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100th Regression of the Max-Level Player RAW novel - Chapter 226
만렙 플레이어의 100번째 회귀 226화
226. 13라운드 결과 집계
★ 13라운드 결과 집계 ★
[통합 구역 CA-EA001]└1위. 검은 낫 (Lv92 사신) 00:00:00
└2위. 러셀 다니엘 (Lv62 대장장이) 04:04:29
└3위. 민주주의 (Lv62 버퍼) 06:08:06
“이번에도 검은 낫이 1위구나.”
“그럼 그렇지.”
“1, 2, 3위가 전부 시간 차이가 꽤 나네?”
“그런데 0초는 뭐지?”
웅성거리던 플레이어들의 궁금증은 이내 천사가 해결해 주었다.
[보다시피 닉네임 옆에 적힌 시간은 매우 우호까지 달성한 시간이에요. 0초라는 건 이미 라운드를 시작하기 전부터 달성했다는 뜻이고요.]“아…….”
“이미 매우 우호까지 올렸었나 보네.”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남의 성적을 보며 여유 부릴 때가 아니었다.
하위권에겐 두려운 소멸의 시간이 다가왔으니.
[거의 80%에 달하는 인간이 매우 우호까지 평판을 올렸네요? 다행이에요! 저번 라운드처럼 미달이 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중요한 건 얼마나 빨리 달성했느냐겠죠?]킬킬 웃는 천사와 달리 플레이어들의 얼굴은 긴장으로 가득했다.
아직 자신의 순위가 메시지로 뜨지 않은 터라 소멸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럼 각자 순위 메시지를 확인해 보시길.]천사의 신호에 맞춰서 저마다 메시지가 전달됐다.
“아! 사, 살았다!”
“나이스!”
“내, 내가 4,998위라고?”
“안 돼! X이이바아알!”
곳곳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절규와 탄식이 오갔다.
천국행, 지옥행이 결정되는 순간이었으니 당연했다.
[커트라인인 4,997위의 기록이 7시간 59분 05초네요? 축하합니다! 여기까지는 생존이고 그 이하로는 모두 탈락입니다. 그럼 안녕히 가시길.]“시, 싫어!”
“살려줘!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파스스스-
사람들의 절규를 뒤로하고 잿가루가 흩날렸다.
안 그래도 적어 보이던 인원에서 절반이 줄자 허전함이 엄습했다.
지급된 보상을 본 류민은 가장 먼저 포션 선택 상자를 사용했다.
[다음 중 원하는 포션을 터치해 주세요.]└ 1. 생명의 포션
└ 2. 초재생의 비약
└ 3. 불굴의 내성 포션
└ 4. 기억 말소 포션
└ 5. 면역의 비약
전부 레전더리급.
하나같이 좋은 포션들이다.
‘내가 만약 8라운드에서 엘프의 보상을 받지 못했거나, 시련의 탑을 99층까지 깨지 못했으면 15라운드를 대비해서 초재생의 비약을 선택했겠지. 하지만…….’
류민은 4번 기억 말소 포션을 선택했다.
다른 것들은 딱히 필요가 없었다.
그 정도로 강해져 버렸으니까.
이윽고 특별 보상 선택 상자를 선택하자 보기가 떠오른다.
[다음 특별 보상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 있습니다.] [원하는 보상을 터치해 주세요.]└ 1. 스탯 50% 증가 버프 (14라운드 한정)
└ 2. 임시 스킬 – 무적 (14라운드 한정)
└ 3. 14라운드에 대한 정보
항상 보상 선택 시간이 되면 주저 없이 고르던 류민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류민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14라운드에서도 대천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무려 네 명의 대천사를 죽인 용의자이니 어떻게 해서든 복수하려 할 거다.
‘대천사를 상대할 생각이라면 1번을 골라야 해.’
스탯을 상승시키면 악마의 축복 보상을 더욱 뻥튀기할 수 있다.
당연히 1번을 고르는 게 좋겠지만 다른 선택지가 마음에 걸렸다.
‘2번, 임시 스킬 무적. 이게 있으면 14라운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어. 필수로 얻어야 하는 [포식의 룬]도 구할 수 있고.’
2번이 없으면 룬을 얻는 건 불가능하다.
무조건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던 룬인지라 더욱 마음에 걸렸다.
‘대천사들이 오지 않는다면 당연히 2번을 골랐겠지만…….’
녀석들이 가만히 보고만 있겠는가?
이번에도 이계가 열린 틈을 이용해 14라운드에서 자신의 목숨을 노릴 것이다.
‘후우, 이거 고민되네.’
선택을 앞두고 심사숙고한 류민이 마침내 손가락을 움직였다.
[2번을 선택하였습니다.] [14라운드가 시작되면 임시 스킬 ‘무적’이 지급됩니다.]스탯 버프를 포기하고 룬을 얻는 걸 우선하기로 했다.
‘무적이 있어서 나쁠 건 없다. 여차하면 대천사를 상대하는 데 쓸 수도 있으니까.’
