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71)
제71화. 조건이 조금 까다롭구나 (2)
이건의 말에 주변이 술렁거렸다.
그건 당연했다.
“서, 성도라니.”
그들은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물론 마갈좌의 입에서 새로운 성좌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긴 했지만.
“서, 설마 정말로 새로운 신좌가 생긴 건가요?”
“말도 안 돼! 정말 13번째가?”
정말 새 신좌가 나타난 거라면 세상이 뒤집힐 일이었다.
‘12성신은 인류에게 능력을 준다.’
대가를 지불해야만 하지만,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전 세계가 최소 평신도 이상으로 살아가는 시대였다.
이미 굳어진 12개의 질서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런데 13번째 신좌에 성도라니!
덕분에 신궁좌 성도들은 당황한 듯 자신들의 성주를 보았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휴고 역시 놀란 듯 입을 벌리고 있었다.
“건이 너…! 어떻게 나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봐, 역시 성주님도 모르셨던 일…!”
“내 아들은 안 돼! 이 자식아!”
아, 그쪽이었어?
휴고는 기겁해서 일어났다.
“이 자식이 어디서!”
물론 이건이 성도를 구하려는 것도 이해는 간다.
성도는 신좌를 강하게 하는 요소였다.
물론 저놈은 성도 따위가 없어도 무쌍을 찍을 것 같긴 하다만야, 있어서 나쁠 건 없으리라.
아니 오히려 초월적 존재가 되겠지!
하지만 제 아들이라니!
‘미쳤어?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골치가 아파 죽겠는데!’
저게 평범한 성도로 끝날 것 같나. 당장 이건교를 만들고 신성가를 만들고 주기도문을 읊고 다녀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천성재는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저, 정말 그래도 돼요?”
감격한 듯한 표정에 휴고는 가슴을 쳤다.
되긴 뭐가 돼!
결국 참다못한 아버지가 결단한 듯 외쳤다.
“성재야, 속지 마! 아빠 성단이 더 좋은 게 당연하잖아!”
그러자 천성재가 아빠를 보았다.
마치 저 아저씨가 지금 뭐라는 거냐는 듯한 표정.
하지만 휴고는 굴하지 않고 마력을 일으켰다.
“봐! 아빠는 이런 것도 할 수 있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팍!
엄청난 열기가 방안에 피어올랐기 때문이다.
[작열사주인의 위세가 하늘로 피어오릅니다]뜨거운 불이었다.
하늘에 떠오르는 건 불길이 합쳐진 듯한 공.
흡사 태양이었다.
이글거리는 붉은 점들은 마치 보석처럼 찬란하고, 마그마처럼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소우주를 보는 듯이 멋있어 누구라도 반할 정도다.
실제로 신궁좌 성도들은 감탄한 듯 입을 벌렸다.
저건 성인급이 쓸 수 있는 특수기술.
“봐! 태양이야! 멋있지! 성재 옛날에 이거 보면서 아빠 멋있다고 가지고 싶다고 했지! 옛날엔 너무 어려서 위험했지만, 컸으니까 신궁좌에 오면 가지고 놀게 해줄게!”
천성재는 똥 씹은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이 아빠는 자신을 몇 살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걸 어디에 쓰는데? 놀이 말고.”
“뭐? 그… 이거면 어두운 곳에서도 문제없어! 우리 성재 공부할 때도…!”
그러자 천성재가 한심하다는 듯 보았다.
“그냥 전등 키지?”
“철통에 담으면 우리 성재가 좋아하는 통닭 요리도 할 수 있어!”
“오븐 두고 뭐 하시고?”
“몰랐지? 무려 기름 없이도 닭요리를 할 수 있단다. 최첨단이야.”
“그냥 에어프라이어 돌려.”
“……!”
결국 태양은 포기한 휴고가 활을 꺼냈다.
“그…자 봐! 신궁좌는 명중률도 올라간단다! 사격 게임할 때도 1등이란다! 숨은 적들도 한 명 한 명…!”
“응. FPS 게임은 안 하고 전장에선 나 광역기 전문이라 무쓸모.”
“신궁좌는 추적도 할 수 있어! 폰을 잃어버려도 금방 찾을 수 있지!”
“폰에 GPS 달린 거 모르지?”
“신궁좌는 사실 악기도 잘 다룰 수 있단다!”
“필요 없는데.”
“시도 잘 지을 수 있단…!”
“응, 알았어. 신궁좌 개구려. 그리고 아빠는 절대 포교 하지 마.”
“……”
휴고는 주저앉았다. 이에 이건은 쯧쯧 혀를 찼다.
도대체 왜 신궁좌가 전투신좌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는 건지 모르겠다.
결국 휴고가 외쳤다.
“그거 아니! 건이 밑에 가봤자 도움 되는 것도 없어! 막말로 사람하고 괴수 패는 거 밖에 못 배운다고! 싸우는 재주밖에…!”
그러자 천성재는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개 좋은 거 아냐?”
