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r on the Frontier RAW novel - Chapter 105
106. Shock and Terror (4) >
***
젠킨슨은 머리가 매우 복잡한 상태에서 집권당 원내대표와 마주했다.
“위대한 드래곤을 뵙습···.”
용의 집무실에서 인사를 올리려던 엘프는 창밖을 보고 굳었다. 밖에서 이미 본 풍경이지만 이 높이에서 마주하니 감회가 새로운 모양이다.
-라라라. 라라라라.
천상의 노랫소리로 착각할 만한 음률. 감미로운 파동이 유리창을 뚫고 울린다. 육성을 연주하는 악사는 익인(翼人)들이었다. 창공을 누비는 흰 깃의 사이렌.
발리엔은 끈질기다. 살짝 모자란 지능에도 불구하고 노동시장에서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였다. 그 끈질김이 뒤틀린 신념 및 근거 없는 낙관과 결합했을 때의 결과가 젠킨슨 타워 근처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첨언하자면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그나마 듣기는 좋아서 망정이지, 저들의 성대가 조금만 더 오크를 닮았다면 창밖으로 불을 뿜었을지도 모른다. 용의 굳은 표정을 보고 엘프는 애써 시선을 돌렸다.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한눈을.”
드래곤은 무뚝뚝하게 답한다.
“괜찮다네. 않게.”
사실 그의 심기가 불편한 이유는 따로 있다. 지금 젠킨슨의 머릿속은 오로지 촉수로 가득했다. 그걸 알 턱이 없는 엘프는 눈치를 살피며 침묵했다. 레드 드래곤은 그제서야 표정을 관리했다.
“요즘 골치가 많이 아프겠군? 선거 결과가 그렇게 나올 줄은 나도 예상치 못했네. 부끄러운 말이지만 우리 그룹의 정치사회연구원조차 적중에 실패했다네. 조만간 물갈이를 한번 해야지 싶어.”
그의 표정이 풀리는 것을 보고 엘프는 비로소 안도했다. 고개를 조아린다.
“정치쟁이들도 예상 못 하는 것이 민심이지요. 이미 일은 벌어졌으니 수습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압도적으로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얼마 전 총선에서 여당은 근소 차로 이겼다.
집권당 141표 대 야당 129표.
문제는 남은 30표의 행방이다. 여당도 야당도 마땅치 않았던 국민들은 대안을 찾았다. 많은 이들이 격분할 만한 선택지였다. 그 덕분에 원내 제3당의 위치를 당당하게 차지한 정당의 이름은 ‘인간중심당’이다.
그들은 친(親)드래곤 성향의 집권당을 증오했으며, 모든 소수 종족의 권리를 옹호하는 야당은 경멸했다. 오로지 인간의 권리를 위해 일하겠다고 천명한 그들이 국회의 캐스팅 보터(Casting voter)가 된 현실에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다.
“더군다나 당선 후 이런저런 이유로 배지를 반납한 자들이 여당에서만 열 명이라지? 더더욱 그들의 협조가 간절하겠군.”
드래곤이 먼저 지적해 준 덕분에 엘프는 이곳에 온 목적을 언급할 수 있었다.
“실은 다가올 재보선 때문에 아뢸 말씀이 있습니다.”
“어디 말인가?”
“구례-4 지역구입니다.”
그곳은 오크 커뮤니티다. 해당 지역구 당선자가 누구였는지 떠올린 젠킨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그 오크 당선자. 기억하네. 안타까운 일이었지.”
젠킨슨이 언급한 남자는 의원 자격을 박탈당한 다른 당선자처럼 부정선거에 가담했거나, 중범죄로 기소당하거나, 뇌물죄로 검거되는 수치를 당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몇 년 뒤 모른 척하고 정치판에 돌아올 다른 사람들과 달리, 그는 다시는 이쪽 세계에 발을 들이지 못할 것이다.
죽은 자는 공직에 임명될 수 없으므로.
“범인은 잡았던가?”
“레드 스타가 워낙 철저한 점조직 형태라서 검거된 자들을 심문해도 소용없는 모양입니다. 어쩌면 오크들과 전쟁을 벌이던 중 이미 살해당했을 수도 있겠습니다.”
“안타깝군.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후보였는데 말이지.”
오크 비율이 50%가 넘는 그 동네에서 당선되고 싶다면 두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된다. 첫째, 종족이 오크일 것. 둘째, 집권당에서 공천을 받을 것.
오크들이 여당에 몰표를 주는 경향은 유명했다. 권위에 민감한 습성 때문인지 그들 대부분은 집권당 정책이 입맛에 더 맞는다고 느꼈다.
