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A Flashing Genius At The Magic Academy RAW novel - Chapter (38)
마법학교 앞점멸 천재가 되었다 038
11. 괴수 모의전(1)
황태자와 풀레임 사이에서 이런저 런 일이 있었건 어쨌건, 에이젤은 동아리에 들어야만 했다.
동아리 가입은 선택사항이었으나, 그녀처럼 점수에 궁한 학생은 거의 필수나 다름없었으니까.
‘으음, 어떡한담…….’
그런 고민과는 별개로, 수업 시간 이 다가왔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수행평가 시간이었다.
“오늘부터 ‘괴수 모의전’을 진행하 도록 하겠다.”
일전에 던전 실습을 통해 1〜2리스 크 수준의 몬스터를 상대해 본 적이 있긴 있으나, 그런 약한 몬스터가 아닌 상대하기 까다로운 ‘3리스크의 중형 몬스터’를 사냥하는 게 모의전 의 목표였다.
평범하게 혼자 상대하는 건 불가능 했으며, 팀을 이루어 몬스터의 약점 을 파악해 내 정공법으로 쓰러뜨리
는 게 바로 이번 실습의 목표였다.
“조건은 많이 주어진다. 앞으로 너 희는 이곳을 돌아다니며 공략을 진 행할 중형 몬스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또한, 그 몬스터를 상대하며 충분히 연습할 시간도 주어지지.”
스텔라 돔은 1학년 생도들의 괴수 모의전을 위해 지형이 변이되어 있 었다.
북쪽에는 화염의 협곡, 남쪽에는 얼음의 바다, 서쪽에는 황폐한 사막, 동쪽에는 풀숲이 우거진 늪지대였
그러므로 생도들은 원하는 지형으
로 찾아가 각자 상성에 맞는 중형 몬스터를 찾아서 골라 상대할 수 있 다.
물론, 실제로 공략에 성공하는 팀 은 아주 극히 드물다. 실전이 처음 인 것도 있거니와, 3리스크의 중형 몬스터라는 게 생각보다 상대하기가 힘들었기 때문.
“수행평가는 나흘 뒤. 그때, 너희들 은 연습했던 괴수전을 선보이면 된 다. 질문 있나?”
없습니다! 학생들이 소리치자 이한 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최대 6인으로 팀을 맺어서
명단을 제출하도록.”
매번 그랬듯, 실습은 A반과 S반이 섞여서 이루어졌다. 다른 학생들은 친한 친구들끼리 모이거나 혹은 조 합을 맞춰서 팀을 맺고 있었다.
‘으으, 팀플레이는 정말 질색인 데…….’
이 수행평가는 중요하다. 이번에 제대로 점수를 따내지 않으면, 장학 금은 물 건너갈 테니까. 만약 장학 금을 받지 못하면…… 주말이나 방 학에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교를 다 녀야 할 수도 있다.
학업 시간이 줄어들수록, 장학금의
길은 점점 더 멀어지겠지. 마법의 성취도도 줄어들 것이고, 미래는 점 점 더 암울해질 것이다.
‘열심히 해야지.’
그렇게 다짐하는데.
툭!
“윽!”
몇몇 여학생들이 에이젤의 어깨를 세게 치고 지나갔다. 그러면서 저들 끼리 깔깔거리며 웃었다.
“왜 혼자 그러고 길 막고 있어?”
“불쾌하니까 좀 비켜주지 그래?”
“재수없어. 어깨에 흑마인의 피가
묻은 거 같아.”
“이 씨……
저도 모르게 발끈하여 화를 낼 뻔 한 에이젤은 애써 화를 꾹꾹 눌러 참았다. 스텔라에 입학한 것조차 기 적이다. 괜히 학생들과 트러블이 생 겨서 벌점이라도 받으면, 장학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장학금을 단 한 학기라도 받지 못 하면…… 학업은 위험해지겠지.
자신의 꿈을 위해서라도, 당장의 수모는 버텨내야만 한다.
그런 생각을 하던 에이젤은 저도 모르게 홍비연을 바라보았다.
아돌레비트 왕가의 공주답게 그 주 변에는 수많은 학생들이 모여 있었 는데, 홍비연은 그중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학생을 쏙쏙 골라 뽑으면 그 만이었다.
