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haebol that used future AI RAW - Chapter (115)
미래 인공지능으로 황제재벌기 115화
115화 은밀한 의도?(2)
한영해피닉스에서는 80나노 공정의 반도체 개발을 위해 R&D(연구개발: Research and Development)에 엄청난 자금을 투자한다.
그렇다 보니 한영은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인텔의 투자금이 있지만, 남양주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만 해도 이십조 단위로 자금이 투입되어야 한다.
아무리 지난 911테러 전후로 많은 자금을 확보했다고 해도 아직 한참 부족했다.
일부 자금을 AK(알파벳-코리아)에 대리 투자를 하고 있고, 계속된 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큰 이익이 없다면 차입이라도 생각해야만 한다.
그러나 실상은 알파벳에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무제한 지원해 주기로 한 상태다.
그렇기에 걱정할 일은 아니었다.
“일본 미쓰비시 은행에서 투자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외부 차입을 받지 않는다는 걸 모를 인사들이 아닌데 투자 제안을 했다고?”
한번 회사를 말아먹은 전통이 있는 한경수 회장은 아들의 도움으로 한영을 관리하면서 외부 차입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이는 한번 배신 때문에 회사를 말아먹은 전력이 있는 데에서 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 이유는 아들인 경민이 외부 차입을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다.
한경수 회장은 한영이 자신의 회사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저 아들을 위해 대리로 맡아 주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에 아들이 경영하는 알파벳과 같은 경영 방침을 고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일본의 미쓰비시에서 투자 제안이 들어온 것이다.
미쓰비시와 알파벳, 한영은 어떻게 보면 은원 관계가 있는 곳이다.
아무리 이쪽이 이합집산이 심하다고 해도,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본 미쓰비시에서 취할 행동이 아니었던 것이다.
“조건이 매우 좋기는 합니다.”
“좋다는 말은 뭔가 다른 의도가 있단 말로 들리는군!”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렇게 조건이 좋나?”
“지분이 담보이기는 하지만 5조 원 규모로 1%대의 이율입니다.”
1%의 이율이라면 거의 공짜란 말이었다.
현재 이율이 5%대를 기록하고 있기에 시중 이율과 4% 차이가 난다.
이는 안 받으면 바보일 정도였다.
“대단하군!”
그러나 한경수 회장은 그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뜨뜻미지근하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그런 모습을 파악 못 할 제갈혁 실장이 아니었다.
“거절하도록······.”
“아니, 만나서 협상해 보도록 하지.”
제갈혁 실장의 말을 자른 한경수 회장은 표정과는 달리 투자에 찬성한다고 했기에 제갈혁 실장으로서는 의외였다.
의도가 다분해 보이는 투자금을 받는다는 것에서 뭔가 다른 뜻이 있다는 것을 눈치로 알 수 있었다.
‘아직 회장님의 심복으로 거듭난 것이 아닌 것 같군.’
혼자 속으로 생각하는 제갈혁 실장이지만, 그 부분은 자신이 앞으로 신뢰감을 주면 해결될 일이라 생각했다.
“그럼 만나서 세부 조건의 협상을 벌여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일단 불러들여서 이야기하는 것으로 하지. 그리고 우리 쪽에서도 조건을 걸지······. 이 조건이네.”
“…….”
한영 소속이지만, 이걸 상대가 받아들일지 의문인 제갈혁 실장이다.
그만큼 미쓰비시 은행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나 최고 결정권자의 지시이기에 제갈혁 실장은 그저 그에 따르면 될 일이었다.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일이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신뢰감을 주기 위해서는 이런 어려운 일을 처리해야만 하는 것이다.
***
미쓰비시 은행의 정확한 명칭은 도쿄 미쓰비시 은행이다.
미쓰비시 은행(三菱銀行)과 외국환 전문 도쿄 은행(東京銀行)이 1997년 합병하여 만들어진 것이 바로 도쿄 미쓰비시 은행(東京三菱銀行)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저 미쓰비시 은행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는 그 이름값에 있었다.
