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bula’s Civilization RAW novel - Chapter 80
080화
데아닌은 대회관에서 머리를 짚으며 걸어 나왔다.
회의 자체는 무난히 좋았다.
오라즌의 산지에는 수렵대 소속의 산지기들은 물론 멧돼지나 꿩, 카벙클 따위를 잡으러 다니는 민간의 사냥꾼들이 있었다.
어찌되었든 인적이 드문 숲이 아니라는 것.
데아닌은 그런 사람들에게 마눈을 보았는지, 또는 습격을 받거나 피해를 받은 사람들이 있는지 조사해서 마눈의 위치를 파악하기로 했다.
그렇게 마눈의 위치가 파악되면 금군을 모아 마눈을 몰면서 동시에 마눈이 좋아하는 소로 유인해서 다시 왕궁에 있는 마눈의 정원으로 데려오겠다고 말했다.
병력을 내줘야 하는 금군의 경비대장이 불만을 표하긴 했지만 마눈을 잡자고 병사를 소집할 수도 없는 노릇.
거대한 드레이크가 왕실을 지킨다는 이야기 덕분에 백성들의 마눈에 대한 호의는 적지 않지만, 그런 마눈이 큰 문제를 일으키기라도 하면 민심이 흉흉해질 것은 뻔했기 때문이다.
또한 안평왕과 다른 대신들 또한 현실적인 부분에서 적은 병력으로 마눈을 데려올 수 없다는 걸 인정했다.
안평왕은 마눈을 잡아들이는 데에 데아닌에게 전권을 주고 다른 대신들에게 적극적으로 협력하라고 하며 해당 안건은 끝났다.
데아닌은 서둘러 마눈을 잡으라는 어명에 다른 대신들이 나오기 전에, 회의가 끝나기도 전에 대회관에서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데아닌이 보기에 좋은 점이라곤 없었다.
‘금군을 빌려준다고? 허, 궁 안에 있는 금군을 싹싹 긁어모아 봤자 마눈이 앞구르기만 해도 다 깔려 죽을 텐데.’
경비대장이 듣는다면 고래고래 고함을 칠 생각이었지만 데아닌은 현실주의자였다.
데아닌은 야천의 존재를 믿긴 했지만 마왕을 이겼다거나 악신을 죽였다거나 하는 라크락 전설에는 과장이 섞여 있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지난 백여 년 동안 야천의 기적은 제한적인 구석이 있었다.
‘…뭐, 그래 봤자 짐승은 짐승. 덩치는 산만하더라도 먹을 걸 보면 쫄래쫄래 따라오긴 하겠지.’
데아닌은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들인다면 마눈을 잡아들이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된다고 보지 않았다.
오라즌의 주변 산에 위험한 동물들이 없도록 잘 관리하고 있었기에 마눈이 배를 채울 동물도 그리 많지는 않을 터였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 산에 올라갔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다시 산을 내려올 것이다.
진짜 문제는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치는가’ 하는 문제였다.
지금까지 마눈의 성미는 유순한 구석이 있긴 했지만 생각할 수 없는 동물이란 어떤 급작스런 행동을 할지 알 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데아닌은 솔직한 생각으로, 이번 일에서 그 누구도 다치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야천의 보살핌이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불가능하지.’
25미터에 이르는 거구다.
다들 궁 안의 정원에서 졸고 잠자는 모습만 보아 왔다고 해도 본성은 드레이크.
북해안과 반도를 오가는 상단들이 지금도 간간히 드레이크의 습격으로 사람이 죽고 다치고 있었다.
현시대에 흉포함의 대명사로 황야의 드레이크를 꼽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사직하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데아닌은 고향으로 내려가 학당이나 열고 유유자적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가, 그것도 운이 좋을 경우라는 걸 깨달았다.
운이 나쁘면 귀양을 떠나게 될 거고 최악의 경우에는 마눈이 일으킨 모든 문제에 대한 벌로 목이 달아날지도 몰랐다.
‘…어머니, 아들은 여기까진가 봅니다.’
피부가 희고 눈이 붉은, 저주받았다는 멸시를 딛고 열심히 공부해서 궁을 출입하고 한직이나마 대신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데아닌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마눈이 갇혀 있던 정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마눈의 울타리를 누군가 부수기 쉽도록 조작하진 않았는지, 마눈이 울타리를 부수도록 유도한 건 아닌지 살폈다.