“뭐?”
“나 전투신좌가 오랜 꿈이었어. 개 멋있는데?”
“성재야!!!!!”
“삼촌은 전투신좌셨구나! 거기까진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이건 님…!”
“안 돼! 아빠가 허락 못 해! 아니 당장 각성자 자체를 관두… 컥!”
이건은 휴고의 발을 밟았다.
“응, 넌 끝났어.”
동시에 그는 이번에 올려뒀던 스킬 중 하나를 불러왔다.
[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종속 (포교) (F)]-포교 스킬
-인간을 뱀주인좌의 신도로 각성시킬 수 있다
-권속신이나 마물에게 사용시 길들이기 효과.
종속은 인간 권속을 들이기 위해 꼭 필요한 스킬이었다.
그때였다.
[주의. 종속(포교)은 같은 상대로 1번 밖에 시도할 수 없습니다] [신중하게 결정해주십시오.] [성도의 배신은 신의 위세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뱀주인좌의 충신이 될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합니다]상관은 없었다.
성재 정도면 굳이 확인해볼 것도 없었다.
이미 헤이지 사건에서 증명되지 않았나.
어디 그뿐인가.
‘성재면 1등급 인재지.’
이건의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나이도 어리고, 다른 성도들은 그저 그런 취급을 하고 있지만 글쎄.
‘최소 SS급 이상으로 자란다.’
헤이지는 단순히 십성급 인재로 생각했던 모양이지만 말이다.
‘어설픈 것들.’
어디 그뿐이랴.
-천성재의
[천재] 학습효과 200% [미래예지] 1초 뒤 미래 탐지 [집요한 집착] 추적 특화, 완성도 증대, 성공률 증가 [우상숭배] 대상과 함께 할시 모든 개인특성 강화성격과 환경에 따라 계속 만들어지는 개인 특성.
천성재의 경우 천재속성이 눈여겨 볼만 하지만, 무엇보다 저 가 좋았다.
저건 흔치 않은 사기 특성이다.
‘똘똘하기도 하니 다른 권속신들도 잘 통솔할 수 있을 것 같고.’
이쯤 되자 휴고는 좌절했다.
물론 아들이 이건의 성도가 되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다.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이건의 실력은 누구보다도 잘 아니까.
쌍아좌 보다는 천만 배 나았다.
하지만 이건의 성도가 되면 아빠는 거들떠보지도 않겠지.
이건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아주 악마 같은 미소였다.
‘이거 누워서 떡 먹기군.’
3개의 시련 중 하나를 이리 쉽게 클리어하다니.
“좋아. 그럼 삼촌 성도가 되는 거다.”
그런데 그때였다.
털썩!
천성재가 갑자기 무릎을 꿇고 고개를 박았다.
이건이 웃었다.
“성재야? 무릎까지 꿇을 필욘….”
“죄송해요!”
“뭐?”
이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지만 고개를 박은 천성재가 정말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마치 세상이 무너질 듯한 표정.
정말 말하기 싫은 얼굴이었다.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하지만 그건 안 돼요!”
“?!”
천성재는 통곡하면서 밖으로 뛰쳐나갔다.
사람들의 표정이 볼만했다.
* * *
이건 미친 일이었다.
“틀림없어요. 내일 지구가 망할 징조예요.”
먼저 말을 꺼낸 건 신궁좌 성도였다.
그들은 마치 귀신을 본 듯한 표정을 지었다.
“성재가 이건 님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다니요!”
“미쳤어요? 가짜인 게 당연하잖아요!”
“변신꾼인 물고기좌가 스파이를 보낸 게 틀림없다고요!”
“당장 검열을 해봐야 합니다!”
휴고의 부하들은 아주 전쟁 준비를 할 기세였다.
물론 제 부하들이 심각하거나 말거나 정작 부친은 신이 났지만 말이다.
“하하하! 역시 내 아들. 건이 신도라니 말도 안 되지. 아싸!”
아주 신이 나다 못해 관광버스 춤을 추고 있었다.
팔까지 흔들며 탭댄스를 추는 게 가관이었다.
반면 이건은 고민에 빠졌다. 물론 기분이 나쁘거나 충격을 받은 건 아니다.
단지 이상할 뿐이었다.
‘도대체 왜 안 된다는 거지?’
아니, 신앙심이 그 정도인데.
미치지 않고서야 거절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물론 굳이 성재가 성도가 아니어도 되긴 하지만….
“하하하하! 건이 따위, 섬길 정도도 아니란 거지!”
휴고는 이건의 앞에서 깐죽대며 계속 탭댄스를 밟았다.
“하하하! 건이가 퇴짜. 건이가 퇴짜!”
“택수야. 좋은 말로 할 때 1절만 해라.”
“건이가 퇴짜~ 퇴짜~”
이건의 귀환 후, 가장 즐거워 보이는 건 착각일까.
“하하하하! 천하의 이건도 별거 아니었….”
빠각!
