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lasses That I Raised RAW novel - Chapter 484
482화 모임 주최자 (1)
– 빼앵.
소록이가 머리를 나무줄기에 대고 비비며 불만스런 소리를 냈다. 퍽퍽 머리를 들이받을 때마다 나무에 작게 자국이 생겨난다. 손가락 하나 길이만큼 솟은 조그맣고 동그란 뿔은 아직 부드럽고 말랑했다. 솜털 자잘한 가죽으로 감싸여 있었는데 그것이 몹시 간지러운 모양이었다.
뿔이 더 자라게 되면 저 가죽은 너덜너덜 떨어져 나오게 된다. 몬스터라 다를 수도 있겠지만, 아마 비슷하지 싶었다.
“다칠라, 너무 세게 문지르지는 마.”
사육소 운동장의 나무는 대부분 던전산이었다. 평범한 나무는 애들 등쌀에 얼마 버티질 못해 헌터 협회에 허가를 받아 던전의 나무로 교체했다. 혹여 번식할세라 같은 종은 하나도 없었다.
상급 던전산이라 튼튼해서 소록이가 들이받아도 끄떡없었지만 부드러운 뿔이 다칠까 봐 걱정이었다. 포션이 있다고 해도 아픈 기억까지 지워 주진 못하니까.
내 잔소리에 문현아가 성큼 다가가 소록이를 한 팔로 들어 올렸다. 소록이가 삐앵거리며 발버둥 친다.
“힘 좋네, 이 녀석.”
현아 씨가 웃으며 새끼 순록의 머리와 뿔 주변을 긁어 주었다. 시원한지 소록이가 이내 얌전해졌다.
“잠깐 사이에 부쩍 컸잖아. 통 자랄 기색이 안 보이더니.”
“송이가 송 실장님에게 간 뒤부터 자라기 시작했어요.”
바레님의 날개를 살펴보며 말했다. 새끼 페가수스는 아직 자신의 긴 날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종종 깃이 헝클어지거나 더러워지곤 했다. 이따금 다른 몬스터들에게 밟혀서 깃대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었다.
“갔다고 해도 주에 사흘이던가 사육소에 오지 않아? 아직 덜 자랐으니 말이야.”
“처음에는 몰랐으니까요. 말을 해줄 수도 없고, 소록이 입장에선 친구가 갑자기 사라져 버린 거죠.”
새끼 양을 귀찮게 여기는 줄 알았는데 그새 정이 많이 들었던 모양이었다. 새끼 몬스터들이 훈련하러 잠시 밖에 나가 있는 경우야 더러 있었으니 첫날에는 소록이도 얌전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도 송이가 돌아오지 않자 사육실 문 주위를 서성이기 시작했다.
나를 향해 불만스럽게 울기도 하고 밖으로 나가자고 옷을 물어 당기기도 했다. 평소에는 훈련실까지 가는 것도 귀찮아하던 녀석이 사육소 1층을 가로질러 바깥까지 앞서 나갔다. 사육소를 한 바퀴 돌고 빌딩까지 나가 한참을 우두커니 선 채 오가는 헌터들을 바라보다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제 발로 다시 사육소로 돌아왔다.
“송이를 찾으러 나가고는 싶지만 헌터들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 게 아닌가 싶어요. 수가 많기도 했고요.”
사육소 쪽 헌터들이야 익숙하지만 빌딩 쪽은 아닐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소록이는 눈에 띄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송이가 돌아오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성장에는 계기나 동기가 필요한 걸까요. 소록이는 굳이 자랄 필요가 없는 환경이었잖아요.”
배부르고 안전하고 평화롭고. 다른 새끼 몬스터들은 같은 환경이라도 성장했지만 소록이는, 애초에 자랄 생각이 없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다 커봤자 귀찮은 일만 생길 거라는 사실을 눈치챘던 걸지도.
“변화라는 게 그렇긴 하지.”
현아 씨가 소록이를 내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보통은 부족한 게 없다면 안주하려 드니까. 그게 나쁘다는 건 물론 아니야. 오히려 부러운 일이기도 해. 나도 노후에는 평화롭게 보내고 싶거든.”
“지금은 아니고요?”
“몸뚱이 멀쩡할 땐 움직여 줘야지. 아깝잖아. 내가 그렇다는 거고, 형님은 좀 오래 쉬어도 돼.”
저도 멀쩡한데요, 라고 말하기엔 양심이 살짝 찔렸다. 하지만 내가 쉴 팔자는 아니지.
“잃을 각오가 필요하다는 말이 틀린 게 아니란 건 알아요.”
사육장을 빠져나오며 말했다.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해 보았다. 곧 점심시간이었다.
“발버둥 쳐도 안 될 때도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고요.”