만약에 대천사 1, 2, 3위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아무리 스탯이 높은 류민이어도 이긴다는 장담은 할 수 없다.
이럴 때 스탯 50% 버프보다 승부를 결정 짓는 무적이 더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가능하면 안 왔으면 좋겠군. 2번을 고른 이상 대천사는 방해만 될 뿐이니.’
◀ ROUND 13 종료 ▶
[통합 구역 CA-EA001]└생존자 : 4,997
[잠시 후 기존 차원의 신체로 영혼이 전이됩니다.] [2023년 2월 1일 자정에 14라운드가 시작됩니다. 그럼 다음 라운드에서 뵙겠습니다. 생존을 축하합니다.]* * *
오두막에선 세 명의 사내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제는 얼마 남지 않은 12사도 멤버들이었다.
“오기만 해봐라, X발 새끼. 바로 머리통을 찍어주마.”
“열 받아도 말은 들어보셔야지요. 양취웬 님. 나름의 사정이 있을지 누가 압니까?”
“사정은 무슨 X발! 13라운드에서 만나기로 해놓고 보란 듯이 바람맞힌 새끼한테 무슨 말을 들어?”
“…….”
“그 양놈 새끼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 카레맨 새끼처럼 뒈져버렸어야 했는데.”
“그래도 이쪽으로 온다고 연락 왔으니까 얘긴 들어보죠.”
스패냐드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양취웬은 콧방귀만 끼었다.
“지랄. 야, 다크소울.”
“예?”
“문 앞에서 저격 준비하고 있어. 그 새끼 문 열고 들어오면 대가리 쏴서 죽여버…….”
그때였다.
끼이익-
오두막의 문이 열리며 화제의 중심에 있던 당사자가 들어왔다.
다름 아닌 존 델가도였다.
“이 X발 새끼!”
“어허이! 왜 이러세요. 참으세요.”
흥분하는 양취웬과 말리는 스패냐드를 무심한 눈으로 보던 존이 평소와 같이 자리에 앉았다.
“저 새끼 태평한 표정 좀 보게? 졸라 빡치네?”
“왜 그렇게 화났습니까?”
“뭐?”
무슨 일이냐는 듯한 존의 표정에 양취웬은 어이없다 못해 할 말을 잃었다.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만 같다.
상황이 악화하기 전에 스패냐드가 재빨리 나섰다.
“존 델가도 님. 13라운드에서는 왜 그러셨습니까?”
“무슨 말이죠?”
“설마 잊으셨습니까? 이계에서 저희와 만나 제피를 추적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제피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존 델가도 님뿐이니까요.”
“아, 그거 말이군.”
“왜 약속 장소에 모이지 않았던 거죠? 천사가 보이는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만나기로 하셨으면서…….”
“미안합니다. 깜빡했어요.”
“깜……빡?”
생각보다 허탈한 이유에 스패냐드가 한숨을 쉬었다.
양취웬은 결국 꼭지가 돌았는지 버럭 소릴 질렀다.
“잊을 게 따로 있지, 그걸 잊어? 그냥 우리 X 되라고 그러는 거지? X발 놈아!”
“거 양아치라 그런지 입 참 더럽네.”
“뭐 이 새끼야!?”
“그만, 그만! 싸우자고 모인 게 아니잖아요. 네?”
스패냐드와 다크소울이 중재하자 큰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양취웬과 존의 눈빛은 서로를 죽일 것처럼 살기등등했다.
“사, 사람이 잊을 수도 있죠. 그렇죠?”
“잊을 수 있긴 개뿔! 저 새끼 구라치는 거야. 우리 엿 먹이려고 작정한 거라고!”
“됐어요, 됐어. 오늘만 날이 아니지 않습니까? 14라운드에서 다시 만나서 제피를 추적하면 되죠. 존 님, 이번에는 깜빡하지 않으실 수 있죠?”
존 델가도가 끄덕이며 말했다.
“제피를 추적하는 건 14라운드에서 진행하도록 하지.”
“하, 13라운드에서 끝낼 수 있던 걸 무슨…….”
구시렁거리는 양취웬을 뒤로하고 스패냐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자, 분위기도 안 좋으니 오늘 회의는 여기서 끝내야겠네요. 존 님. 방금 오셨는데 빨리 끝내서 죄송합니다. 이만 하산하도록 하죠.”
“이거 괜한 걸음을 했군.”
존이 먼저 오두막 문을 열자 스패냐드가 급히 말했다.
“아, 내 정신 좀 봐. 정리할 게 있는데 깜빡했네요. 저희는 조금 있다가 가겠습니다. 먼저 가시죠. 다음에 뵙겠습니다.”
존은 대답도 하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기척 감지의 사거리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나서야 스패냐드가 넌지시 입을 열었다.
“다들 눈치채셨겠지만 존 델가도 님은 일부러 떼놨습니다. 긴히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죠.”
“무슨 얘기요?”
스패냐드가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제가 보기에 존 델가도는 검은 낫과 한패인 것 같습니다.”
“한패요?”
“솔직히 어려운 작전도 아닌데 그걸 잊었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치매가 있는 게 아닌 이상.”
