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riest of Corruption RAW novel - chapter (165)
165 화 깔끔.
깔끔.
“슬슬 놓아주셨으면 하는데요.”
“그러니? 네가 그러고 싶다면 그래야지.”
순순히 나를 풀어 준 스승님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서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푸른 두 눈은 내 어깨 너머, 나와 함께 이 도시로 온 이들에게로 향했다.
“연아, 뒤에 계신 분들을 이 스승님에게 소개해 주겠니?”
“안 그래도 소개해 드리려고 하던 차였습니다. 쟈멜부터 자기소개를 해 주시죠.”
쟈멜은 스승님에게 쥐어터진 마법사들이 살아 있는 건지 발끝으로 쿡쿡 찔러 보다, 내 부름을 듣곤 화들짝 놀랐다.
“아, 앗! 네, 넵!!! 얼른 소개할게요!!! 저, 저는 쟈멜이라고 해요! 그리고…”
말을 끌던 쟈멜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다 두 눈을 데굴 굴려 나를 애처롭게 바라보았다.
“저, 저기 마르낙 사제님… 제, 제가 여, 여기서 뭐, 뭘 더 소개해야 할까요…?”
아무래도 쟈멜은 나한테 미리 들은 이야기랑 지금 쥐어터진 사람들로 가득한 이 광경을 보곤 완전히 쫄아 버린 듯했다.
“반가워요. 쟈멜. 저는 프리디야라고 해요.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내 예상과 달리 스승님은 무척이나 호의 가득한 목소리로 인사하며 아까 내게 해 줬던 것처럼 쟈멜을 꼭 끌어안아 주었다. 갑자기 안긴 쟈멜은 얼굴이 사색이 되긴 했지만.
“제, 제가 잘못했어요!!!”
“네?”
“아, 아무튼 잘못했어요!!! 죄, 죄송해요!!! 사, 살려만 주세요!!!”
평소에도 항상 두려워하던 사제에게 끌어안긴 탓에 쟈멜은 얼굴이 아주 새파랗게 질려서 패닉에 빠져 버렸다. 그 모습에 프리디야 스승님이 어리둥절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내가 뭘 잘못한 거니?”
“어, 음… 쟈멜이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라서 그런 걸 겁니다. 아마요…”
스승님이 쟈멜을 품에서 놓아주자, 그녀는 잽싸게 도망쳐 내 뒤에 숨곤 자그맣게 중얼거렸다.
“왜, 왠지… 곰한테 붙잡힌 느낌이었어요… 침을 뚝뚝 흘리는 무시무시한 곰요…”
어찌어찌 첫인사를 마친 스승님이 허리를 쭉 펴더니 내 옆에 서 있던 카디쇼와 눈이 마주쳤다. 카디쇼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반갑다. 내 이름은 카디쇼. 온기 없는 빛을 모시는 광휘교의 사제다.”
“반가워요. 저는 성화교의 사제. 프리디야라고 해요. 그런데…”
카디쇼의 이름을 듣자, 프리디야 스승님의 고개가 갸우뚱하고 기울어졌다.
“그쪽 이름은 처음 듣는데요. 최근에 합류하셨나 봐요?”
“아아. 그렇다. 최근에 우연찮게 만났지.”
그러고 보니 아까 쟈멜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었지. 푸른 귀신과 같이 다닌다는 검은 머리 여인. 건너 들었던 정보들의 아귀가 맞아떨어졌다.
“스승님.”
“그래, 연아. 뭐가 궁금한 거니?”
“제 다른 동료들하고 이미 만나셨습니까?”
스승님은 부드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단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더구나.”
역시 이미 만났구나. 그래서 스승님이 날 따로 찾지 않았던 거였고. 어차피 내가 이곳으로 올 줄 알았으니까.
“연아, 그럼 거기 네 뒤에 숨어 있는 마지막 한 분을 내게 소개해 주겠니?”
스승님의 등장 이후, 어머니는 내 다리 뒤에 꼭꼭 숨어서 경계 가득한 눈으로 스승님을 째려보고만 있었다.
‘살해!’
저 여자랑 할 소개는 없다는 외침. 어머니의 존재에 대해서 스승님한테 설명하려면 이야기가 길어질 게 분명했다. 나는 둘을 인사시키는 건, 조금 뒤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쥐어터진 마법사들 때문에 슬슬 사람들이 웅성대며 모여들고 있기도 했고.
“이쪽 소개는 조금 있다 따로 해 드려도 되겠습니까?”
