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 I the only one in the apocalypse who thinks the genre is weird? RAW novel - chapter 139
“…막대한 수준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폭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요.”
“좋아. 전폭적으로 지원할게.”
『마이너스 카르마 오천구백이십오만(59,250,000) 포인트를 소비하여 [마법사] 열(10) 명을 고용합니다.』
『특수 카르마 오천구백이십오만(59,250,000) 포인트를 소비하여 [연금술사] 열(10) 명을 고용합니다
“[장인]과 상의해서 최대한 빨리 부탁해.”
우선 마법서와 연금술사 열 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엘라. 소피아.”
“네. 주인님.”
“네~.”
“엘븐나이츠, 창천의 날개를 조금 멀리까지 보내도 될까?”
앉아서 감이 떨어지길 기다리지 않았다.
“편한대로 쓰셔도 됩니다.”
“당연하죠! 안 그래도 요즘 포인트 벌이가 적다고 엄청 심심해요. 특히나 앤은 요즘에 콜라에 미쳐있어요. 걔가 하루에 마시는 콜라가 3L는 될 거예요. 어휴.”
“고마워. 일방적으로 보내는 건 아니고, 자원하는 사람만 보낼 거야. 카르마 포인트가 부족해.”
엘라와 소피아가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저요! 저! 제가 갑니다!!”
찰랑이는 빨간 머리카락과 눈 밑에 주근깨와 어중간하게 날카로운 귀가 인상적인 하프엘프 앤이 손을 번쩍 들면서 나타났다.
“영주님! 제게 맡겨주세요! 장비만 어느 정도 지원해주시면 제가 카르마 포인트 폭탄을 선사해드릴게요!”
확실히 소환 이후 참가한 이벤트에서 폭격을 연상케 하는 공격을 하던 그녀라면 저런 자신감이 과한 게 아니다.
“고마워. 콜라는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있게 해줄게.”
“예쓰!! 예쓰! 그리고 보니 저기 [연금술사]도 있으니까 특별한 화살촉을 요청해도 될까요? 좀비에게 쥐약인 신성력이 농축된 화살촉이면 좋을 것 같아요.”
“당연하지. 그런 건 마구마구 요청해.”
“오예! 오예! 이번에는 기여도 모아서 옷 사야지~. 스타킹이라는 것도 사볼 거야! 신기해!”
스, 스타킹이라. 좋은 선택이다. 그 취향을 적극적으로 존중하겠어.
[기사단 숙소]에서 소환한 기사단을 포함한 특수한 전력인 이들이 영지를 나서서 멀리 원정을 떠났다.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영주님. 이 영지는 도대체……!”
[마법사의 탑]에서 한참 연구 중이던 [마법사]가 나를 발견하고 다가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걸 발견했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다.“왜 그러는 건데?”
“차, 창고! 도로! 연구소! 대장간!”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데 입은 하나일 때 나오는 아무 말 대잔치를 [마법사]가 보여주고 있다.
“몬스터 부산물 연구 시스템?”
“예! 예! 그거요! 그거!!!”
답답한 속이 뻥 뚫렸다는 듯이 고개를 맹렬히 끄덕이면서 실핏줄이 터질 것처럼 잔뜩 충혈된 눈으로 ‘그거!’를 반복하는 놈 [마법사]는 어딘가 좀 꺼려지는 모습이었다.
“미쳤어요! 여긴 정말 미쳤어요!”
“음?”
“몬스터 사체를 얻을 수 있다니요!”
“그건 흔하잖아?”
“아니요! 이런 식은 아닙니다. 좀비를 예로 들어볼까요? 좀비를 사냥하면 몸 곳곳이 터져나가곤 합니다. 원하는 부위를 얻을 수 없고, 얻더라도 온전하지 않아요. 여러 가지가 섞여 있어서 후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절반 이상이 날아갑니다. 하지만 여긴……!!”
“온전하다?”
“네! 이것 보세요!”
그러면서 그는 너덜대는 회색 살점을 눈앞에 대고 흔들었다. 순간 감툭튀 장난인가 싶어서 나도 모르게 뒤통수를 후려칠 뻔했다. [마법사]가 놈 족이라서 키가 작아서 놀라지 않아서 견딜 수 있었다.
“이 탱글탱글한 좀비의 살점!!”
미친놈인가 진짜? 처음에는 점잖은 척 하더니 얘도 제정신이 아니네. 좀비 살덩어리에 ‘탱글탱글한’이라는 형용사가 어울려? 이게 맞아?
“이거라면 엄청난 퀄리티의 어보미네이션 슈트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슈트에 왜 그딴 이름이 붙는 건데?”
“심연의 추방자 차원에 효과적으로 잡입하는데 이것만한 게 없거든요.”
이제 내 말은 듣지도 않는구나. 그냥 나오는 대로 제 할 말만 하고 있다.