또한 오크보다도 열등한 소수자까지 돌보려는 야당은 그들에게 덜 매력적으로 보였다. 특권에서 멀어진 집단일수록 더 열등한 자들을 찾아 경멸하는 경향은 어느 사회에나 있었고 오크 역시 예외는 아니므로.
따라서 오크 갱의 대부, 김광우 회장 라인이었던 그 당선자는 돈의 힘으로 무리 없이 집권당 공천을 받았고 당당하게 승리했다. 레드 스타는 그런 그를 명백한 오크 갱 일원으로 판단했으며 대낮에 그의 사무실에 로켓포를 날렸다. 당선자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왜 날 찾아왔는지 알겠군. 이젠 예전처럼 아무 오크나 꽂아 넣으면 당선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지?”
“레드 스타와 오크 갱 사이 전쟁이 결정적 변수가 되었습니다.”
오크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김광우의 천인공노할 범죄와 비리가 만천하에 까발려졌을 뿐만 아니라, 전쟁 직전까지 그가 레드 스타와 연계한 정황마저 드러났다. 인권연대 끄나풀들과 말이다.
“여태 김광우가 지지한 집권당 후보를 뽑아 온 오크들은 극도의 수치심을 느낄 겁니다. 그렇다고 야당에 표를 던지고 싶지는 않겠지요. 이번 재보선에서 해당 지역구의 오크 투표율이 극히 저조할 것이라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해당 지역구를 포기하다시피 한 야당이 재보선을 위해 뽑은 카드는···.
“인권운동가 출신 하프 오크라고?”
물론 여기서 말하는 인권은 인권연대가 말하는 인간의 권리가 아니라 지성체를 넓게 포괄하는 사람의 권리를 뜻한다.
“오크들은 하프라면 질색하잖아?”
“주류를 이루는 오크 표는 아예 버리고 가려고 작정한 겁니다. 거기 거주하는 인간들과 소수의 야당 성향 오크들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게 잘 먹혔는지 벌써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선거 자금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군. 원래 돈 들일 필요 없는 지역구였는데 갑작스러운 변수가 생겼으니?”
엘프는 고개를 깊이 숙였다.
“알겠네. 나가면서 블레어와 이야기하게.”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때였다. 짧은 노크 소리 후 비서가 들어와서 드래곤에게 메모를 넘긴다. 그걸 읽은 젠킨슨의 두 눈동자에 이채가 떠올랐다. 의원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기다렸다.
드래곤이 말했다.
“흠, 내가 지금 소식 하나를 접했는데 말일세. 이번에도 자네들에게 좋지 않은 뉴스군.”
“네? 그게 무슨···.”
젠킨슨은 깊은 눈동자로 상대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이번 재보선 말일세, 아무래도 후보 하나를 더 내야 할 것 같네.”
당선자 한 명의 의원 자격이 또 취소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 말을 들은 엘프는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다수당 대표인 자신의 핸드폰은 아직 잠잠하기만 하다. 그도 아직 접하지 못한 소식을 드래곤이 먼저 입수한 것이다. 의원은 저 용의 손길이 이 사회 곳곳에 얼마나 넓고 깊게 파고들었는지 다시금 실감했다.
“혹시, 어느 지역구인지 여쭤봐도···.”
“산영-3.”
젠킨슨은 메모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대략 30분 전 일이네. 그 지역구에서 당선된 자네 쪽 의원이 자택에서 살해당했다는군.”
“네?! 어떻게 그런 일이··· 어쩌다가?”
드래곤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다.
“범행 현장이 CCTV에 고스란히 찍혔으니 검거는 어렵지 않을 거로 보이네. 범인은 아마도 미등록 웨폰 마스터 같군.”
“이능력자 말씀입니까?”
“그래.”
드래곤은 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목 근처에서 가로로 그어 보였다.
“단칼에 목이 잘렸다는군. 장검 비슷한 무기를 소지했다는데?”
***
조수석에 앉은 민준이 말했다.
“정팔아, 피곤할 텐데 미안하다.”
운전대를 잡은 채 오크는 어깨를 으쓱한다.
“별말씀을요. 그러고 보니··· 이상하게 안 피곤하네요? 아주 쌩쌩합니다. 며칠 고생한 피로가 단번에 날아간 기분이에요.”
캐시 집에서 후라이팬을 챙겨 나온 민준은 정팔에게 에고 소드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현장 위치를 물었다. 이미 칼이 사라졌어도 흔적을 추적해 보려는 의도였다. 그러자 정팔은 동행하겠다며 나섰다. 어차피 자기 관할 구역이고 멀지 않다면서.