이건의 발차기가 휴고의 명치에 작렬했다.
“허억…!”
사정없이 날아간 휴고가 제 배를 움켜쥐었다.
아팠다.
진짜 더럽게 아팠다.
“거, 건이 너…! 이게 진짜 힘 실었어!”
하지만 휴고가 아파 죽으려고 하거나 말거나 이건이 전화기를 들었다.
“응. 유하야. 삼촌이야. 우리 유하 삼촌 성도 안 할래? 응, 네 아빠가 강력 추천하더라고.”
그 말에 휴고가 끄악 비명을 질렀다.
제발 봐달라는 얼굴이었다.
“건ㅇ…!”
“응. 그래. 삼촌이 365일 붙어서 유하 훈련시켜줄게.”
“#$&#$*!”
“그래. 사자좌 탈퇴하고 와~”
외계어가 이어졌지만 전화는 사정없이 끊겼다.
휴고는 좌절했다. 그리고는 언제 깝죽거렸냐는 듯 공손하게 앉았다.
“이건님. 제발 유하는. 유하는 봐주세요.”
“뭐, 너 하는 거 봐서.”
이건은 건 적도 없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히죽거렸다.
뭐 아무래야 좋았다.
‘무슨 사정이 있는 거겠지.’
솔직히 그 정도 신앙심으로 도망가다니 말도 안 된다.
‘애초에 마이너스였다고.’
다른 성단에 붙어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휴고는 단순한 반항기라고 치부했지만, 이건은 코웃음을 쳤다.
아무리 말 안 듣는 자식들이라도 아빠를 버리고 다른 성인을 따르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유하도 그랬다.
‘사자좌에 있는 걸 보면 필시 이유가 있는 거겠지.’
그러니 아직 제안은 안 해봤지만 유하도 성재처럼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애초에 100%가 아닐 수도 있지.’
그러니 그 둘은 잠시 포기한다.
이건은 쿨하게 일어섰다.
‘일단 힘의 시련부터 끝내자.’
이건은 제 망치를 들었다. 무기를 만드는 도구였지만, 전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 파트너였다.
하지만 나가려던 이건이 우뚝 멈춰섰다.
그리고는 새삼 눈알을 또륵 굴렸다.
‘뭐, 일단 궁금하긴 하니까.’
이건이 손가락을 까닥거렸다.
[나 대신 맞아라 (F)]스킬이 발동되고, 순식간에 이건의 앞에 놀라운 인물이 나타났다.
“쌍아좌 성인!”
신궁좌 성도들은 기겁해서 바로 전투태세에 들어갔다.
하지만 포스 넘치는 절세미녀는 이건을 보자마자 비명을 질렀다.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바닥을 기라고 하면 기겠어요!”
헤이지는 이건 앞에 납작 엎드렸다. 그녀는 바로 레리퀸이었다.
우선 쌍아좌에 돌려보내 용태를 보고 있던 그였다.
물론 나 대신 맞아라 스킬은 3명까지만 기억할 수 있었고, 오래된 순부터 리셋된다.
그리고 레리퀸은 가장 마지막이었다. 레리퀸을 불러내려면 왼손으로 다른 사람을 안 만지게 조심해야 했다.
그리고.
“날 유럽 쪽으로 보내. 그리고 성재가 왜 쌍아좌에 있는지 겸사겸사 알아보고. 아 그리고 서기관에 대해서 아는 거 다 말해.”
* * *
한편 그 무렵, 캐나다 몬트리올.
까악- 까악
햇빛 하나 들지 않는 침엽수림이 울창한 숲속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이곳은 전갈좌의 본거지가 있는 곳이었다. 게다가 전갈좌가 기르는 사나운 맹수들한테 포위당해 있다.
“주의해라. 여긴 전갈좌 소굴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부터 전갈좌 성인과 조우하게 된다.”
“방심하면 미색에 홀려 죽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라!”
횃불을 켠 모두가 침을 삼켰다. 숲에 있는 건 사자좌 간부들이었다.
“오늘 전갈좌와의 거래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이건의 8대 성물이니까.”
“예!”
임무 랭크 S급.
잘못하면 몰살당할 수도 있는 위험 임무였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SS급과 천유하도 호위로서 임무에 참가했다.
삼촌의 성물이 거래 품목이라는 말에 온 것도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때였다.
부르르!
문자를 받은 유하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발신지 때문이었다.
‘아빠?’
임무라고 말해놨는데 연락이 온 걸 보면 급한 일일까.
천유하가 대화창을 열었다.
그리고.
[Hugo: 유하야!] [Hugo: 건이 성단만큼은 안 돼!] [Hugo: 성재는 돼도 넌 안 된다고!] [Hugo: 천칭좌의 일도 있고, 그나마 사자좌에 있는 게 안전해!] [Hugo: 아무튼 건이 성단은 절대 안 돼!]메시지를 받은 천유하가 처음 듣는 소리라는 듯. 심각하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삼촌 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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