“네가 그러고 싶다면 그러렴.”
스승님은 내 어깨를 툭툭 두드려 주곤 작게 속삭였다.
“네 동료들은 부둣가의 정박한 물제비호 안에서 지내고 있단다. 지금 가면 바로 만날 수 있을 테니 어서 가서 회포를 풀렴.”
“스승님께선 같이 안 가십니까?”
푸른 두 눈이 반쯤 뭉개진 채로 아직 살아 있는 마법사들을 힐긋 바라보았다.
“마음 같아선 연이 너와 같이 걸으며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듣고 싶지만… 아쉽게도 이 스승님은 마침 사소한 일 하나를 처리하려던 차란다. 해가 지기 전까진 돌아갈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렴.”
걱정? 걱정은 스승님이 아니라, 곧 이 스승님과 ‘사소한’ 문제로 마주할 사람한테나 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럼 저녁은 먼저 안 먹고 기다리겠습니다.”
고운 눈매가 부드럽게 휘어졌다.
“역시 우리 연이는 참 착한 아이구나. 자, 얼른 가 보렴. 뒤처리는 이 스승님한테 맡기고.”
“예, 그럼.”
그렇게 스승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거리까지 멀어지자, 쟈멜이 담아 두었던 숨을 토해 냈다.
“하아… 진짜 오늘이 짧디짧은 쟈멜 일대기의 마지막 페이지를 적는 날인 줄 알았어요…”
“대체 왜 그렇게 무서워하시는 겁니까? 스승님은 그다지 무서운 분이 아닙니다.”
적어도 검을 검집에 넣어 뒀을 때는 말이지.
쟈멜은 스승님이 있던 방향을 힐끔 보곤 오들오들 떨었다.
“제 직감이… 저 사람이 아주아주 무시무시한 사람이라고 말해 줬어요. 말 한마디를 잘못했다간 제 자그마한 목이 아주 뎅겅! 하고 날아가 버릴지도 모를 만큼 무서운 사람이라고요!!!”
“그렇습니까?”
쟈멜이 호들갑 떠는 거야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나는 쟈멜의 말을 흘려들으며 그녀를 달랬다.
“내가 보기에도 좋은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데…”
짧게 중얼거린 카디쇼가 슬쩍 질문을 던졌다.
“혹시 저분은 결혼을 하셨나? 마르낙, 네 스승이라면 너보다 분명 한참 연상이라는 뜻이 아닌가?”
“… 제가 알기론 아직 미혼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카디쇼의 얼굴 위로 환한 미소가 번져나갔다.
“그렇군. 느낌이 좋더라니. 역시 동료였어. 이거 네 스승님과 함께할 저녁이 무척이나 기대되는군. 물어보고 싶은 것이 무척이나 많아.”
단순히 미혼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스승님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카디쇼의 뜨거운 호감을 얻어 버렸다.
원래라면 카디쇼랑은 이제 여기서 헤어져야 할 타이밍인데. 며칠 동안 같이 여행해 온 사이기도 하니, 이대로 다 같이 식사 정도는 한 번 하고 슬쩍 말을 꺼내면 되겠지.
나는 손을 뻗어 스승님을 만난 뒤로 내게 꼭 달라붙어 있는 어머니의 머리를 툭툭 두드려드리곤 발걸음을 조금 더 빨리했다.
다들 잘 지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으니까.
***
– 후계자님! 어디 다치신 데는 없으십니까? 다키아 님!!! 후계자님께서 오셨습니다!!!
찍찍거리는 커다란 쥐를 머리에 얹은 강철 기사, 테르지오가 밝은 목소리로 날 맞이했다.
“저는 잘 지냈습니다. 테르지오도 잘 지냈습니까?”
– 예!!! 걱정해 주셔서 무척 감사합니다!!!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후계자님의 스승님이라 자칭하시는 분이 찾아오셔서 같이 지내고 있습니다!
“아, 오는 길에 벌써 만났습니다.”
– 그렇습니까? 그거 정말 기막힌 우연이 아닐 수 없군요!
“그런데 왜 그런 옷을…?”
오랜만에 만난 테르지오는 탄탄한 강철 신체 위로 주방용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 시간이 남은 김에 후계자님이 찾아오실 때까지 여러 가지 요리 레시피를 기억해 두고 있었습니다! 예상보다 물제비호의 적재량이 넉넉하니, 앞으로는 더욱 다채로운 요리를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어차피 맛을 못 느끼는 나한테는 별 상관없는 이야기였지만, 대신 어머니의 입이 즐거워질 테니 어찌 됐건 좋은 소식이었다.