목숨 걸고 덤빈다 해도 다 되는 건 아니다. 당연하게도.
“클로이의 말이 신경 쓰이는 거야?”
“제가 너무 이상만 고집하는 것처럼 보일 법도 하다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마음 바꿀 생각은 없지만요.”
“그럼 된 거지. 어차피 정말로 소중한 거라면 말이야, 각오를 하든 안 하든 똑같을걸.”
“…맞아요.”
현실적이든 아니든 타협할 수 없는 문제다.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을 미리 걱정해서 뭐할까. 사육소 입구를 지키는 헌터와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빌딩으로 통하는 길을 따라 걸어갔다.
“카페 메뉴 맛보러 오라는데 현아 씨도 가볼래요? 먹을 만할지는 모르겠지만요.”
“이래 봬도 입맛 까다로워.”
“그럼 더더욱 모셔야겠는데요.”
웃으며 말하면서도 속은 좀 답답했다. 객관적으로 본다면 나보단 클로이 편을 들 사람들이 더 많겠지. 소수를 희생시켜서 세상 구하자, 가 보통이지 희생은 개뿔 그냥 다 같이 죽자를 선택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당사자가 아니라면 말이다.
‘그냥 단순하게 나쁜 놈으로 끝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물론 나한테는, 우리한테는 가해자가 맞다. 그러니 앗, 중요한 목적이 있으셨군요~ 하고 넘어갈 생각은 없지만. 애초에 세상사라는 게 그렇기도 하고.
“많은 사람을 위한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은 하거든요.”
하늘을 힐끗 올려다보며 말했다. 5년 후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옛날에 비해 하늘이 많이 맑아졌다.
“하지만 저는 시야를 넓히진 못할 거 같아요. 눈앞에 있는 것만 잘 챙겨도 만족해 버릴 거라서요.”
“그게 보통이지.”
돌연 걸음을 멈춘 현아 씨가 나를 내려다보았다.
“형님은 말이야, 날 대단하게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도 대단하잖아요.”
“나도 그냥 눈앞에 닥치는 것만 끌어안으며 살아왔어. 그렇게 살다 보니 쌓이게 된 거지.”
문현아가 조금 멋쩍게 웃었다.
“갑자기 각성해서는 이제부터 뭔가 훌륭하고 뚜렷한 목표를 잡고서 힘차게 나아가자, 했을 리가 없잖아. 당황부터 했지. 그나마 혼자가 아니어서 빨리 정신 차리고 움직였지만 실수도 여러 번 저질렀고.”
지금도 길드 자체가 짜증 나게 묶여 있지 않느냐며 어깨를 으쓱한다.
“도련님도 그렇잖아. 그 나이에 대형 길드 길드장이 되었지만 형님을 보호하겠다는 작다면 작은 목표만 가지고 있었지.”
“…저 하나만 보고서요, 세상을 지키고 있었지요.”
“그래. 목표도 중요하긴 한데 그보단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더 중요한 거지. 자기 가족 지키다가 세상도 구하는 거고. 애초에 처음부터 멀리 보는 게 쉽지도 않잖아. 단계란 게 있으니까. 성현제 놈은 날 때부터 제 계획대로 움직였을 거 같다만.”
“그건 그렇, 아니죠. 시그마 있잖아요.”
내 말에 현아 씨가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
“맞아! 그랬지. 달이 걔는 확실히 어린 티가 났어. 솔렘니스에 머무르게 된 것도 어쩌다 보니까, 라잖아. 역시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현아 씨가 아쉬워하며 말했다. 여전히 둘이 같은 사람이라고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성현제한테도 미숙한 시기가 있긴 있었다. 성현제는 무슨 소리를 하든 가면이라도 쓴 것처럼 자기 컨트롤이 완벽했지만, 시그마는 찌르는 맛이 괜찮았지. 나도 보고 싶어지는구만.
다시 걸음을 옮겨갔다. 사육소와 연결된 빌딩 후문으로 들어서자 몇몇 헌터가 인사를 해왔다. 한쪽에서는 공사 소음이 들려왔다. 은행과 편의점이 저곳에 입점 예정이었다.
“그런데 현아 씨는 괜찮은 거예요? 아는 사이잖습니까.”
“응? 아, 그야 당연히 괜찮지. 예림이처럼 어린 것도 아니고 심지어 S급이라면서. 그 정도면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잖아.”
“그래도 친한 사이였으면, 좀 껄끄러울 수도 있잖아요.”
“친하기야 형님이랑 더 친하지. 무엇보다 위험했던 건 한 소장님이니까, 나는 형님 편이야.”
안 맞아서 부딪치는 거야 어쩔 수 없는 거고, 하고 문현아가 말했다.