미쓰비시 은행의 이토 요카도 행장이 한영을 전격 방문한다.
잘 움직이지 않는 인물로 유명한 이토 요카도 행장의 방문은 그만큼 한영에 쏟는 정성이 대단하다는 방증이었다.
“반갑군요. 이토 요카도입니다.”
일본식으로 절제된 인사를 건네는 이토 요카도였다.
“반갑군요. 한영의 한경수라고 합니다.”
한경수는 이토 요카도와는 다르게 악수로 응수한다.
일본인에게 고개 숙이고 싶은 마음이 없는 한경수 회장은 그저 편하게 웃으면서 악수를 한 것이다.
상대에게는 무례한 행동일 수 있지만, 둘 다 개의치 않고 있었다.
‘아들 말처럼 뭔가 숨기고 접근하는군!’
이토 요카도를 보면서 혼자 생각하는 한경수였다.
이번 만남은 실상 한경수의 의도가 아니었다.
그저 아들의 요청 때문이었다.
외부 자금을 수혈받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기에 미쓰비시가 아무리 좋은 조건을 내세웠다고 해도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투자를 받아들인다는 말을 듣고 한달음에 찾아 왔습니다.”
“하하하, 조건이 좋으니까요. 그래도 아직 투자를 완전히 결정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도 조건이 있죠.”
“그런가요. 그거야 실무자 차원에서 논의하면 될 일인 것 같은데요.”
조건이 있다고 해도 그저 허허호호 웃는 이토 요카도 행장이다.
실상 틀린 말도 아니었지만, 정상적인 반응도 아니었다.
보통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무슨 조건인지 물어보는 척이라도 해야만 했다.
“그런데 우리에게 투자하는 진짜 이유가 뭔가요?”
웃으면서 대놓고 물어보는 한경수 회장이었다.
“투자할 가치가 있으니까요.”
원론적인 이야기를 꺼내는 이토 요카도 행장이었다.
“너무 조건이 좋으니까요. 이런 경우는 막대한 이득을 취할 수 있거나, 뭔가 바라는 것이 있을 때뿐이죠.”
전자는 아니란 것을 알고 있다.
“그저 우린 한영의 성장성에 투자해 관계를 정립하고 싶을 뿐이죠. 이렇게 신뢰 관계를 유지하면 정상적인 지분 투자도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이번 투자를 철저하게 미래의 신뢰 관계를 위해 벌인다고 말하는 이토 요카도 행장이었다.
“신뢰라? 좋군요.”
뭐가 좋은지 모르지만, 함께 웃는 한경수 회장이었다.
‘더 질문한다고 해도 얻어 낼 것이 없을 것 같군.’
속을 알 수 없는 대화만 이뤄지고 있기에 조금 답답함을 보이는 한경수 회장이다.
금융가에 굴러먹은 짬이 있는지 이토 요카도 행장을 보면서 능구렁이라 생각하는 한경수 회장이었다.
“그럼 실무자 차원에서 협상을 진행하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
한영의 실무자는 제갈혁 실장이었고 미쓰비시의 실무자는 요시무라 소스케 본부장이었다.
“바로 협상을 진행하죠.”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협상 시작을 알리는 제갈혁 실장이다.
“우리 조건은 이야기한 대로 1%의 금리로 총 한화 5조 원을 투자하죠. 기간은 최소 1년, 최대 5년입니다. 이는 한영해피닉스의 지분 40%가 담보입니다.”
딱 적당한 정도의 지분을 원하고 있는 미쓰비시였다.
한영해피닉스의 시가총액은 8조 원에 육박한다.
“조건이 나쁘지 않군요. 그렇다고 우리가 바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아셨으면 합니다.”
“귀사에서도 조건이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군요. 맞나요?”
“맞습니다.”
한경수 회장이 지시한 일을 관철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아무리 좋은 조건이라고 해도 투자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럼 한영에서 원하는 조건이 뭔가요?”