“만약 퀄리티 높은 슈트를 제공한다면 [차원 용병] 고용 비용이 훨씬 줄어들 겁니다!”
“…그래. 난 자넬 믿고 있었어. 처음부터. 진심이네.”
왜? 뭐? 난 처음부터 [마법사]를 믿고 있었다. 진짜다. 아주 잠시, 약간, 미세하게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감사합니다! 영주님! 저와 제 동료들은 이 축복받은 영지를 지켜낼 것입니다! 반드시!!”
저것 보라고. 영주인 나보다 더 이 영지가 소중하다는 듯이 눈에 불을 켜고 [마법사의 탑]을 향해 달려가던 [마법사]는 길에서 만난 [연금술사]와 열띤 대화를 나누더니,
쫘악!!!
농구 만화의 한 장면처럼 서로 거칠게 손바닥을 마주치고는 결의가 담긴 뒷모습을 보여주며 각자의 건물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나흘이 지난 뒤,
“완성했습니다. 영주님.”
잔뜩 떡진 머리에 다크 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작은 체구의 놈 [마법사]가 주황색과 파란 대형 이사 박스 스무 개를 마력으로 띄워서 내게 가져왔다.
“뭐가 이렇게 많아?”
“여기부터 여기까지 주황색 박스에 담긴 건 폭탄입니다. 그리고 여기부터 여기, 파란색 박스에 담긴 건 전에 말씀드렸던 위장 슈트입니다.”
“호오? 그래?”
폭탄은 솔직히 내 관심이 아니다. 잘못 만지면 터질 수도 있어서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난 위장 슈트라고 말한 게 궁금했을 뿐이다. 놈 [마법사] 이온의 말을 인용하면 ‘탱글탱글한’ 좀비 피부로 뭘 어떻게 만들었을까?
기대를 가지고 파란 상자 뚜껑을 열자마자,
“오! 쉣!!”
후회했다. 코를 찌르는 악취와 혐오감이 드는 살덩어리에 후각과 시각이 동시에 테러를 당했기 때문이다.
“이, 이게 뭐야?”
“어떠세요? 보는 것만으로 가슴 깊숙한 곳에서부터 혐오감이 올라오지 않으십니까?”
피곤에 쩌들었으나, 제품을 설명할 때는 두 눈에 불을 켜고 혐오스런 물건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그에게서 나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났다. 그럴 정도로 놈 마법사는 마치 매드 사이언티스트 같았다.
“이걸 입고 언데드 틈에 들어간다고 상상해보세요. 리치도 ‘어서와! 친구!’라고 말하지 않겠습니까? 심지어 안에는 [연금술사] 레이디가 제작한 마기 방출과 마력 은닉 회로가 설정되어 있어서 절대 알아차리지 못할 겁니다.”
“…근데 이런 걸 입으려고 할까?”
“예? 누가 안 입는다는 말씀이신가요?”
“[차원 용병]이 말이야. 이런 걸 입고 작전을 수행하라고 하는데, 할까?”
“당연하죠! 오히려 의뢰비로 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는 영주님께서 잘 협상하셔서 추가로 카르마 포인트나 아니면 지명권을 받아내시는 게 좋습니다.”
작은 주먹으로 작은 가슴을 통통 치며 확신하는 행동에도 미심쩍었지만,
“그래. 알았어.”
일단 고생한 게 눈에 보였기에 수긍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바로 [용병 길드]에 들러 [의뢰]를 작성해 올리자마자,
『띠링―!』
『띠링―!』
『띠링―!』
…
갑자기 미친 듯이 알림 메시지가 눈과 귀를 어지럽혔다. 그제야 나는 이온이 한 호언장담이 근자감이 아니라, 레알 참 트루라는 걸 깨달았다.
“너, 너무 많은데?”
너무 많은 의뢰 참가 요청에 당황해하는 순간,
“몇 명입니까? 영주님?”
짧은 다리로 [용병 길드]까지 나를 따라 온 이온이 마법사 로브를 펄럭이며 묻는다.
“글쎄? 한 오십 명은 넘는 것 같은데?”
“그 정도라면 모두 고용하십시오.”
“응?”
“카르마 포인트가 나갈 일이 없다고 말씀드렸잖습니까? 저희가 준비한 어보미네이션 위장 슈트는 총 100벌입니다. 100명까지 받으셔도 됩니다. 폭탄 역시 넉넉히 준비했습니다. 어보미네이션 위장 슈트를 제공한다면 손수 폭탄이나 스크롤을 준비해 올 이들이 있을 겁니다.”
유능하다. 단순히 그런 말로 평가하기 미안할 정도로 유능하고 웬만한 변수는 모두 대처 가능할 정도로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에 감탄하는 내게,
“마법사라는 족속이 본래 그러합니다. 준비하는 변태 거든요.”
