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viving the Game as a Barbarian RAW - chapter (29)
29화 균열 (3)
[던전 앤 스톤]을 플레이하다 보면 ‘내분’이 일어나는 일이 부지기수다.그리고 ‘내분’의 원인은 백이면 백 ‘돈’이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마법사에겐 연구가 최우선 목적일지 몰라도, 탐험가가 미궁에 들어오는 이유는 전부 돈을 벌기 위해서니까.
근데 지금 이 마법사 년은 바로 그걸 건드렸다.
“수호자의 전리품을 전부 갖겠다고?”
난쟁이놈은 더 이상 사람 좋게 웃지 않았다.
목소리는 가라앉았고, 수북한 털 사이로 드러난 눈은 희번뜩하게 빛났다.
“내가 병신으로 보이나?”
순식간에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는다.
그리고 이를 느꼈을까.
철컥.
인간 남자가 검자루 위에 손을 올린다.
역시 단순한 운반꾼은 아닌 모양.
무거운 정적을 깨며 레이븐이 입을 열었다.
“…대신 균열에서 나오는 마석은 전부 여러분들에게 드리겠어요.”
“찌꺼기들이나 주워 먹으라는 얘기군.”
“…합리적인 계산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게 무조건 나오는 물건들도 아니고.”
나름 감춘다곤 했지만, 레이븐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렇게까지 적대적인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던 모양인데…….
순진한 여자란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예상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수호자의 전리품이야말로 균열의 꽃이나 다름없다.
그중에서도 ‘넘버스 아이템’은 난쟁이놈에게 있어 무엇에도 비할 수 없는 보물일 테고.
“넘버스 아이템은 양보할 수 없다.”
“…좋아요. 대신 수호자의 정수는 제가 갖겠어요. 그리고 그 외에 제 지식을 이용한 다른 발견물에는 소유권을 인정해 주세요.”
“좋다. 그럼 균열석은 공평하게 둘이 주사위를 굴려 가져가는 것으로 하지.”
얼씨구. 공평은 개뿔.
둘은 나와 아이나르는 신경도 쓰지 않으며 지들끼리만의 이권 싸움을 시작했다.
보고 있자니 골머리가 아팠다.
차라리 1층 초심자들이랑 피 흘려가며 균열을 클리어하는 쪽이 나았겠단 생각마저 들 정도.
이런 식이면 기껏 들어온 균열에서 정말 부스러기나 겨우 주워 먹어야 할 판이다.
힘이 없다는 게 이렇게 서러운 일이구나.
“비요른.”
“무슨 생각인진 알지만 지금은 가만히 있어라.”
“알겠다.”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보다 선명해진다.
강해져야 한다.
저 개같은 것들이 사다리를 걷어차든 말든, 알아서 아득바득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만 저들처럼 자기 권리를 지킬 수 있다.
물론, 그게 오늘 양보할 이유는 안 되겠지만.
“잠깐.”
“……?”
내가 입을 열자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던 둘의 시선이 나에게 모인다.
“정수와 넘버스 아이템은 알아서 해라. 하지만 균열석은 우리가 갖겠다.”
“욕심을 부리는군.”
“바바리안 두 명이 없다고 문제가 생길 거 같나요?”
눈빛이 아주 날카롭다.
씨바, 첫 만남에선 다들 사람 좋게 웃더니.
그래, 뭐 나도 이건 그냥 찔러 본 거니까.
“좋아, 균열석은 포기하지. 대신 우리에게 수호자를 제외한 정수에 2개까지 우선권을 줘라.”
“좋아요. 그 정도는.”
“나 역시 마찬가지네.”
예상대로 레이븐과 난쟁이놈은 내 요구에 쉽게 응했다.
딱 이 정도가 마지노선이었겠지.
이놈들 수준에선 수호자가 아니면 그렇게 매력적인 정수도 없었을 테니.
“그럼 이제 가 보실까요?”
“좋네, 가만 있었더니 벌써 몸이 쑤시는군 그래! 하하하핫!”
조율이 끝나자, 마법사년과 난쟁이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아까처럼 사람 좋은 모습을 보이며 하하호호 웃었다.
무서운 탐험가 새끼들.
***
산등성이 사이로 보이는 성채를 따라 산길을 오르길 얼마나 지났을까.
성채 입구에 도달한 우리는 날개 달린 악마 조형물을 두 개와 마주했다.
“가고일 석상이군요.”
8등급 몬스터 가고일 석상.
평소엔 가만히 있지만, 적이 시야에 들어오면 ‘석화’를 사용하며 활동을 개시하는 까다로운 몬스터다.
