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dentified creature capture team RAW novel - Chapter 389
388화
일본 산하, U.M.A를 관리하는 부서.
이매망량 관리 부서 1과.
강신은 이매망량 관리부서 1과의 모리 요우타와 예전에 마주쳤던 적이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죄송하지만 그쪽으로 넘어간 이매망량은 저희가 사냥했으니, 이쪽으로 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뻔뻔하기 그지없었다.
강신은 얼굴에 무엇을 깔면 저렇게 대놓고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강신뿐만이 아니었다.
성신 요원들은 그들의 뻔뻔한 태도에 모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성신 쪽에서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자, 모리 요우타가 다시 한번 확성기를 들었다.
-물론, 맨입으로 달라는 건 아닙니다. 그 이매 망량을 잡는 걸 도와주셨으니, 충분히 사례하겠습니다.
일본어를 알아듣는 요원들이 그의 말을 듣고는 열변을 토했다.
“지금 저걸 말이라고 하는 건가?”
“저, 저… 양아치 같은 놈들이…….”
아랫사람처럼 대하는 태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쉽게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신도 혀를 차며 눈살을 찌푸렸다.
“쯧.”
“왜요? 뭐라고 하는 겁니까?”
맥스가 강신에게 질문하자, 강신이 모리 요우타의 의도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저희를 공범으로 만들려고 하는군요.”
“공범? 하늘 고래를 반으로 나누자고 하는 겁니까?”
“아니요, 하늘 고래를 넘겨주면 다른 거로 보상하겠답니다.”
맥스의 얼굴에는 의문이 가득했다.
어째서 저쪽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곳에서 현장 경험이 적은 그를 탓할 사람은 없었다.
아니, 오히려 강신은 천천히 현재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맥스, U.M.A 국제회의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맥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쉽게 설명할 수 있겠군요.”
U.M.A 국제회의는 U.M.A가 사회의 혼란을 야기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결성된 회의로, 어지간한 국가는 모두 속해 있었다.
그리고 국제회의에서 나오는 협약은 초법적인 힘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유명한 협약은 U.M.A를 임의로 다른 국가로 옮기는 걸 금지한다. 이거죠.”
“아, 들어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신이 각 나라에 연구소를 설립했다고….”
“네, 성신이 큰 비용을 부담하면서 해외 지부에 비밀 연구소를 설립한 이유죠.”
“그런데 갑자기 이런 이야기는 왜….”
“저들이 하는 행동이 그 협약과 관련되어 있으니까요.”
U.M.A를 임의로 다른 국가로 옮기는 걸 금지한다.
이 협약에는 몇 가지 예외 사항이 있었다.
“서로 협의하면 U.M.A를 타 국가로 옮길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그것 말고도 더 있습니다.”
U.M.A가 경계가 모호한 지역에서 포획이 아닌 사냥당했을 때였다.
“포획이 아니라 사냥이요?”
강신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많은 U.M.A가 가진 능력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U.M.A를 포획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U.M.A를 포획하는 상황을 상정해서 협약을 맺었다면 많은 분쟁이 생길 게 당연했다.
하지만 사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U.M.A가 확실히 목숨이 끊어진 상태라면 사체를 나누는 게 어렵지 않았으니까.
현재 강신이 나와 있는 해상은 엄연히 한국 영해였다.
일본도 그걸 모르지 않았고, 침범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 잡은 U.M.A를 포기하는 건 그들로서는 배가 아픈 일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꾀를 낸 것이다.
현재 U.M.A는 사망에 이를 정도로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러니 한국과 공동으로 사냥한 것으로 만들어 U.M.A의 소유권을 절반이라도 가져가려는 것이다.
‘다른 기업이었으면 동의했겠지.’
기업과 국가의 대결은 대부분 국가가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실제로 하늘 고래를 공격해 격추한 건 일본이었으니, 국제회의에서도 일본 쪽의 손을 들어줄 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하늘 고래가 사망했을 때였다.
하늘 고래가 아직 살아있고 한국 영해에 있는 이상, 일본은 쉽게 행동할 수 없었다.