“헌터니까 더 거칠어지는 거지 원래 다 싸우면서 살아. 쌍둥이도 의견 차이는 날걸. 그러는 형님이야말로 괜찮아? 안 괜찮아 보이지만.”
“티 나요?”
“조금. 사실은 꽤.”
그런가. 괜히 뺨을 손바닥으로 문질렀다.
“속이야 복잡하긴 한데 답은 하나뿐이니까요. 괜찮습니다.”
카페 옆의 기념품 매장은 오늘도 사람이 꽤 많은 모양이었다. 일반인 위주 시설은 빌딩 외부 쪽으로만 손님의 출입이 가능했다. 카페 또한 그럴 예정이었다. 물론 직원용 출입구는 빌딩 내부로 나 있었다. 현아 씨와 함께 카페에 들어섰다.
“이 카페 피스 위주로 하는 거 아니었나.”
거대한 햄스터 인형과 눈이 마주친 문현아가 말했다. 벽에 가득 걸린 저 사진들은 또 뭔데. 골드 햄스터와 일반 햄스터가 뒤섞여 있잖아. 일반 햄스터 사진에는 이름도 적혀 있었다.
“야! 도하민! 여기가 햄스터 카페냐?”
장식장에 햄스터 미니어처를 진열하고 있던 도하민이 무슨 헛소리냐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햄스터들은 낯선 사람 많은 거 안 좋아해.”
“뭐?”
“애들 내놓을 생각 없다고.”
“아니, 장식이 온통 햄스터잖아!”
“저쪽에 피스도 있어.”
하민이 놈이 턱을 쭉 빼어 반대쪽 벽을 가리켰다. 피스 인형과 장식품, 사진 등이 진열되어 있기는 했다. 그래도 비중이 햄스터가 더 많잖아!
“이것 봐라, 금도금 금동이다~ 순금으로 실물 사이즈 제작할 거야.”
“저 미친놈이. 저놈과 동업하려고 한 나도 미친놈이지.”
“커피 줄까? 라떼아트 햄스터 배웠는데. 햄스터 쿠키도 있어.”
“피스는!”
“건물주님이 배우세요.”
저 망할 놈이. 민의가 주방 쪽에서 나오면서 나와 문현아에게 인사했다.
“일단은 제가 주방 담당입니다!”
전혀 믿음직스럽지가 않았다. 정직원 따로 뽑기는 할 거라지만 이렇게 놓아둬도 되는 건가. 내가 건물주라서 다행이지. 우리가 테이블에 앉자마자 금동이 보라며 휴대폰 들이미는 하민이 놈을 걷어차서 쫓아냈다.
“죄송해요, 현아 씨. 제대로 된 게 나올 거 같진 않은데… 배달이라도 시킬까요?”
“너무하네! 기다려 봐, 주님!”
기대해도 좋을 거라면서 하민이 놈이 자신만만하게 소리쳤다. 테이블에는 햄스터 장식품도 있었다. 이런 거 놓아두면 도난당하기 쉬운데. 장식장 진열품도 가끔 사라지니까.
“안녕하세요, 유진 씨.”
문이 열리며 노아가 나타났다. 곧장 주방으로 향하는 게 아무래도 하민이 놈의 자신감은 다름 아닌 노아 씨의 존재였던 모양이었다. 저 자식이 사람 막 부려먹네.
“야! 노아 씨 알바비 줄 깜냥이나 되냐!”
“알바생이 아니라 선생님이거든! 프랑스 하면 디저트의 나라 아니냐!”
“그렇게 잘 만드는 건 아니에요.”
노아 씨는 겸손하게 말했지만 요리 솜씨는 상당한 듯했다. 원래는 명우에게 부탁했지만 바쁘다고 거절당했다나. 당연히 바쁘겠지, 양심 없는 놈. 그사이 민의가 음료수부터 내왔다.
“…보리차?”
“석 팀장님이 한 소장님한테는 물 위주로 드리랬어요. 길드장님 눈치도 보이고요. 브레이커 길드장님은 뭘 드릴까요?”
“물이 최고긴 해. 그럼 나도 생수! 얼음 넣어서 시원하게.”
그래도 카펜데 보리차냐. 현아 씨 앞에도 얼음물이 놓였다.
“슬슬 제 이미지 개선 좀 할까 봐요.”
점심 먹었냐는 유현이 문자에 답장하며 말했다. 형 카페에 있다.
“그동안 너무 F급인 걸 내세우긴 했죠.”
“한 소장님 하면 무해하고 안타까운 이미지가 대부분이긴 하지. 부모 일찍 잃고 스킬은 좋지만 스탯은 낮아서 납치도 여러 번 당하고.”
