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Despised Granddaughter of the Powerful Martial Arts Family RAW novel - Chapter (66)
66화
* * *
남궁 세가의 의약당.
노의원은 백리 소저를 찾으러 간 남궁완을 기다리고 있다 함께 온 이들을 보고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도련님? 도련님께서도 다치신 겁니까? 부상 부위가 어딥니까?”
남궁완이 대신 대답했다.
“멀쩡하네.”
“예?”
잠시 어리둥절하게 보던 의원이 말했다.
“그럼 무슨 일로 오신 겁니까?”
“연이 때문에 왔네.”
“소가주님이 아니라 도련님에대해 여쭤 본 겁니다만······.”
“류청이 연이 때문에 왔다고!”
“예에?”
남궁완이 손을 내저으며 나를 가리켰다.
“잡설은 그만하고 연이 상처부터 보세.”
의원은 의문이 가시지 않은 낯이었지만 바로 나를 살피기 시작했다.
붕대를 풀고 내 상처를 살핀 의원이 살짝 놀라며 말했다.
“어려선지 치유력이 대단하군요. 살이 잘 붙었군요. 이대로 남은 실밥을 뽑으면 될 것 같습니다.”
“벌써?”
“상처가 깊어서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던 모양입니다. 예상보단 예후가 훨씬 좋습니다.”
의원이 내 통통한 손가락을 살살 쳐보며 물었다.
“감각이 없는 곳은 없지? 그럼 잠시 손가락을 움직여 보겠나?
크게는 말고 살짝만. 그래. 그렇게.”
“그럼 언제쯤 들어가도 되겠는가?”
“일주일 정도 더 소독하면서 지켜보면 될 듯합니다.”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 남궁완이 말했다.
“들었지? 백리연. 일주일쯤 뒤에 창궁관에 들어갈 준비를 하거라.”
“창궁관이요?”
“창궁관이라니요?”
앞은 내 목소리, 뒤는 남궁류청의 목소리였다.
창궁관은 남궁 세가의 자제들이 폐관 수련을 하는 곳이었다. 무림 세가 자제들은 폐관 수련도 아무 곳에서나 하지 않았다.
지기, 자연의 기운이 가득 모여 있는 곳에서 수련했는데, 그러면 공력을 더 빠르게 쌓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보통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곳을 찾아 그곳을 가문이 소유하여 사용하는 식이었다.
백리 세가에도 그런 곳이 있었다.
그리고 남궁 세가의 폐관 수련 장소인 창궁관은 다른 가문과 달리 좀 더 특이한 점이 있었다.
그건 이미 자연적으로 생성된 곳을 쓰는 것이 아니라 남궁 세가에서 기문진식을 사용해 인공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처음엔 사람들이 창궁관의 수련 효과를 의심했지만, 남궁 세가는 그들의 무공으로 증명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강자를 배출해 낸 것을 보고 혹자는 남궁 세가의 무공 수위가 저 창궁관 덕이 아니냐고 말할 정도였다.
남궁류청이 이어서 말했다.
“소저가 왜 창궁관에 들어갑니까?”
“네가 잊어버린 것 같지만 창궁관은 치료 증대 효과도 있다. 연이는 치료를 위해 들어가는 것이고.”
남궁완이 남궁류청에게 말을 하곤 나를 돌아보았다.
“창궁관에 대해서 내 저번에 대충 설명한 걸로 기억하는데.”
그랬던 적 있었다.
내가 들어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었기에 주의 깊게 듣진 않았다.
남궁완이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창궁관은 혼자만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한번 문이 열리면 최소 보름은 다시 열지 않는 게 규칙이지. 일단 발을 디디면 나오고 싶더라도 보름은 절대 나올 수 없다.”
만약 여기가 현대 사회라면 일곱 살 난 아이를 어딘가에 가둬 두는 아동 학대로 신고당해도 할 말 없었다.
하지만 여긴 아동 인권이니 뭐니 그런 건 어림도 없는 세계.
가난한 집에선 아이가 걸을 수 있으면 그때부터 자기 몫의 일을 해야 했다. 그러니 검에 목숨을 건 무림 가문이라면 일곱 살 아이를 폐관 수련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들어갈 것이냐? 류청도 네 나이 때 들어간 적이 있다.”
내 답은 하나였다.
“들어갈래요!”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안 그래도 혼자서 수련에 집중할 환경이 필요했는데.’
야율에 서하령에 최근엔 남궁류청까지 들락거리다 보니 온전히 집중하기 힘들었다.
“알았다. 너도 들었지?”
남궁완이 다시 남궁류청을 보았다.
남궁류청은 왠지 모르게 살짝 억울한 얼굴이었다.
이를 본 남궁완이 혀를 차며 말했다.
“그러니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수련에 집중하거라. 네가 지금 이렇게 여유 부릴 때가 아닐 텐데?”
아니, 안 그래도 수련에 미친 애에게 더 수련하라 하다니.