“아… 그래서 그냥 공범으로 만들어서 빠르게 일을 처리하려고 하는 거군요?”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없이 사냥감의 반만 챙겨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라고 판단한 듯했다.
강신과 맥스의 대화가 끝날 때쯤, 장웨이가 어디선가 구해온 확성기를 건네왔다.
“여기 있습니다.”
“맥스, 나머지는 장대리님에게 들으세요.”
맥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강신이 확성기를 작동시키고 일본 자위대가 있는 방향으로 확성기를 들었다.
“미안하지만 그 제의는 거절하겠습니다.”
강신의 단호한 거절에 성신 요원들의 표정이 득의양양해졌고 반대로 일본 쪽 사람들은 웅성대기 시작했다.
그들은 성신이 자신들의 제의를 수락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국가와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보다 적당한 보상을 나누는 게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할 테니까.
하지만 이곳에 있는 것은 강신이었다.
강신은 하늘 고래가 죽지 않고 다시 하늘로 돌려보낼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어째서 거절하는지 모르겠군요. 우선 제대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모리 요우타는 침착하게 상황을 대처했지만, 그의 목소리에서 거절당한 분노를 완전하게 지우지는 못했다.
“좋습니다. 우선 얼굴을 보며 대화하죠.”
괜히 저들을 도발할 필요는 없었다.
타당한 이유를 들고 저들의 제의를 거절하면 그만이었기에 강신은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회담은 바로 이어졌다.
강신이 타고 있는 어선과 모리 요우타가 타고 있는 함선이 천천히 한국과 일본의 경계선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배가 가까워지자, 이제는 확성기가 없어도 상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쪽으로 넘어오시죠.”
모리 요우타가 자신 쪽으로 넘어오라고 요구하자, 다른 요원들이 발끈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강신이 손을 들어 일행들을 말렸다.
지금까지 보인 일본의 태도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저들이 하는 행동이 옳은 것이었다.
저들이 한국 영해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국가 기관의 허락이 있어야 했다.
이곳에 있는 건 한국에서 운영하는 기업의 직원들뿐이었고, 일본 자위대가 한국 영해로 들어갈 순 없었다.
이치로 보아 성신의 사람이 일본 영해에 있는 함선으로 이동하는 게 옳았다.
문제는 저들이 아군인지, 적군인지 아직 판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일본 함선에 오르는 건 위험했다.
그래서일까, 샘이 빠른 장웨이가 강신에게 다가와 일본인들에게는 들리지 않도록 귀에 속삭였다.
“맥스와 친구들은 이곳에 두고 나머지 인원들과 함께 넘어가시죠.”
현재 상황에서는 가장 타당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강신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저와 하린이만 움직일게요.”
“괜찮으시겠습니까?”
“네.”
“……알겠습니다.”
강신과 신하린만 보내는 것은 조금 불안했지만, 강신이 그렇게 하기로 했다면 장웨이는 그저 따를 뿐이었다.
“그럼, 구명정을 준비하겠습니다.”
배를 붙일 순 없는 노릇이니, 일본측 함선으로 건너갈 수단은 구명정이 최적이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강신은 장웨이가 준비한 구명정을 타고 모리 요우타가 기다리고 있는 함선의 갑판으로 향했다.
* * *
“반갑습니다. 저희 초면은 아니죠?”
모리 요우타는 강신을 기억하고 있었다.
“네, 이전에 비슷한 사건으로 일본에서 뵈었죠.”
“하하…. 이쪽 일은 정말 좁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다시 만날 줄은 몰랐네요. 그런데 혼자 오시다니, 담력이 좋으시군요.”
신하린은 모습을 감추고 있었으니, 모리 요우타는 강신이 혼자 온 것으로 착각했다.
“대화만 나눌 건데, 대화와 관련 없는 사람은 필요 없죠.”
강신은 그렇게 말하며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일본 자위대 사람들을 훑어봤다.
“그건 그렇네요. 여러분, 자리 좀 비켜 주시겠습니까?”
모리 요우타는 강신에게 한 방 먹었다는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싼 자위대에게 말하자, 그들은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다시 그를 쳐다봤다.
그러자, 방금까지 웃고 있던 모리 요우타의 태도가 돌변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요.”