“그래서인지 클로이 씨는 물론이고 해외 헌터들은 절 많이 얕보는 거 같더라고요. 전에 일본에서도 그랬잖아요.”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현아 씨가 물 잔을 단숨에 비웠다.
“국내도 그래. 이미지 관리하고 정보 차단하니 몇몇 외엔 S급들이 형님 예뻐하는 줄로만 알고 있지. 그 반대가 먼저인 줄은 모르고. 그래서 형님 싫어하는 헌터들도 제법 있을걸.”
“주제도 모르고 여기저기 끼어든다고 말이죠. F급이면 F급답게 사육소에 처박혀서 몬스터나 키우지, 하고. 안 봐도 뻔해요. 도하민, 내 동생도 온단다!”
“헐, 길드장님은 부담되는데요. 밖에선 식사 잘 안 하시잖아요.”
민의가 인상을 찌푸리며 걱정했다.
“그래도 편식은 안 해.”
“대신 질은 따지시죠. 식사는 직접 챙겨 드시는데 품질 조금이라도 나쁜 재료는 죄다 버리시잖아요. 그것 때문에 길드장님 식재료 담당자들 발품 엄청 팔았댔어요.”
그랬구나. 하긴 집에 들어오는 식재료들은 전부 싱싱했었다. 하지만 내가 사 온 건 잘 먹던데. 싫은 건 참지 말라…고 하기엔 그랬다간 외식하기 힘들겠지. 같이 외식하는 건 유현이도 좋아했고.
길드장님 오시면 자기는 부르지 말라면서 민의가 말했다. 멀리서 구경만 하는 게 딱이라나.
“형님이 당당하게 나서도 보통 두 가지로 보잖아. S급들이 시켰다, 혹은 S급들 믿고 저런다.”
“그게 평범한 시선이긴 하겠죠. 대중적인 이미지까지는 뭐, 바꿔야 하나 싶어요. 그냥 우리 애들과 사이좋은 건 진짜 맞다 정도면 되니까요.”
“그건 해연에서 작업 열심히 했으니 걱정할 거 없어. 둘도 없는 형제지간에 예림이에 피스도 넣어서 사랑이 넘치는 가족으로 만들어 놓았거든. 중국 납치 때 비하인드 어쩌고 하면서 기사도 흘렸다니까.”
잠도 한숨 자지 못했다, 형이 돌아와서야 미소를 되찾은 해연 길드장 등등. 이런 식이었던 모양이었다. 석시명 씨 일 열심히 하네. 근데 인사팀장 아니셨냐. 요샌 아주 홍보팀을 삼킬 기세던데.
“바꾸고 싶은 건 헌터 대상이에요. 특히 상급 헌터들이요. 전처럼 던전 공략 위주면 상관없는데, 저쪽에서 헌터들을 끌어들였으니까요. 상급 헌터들은 솔직히 약한 사람 말은 무시하는 경향이 크잖아요.”
꼭 상급 헌터들만은 아니다. 비각성자라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상급 헌터에게 있어 F급은 단순히 약한 사람이 아니라 햄스터 수준쯤 된다는 게 문제였다. 건장한 성인에게 어린애가 저 앞은 위험하다, 라고 말하면 그래도 무슨 일인가 신경 쓰긴 하겠지. 하지만 햄스터가 위험해! 라고 하면 고양이쯤이나 있나 하고 무시할 것이다.
“쉽지는 않을걸. 나야, 우리야 형님을 직접 겪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잖아. 원래 경험한 거 아니면 잘 믿지도 않고.”
“그러니 모아 놓고 보여 줘야죠.”
특히 채터박스의 초대장을 받았을 S급 헌터들. 우리도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려 줘야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터였다. 다 막지야 못하겠지만 숫자는 줄여야지. 우리 쪽 모임을 최대한 빨리 열고… 좀 막막하기는 한데.
“형, 카페에는 단것만 있지 않아?”
카페로 들어선 유현이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여기서 제대로 된 점심을 먹을 수 있겠냐는 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디저트가 아닌 식사메뉴가 내어졌다.
“여기서 팔 건 아니고.”
디저트는 밥 먹고 나서 주겠다나. 노아 씨의 도움 덕분인지 음식 맛은 꽤 괜찮았다.
다음 날까지 성현제로부터 연락은 없었다. 대신 클로이 앨저가 세성에 들어올지도 모른다는 추측성 기사가 나왔다. 실력 있는 해외 상급 헌터니까 반응은 당연히 좋았다. 그리고 나는 시시오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녕하세요, 시시오 씨. 혹시 남아도는 무인도 하나 없으신가요.”
이왕이면 모임 열 만한 건물이 있는 곳으로. 크루즈는 인간적으로 너무 비싸잖아. 부숴먹기 아깝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