민준은 생각에 잠겼다. 백미러로 뒷좌석에 거치한 후라이팬을 본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저걸 이대로 위원회에 넘길 수는 없어. 그 충동에 잡아 먹혔으면 큰일 날 뻔했다.’
엄밀하게 말해서 저게 아시프-1의 파편이라고 증명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에 주목한 순간 민준은 엄청난 충동을 느꼈다.
어서 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는 강박적 충동을.
그대로 보고했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일단 위원회는 후라이팬을 회수해 갔겠지. 하지만 그다음은?’
민준은 그것이 아시프-1의 파편이 맞는지 입증할 방법도, 검증할 수단도 없었다. 다시 말해 위원회가 그대로 입을 씻어도 항의할 도리가 없다는 뜻.
‘위원회 놈들이 확인해 봤더니 아시프-1 파편이 아니라서 달란트를 줄 수 없다고 나오면? 그러고도 남을 놈들이다!’
다시 말해 위원회에 보고하기 전에 저것의 정체를 완벽하게 입증하고 증거까지 남길 필요가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정팔이 언급한 에고 소드가 머릿속에 스친 것이다.
그래서 그는 후라이팬과 비슷한 특성을 보이는 그 아티팩트도 일단 손에 넣기로 했다. 현재 후라이팬을 파편으로 의심하는 근거는 (진술을 제외하면) 영혼이 안 보이는 특성 하나다. 그런 검이 또 있다니, 서로 대조하여 연구하면 단서가 나올지도.
-치익! 치칙!
차에 거치된 무전기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민준은 알아들을 수 없었다. 감도도 좋지 않았지만 지나치게 웅얼거렸기에.
하지만 정팔은 당연히 금방 알아들었고 곧 표정이 굳었다.
“음··· 큰 사건이 났는데요, 형님?”
“뭔데?”
“국회의원 한 명이 시체로 발견되었답니다.”
그 현장도 정팔이 속한 서의 관할 구역이라 무전이 울린 것이다. 민준은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시큰둥하게 묻는다.
“어쩌다가? 심장마비?”
“아뇨, 집에서 목이 잘렸다는데요?”
“······.”
“······.”
“아니겠지.”
“···아니겠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세한 내용이 계속 업데이트되었고, 더 이상 흘려들을 수 없는 단어가 그의 귀에 닿았다. 슬슬 무전기 음성에 익숙해진 민준도 그 내용을 이해했다.
“······!”
그것은 용의자가 멀리 도망치지 못한 채 붙잡혔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상태가···.
“방금 내가 제대로 들은 것 맞지?”
용의자는 온몸의 뼈가 부서지고 근육이 뒤틀린 상태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CCTV에 잡혔던 흉기는 그에게 없었다.
두 사람의 머릿속에 어떤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정팔아, 일단 저기를 먼저 가 보자! 방금 발견했으면 아직 검이 멀리 가지 못했을 수도 있어.”
“알겠습니다!”
정팔이 거칠게 핸들을 꺾었다.
***
도착한 사건 현장에는 경찰들이 폴리스 라인을 치는 중이었다.
“어? 박 경위님이 여긴 무슨 일이세요?”
형사가 정팔을 보고 묻는다. 그가 오늘 오프라는 걸 알기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의 시선이 오크와 뒤에 있는 낯선 남자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정팔은 그 너머의 상황을 살폈다. 경찰 고위직이 분명한 늙은 마법사가 현장을 확인하고 있었다.
“잠깐 안에 좀 들어가 보자.”
“아, 네. 잠시만요···.”
그대로 길을 트는 순간.
“잠깐만.”
뒤에서 다른 형사 한 명이 다가왔다. 그를 본 정팔이 대놓고 얼굴을 찡그렸다.
‘젠장, 하필이면 사건이 저 자식한테 넘어갔군.’
그는 강력형사2팀 팀장이었다. 정팔과 사이가 안 좋은 계장 라인을 탄 작자다. 충성을 맹세하면 성향도 비슷해지는지 정팔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인간.
더군다나 민준이 망나니 드래곤 에델리네스를 검거했을 때, 함께 움직였던 정팔이 엘프 연쇄 실종 사건의 공까지 가져갔기에 더욱 땍땍거리는 중이었다. 실종 사건은 본래 2팀에 배정된 사건이었으므로.
그는 다가오더니 정팔과 이야기하던 형사를 구박했다.