“먼저 상환 기한을 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제갈혁 실장의 말에 요시무라 본부장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너무 과한 조건을 내건 것이다.
상한 기한이 없다는 말은 1%의 이율로 무제한 자금을 사용한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그건 투자에서는 받아들이지 못할 조건이다.
“조건이 또 있다는 말처럼 들리는군요.”
“물론입니다. 우리는 투자된 자금의 자유로운 사용을 원합니다.”
두 번째 조건을 들은 요시무라 본부장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하나만 해도 들어주지 못할 조건을 내건 제갈혁 실장이었다.
그러나 두 번째 조건 또한 만만치 않은 조건이다.
투자한 자금의 사용 기한과 사용처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 투자 자금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대출을 받더라도 사용 기한과 사용처가 분명히 있다.
부동산 구매, 사업 자금, 공장 증설, R&D 투자, 기타 등등······.
한마디로 한화 5조 원에 대해서 꿀꺽하겠다는 심보였다.
연 500억 원으로 5조 원을 평생 사용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가면 협상은 결렬입니다.”
그저 담담히 말하는 제갈혁 실장이었다.
자리에 일어선 요시무라 본부장이 여기서 나가면 위로 올라갈 확률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고는 있다.
요시무라 본부장이 일어날 때 협상이 결렬될 줄 알았지만, 어차피 제갈혁 실장에게는 이 두 가지가 관철되지 않으면 협상할 이유 자체가 없었다.
그게 한경수 회장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제갈혁은 겉으로는 담담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긴장의 연속일 수밖에 없었다.
‘결렬이군!’
제갈혁 실장이 한숨을 쉬려는 찰나, 요시무라 본부장이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
그 짧은 시간에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는 제갈혁 실장이었다.
방금 보인 요시무라 본부장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 조건을 듣고도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조건은 그 두 가지인가요?”
“아닙니다. 한 가지 조건이 더 있습니다.”
돌아가는 판세가 제갈혁 실장의 상식을 뛰어넘고 있었다.
“…….”
“뭔가요?”
“2년간 무이자로 해 주셨으면 합니다.”
“…….”
이제 말도 못 하는 요시무라 본부장이었다.
이런 협상을 맺을 이유가 미쓰비시에는 없었다.
두 가지 조건이 한경수 회장의 지시였다면 마지막 무이자 조건은 제갈혁 실장이 이 자리에서 급히 생각한 것이다.
조건을 말할 때 박차고 나갔다면, 이런 조건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게 받아들여지면 우리도 미쓰비시 은행의 조건을 받아들이죠. 윗선과 상의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이건 투자를 하는 건지 호구 하나를 잡고 늘어지는 건지 모를 정도로 협상 조건을 내세우는 제갈혁 실장이다.
미쓰비시 은행에서 받아들일 이유가 단 1%도 없는 조건이었다.
아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화를 내고 욕을 해도 할 말이 없는 조건이었다.
“아닙니다. 제 선에서 결정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그럼 결정을 이 자리에서 내리실 건가요?”
“시간 끌어서 좋을 것 없으니 우리도 한 가지 조건을 더 걸도록 하죠.”
“뭔가요?”
“AK의 프로그램 매매를 사용하고 싶습니다.”
한영에서 AK의 프로그램 매매를 찾고 있었다.
“그건 우리가 들어줄 수 없는 일이군요.”
딱 잘라 말하는 제갈혁 실장의 말에 얼굴이 찡그려지는 요시무라 본부장이다.
한영과 알파벳과의 관계는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거기에 효자로 소문난 한경민 회장이 한영에서 요청하면 들어주지 못할 정도의 사안도 아니었다.
대단한 프로그램은 맞지만, 그렇다고 대안이 없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영의 조건을 수용할 용의가 있습니다.”
“AK는 다른 회사입니다. 조건을 걸 수 없죠.”
“…….”
“AK 조건을 제외하고 협상을 하면 이에 대해 주선까지는 해 줄 수 있습니다.”