그에 버】해, 자신은 혼자였다.
아무도 근처에 다가올 생각조차 않 는다.
‘나도, 원래는……
그녀는 저도 모르게 약해질 뻔한 마음을 다잡으며 고개를 휙휙 저었 다.
‘•••내가 무슨 생각을.’
그런 궁상을 떨며 홍비연을 힐끗 바라보고 있는데, 그러다가 눈이 마 주쳤다.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홍비연 이 자신을 쳐다보는 눈빛에서는 그 어떤 감정도 찾을 수 없었다.
마치 공기를 보는 듯한 무시
홍비연 파벌의 소녀들은 공주와 에 이젤의 구도를 보며, 은근슬쩍 웃음 기를 띤 채로 속삭였다.
“공주님. 저기 혼자 있는 사람이 있는데요?”
“어머나, 안쓰러워라. 저희가 가서 끼워줄까요?”
정작 홍비연은 관심도 없는 듯 어 딘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뿐이 었지만 어쩐지 에이젤은 그조차도 분했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홍비연에게 있어서, 에이젤은 어마 어마한 존재감으로 자리하고 있었으 니까
‘옛날에는…… 그랬지.’
모르프 가문이 건재하던 시절.
아돌레비트 왕가와 나란히 서서, 마법계를 평정하던 그 시절.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며, 어느 한
쪽의 권력이 더 강해지거나 약해지 지도 않은 채 힘겨루기를 팽팽하게 하는 와중.
각자의 가문에서 에이젤과 홍비연 이 태어났다.
빙속성의 모르프 대공가.
화속성의 아돌레비트 왕가.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최고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아이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두 가문의 두 딸은 모두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 났다.
에이젤은 태어나자마자 손에 얼음 송곳을 쥐었고, 홍비연은 손끝에서
불꽃을 피워 올린 것이다!
그건…… 단순히 재능이라고 설명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마법을 배 우지 않았음에도 태어남과 동시에 마법을 발현했다는 것은, 언젠가 모 든 마법사들이 염원하는 ‘천상계’에 도달할 자격이 있는 세계의 축복이 었으니까.
세상 모두가 흥비연과 에이젤에게 시선을 집중하였고, 그녀들은 그 현 실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나는 선택받았구나.’
최고의 마법 명가에서 태어나, 최 고의 재능을 타고났으니, 에이젤은
언젠가는 대마법사로 거듭날 것이라 고, 그렇게 믿어왔다.
아돌레비트 왕가가 자신의 가문을 철저히 무너뜨리기 전까지는.
그녀는 주먹을 꽉 말아쥐었다.
,……지금 분노할 필요는 없어.’
세상 사람들이 말한다.
모르프 대공가는 몰락했다고.
하지만, 그 말은 옳지 않다.
아직 자신이 살아서 모르프의 핏줄 을 이어나가고 있으니까.
‘내가, 대마법사가 돼서 모르프를 다시 부흥시킬 거니까.’
그런데…….
최근에는, 자꾸만 의문이 들었다.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홍비연은 이미 자신보다 훨씬 더 앞서 나아가 있으며, 그녀 뿐만이 아니라 대마법사의 자질을 가진 수 많은 천재들이 자신의 위에서 쭉쭉 뻗어 나가고 있었다.
철저하게 엘리트 교육을 받으며 자 라온 저들을, 과연 길거리를 전전하 던 자신 따위가 다시 따라잡는 게 가능할까?
이제는 얼마나 멀어졌는지 보이지 도 않는데 말이다.
,나는……
그런, 마음속 어딘가에 존재하는 불안의 씨앗이 싹트려는 순간.
“야, 너 혼자냐?”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말을 걸어 왔다.
백유설이었다.
에이젤은 싱글벙글 웃는 그의 얼굴 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일인가요?”
“나랑 팀 먹자고. 이거 최대 인원 은 정해져 있는데, 최소 인원은 없 는 거 알지? 둘이서 팀 맺고 소수
인원 가산점 받자.”
“미쳤어요? 3리스크의 중형 몬스 터를 어떻게 둘…이서…
그리 말하다 말고, 에이젤은 저도 모르게 납득해 버리고 말았다.