“야, 이 새끼야. 네가 뭔데 들어오라 말라 허락을 해? 쌍봉 주제에 건방지긴···.”
정팔을 들여보내려던 형사는 꽃봉오리 두 개, 즉 순경 계급이었다. 상관이 윽박지르자 눈을 깔며 뒤로 물러선다. 팀장은 턱짓으로 그를 쫓아 보낸 뒤 삐딱한 어조로 묻는다.
“이 사건 이미 우리 팀으로 넘어왔는데. 4팀장이 여긴 왜 오셨을까?”
정팔이 뒤에 있는 민준을 가리키며 말한다.
“여기, 이민국에서 오신 요원님인데 현장을 좀 보고 싶으시다는군.”
그러자 2팀장이 비꼬듯 말했다. 혀를 끌끌 차면서.
“차림을 보니 그쪽 양반도 마법사인 건 알겠는데, 여기에도 벌써 대단하신 마법사님께서 현장 감식 중이시거든.”
그러더니 현장을 면밀히 관찰 중인 늙은 마법사를 가리킨다.
“마법수사관리관님께서 직접 나서셨단 말이지.”
정팔도 백발의 마법사를 보았다. 마법수사대의 관리관이면 경무관 계급. 군대로 치면 원스타에 대응하는 고위직이다. 승진할수록 필드 대신 행정에 전념하는 다른 직종과 달리 마법사 계열은 중요한 사건일수록 고위직이 직접 나선다.
“거기다가··· 이민국? 아니, 이게 아직 외계인 사건이라고 도장 찍힌 것도 아니잖아. 더군다나 이쪽엔 아직 협조 요청이나 지침 온 게 없어.”
그러더니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과장된 제스처와 함께 말한다.
“아무리 거기 끗발이 세다지만 우리 4팀장은 경찰 자존심도 없나? 공문 내려오기도 전에 알아서 빌빌 기어? 이건 무슨 노예 근성도 아니고 뭐라고 그래야 해? 여기에 다른 행정부처 요원 데리고 오기 전에 당연히 절차부터 확인했어야지. 안 그런가?”
정팔의 관자놀이에 핏줄이 돋아났다. 오크 앞에서 노예 어쩌고 하는 단어를 언급한 것은 다분히 고의적이었다.
지금 2팀장은 그저 시비를 걸고 싶은 것이다. 이민국 앞에서 정팔을 망신 주려는 의도.
정팔은 으르렁거렸다.
“지침은 금방 올 거야.”
거짓말은 아니었다. 민준이 전화 한 통 걸고 기다리면 이민국을 경유한 경찰청 지시가 내려올 거니까. 그저 시간문제일 뿐이다. 애초에 경찰이 이민국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다 패스시키는 이유가 있는 것.
그래서 정팔은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하지 말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하지만 쓸모없는 절차임을 알면서도 2팀은 거만한 미소를 띠며 버틴다. 통제권을 본인이 잡았다는 자신감. 뭘 어쩌겠냐는 듯 정팔과 민준을 번갈아서 쓱 바라본다.
“금방 올 거면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면 되겠군.”
그 모습을 보는 민준은 정팔이 평소에 서 내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니까, 그냥 때려치우고 나랑 같이 일하자니까.’
민준은 2팀장을 본다. 그러자 그도 뭘 어쩌겠냐는 듯 마주 보았다. 요원은 유혹을 느꼈다. 전화를 걸고 기다리는 것보다 빠른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 맹장염 수술은 받아 본 적 없는 친구네. 한번 터뜨려 볼까?
그때였다.
“예민준··· 선생님?”
목소리가 들려온 장소는 폴리스 라인 안쪽이었다. 모두의 고개가 돌아갔다.
현장을 감식하던 백발의 마법사가 그들을 보고 있었다. 한국의 마법수사를 총괄하는 그의 흰 눈썹이 꿈틀거렸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본 듯이 입이 살짝 벌어졌다.
“선생님··· 맞으시죠? 세상에, 제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게 아닌지!”
그는 허둥지둥 폴리스 라인 쪽으로 달려왔다. 그러자 이번에는 2팀장이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한편, 민준은 그에게 다가오는 마법사의 얼굴을 보며 고민했다. 정면에서 마주하니 확실히 낯이 익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 그의 젊었을 때 얼굴을 떠올렸다.
“···마학(魔學) 2반의 김 군?”
곧 완전한 이름 석 자를 완성한다.
“김철수 군, 맞나?”
그러자 마법사가 활짝 웃었다.
“네, 선생님! 접니다! 고성학원에서 선생님을 사사한 김철수입니다!”
“······!”
2팀장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