일반적인 공략법은 한 명이 희생해 ‘석화’를 전부 받아 내고, 나머지가 가고일 석상을 해치워 저주를 풀어 주는 것일 테지만…….
놀랍게도 지금 우리에겐 마법사가 있다.
“캬아아아악—!”
나와 난쟁이놈이 접근하자 가고일이 눈을 뜨며 날개를 펼쳤다.
이와 동시 내 하반신이 순식간에 돌로 변했지만 지속 시간은 길지 않았다.
“아르테나 비아르.”
레이븐이 ‘저주 해제’ 스펠을 읊었고, 본격적으로 전투가 시작됐다.
나와 아이나르가 한 놈을, 난쟁이놈이 다른 한 놈을 맡았다.
콰앙!
키가 작은 난쟁이놈은 미친 놈처럼 망치를 휘두르며 가고일의 양 다리를 박살 냈다.
그리고 가고일이 바닥에 쓰러지자, 기다렸다는 듯 망치로 호쾌하게 머리통을 깨부쉈다.
저게 드워프의 방식인가?
우직하게 아래부터 조져 나가는 것이 꽤나 상남자스럽다.
뭐, 피차일반이긴 했지만.
“자네들도 제법 하는군!”
가고일 석상을 개박살내는 데 걸린 시간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우리도 근접 전투는 자신이 있는 편이라.
「가고일을 처치했습니다. EXP +2」
가고일 두 마리가 빛이 되어 사라지며 마석을 떨궜지만, 직접 주울 필요는 없었다.
알아서 위로 떠오르더니 커다란 포대 하나에 쏘옥 들어갔으니까.
“마석은 제가 모아뒀다가 중간중간에 나눠드리는 걸로 할게요.”
“그렇게 해 준다면야 고맙지! 하하핫!”
난쟁이놈은 마법사가 마석을 빼돌리거나 할 거란 걱정은 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긴, 마법사가 이런 푼돈에 목을 멜 리는 없겠지.
“그럼 어서 가지!”
난쟁이놈이 낡은 나무 문을 망치로 박살 내며 길을 뚫었다.
이제 진짜 던전이 시작되는 건가.
나는 묘한 감상을 느끼며 뒤따라 안으로 들어섰다.
“빛이 필요하겠군.”
“리에이트.”
레이븐의 손 위로 빛의 구체가 떠오르며 어두운 실내를 환하게 밝혔다.
현재 내가 들어선 이 공간은 외곽 검문소.
성에 들여보내기 전에 마차의 짐이나, 통행인의 신분을 확인하는 등 여러 행정 업무를 수행했을 그곳.
“그어어어.”
빛과 소리에 이끌리기라도 하듯, 벽면의 옷장, 혹은 탁상 아래에서 썩은 시체들이 일어서 다가온다.
“데드맨이네요.”
데드맨.
경험치는 물론, 마석조차 뱉지 않는 무등급 몬스터.
심지어 얘넨 시체도 사라지지 않는다.
정수를 뱉을 때를 제외하고는.
“공격이라 해 봐야 물고 할퀴는 정도니 마력은 아끼겠습니다.”
마법의 도움은 없었지만, 실내를 모두 정리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제가 문을 여는 동안 무라드 씨와 얀델 씨는 위에 다녀와주시겠어요?”
“금방 처리하고 오겠네! 하하핫!”
난쟁이놈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자 공용 침실 같은 공간이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데드맨들이 열 마리 정도 있었지만, 1층보다 공간이 넓었기에 보다 쉽게 정리가 가능했다.
퍼억! 퍼억!
순식간에 2층을 정리한 우리는 별다른 대화 없이 사다리를 타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녹슨 갑옷을 걸친 열댓의 병사 데드맨들과 조금 큰 체구를 지닌 지휘관 데드맨이 있었다.
1차 보스라 하기는 좀 그렇고…….
진행을 위해 꼭 잡고 가야 하는 놈이다.
“덩치만 클 뿐이지 다른 데드맨과 다를 것도 없는 듯하니 어서 해치우세! 하하핫!”
이번에도 금방 주변을 정리한 우리는 지휘관 데드맨의 옷을 뒤져 뿔피리를 집어 들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오니 반대쪽 철문이 어느샌가 열려 있었다.
“마법사가 있으니 아주 든든하군.”
양방향으로 빛이 들어오자 창문 하나 없던 실내도 꽤나 밝아졌지만 의미는 없다.
외곽 검문소에서 할 일은 다 끝났다.
이제는 50m가량의 다리를 지나갈 차례.
“발밑을 조심하십시오 레이븐 님.”
“아, 고마워요.”
중간중간 무너진 다리는 성문으로부터 약 20m 거리를 남겨 두고 끊겨 있었다.
세월에 부서지거나 한 건 아니고.
