’가 좌측에 있는 ‘속이 빈 뿔 곰’과 눈이 마주치더니 서부 다코타 부족 전사들을 향해 크게 소리쳤다.
“무기를 들고, 나를 따르라!”
서부 다코타 부족 전사들이 괴성을 지르며 ‘전쟁 독수리’를 따라 앞으로 조금씩 전진하며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아다다다다다다닷! 아다다다다다다닷!
“돌격!”
서부 다코타 부족 전사들이 각자 무기를 들며 파도가 휘몰아치듯 앞으로 무섭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300m, 200m, 100m…
두 진영 간의 거리는 빠르게 좁혀졌다.
그 순간, 이동을 멈춘 채 그 자리에서 방패를 들고 있는 ‘하늘의 태양’ 친위대 전사들과 강하게 충돌했다.
“중앙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서부 다코타 부족 전사들이 ‘전쟁 독수리’의 지시에 적 진영의 중앙을 미친 듯이 공격을 퍼부었다.
돌창과 곤봉이 무자비하게 휘두르자 ‘하늘의 태양’ 전사들이 힘에 부치는지 진영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적이 뒤로 물러난다!”
“계속 몰아붙여!”
서부 다코타 부족 전사들은 적 전사들이 뒷걸음치는 모습을 보자 순식간에 기세가 살아나며 중앙을 거침없이 몰아붙였다.
꽈아아앙! 퍽! 퍼퍼퍼퍽! 퍼퍽!
선봉에 있던 ‘독수리 전쟁’은 눈앞에서 자신의 공격을 막느라 정신없는 ‘우직한 곰’을 보고 승리를 확신했다.
‘대단위 전투에선 이놈도 별거 없군.’
그리고 적 진영 작은 틈에서 천둥새 신이라고 사칭하는 ‘하늘의 태양’ 황제가 보였다.
‘뭐야? 전장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왜 웃고 있는 거지?’
순간 불길함이 ‘독수리 전쟁’의 온몸을 스쳐 지나갔다.
동시에 ‘하늘의 태양’ 황제가 뭐라고 소리쳤다.
“지금이다! 적을 포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