왠지 백유설이라면…… 정말로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하겠다고 말겠다고?”
“…해요. 어차피 할 사람이 없는 건 맞으니까요.”
“그래. 우리 같은 왕따는 왕따끼리 뭉쳐야 돼.”
“저는 자발적 아웃사이더거든요?
당신과는 달라요.”
“네 말이 다 맞아.”
“으 으”
백유설의 말투는 뭔가, 뭔가… 조 금 그런 느낌이 있었다.
마치 어른이 어린애를 다루는 듯한 그런 말투 말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먼저 자존심을 굽 히지 않기 위해 강한 어조로 나갔던 것 같은데, 그때도 백유설은 그저 물 흐르듯 유하게 넘겼었지.
‘액면은 나보다 어려 보이는 주제 에…….’
교복이 아니었다면 중학생이라고 착각했을 정도로 백유설은 상당히 동안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소년 특유의 앳된 얼굴에 여리한 이목구 비가 더해져서 저 뻣뻣한 머리카락 만 아니었다면 여자로 착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마음에 맞는 생도와 조를 정했으 면, 내게 명단을 가져와서 등록하도 록.”
교관의 외침에 학생들이 우르르 몰 려들었다.
“나도 갔다 올게.”
백유설이 교관에게 종이 한 장을
팔랑팔랑 들고 걸어가자 에이젤은 한숨을 내쉬었다. 또다시 그의 페이 스에 흔들리고 말았다.
신발로 바닥을 긁으며 멍하니 서 있는데, 문득 시선이 느껴져서 천천 히 고개를 돌렸다.
‘어……?’
저 멀리.
홍비연이 이쪽을 빤히 노려보고 있 었다.
착각이 아니다.
분명히 자신을 향한 시선이었다.
,……뭐지?’
아까는 관심조차 주지 않았으면서, 갑자기 저렇게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내오다니.
어쩐지 상당히 부담스러워서 에이 젤은 그 시선을 회피했으나, 어쩐지 홍비연 측에서 먼저 이쪽으로 다가 왔다.
주춤, 뒷걸음질 칠 뻔한 발목을 초 인적인 인내심으로 부여잡은 뒤 입 술을 꽉 깨물고서 애써 고개를 뻣뻣 하게 들었다.
“너.,,
“뭐, 뭔가요?”
말을 걸더니, 아무 말도 않고 입을 다물어버리는 흥비연.
그녀는 자기가 이쪽으로 찾아온 행 위 자체가 당혹스러웠는지 입술을 꽉 다물고서는 루비를 닮은 눈동자 를 살짝 내리깔았다.
‘설마, 나를 견제하러 온 건가?’
에이젤의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 갔다.
그래. 결국 홍비연도, 자신을 견제 하고 있던 것이었다. 에이젤은 자신 감이 생겨서 되레 소리쳤다.
“하, 갑자기 견제하러 오신 건가 요? 어이가 없네요. 하긴, 제가 두
려 우시 겠죠.”
“…뭔 헛소리야?”
홍비연은 진심으로 짜증 난다는 듯 표정을 와락 구겼다.
“착각 말고, 처신이나 잘해.”
“무슨 처신을……「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라는 속담 을 알고 있니?”
“당연히…….”
“딱 너를 두고 있는 말이야. 분수 에 안 맞게도, 진주 목걸이를 걸게 되었으니.”
그 말을 듣는 순간, 에이젤은 가슴
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가 갑작스레 자신을 견제하기 시작했던 이유, 그건 에이젤 모르프 라는 소녀에게 위기의식을 느껴서가 아니 었다.
순전히…… 백유설을 빼앗긴 데서 나온 행동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자, 어쩐지 에 이젤은 허탈해져서 헛웃음을 흘렸 다.
고작 그런 것이었나.
저 여자는 나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구나. 나는 항상 그쪽만을 바라 보고 있었는데.
저 여자는, 내 존재를 티끌만큼도 신경 쓰지 않고 있었구나.
그랬구나.
점점 사색이 되어가는 에이젤을 보 며, 홍비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내가 무슨 소리를….’
저도 모르게 흥분해서 막말을 내뱉 다니. 아돌레비트의 공주답지 않았 으며, 홍비연답지 않았다.