모든 게 누군가의 음모라면 그 음모자에게 덤터기를 씌울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데아닌은 슥 훑어본 것만으로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럴 리가 없지.’
제 아무리 음모라고 해도 너무 위험했다.
천한 신분인 데아닌을 골려 주기 위해서 작당을 할 수는 있지만, 데아닌을 궁 밖으로 내쫓기 위해 이런 일을 벌이는 건 너무 대책이 없었다.
데아닌은 마눈이 사라진 산길을 바라보다가 서둘러 마눈을 잡기 위해서라도 아랫사람들을 잘 쪼아야겠다 생각하며 궁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아니, 정확히는 발걸음을 돌리려고 했다.
일군의 코카투 무리가 데아닌 앞으로 지나가기 전까지는 말이다.
데아닌은 코카투에 올라탄 사람 중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고 손을 허우적허우적 흔들었다.
“자, 잠깐! 멈추시오!”
코카투 무리는 데아닌을 무시하고 지나가는가 싶더니, 멈춰 섰다가 되돌아왔다.
코카투에 올라탄 남자 중 하나가 말했다.
“왜 불러 세운 거지, 데아닌?”
“바센 왕자님! 지금 어디 가시는 겁니까?”
데아닌이 세운 사람은 바센 라크 오라즌, 안평왕의 첫째 왕자였다.
“보면 모르나? 마눈을 찾으러 가는 중이다.”
“예?”
“아, 그렇지. 데아닌 당신이 수렵대신이었지. 잊고 있었군. 내가 알기로는 선산에 들어가 사냥을 하려면 수렵대신의 허락 같은 게 필요하다던데, 나도 허락을 받아야 하나?”
데아닌은 한숨을 쉬었다.
바센은 데아닌을 놀리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바센과 그 사냥 친구들은 한 번도 데아닌의 허락을 받은 적이 없었다.
물론 그 이유를 들어서 데아닌은 바센의 친구들 집으로 벌금을 내라는 공문을 수차례 보냈다.
바센의 사냥 친구들이야 잘 사는 집 자제들이니 벌금 따위야 내면 그만이지만 바센은 나름 기분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그것과 별개였다.
“평소라면 제 허락은 필요 없습니다. 폐하께 벌금을 받아 낼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에서 저는 단순한 수렵대신이 아니라, 폐하께 마눈 잡기의 전권을 받은 수렵대신이지요.”
“오, 그건 몰랐군.”
“아까 전 어전 회의에서 결정된 일입니다.”
“아직 안 끝난 줄 알았는데.”
“폐하께서 한시라도 빨리 마눈을 잡아오라 하셔서 미리 나왔습니다.”
바센은 턱에 손을 괴더니 말했다.
“잘됐군, 데아닌.”
“뭐가 말입니까?”
“난 그냥 친구들이랑 마눈 구경이라도 할 참이었거든. 그 잠꾸러기가 산보를 나갔다기에, 드디어 움직이는 마눈을 볼 기회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요?”
“그 말을 들으니 욕심이 나는군. 마눈을 잡아 와야겠어.”
데아닌이 눈가를 찌푸렸다.
“농담이시지요?”
“아니. 진담이다. 어떤가, 벗들이여?”
바센의 말에 그의 사냥 친구들이 껄껄 웃으며 동의했다.
데아닌이 뒤늦게 그 친구들에게서 술 냄새가 난다는 걸 깨달았다.
다행이라면 바센은 술에 취했더라도 코카투 위에 안정적으로 앉아 있는 걸 보아 정신은 멀쩡해 보였다.
‘첫째 왕자, 바센. 그래도 사냥 실력은 좀 괜찮다지.’
데아닌은 무작정 반대해 봤자 바센이 들어 먹을 리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마눈이 얼마나 빠를지는 모르겠지만 그 덩치를 생각하면 코카투를 따라잡지는 못할 거다. 최악의 상황이라도 저 친구들이 대신 마눈의 밥이 되어 주겠지.’
게다가 데아닌은 바센이 마눈에게 욕심을 내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비록 왕세자라고 한들, 알게 모르게 바센이 왕답지 못함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바로 데아닌처럼 말이다.
때문에 바센은 이번 일에 사냥꾼의 만용을 핑계 삼아 도움을 주고자 하려 하고 있었다.
데아닌이 말했다.