“확실히 말도 안 되는 변명이죠.”
“그래서 의심하는 겁니다. 제피, 검은 낫, 존 델가도. 이들이 모두 한패일 가능성을.”
쾅-!
테이블을 내려친 양취웬이 불같은 얼굴로 씩씩거렸다.
“X발, 역시 이럴 줄 알았어. 배신자 새끼.”
“아마 자의로 배신한 건 아닐 겁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잊었습니까? 검은 낫에겐 지배권이 있다는 것을.”
“아…….”
“아마도 12라운드에서 검은 낫을 찾아갔다가 꿍꿍이가 들켜서 역으로 지배당한 거겠죠. 자신의 수하가 되라고.”
일리가 있는 주장이었는지 양취웬과 다크소울이 주억였다.
“어? 그럼 우리 위험한 거 아니에요? 검은 낫에게 정보가 노출됐을 거 아니에요.”
“아마 그렇겠죠. 존이 많은 것을 불었을 겁니다.”
이미 그전에 정보가 털린 줄도 모르고 세 사람이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어, 어쩌죠? 이렇게 여유 부릴 게 아니라 당장 흩어져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야. 그런다고 놈이 추적 못 할 거 같아? 저 양놈 앞잡이 새끼가 우리 얼굴을 다 아는데? 아마 내비게이션처럼 검은 낫한테 한 명 한 명 길 안내해 주겠지.”
“한마디로 죽은 목숨이라는 거잖아요, 우리!”
다크소울이 두려움에 떨었지만 스패냐드는 침착했다.
“살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검은 낫에게 머리를 숙여라. 뭐 그런 거라면 사양이야. X발, 남자가 가오가 있지.”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럼?”
양취웬과 다크소울이 스패냐드의 입을 주목했다.
“역으로 저희가 먼저 치는 겁니다.”
“미쳤어? 우리 셋이서 뭘 어쩐다고?”
“그건 무모해요. 검은 낫이 어떤 괴물인지 아시면서…….”
“다크소울 님. 처음과 달리 자신감이 많이 죽으셨네요.”
정곡을 찔렸는지 다크소울이 움찔거렸다.
“저격으로는 따라올 사람이 없다고 자신만만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죠?”
“그, 그거야 지금도 자신 있어요. 제아무리 검은 낫이라도 머리가 터지면 죽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녀석이 저격 장소에 왔을 경우라…….”
“그겁니다. 검은 낫을 저격 장소로 유인하는 거예요. 물론 유인은 저랑 양취웬 님이 할 겁니다.”
“뭐야? 나더러 미끼가 되라고?”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피할 수 없다면 부딪칠 수밖에.”
스패냐드의 말은 설득력이 있었다.
이대로 넋 놓고 있다간 언제 검은 낫에게 암살당할지 모른다.
“궁지에 몰린 쥐도 고양이를 문다고 했습니다. 저희가 먼저 움직이는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해둔 작전은 있으세요?”
“우선 존 델가도를 통해 검은 낫을 만나고 싶다고 접촉합시다. 잘 지내보자는 취지로 만나자고 하는 거죠. 장소는 우리가 정하고요. 그렇게 저격 장소로 검은 낫이 오면?”
“머리통을 쏴버리면 되겠군요?”
다크소울의 말에 스패냐드가 끄덕였다.
“예. 타깃이 방심할 수 있도록 저와 양취웬 님이 직접 나서서 시선을 끌겠습니다.”
“아니, 둘은 부족해. 한 명 더 끌어들여도 되나?”
“물론이죠. 양취웬 님. 누구 도와줄 사람 있습니까?”
“내 밑에 장소위라고 흑사회 서열 2위인 플레이어가 있어. 함께하면 도움이 될 거야.”
“좋습니다. 셋이서 미끼 역할을 하고, 저격은 다크소울 님이 하시는 걸로 하죠. 자신 있으시죠?”
“시선만 끌어준다면야 누구든 대가리를 깨부술 수 있죠.”
다크소울의 얼굴엔 어느새 사라졌던 자신감이 돌아와 있었다.
움직이는 표적을 맞히긴 어렵지만, 시선을 끄는 데다 저격 장소까지 들어온다면야 얘기는 달라진다.
“정말이지? 검은 낫이라도 죽일 수 있는 거 확실하지?”
“양취웬 님. 걱정 마세요. 검은 낫도 사람이잖아요. 당연히 죽일 수 있겠죠.”
“있겠죠? 확실히 말해. 네가 실패하면 우리 다 죽는 거야.”
“실패 안 해요. 움직이지 않게 시선만 제대로 끌어주세요. 이참에 구역 대표 좀 먹어볼라니까.”
현실에서 죽인다고 대표가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다크소울이 자신 있어 하는 것만은 확실했다.
“그런데 존 델가도는 어떡하죠?”
“그 사람은 나중에 처리합시다. 검은 낫이 죽으면 어차피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사람이니.”
“그래요.”
“좋아. 당장 계획을 실행하자고.”
작전을 세운 세 명의 사도들이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