애초에 그렇게 설계된 구조다.
뿌우우우우우!
미리 입수한 뿔피리를 불자, 덜그럭거리는 소리를 내며 도개교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물론, 이뿐만 아니라…….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수성 마법진이 활성화됩니다.」
“비요른! 아래서 물이 차오르고 있다!”
해자垓字.
외세의 침입을 막으려 성벽 주변에 파두었을 고랑에서도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거무죽죽하고 시뻘건 핏물.
이곳이 ‘핏빛 성채라’ 불리는 이유다.
하늘도 빨갛고 아래도 빨갛다.
하지만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것은 따로 있겠지.
“비요른! 손! 저기 수면 위로 손이 허우적거리고 있다!”
“데드맨들이니 긴장하지 마세요.”
“흥, 누가 긴장했다는 거냐?”
이내 다리 밑까지 핏물이 차오르자, 수면 위로 허우적거리던 데드맨들이 기어올랐다.
도개교는 아직 5분의 1도 내려오지 않은 상황.
이번 파트의 컨셉은 간단하다.
—도개교가 내려올 때까지 버티십시오.
분명 게임이었다면 이런 메시지가 나왔겠지.
“그어어어.”
별다른 지시는 없었지만, 다들 알아서 데드맨을 밀쳐내거나 무기로 내려찍는 등 응전을 시작했다.
퍼억! 퍼억! 콰직-!
무등급 몬스터인 데드맨이지만, 여기 다리 위에서만큼은 나름 까다로운 상대였다.
자칫 아래로 떨어지기라도 하면 그걸로 게임 오버니까.
“다 됐어요.”
1분쯤 지났을 때, 레이븐이 마력 술식을 완성했다.
“위테르나 데르투!”
스펠명을 직역하자면 ‘칼날폭풍’쯤 되겠지.
밀집 대형인 우리를 중심으로 세찬 돌풍이 퍼져 나가더니, 믹서기처럼 순식간에 데드맨들을 갈아 버렸다.
투두두두두.
순식간에 데드맨의 사체로 더럽혀진 다리 위를 보며 난쟁이놈이 탄성을 뱉었다.
“…대단하군.”
“겨우 데드맨들인데요 뭘.”
겸손한 말과 달리 레이븐의 눈빛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딱히 오만처럼은 느껴지지 않았다.
광역기를 가진 마법사가 없으면 이렇게 쉽게 지나갈 수 있는 파트가 아니니까.
이후 간간이 다리 위를 기어오르는 데드맨들이나 대충 짓이겨 주고 있자니, 느릿느릿하게 내려오던 도개교가 마침내 다리와 맞닿았다.
쿠우웅!
핏빛 성채의 첫 번째 챕터가 끝난 것이다.
허무하리만치 쉽게.
***
도개교를 넘었으니, 남은 챕터는 세 개다.
외성벽의 시가지 전투.
내성벽의 지하 감옥.
영주성의 악마 숭배실.
“이건, 흥미롭네요.”
성 안으로 들어선 레이븐은 폐허나 다름없는 모습을 보며 눈을 빛냈다.
마치 보물이 눈앞에 펼쳐진 것처럼.
“대장간, 주점, 여관, 교회, 상인들이 사용했을 마구간… 이 잔해들은 대부분 공용 시설로 보이는군요.”
난쟁이놈이 피식 웃었다.
“그게 그렇게 놀랍나 레이븐 양?”
“물론이죠. 우리가 올라온 산길에도, 성 안에도 농장 부지나 주거지는 없었어요. 농민들이 없었다는 뜻이죠. 궁금하지 않나요? 이런 외딴 산지에 지어진 요새 도시에서 다들 뭘 먹고살았을지.”
“이쪽 차원에도 연금술사가 있던 거 아니겠나. 우리처럼 마석을 빵으로 바꿔 먹었겠지. 하하핫”
“…확실히 학자들 사이에선 그 가설이 가장 유력하긴 하죠.”
“하핫! 그런가? 배운 사람들이라 해도 생각은 다 비슷한가 보군!”
“하지만 무라드 씨, 흥미로운 점은 그것 하나가 아니에요. 긴 도개교나 높은 성벽도 그렇고, 이 성채는 아주 실용적이게 건축됐어요. 대체 이들의 적은 누구였을까요?”
처음엔 잘 받아 주던 난쟁이놈도 대화가 길어지자 질색하며 거리를 벌렸다.
“왜 그런 걸 궁금해하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군. 어차피 전부 만들어진 공간 아닌가.”
“만들어진 공간이라, 확실히 차원학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일반인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그만하게 레이븐 양, 몬스터들이 오고 있네.”