“좋습니다, 바센 왕자님. 그렇지 않아도 사냥꾼들을 불러 모아 마눈을 찾아낼 생각이었습니다.”
“어허, 찾아내는 게 아니라 잡아 올 것이래도.”
“만용을 부리시는 건 좋지만, 혹시 마눈을 찾게 되면 잡아오시기 전에 가까운 산지기에게 언질을 좀 주십시오.”
바센은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데아닌을 살폈다.
그러다 바센의 얼굴이 다시 펴졌다.
“뭐, 그럼. 알겠다. 그리하지.”
“부디 다치는 일 없이 돌아오시길 바랍니다.”
바센은 피식 웃고는 자신의 사냥꾼들과 함께 마눈이 사라진 길로 달려갔다.
‘좋아, 그럼 이대로 돌아가서…’
그렇게 생각하던 데아닌은 자신의 등 뒤에 누군가 서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발소리도 없이 찾아온 것에 흠칫 놀랐지만, 등 뒤의 사람은 데아닌에겐 관심도 없는 듯 쪼그려 앉아서 마눈이 부수고 간 나무 창살만 바라보고 있었다.
데아닌은 반가운 얼굴에 미소를 띠었지만, 표정을 관리하고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카일 왕자님,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데아닌의 목소리에 안평왕의 셋째 왕자, 카일 라크 오라즌이 고개를 들었다.
“아, 데아닌. 마눈이 사라졌다기에 찾아보려고 왔습니다.”
그 말에 데아닌은 미소를 찾기 힘들었다.
왕자라지만 겨우 열세 살인 꼬마다.
게다가 몸을 쓰는 일이 서투른 편이라 제 큰형처럼 코카투도 탈 줄 몰랐다.
하지만 그 영특함이 남달랐다.
데아닌으로선 카일이 어떻게든 왕이 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할 정도로.
“마눈을 찾으러 오셨군요. 하지만 마눈은 이미 저 산속 깊이 도망쳐 버려서 산지기들과 사냥꾼들이 찾으러 갔습니다.”
“그리고 제 형님도요?”
“예?”
“아까 멀리 코카투를 타고 있는 큰 형님을 보았습니다.”
“예, 뭐… 저는 크게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카일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 큰 형님이 사냥 실력이 뛰어나다곤 했지만 마눈을 잡아오긴 힘들겠지요.”
“예.”
“금군 모두가 대령되어도 마눈이 싫다면 어쩔 수 없을 테니 말입니다.”
현실적인 지적은 데아닌과 같았지만, 이미 책임을 져야 하는 데아닌으로서는 가슴 아픈 이야기였다.
데아닌은 현실의 고통을 잊기 위해 카일에게 말했다.
“그나저나, 뭘 그리 골똘히 보고 계십니까?”
“이 나무 창살이 이상해서요.”
“어떤 부분이 그렇습니까?”
“이렇게 깔끔하게 부서지긴 힘들지 않습니까?”
맞는 말이었다.
그래서 데아닌은 창살을 얼핏 봤을 때 숨겨진 음모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자 그렇지 않았다.
“저도 누군가 고의로 나무 창살을 헐겁게 잘라 두었나 생각했지만 아니더군요. 벌레가 먹어서 그렇습니다.”
“아, 벌레가요?”
“예. 거기 보시면… 그렇죠. 그 부분입니다. 아주 깔끔하게 파먹었죠. 그리고 사실 이런 벌레 먹은 자리가 없었어도 마눈은 쉽게 창살을 부쉈을 겁니다. 큰 의미는 없죠.”
카일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닙니다.”
“…아니라니요?”
“벌레가 먹은 건 맞지만, 벌레 먹음이 의미가 없는 건 아닙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카일은 손가락으로 나무 창살이 연결되는 기둥을 가리켰다.
“이 나무 창살들은 석재 기둥에 닿아 있습니다. 이 벌레 먹은 자리가 없었다면 마눈이 나무 창살을 부술 때 석재 기둥이 함께 무너졌을 겁니다. 그랬다면 마눈이 나무 창살을 부수고 얼마 되지 않아서 금군이 마눈을 창으로 쿡쿡 찔러서 다시 정원에 밀어 넣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벌레 먹은 자리 때문에 마눈이 힘을 주는 순간 부러져 버려서 큰 소음이 나지 않았죠. 늦게 발견된 겁니다.”