“이거 정말이지 늘 감사할 따름이군요.”
– 후계자님을 위해 일하는 것이 바로 제 일생의 행복입니다! 그나저나 새로운 분이 오셨군요.
내가 카디쇼에 대해 소개하려던 그때. 물수제비호 안쪽에서 높은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마, 마르낙 사제님이 왔다고요?! 진짜요? 거짓말이 아니죠?!”
여기저기 헝클어진 머리. 부스스한 눈과 얼굴. 하얀 잠옷 바람. 딱 자다 깬 표정을 한 다키아가 허둥지둥하며 갑판 위로 뛰쳐나왔다.
황금빛 두 눈이 빠르게 갑판을 훑어 나가다 정확하게 나를 발견한 순간 딱 멈춰 섰다. 나를 발견한 다키아의 얼굴이 화사하게 피어올랐다.
“마르낙 사제님!!!”
갑판 위를 날듯이 뛰어온 다키아가 냉큼 내 품을 향해 뛰어들어왔다. 예상보다 격한 반응에 조금 놀랐지만, 내 두 손은 반사적으로 이미 폴짝 뛰어오른 다키아를 안고 있었다. 다키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 품에 얼굴을 부벼 댔다.
“완전 걱정했어요!”
나는 그녀의 등을 토닥여 주며 빙그레 웃었다.
“왜 걱정하셨습니까? 반지를 끼면 대략적인 저희 위치를 알 수 있었을 텐데요.”
“반지… 맞아요! 그 반지 때문에 더 걱정했어요!!!”
“예?”
그녀는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벗어 내게 건네며 투덜댔다.
“이거 제가 끼니까 작동을 안 했어요! 테르지오 말로는 아무래도 이게 마르낙 사제님 전용으로 만들어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내 전용이라고? 설마 내가 다키아한테 반지를 줬을 때 어머니가 아무 말도 안 했던 이유가 바로 이거였나. 다키아가 껴 봤자 무용지물인 걸 알고서? 내가 슬쩍 고개를 돌려 어머니를 바라보자, 어머니는 넓은 강을 보며 어색하게 휘파람을 불고 있었다.
‘살해살해-.’
오늘 날씨가 참으로 좋다는 딴청. 저건 완전 확신범이 분명했다. 나무에 매달린 매미처럼 내 품에 꼭 달라붙어 있는 다키아를 보며 쓰게 웃었다.
“못 보던 사이에 어리광이 많이 느셨군요.”
“아, 앗?!”
내 지적에 다키아는 그제야 화들짝 놀라며 내 품에서 떨어졌다. 곧, 그녀는 자신의 옷차림과 얼굴과 머리 상태를 깨달았다. 하얀 얼굴이 터질 듯이 달아올랐다. 다키아는 고개를 푹 숙이곤 작게 중얼거렸다.
“이, 이게… 그게 말이죠… 요즘 자꾸 귀찮게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바람에 잠을 잘 못 자는 바람에 그런 거예요… 게, 게을러진 게 아니라요… 저, 저! 일단 조금 씻고 옷 갈아입고 올게요!!!”
다키아가 총알처럼 선실을 향해 뛰어들어가자, 마치 교대라도 하듯이 지젤이 갑판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며칠 사이 상처가 다 나았는지, 거추장스럽던 붕대는 이미 다 벗어 던진 뒤였다.
“오, 왔네?”
그녀는 마치 요 앞에 심부름 나갔던 사람을 맞이하듯 나를 반겼다. 내 옆에 가만히 서 있던 카디쇼가 조금 허탈한 목소리로 자그맣게 중얼거렸다.
“일행이 어찌 된 게 순 여자뿐이군… 나도 이렇게 남자 복이 넘쳤으면 진작에 결…”
“지젤! 내가 돌아왔어! 네 친구 쟈멜이!!!”
“어, 잘 돌아왔어.”
“응?”
쟈멜의 격한 인사에 지젤은 짧게 대꾸하곤 나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잠깐 나랑 이야기 좀 하자. 단둘이.”
***
나머지 일행은 일행끼리 회포를 풀도록 놓아 두고, 나는 지젤을 따라 그녀의 선실로 들어갔다. 내가 문을 닫자, 그녀는 자신의 침대 위에 앉아 다리를 꼬았다.