그저 해 준다는 것이 아닌 주선까지만 해 주겠다며 조건을 변경하는 제갈혁 실장이다.
제갈혁 실장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기는 요시무라 본부장의 얼굴에는 딱 한 가지 표정이 떠올랐다.
[지금 내가 여기 왜 있는 건가? 빨리 협상장에서 나가고 싶다.]이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렇게 일 분여의 시간이 지나가고 요시무라 본부장의 입이 떨어졌다.
“수용하겠습니다.”
“좋군요.”
***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은 리커창 성장의 소개로 중국 정부 인물 한 명을 만나게 된다.
식당의 밀폐된 방에는 원형 탁자가 놓여 있었다.
“반갑군요. 공안부의 진숭뢰라고 합니다.”
진숭뢰가 설명한 공안부는 중국의 경찰 조직이다.
“반갑습니다. 존 그레이켄이라 하오.”
서로 간의 인사가 오고 갔다.
“그래, 리커창 성장께서 존 회장님의 사업을 조금 도우라는 말을 했는데 필요한 것이 뭐죠?”
진숭뢰는 그리 호의적인 얼굴이 아니었다.
그저 일이라 생각할 정도로 딱딱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투자할 회사를 선별해야 하는데 정보가 필요합니다.”
리커창에게야 사양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진숭뢰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리커창과의 만남은 비즈니스 관계가 아닌 좀 더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자리였다면, 여기는 리커창 성장이 소개한 자리, 한마디로 비즈니스적인 자리라고 보면 된다.
“필요한 기업 리스트를 주면 확인하고 알려 드리죠.”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바로 서류를 건네는 존 그레이켄 회장이다.
그 서류를 받아 든 진숭뢰는 그저 한번 쓱 훑어보았을 뿐이다.
“이 부분은 이번 주 내로 확인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맙군요.”
어차피 여기서 바로 정보를 얻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은 존 그레이켄 회장이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요즘 말이 많던데, 어려운 것은 없나요?”
계속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진숭뢰는 존 그레이켄 회장에게 일반적인 근황을 물어봤다.
“한국에 투자한 일 때문에 골치가 아프기는 합니다.”
“그렇군요. 말을 들어보니 외환은행 때문에 KM-Investment와 트러블이 있다고 하던데요.”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왜 꺼내는지 의아하지만, 물어볼 수도 있는 질문이기에 성실히 답하는 존 그레이켄 회장이었다.
“허허허, 지난 이야기지만 한국의 외환은행을 인수하다가 큰코다쳤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KM-Investment에 감정이 많을 것 같네요.”
“지금도 생각하면 치가 떨리지만, 어쩔 수 없죠.”
“그렇군요. 우리 쪽에서도 알파벳 때문에 골이 아픕니다.”
“무슨 일 있나요?”
“일은 아니고 너무 콧대가 센지 만나자는 약속을 계속 거절하더군요. 혹 한국 내 인맥이 아직 남아 있나요?”
한국 내 론스타에서 벌인 로비 대상들은 대부분 법적 처벌을 받고 있지만, 전부 다는 아니었다.
“있기는 합니다.”
“그렇군요.”
“소개해 드릴까요?”
“저야 그러면 좋죠.”
계속된 대화는 알파벳과 관련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눈치가 구단인 존 그레이켄이 지금 흐르는 분위기를 모를 리 없었다.
“혹시······.”
뭔가 물어보려는 존 그레이켄 회장이다.
“네, 말씀하시죠.”
“알파벳에 한 방 먹일 일을 생각하는 건가요?”
분위기 때문에 바로 직설적인 질문을 던지는 존 그레이켄 회장이다.
“…….”
“만약 그렇다면 저도 거기에 끼워 주셨으면 합니다. 자다가도 그 생각만 하면 잠을 못 잘 정도입니다.”
“일단 다음에 만나 이야기하시죠.”
반응을 보니 뭔가 있다는 것을 느낀 존 그레이켄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