타당한 말이었기에, 데아닌은 그대로 긍정해 버릴 뻔했다.
하지만 데아닌은 현실주의자였다.
“아, 그렇지만, 왕자님. 아무리 그래도 이 부분만 벌레 먹게 할 수는 없습니다. 꿀 같은 걸 발라 두었을지도 모르지만 벌레 먹은 자리가 넓으니 하루 이틀로는 힘들 거고요. 며칠씩 그런 일을 벌였다면 진작에 들통 났을 겁니다.”
카일은 그 말을 듣고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리가 저린지 허벅지를 툭툭 두드렸다.
“데아닌, 야천께서 과거에 어떤 이름으로 불렸는지 아시나요?”
“네?”
뜬금없이 신의 이름이 나오자 데아닌은 혼란스러워졌다.
데아닌은 남들과 비교해서 그렇게 신실한 사람이 아닌지라, 야천의 옛 이름을 알지 못했다.
“옛날이야기엔 관심이 많이 없으신가 보군요. 푸른 벌레신입니다.”
“벌레… 신이요?”
“예. 옛 문헌을 찾아보면 벌레와 관련한 기적이 엄청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름으로 불린 이유가 있었지요. 아, 하나 더. 그 전엔 라크락께서 이름 없는 딱정벌레 신이라고 불렀다더군요.”
카일은 당황하면서 말했다.
“그럼 왕자님 말씀은, 야천께서 이런 일을 벌이셨단 겁니까?”
“예.”
“하지만 우연히 창살이 벌레를 먹었을지도 모릅니다.”
“예. 물론 가설이지요. 하지만 확인해 볼 수는 있습니다.”
“어떻게요?”
카일은 뭘 그런 것까지 물어보냐는 듯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야 이 나무 창살의 다른 자리에 벌레 먹은 자리가 있는지 찾아보는 거지요. 그럼 우연히 그런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럴 확률은 낮아 보이는군요. 약초로 칠까지 한 것 같은데…”
당장 확인해 볼 수 있는 일이었다.
데아닌은 수렵대로 돌아가 부하들을 시킬 것도 없이 재빨리 마눈의 정원을 달리며 나무 창살을 확인했다.
정원 한 바퀴를 달리고 다시 카일 앞에 서자 몸의 열기가 솟고 심장이 뛰었지만 단순히 오랜만에 달리기를 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없다!’
데아닌은 허리를 숙이고 숨을 돌리며 말했다.
“헉, 헉… 왕자님, 만약 야천께서 이런 일을 벌였다고… 후우, 칩시다. 그럼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글쎄요.”
카일은 마눈의 정원을 바라보다가 마눈이 부수고 나간 나무 창살, 그리고 마눈이 무거운 꼬리를 흔들며 만들어 낸 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바라보았다.
“마눈이 들어간 선산엔 다행히 별것 없는 걸로 압니다. 산지기들과 사냥꾼들이 있지만 마눈과 같은 큰 덩치는 나무를 부수며 다닐 테니 위험해지기 전에 피할 수 있겠지요. 적어도 마눈의 목표는 그 안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하지만?”
“누군가는 신이 나서 마눈을 따라갈지도 모르지요. 그 사람이 마눈의 목표는 아닐까요?”
그 말에 데아닌의 등골이 섬뜩해졌다.
‘…어라?’
보통이라면 그 드레이크를 신이 나서 쫓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카일의 말처럼, 신이 나서 마눈을 쫓아간 사람이, 방금까지 눈앞에 있었다.
‘이런 멍청한 놈!’
야천께서 정말로 존재하고, 나라가 잘되기를 바란다면 다음 왕세자는 첫째가 아닌 셋째가 받기를 원하실 것이다.
그건 데아닌 자신도 바라는 바다.
하지만 마눈이 문제를 일으켰을 때 책임을 지는 것은 데아닌 자신이었다.
데아닌은 한숨을 쉬며, 이것이 비록 야천께서 바라는 일이라 하더라도 알아 버린 이상 자기 보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바센을 서둘러 데려와야 했다.
데아닌은 수렵대로 달려가다가 다시 카일에게 돌아와 말했다.
“왕자님, 이 일을 누구에게도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아시겠지요?”
“그러지요. 하지만 부탁 좀 들어주세요.”
“네?”
“수렵대신에게도 도움이 될 일입니다.”
카일의 부탁은 황당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