이게 남궁 세가 식 교육 방식인가?
‘이러니까 애가 삐뚤어지게 자라는 거 아냐?’
잠시 눈을 내리뜨던 남궁류청이 각오하듯 입을 열었다.
“아버지, 하면 백리 소저가 나오고 나면 저도 창궁관에 들어가고······.”
“넌 안 돼.”
남궁완은 남궁류청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단호하게 잘라 냈다.
남궁류청이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이 꽤 안쓰러워 보였다.
“공자는 왜 안 돼요?”
“욕심이 너무 많아.”
“네?”
“수련을 할 때는 정·기·신 셋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정·기·신은 차례로 몸, 기운, 정신 이 셋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무공에 대입하면 검술, 내공, 깨달음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류청은 신을 갖추지 못했어. 거기다 최근 검기까지······.
하여튼 여기서 더 욕심을 부리다간 균형이 깨질 것이다.”
그리고 균형이 깨지면 주화입마에 빠질 수도 있었다.
‘저런······.’
보통은 나처럼 내공이 폭주해 주화입마에 빠지는데 깨달음이 부족해서 안 된다니.
역시 남궁류청이랄까.
불세출의 천재라더니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의 시련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만큼 내공 상승에 좋은 영약을 어릴 적부터 계속 먹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리고 네가 지금 누굴 신경 쓸 계제야?”
남궁완이 내 이마를 쿡 찌르며 말했다.
나는 이마를 문지르며 입을 비죽였다.
대화가 얼추 마무리된 것 같자 의원이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실밥을 뽑겠습니다.”
“네? 지금요? 잠깐만요!”
내가 놀라 소리치자 남궁류청이 눈썹을 치켜든 채 나를 보았다.
“왜 그래?”
나는 가슴에 손을 올리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저 마음의 준비 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남궁완이 덥석 내 팔과 어깨를 붙잡았다.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뽑게.”
“예.”
“악! 잠시만요!”
* * *
“으으으으으. 저 그럼 이만 가볼게요오오.”
인사한 백리연이 터덜터덜 걸어갔다. 축 처진 어깨가 현재의 심경을 나타내고 있었다.
남궁완은 문지방에 팔짱을 낀 채 기대서서 백리연의 모습에 혀를 끌끌 찼다.
심 부관이 웃으며 말했다.
“왜 그러십니까? 보통 아이였으면 벌써 울고불고 난리 났습니다.”
“울긴 왜 우나! 실밥 좀 빼는 거 가지고. 칭얼거리나 하고.”
말은 그렇게 하면서 표정은 유쾌했다.
남궁완이 살짝 으스대는 어조로 말했다.
“저번에 꿰맬 때도 어찌나 칭얼거리던지. 그러다 진통제에 의약당에서 잠들어서 내가 처소까지 안고 갔느니라.”
심부관이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한들 또래보다는 훨씬 의연하지요.”
“흥, 글쎄.”
“창궁관에도 단번에 들어가겠다하지 않으셨습니까, 솔직히 바로 들어가겠다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일곱 살이면 아무리 겁이 없는 아이라도 혼자 남는 것에 겁먹을 나이였다.
“겁이 없는 건지 생각이 없는건지······.”
백리연은 지금도 신경 쓰이는지 계속 손바닥을 들여다보며 걷고 있었다.
“저거 저거······. 앞에 안 보고 걷지.”
“도련님이 옆에 계시니 넘어지진 않을 겁니다.”
남궁류청이 백리연을 향해 무언가 말을 했다.
고개를 든 백리연이 남궁류청을 향해 뭔가 말하자 남궁류청이 살짝 고개를 틀어 시선을 피했다.
“허.”
남궁완이 탄식했다.
심 부관이 놀랍다는 듯 말했다.
“도련님이 아기씨에게 꼼짝을 못하시는 것 같지 않습니까?”
“류청 성질머리에 그럴 리가 있겠느냐······?”
하지만 말에 힘이 없는 것이 말하는 본인도 의심스러운 어조였다.
“대체 제가 자리를 비운 새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심 부관은 어서 돌아가 부하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낱낱이 캐물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남궁완이 기억난 어조로 물었다.
“아, 맞아. 그래서 자네, 이렇게 급하게 돌아온 이유가 뭔가?”
심 부관의 부드러운 분위기가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 단번에 돌변했다.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을 살피는 심 부관의 모습에 남궁완은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은 남궁 세가 의각으로 신분이 확실한 남궁 세가 사람들만 드나들 수 있는 곳이었다.
거기다 이 방에는 남궁 세가에서 가문 대대로 봉사한 노의원만 있었다.
말을 조심해야 할 장소가 아니었다.
그랬기에 남궁완도 여기서 무심히 물었던 것이었다.
주변을 살피는 것으로도 부족했는지 심 부관은 말이 아니라 전음을 보냈다.
「 팔괘촌을 습격한 자들이 누군지
알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