꼴사납게 남을 시샘하기나 하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은 시원하네.’
안 그래도 에이젤이라는 소녀는 평 소에도 상당히 눈에 밟히긴 했다. 자신이 불의 축복을 타고난 것처럼, 에이젤은 얼음의 축복을 타고났으니 까.
그런 그녀가 어쩌면 이 학교 내에 서 가장 뛰어날지도 모르는 나이트 포지션의 백유설과 함께 팀을 구성 한다고 생각하니 속이 타올랐다.
어쩐ス], 뒤처지는 것만 같아서.
그래서 저도 모르게 그러고 말았 다.
‘흥, 이쯤 했으면 알아먹었겠지.’
표정이 어두워진 에이젤을 뒤로한
채, 홍비연은 자신의 위치로 성큼성 큼 돌아왔다.
그녀는 현재, 살짝 위기의식을 느 끼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에이젤에 게 밀릴 수도 있다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망상이 자꾸만 머릿속을 헤매 고 있었다.
‘…가만히 지고 있을 수는 없지.,
자신의 파벌을 동원한다면 모르프 가문의 낙오자 따위, 가볍게 짓밟을 수 있다.
하지만 그건 그녀의 자존심이 용납 하지 않았다.
이기고 싶다.
백유설을 등에 업은 에이젤 모르프 를, 동등한 조건에서, 자신의 실력으 로.
‘낙오자와 평민의 조합 따위.’
그녀는 자신의 파벌 멤버를 떠올렸 다. 분명히 유능한 나이트는 많았다. 그들은 지금도 흥비연에게 선택받기 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족하다.
고작 그 정도 실력의 나이트 정도 로는 에이젤과 팀을 맺은 백유설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최소한 ‘최고’라는 타이틀을 가지 고 있는 마유성 정도는 되어야, 간
신히 수지타산이 맞겠지.
거기까지 생각이 들었으니 더 이상 망설일 것은 없었다. 홍비연은 자신 을 향한 러브콜을 모두 무시한 채, 혼자서 지도를 살피고 있는 마유성 에게 다가갔다.
“마유성.”
“안녕, 공주님이네. 무슨 일이야?”
“너, 팀은 완성했어?”
“아니. 혼자 하려고.”
혼자 하겠다고? 그 말에 조금 놀 란 홍비연이었으나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그러지 말고, 나랑 같이하는 건 어때?”
“……흐음?”
마유성이 은근한 눈으로 살짝 입꼬 리를 올렸다. 그건 명백한 거부 의 사였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날 거였 으면 애초에 오지도 않았다.
그녀는 마유성의 호승심을 자극하 였다.
“백유설과 에이젤이 조를 맺었더라 고. 조원의 숫자가 적으면 적을수록 가산점이 있는 거 알지? 통상적인 중형 몬스터가 아니라 ‘중대형 특수 몬스터’를 공략할 생각인 것 같은
데… 알다시피 나는 승부욕이 강해 서 질 생각이 없거든.”
마유성이라면 혼자서도 3리스크 의 중형 몬스터를 어찌어찌 처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혼 자라는 점 덕분에 어마어마한 가산 점을 부여받겠지.
하지만, 백유설 팀이 ‘증대형 특수 몬스터’를 처리한다면 어떨까?
일반적인 몬스터와는 달리 특수 능 력과 ‘속성’을 가지고 있는 것들을 중대형 특수 몬스터라 칭한다.
공략 난이도가 난해한 중대형 특수 몬스터를 만약 공략하는 데에 성공
한다면…… 어마어마한 점수를 얻을 수 있을 터.
비록 그들은 2인이지만 마유성의 점수를 가볍게 웃돌 것이다.
물론, 실제로 그들이 중대형 특수 몬스터를 찾아 나섰는지 어쨌는지는 홍비연도 모른다.
그저 마유성의 승부욕을 자극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것은 꽤 성공적이었는지 홍비연의 자극에 마유성이 꽤 예민 하게 반응하였다.
“그렇단 말이지…….”
마유성은 눈을 빛내며 잠시 고민하
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재미있겠네. 백유설과는 나도 한 번쯤 경쟁해 보고 싶었거든.”
홍비연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입 꼬리를 씨익 올렸다.
‘이번에는, 제대로 이겨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