라고 해맑게 웃으며 자신의 성과를 대수롭지 않게 평가했다. 그리고 이온을 비롯한 마법사들의 조언을 받아 총 100명의 [차원 용병]을 고용했다.
파아앗!
노란 마력의 잔향과 함께 등장한 각양각색의 100명이나 되는 [차원 용병]들.
그중에서 절반 이상이,
“새? 오, 올빼미?”
조(鳥: 새 조)인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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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안녕하세요. 심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드워프의 맥주 약속, 엘프의 진실 서약 그리고 놈(Gnome)의 보증
141. 드워프의 맥주 약속, 엘프의 진실 서약 그리고 놈(Gnome)의 보증
100명이나 되는 [차원 용병]의 등장은 영지민들, 그러니까 지구인들에게는 신선하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종말 전에 전 세계인에게 가장 유명한 화두이자 논쟁거리는,
귀신은 실존하는가?
라는 것과,
외계인이 존재하는가? UFO는 실존하는가?
라는 것이었다.
이제 이런 세상이 되고 난 뒤에야 그 논쟁의 종결되었다. 귀신은 실존한다. 언데드 계열의 고스트가 지금도 성벽 저 멀리 안전지대 영역 밖에서 날아다니고 있으니까.
그리고 외계인의 존재는 그린스킨과 좀비를 과연 외계인으로 봐야 하는가로 서로 티격태격 대던 이들도 [차원 용병]의 등장과 함께 논란을 끝냈다.
올빼미를 닮은 조인족은 물론이고 상상으로만 그리던 파란 피부의 외계인도 등장했기에.
“그런데 저렇게 다 줘도 되려나? 나중에 우리를 상대로 사용할 수도 있잖아? 용병이니까?”
“네?”
“내 질문이 그런 표정을 할 정도로 이상했어?”
내 의문을 들은 [마법사]들의 얼굴에는 뭐 이런 멍청한 생물이 다 있나, 하는 얼굴이었다. 한 명도 빠짐 없이.
“아……. 영주님은 차원 바깥의 존재와 대면이 처음이시죠. 제가 전에 [차원 용병]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들이 계약과 마법의 신을 섬기고 있다고 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아. 응. 기억하지.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도 언급한 신이잖아?”
“맞습니다. 그리고 차원을 침공하는 이들은 모두 계약의 신께 강력한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는 이들입니다. 위대한 현자가 말했습니다. 카르마 포인트 시스템이 만약 지금의 두 배 정도만 됐다면 침략자들은 고사했을 거라고.”
“그 말은 [차원 용병]이 심연의 추방자 차원에 고용될 걱정은 하지 말아라?”
“그렇습니다.”
“흠.”
“이번에 100명이나 되는 [차원 용병]이 영주님의 의뢰에 위장 슈트만 받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하나는 말씀드렸던 대로 이 축복받은 영지에서 제작한 어보미네이션 위장 슈트가 뛰어난 아티팩트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사보타주를 실행할 차원이 계약의 신께 제재를 받은 차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좋아. [차원 용병]의 일이 더 수월하게 진행되도록 우리도 노력을 해야겠지?”
그리고 그날부터 영지 소속으로 있는 전투 병력은 모두 영지 밖으로 나갔다. 영지가 갑자기 블루 랭크로 오르면서 기존 그린 랭크에서 1.8배였던 영지 범위가 2.5배로 늘어나면서 안전지대도 덩달아 넓어졌는데, 그게 비좁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좀비를 사냥하게 권고했다.
말이 권고지 거의 명령이나 다름 없었다. 물론 그걸 나도 알고 있었지만, 이번 일은 중요했기에 무시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사보타주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이후, 카르마 포인트도 카르마 포인트인데 내가 이 일에 열정을 다하고, 영지의 잠재력을 집중하는 건,
“불합리하잖아?”
이 전쟁이, 이 침공과 침략이,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네?”
소피아가 갑자기 혼잣말을 하는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기에 안 그래도 어딘가 하소연도 하고 싶고, 이 감정을 같이 나누고 싶은 참이기에 바로 입을 열었다.
“이 전쟁 말이야. 아니, 차원 침공. 이거 너무 불합리하지 않아?”
“불합리하죠. 우리는 멀쩡히 잘 살고 있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거니까.”
“아니. 아니. 물론 그런 부분도 불합리한데, 내가 말하는 건 이건 어쨌든 전쟁이잖아? 차원과 차원으로 보면 전투에 가깝고? 맞지?”
“그…렇죠? 따지고 보면?”
“자고로 전투와 전쟁의 묘미가 뭐야? 일진일퇴(一進一退 ;한 번 나아가고 한 번 물러난다). 서로 가열차게 주고받는 치열한 공방(攻防 ;공격과 방어). 그런 거 아니겠어? 그런데 이 새끼들은 왜?”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