내성을 향해 시가지 사이를 지나고 있자니, 머지않아 몬스터들이 나타났다.
데드맨부터 시작해 스켈레톤 아처와 메이지, 구울, 8등급 몬스터인 데스핀드까지.
출현 개체들의 수준은 망자의 땅과 크게 다를 것 없지만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났다.
한 무리가 적어도 수십 마리는 된다.
“다들 제 옆으로 모이세요.”
더군다나 한 무리와 상대하고 있으면, 그 소리를 듣고 또 다른 무리가 접근해 온다.
첫 무리와 조우한 지 1분도 되지 않아 수백 마리의 몬스터들이 사방을 포위했다.
하지만 그 순간.
아까 전에 보았던 ‘칼날폭풍’이 다시금 주변을 휩쓸었다.
솨아아아아아-!
양학용 마법 주문답게 아까처럼 전부 갈아 버리진 못했다.
몇몇 구울은 팔다리 하나가 잘린 정도로 살아남았으며, 방어력과 재생력의 대명사 데스핀드는 말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남은 몬스터들은 부탁드릴게요.”
무리의 9할 이상을 차지했던 데드맨과 스켈레톤이 전부 쓸려 나간 것만으로도 몇 사람분의 일을 해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아이나르!!”
내가 크게 외치자 아이나르가 달려나왔다.
목표물은 데스핀드.
사냥 방법은…….
달리 말로 설명할 필요는 없겠지.
한 번 쓱 주고받은 눈빛이면 충분하다.
“베헬—라아아아아아!!”
수백 번의 호흡을 맞춰, 이제는 거의 실수도 하지 않는 경지에 다다른.
이름하여, (진)더블 바바리안 태클.
쿵!
양 다리를 들어 올려 바닥에 패대기친 뒤, 데스핀드의 머리통을 박살 내는 우리를 보며 난쟁이놈이 기겁했다.
“…평소에도 이렇게 사냥을 했나?”
마치 ‘뭔 이런 야만인들이 다 있지?’ 이런 눈빛.
“뭔가 문제라도 있나?”
“없다. 바바리안들답게 꽤, 꽤나 호쾌하군! 하, 하핫!”
이제 와서 창피할 건 없지만 조금 웃기다.
드워프들의 싸움법이라고 딱히 고상하거나 그러진 않았으니까.
“라비오드 에헬툰.”
남은 데스핀드는 일곱 마리나 됐지만, 레이븐이 ‘상처 악화 저주’까지 걸어 주자 손쉽게 사냥할 수 있었다.
패시브 ‘육체보존’이 봉인된 데스핀드는 그렇게까지 까다로운 몬스터는 아니었으니.
“왜 다들 마법사를 대단하다고 하는지 알 거 같다…….”
단 두 번의 전투로 마법사 한 명의 존재감을 여실히 느꼈을까.
아이나르가 허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레이븐은 이에 아무런 대꾸도 안 했지만, 살펴보니 입가가 씰룩이는 게 보였다.
우러름받은 게 기쁜 모양.
드워프도 한마디를 덧붙였다.
“하핫! 확실히 마법사가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달라지지.”
나 역시 동의하는 바였다.
만약 초심자 5인 파티로 ‘핏빛 성채’를 진행했다면, 이런 정면 승부는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 시간이 수십 배 더 걸리더라도, 외곽에서부터 야금야금 몬스터 수를 줄여 나갔겠지.
“흐음, 뭐… 그걸 위해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거니까요. 물론 재능도 필요하지만요.”
연이은 칭찬에 레이븐이 살며시 몸을 꼬았다.
슬슬 캐릭터가 잡힌다.
겸손한 척하지만 과시하기를 좋아하며, 그 이상으로 마법과 연구에 열정적인 영재 마법사 아가씨.
어떻게 다뤄야 할지도 감이 오기 시작한다.
“그럼 잠시 주변을 돌면서 연구 자료 좀 얻으려는데, 괜찮다면 다들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레이븐 양 덕분에 남은 시간인데, 당연히 도와야지 않겠나. 하하핫!”
“감사해요.”
이후 우리들은 시가지 잔해들을 뒤지며 골동품, 서적, 토양, 금속, 데드맨의 살점과 뼈 등을 골고루 수집했다.
“여러분 덕택에 일찍 끝냈네요. 그럼 어서 다음으로 넘어가 보죠!”
나는 잠시 멍해졌다.
어? 잠깐만, 끝났다고?
몬스터 다 때려잡고, 주변까지 샅샅이 뒤졌으면서 왜 그걸 안 가져가?
“자네 거기서 뭐 하나! 어서 오지 않고.”
…설마 다들 모르는 건가?
분수대 조각상을 부수면 나오는 그 찾기 쉬운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