“…알겠습니다.”
자위대 소속 중 가장 계급이 높은 사람이 그에게 대답하고 인원들을 물렸다.
“자, 실례가 많았군요. 그러면 저기 앉아서 차분하게 생산적인 대화를 나눠볼까요?”
그는 강신을 갑판에 준비해둔 테이블로 안내했다.
그 테이블 위에는 간단한 다과가 준비되어 있었고, 그는 강신이 자리에 앉자 바로 본론을 꺼냈다.
“고통스러워하는 이매망량을 저대로 두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습니까?”
“가혹하다고요?”
“네, 가혹하죠. 필요 이상의 고통을 주고 있으니까요. 차라리 편하게 보내주는 게 자비를 베푸는 걸 수도 있습니다.”
궤변이었다.
애초에 하늘 고래가 저런 상처를 입은 건 모두 일본 자위대가 벌인 일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목숨을 끊어주는 게 자비라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다.
강신은 모리 요우타가 말하는 우위에 서 있는 듯한 대화법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참고 대화를 이어갔다.
“어째서 U.M.A를 공격했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저 하늘 고래를 살릴 생각입니다.”
“네? 저 요괴를 살리시겠다고요? 왜죠? 살려봐야 그쪽에 이득이 될 것이 없잖습니까, 저 요괴가 가진 용연향? 그게 필요하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그 부분은 저희가 양보하겠습니다.”
모리 요우타의 말을 들은 강신이 아미를 찌푸렸다.
그가 지금 하는 말은 성신 내부에서도 지휘관급들밖에 모르는 내용이었다.
일반 요원들은 그저 하늘 고래가 내뱉는 하얀 구슬을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즉, 회사 내부에 일본의 끄나풀이 있다는 소리였다.
‘청소가 끝난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군.’
이전에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한 사람들을 싹 처리했다고 생각한 강신은 당연히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었다.
“용연향 필요하죠. 아니, 정확히 말해서 저희는 용연향만 있으면 됩니다. 그러니 굳이 저 U.M.A를 죽일 이유가 없죠.”
강신이 단호하게 대답했고, 모리 요우타는 강신이 뭔가를 더 원하는 것이라 오해했다.
“후… 그러면 이렇게 합시다. 저 요괴를 저희에게 넘겨준다면 용연향은 물론이고, 추가로 금전적인 보상을 하겠습니다. 물론 성신뿐만 아니라 당신 개인에게도요.”
“금전적인 보상이라…….”
그는 강신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 넘어왔다고 생각했는지, 강신의 마음을 확실히 흔들기 위해 정확한 금액을 제시했다.
“네, 금전적인 보상이요. 당신에게 받아도 탈이 나지 않는 돈, 10억 엔을 드리겠습니다.”
한국 돈으로 하면 100억.
정말로 큰돈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크게 혹했겠지만, 강신에겐 그리 와닿지 않는 금액이었다.
이미 강신의 통장에는 그 이상의 금액이 차곡차곡 저축되고 있었으니까.
비교적 돈에서 자유로운 강신은 그가 큰 금액을 제시해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바로 거절하지 않았다.
아직 그에게 듣고 싶은 말이 있었으니까.
“도대체 저 U.M.A의 사체를 어디에 사용하려는 겁니까?”
살아있는 개체를 얻기 위해 100억을 사용하는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었다.
살아있는 U.M.A의 가격은 값을 매길 수 없었으니까.
하지만 죽어있는 개체라면 말이 조금 달랐다.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가치 있는 용연향을 양보하면서까지 하늘 고래의 사체를 얻으려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음… 꼭 들으셔야겠습니까?”
모리 요우타는 말하기를 주저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주도권은 이미 하늘 고래를 데리고 있는 강신에게 있었으니, 그는 한숨을 내쉬곤 이유를 설명했다.
“저희 쪽의 높으신 분들이 하늘을 나는 고래 고기를 드시고 싶어하십니다.”
강신은 모리 요우타의 대답을 듣고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뭐요?”
그가 한 말이 이제까지 들었던 말 중에서 가장 어처구니없고 미친 소리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