“몸은 멀쩡하지? 네가 어딜 다치고 다닐 것 같진 않지만, 예의상 물어볼게.”
“멀쩡합니다.”
“그래, 좋아. 그럼 오늘 밤 당장 나랑 단둘이 몸 좀 써도 괜찮겠네?”
“오늘 밤 말입니까…? 그런데 누가 들으면 오해할 만한 표현은 삼가 주시지요.”
지젤은 피식 웃곤 어깨를 으쓱였다.
“딱딱하긴. 맞다, 네 스승님이라는 사람이 우리를 찾아와서 여기서 지내고 있고.”
“테르지오한테 들었습니다.”
“나 진짜 깜짝 놀랐다? 나 태어나서 악신의 숭배자들한테 별 감정 없는 사제는 처음 봤거든. 네 스승님, 이미 내가 악신의 숭배자인 걸 이미 알고 찾아왔던데.”
그건 또 대체 어떻게 안 거지?
“그나저나 오늘 밤에 같이 할 일이란 게 뭡니까?”
“아, 그거? 전에 성물을 모조리 수거해 간 상단 있잖아. 아비디타스 상단. 기억하고 있지?”
“예.”
“걔네 지부의 창고가 마침 이 도시에 있어서 거길 털 계획을 세워 뒀는데, 네가 없는 바람에 네가 오길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었지.”
“절 말입니까?”
지젤이 나를 지그시 노려보았다.
“네가 없으면 어떤 성물이 네가 찾는 성물인지 내가 어떻게 알아봐.”
하긴, 나나 어머니가 아니면 보자마자 어떤 성물이 부패의 신성이 봉인된 성물인지 알아볼 수는 없겠지.
문득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하나 물어봐도 됩니까?”
“뭐?”
“제 스승님이 오늘 ‘사소한’ 문제를 처리하러 간다고 했는데, 대체 그게 뭔지 아십니까?”
내 질문을 들은 지젤이 어깨를 으쓱이곤 한숨을 폭 내쉬었다.
“아, 그거? 하아, 요즘 제국 마법사 협회인가 뭔가가 다키아를 자꾸 찾아와서 귀찮게 하는 바람에 말이야. 우리가 몇 번 찾아오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마법사란 족속이 경고한다고 알아먹겠어? 그래서 네 스승님이 조금 전에 자기가 ‘깔끔’하게 해결해 주겠다고 하고 나갔…”
“그걸 왜 이제야 이야기하십니까!”
“뭐, 뭐? 왜? 뭐 문제 있어? 왜 갑자기 소리 지르고 그래! 깜짝 놀랐잖아!”
‘깔끔’하게 해결한다. 듣기엔 무척이나 좋은 말이지만, 스승님이 ‘깔끔’하게 처리한다는 건 전혀 깔끔한 방식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스승님한테만 깔끔한 방식이지.
나는 털썩 주저앉아 얼굴을 쓸어내렸다.
이걸 어떻게 하지…? 이미 뒤쫓긴 늦었는데.
“왜? 말을 좀 해 봐. 대체 뭐가 문제인 건데? 네가 그러니까 나까지 불안해지잖아!”
“… 죽을 겁니다.”
“뭐?”
“협회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부터 차례대로 죽을 겁니다. 그 조직의 구성원이 단 한 명도 빠짐없이 엎드려 빌 때까지요.”
머리부터 차근차근 썰어나가서 조직이 붕괴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스승님이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뭐라고?! 그 말, 진짜야?!”
“하아. 뒤쫓긴 이미 늦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이 도시에서 도망칠지부터나 생각해 봐야…”
턱.
지젤이 내 손을 붙잡았다.
“안 늦었어! 아직, 아직이라면 조금 빠듯하게 도착할 수 있을 거야!”
“어떻게 말입니까?”
“내가 협회 지부 근처에 표식을 남겨 뒀거든! 아니, 이거 설명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 나중에 다 설명해 줄게!”
순식간에 바닥에서 튀어나온 그림자들이 나와 지젤을 삼켰다. 불어오는 바람에 눈을 뜨자, 나와 지젤은 낯선 골목 한가운데 서 있었다.
“지금 권능… 을 쓰신 겁니까? 아무런 신성도 안 느껴졌는데? 대체 어떻…”
지젤이 내 손을 다짜고짜 이끌었다.
“서로 묻는 건 나중에 하자고! 오늘 밤에 창고를 털려면 일단 네 스승님부터 말려야 해! 도시가 어수선해지면 내가 세운 계획이 틀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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