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Michelangelo in my previous life RAW novel - Chapter 124
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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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리아 홍예처럼 휘어버렸네.
–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조반니 다 피스토이아에게 쓴 소네트에서 발췌 –
미켈란젤로는 를 그리기 위해 하루에 15시간 내지 18시간을 투자했다.
그뿐인가.
그는 얼굴로 뚝뚝 떨어지는 물감을 피하지도 못하고, 그저 40미터 높이의 천장에 매달리다시피하여 궁륭을 올려다봐야 했다.
손은 벌을 서는 사람처럼 힘껏 뻗은 채, 섬세한 붓칠은 계속 해야만 했으니 고통이 목이 부어오를 지경이었다.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까.
모른다.
원래 경험하지 않으면 체감이 힘든 법이었다.
그래서 영국의 한 방송사에서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보기로 결정했다.
방송사는 미켈란젤로가 작업했던 궁륭 천장과 비슷한 작업 환경을 구축한 뒤, 두 명의 화가에게 작업을 의뢰했다.
다큐멘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결론만 말하자면, 다큐멘터리 제작은 중단되었다.
작업을 의뢰받았던 두 명의 화가가 모두 며칠이 지나지 않아 포기 선언을 했기 때문이었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후일 제작진은 이 두 명의 화가를 시스티나 성당에 데리고 갔다고 한다.
두명의 화가는 성당에 들어서는 직후.
앞에 무릎을 꿇었다.
며칠이나마 궁륭 천장에서의 프레스코가 어떤 작업인지를 경험한 둘은 그가 어떤 고난의 행군을 걸었던 것인지···미켈란젤로가 얼마나 위대한 예술가였는지를 온몸으로 통감했다.
그러니 그 위대한 천장 앞에서 감히 누가 일 디비노 미켈란젤로를 깔볼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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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짠내를 품은 바람이 문틈을 비집다 썰물처럼 밀려나가는 마이애미 해변가의 오후.
강석은 바닥을 가득 채운 안료들을 돌아보고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강석이 만들어놓았던 것들이었다.
‘졸업식이 끝나는대로 바로 올 생각이었는데···방치 아닌 방치를 하고 말았네.’
강석이 허리를 숙여 바로 어젯밤까지 만지다 만 것 같은 안료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수작업으로 안료를 걸러내어서인지 변색 없이 선명한 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십수가지의 안료들을 바라보며 강석이 고개를 들었다.
아직 완성하지 못한 몇 가지의 색이 있긴 하지만, 프레스코는 애초에 하루의 한 구역만을 작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역별로 들어가는 안료의 색깔은 이미 정해져있었기에 당장 시작해도 무리가 될 정도의 적은 수는 아니었다.
‘안료들을 걸러내는데 필요한 시간도 있으니 오히려 먼저 시작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지.’
강석이 2층에 작업해놓은 도안을 떠올리며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았다. 돌아보는 눈은 매와 같았다. 먹잇감이 어딨는지 샅샅이 뒤지는 날카로운 눈이 찾고자 하는 것은 장소였다.
이 거대한 하얀 신전 어디에다가 푸른 프레스코를 새겨넣을지 고민하는 눈이었다.
일단 외벽.
지나가는 모든 이들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홍보 효과는 좋겠지만, 프레스코는 빗물과 상성이 좋지 않았다.
당장 몇십년 몇백년은 모르겠으나, 천년을 가지 못할 터.
애초에 빗물에 쉽게 닿을 외벽에 그릴 거였다면 굳이 프레스코를 하는 이유가 없었다.
‘일단 외벽은 논외로 치고···’
강석의 눈동자가 문쪽에서 빠르게 거두어졌다. 하얀 외벽은 아름다운 것은 맞으나, 이 건물의 진짜 진가는 어차피 안이었다.
모래바람이나 굴러가던 돌멩이, 또는 가끔 덮치는 자연재해로부터 외벽의 보호를 받아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는 이 하얀 동굴과도 같은 내벽은 순백이었다.
서핑샵을 운영했다던 전(前) 주인들이 여기를 얼마나 애지중지 했는지 알 수밖에 없었다. 이제 막 찍어낸 하얀 도화지처럼 순백을 유지하는 이 석벽은 정말 그림을 그리고 싶게 만들었다.
강석은 천천히 안을 돌아보았다.
강석이 사들인 이 건물은 1층과 2층만이 전부인 저층 건물임에도 천장이 유달리 높아 4층 높이만큼이나 높다랗게 솟아있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이 아니었다면 이 모든 곳을 골고루 비추기에도 전기세가 장난 아니게 들었을 것 같은 곳이었다.
‘그러고 보니 샹들리에부터 전등들이 천장 가운데를 교묘하게 피해가네.’
서핑샵으로 운영하던 시절에 이 가운데가 어떤 역할을 했던 것인지는 몰라도 고객들은 분명 맨 왼쪽과 맨 오른쪽을 통해 올라갔을 게 분명한 구도였다.
순백의 하얀 궁륭 천장을 바라보며 강석이 눈으로 천장과 계단, 바닥을 쓸어보았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은 총 세군데. 그 중 전등이 쏠린 것은 왼쪽과 오른쪽.
가운데는 샹들리에 설치도 없었고, 오로지 2층으로 올라가는 궁륭 정면에 있는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서 햇빛이 들어오는 구조 같았다.
그것도 각도가 직사광선은 아니고 궁륭 천장보다는 낮게 되어 있어 햇빛이 은은하게 공간을 채우게 설계되어 있었다. 이같은 설계는 예전에 많이 본 적이 있었다. 강석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했다.
‘이 구성은 꼭···’
시스티나 천장과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었다.
강석이 차게 식은 적갈색 눈동자로 바닥, 벽, 그리고 천장을 훑어보며 시선을 피했다.
‘안 돼.’
천장은 아예 쳐다도 보지 않겠다는 필사의 각오였다.
그러나 강석의 머릿속은 이미 깊숙하게 각인되었던 기억을 파노라마처럼 늘여놓기 시작했다.
바람을 뚫고 내달리던 비행기.
산등성이에 걸린 구름처럼 하늘의 넓이를 나타내던 뭉게구름떼.
창문 너머 저 멀리에 펼쳐져 있던 드넓은 바다.
구름떼를 뚫고 세상을 비추는 태양빛에 바다의 물결이 잘게 빛나던 모습.
하늘의 색감.
바다의 색감.
그 푸르름.
속이 뻥 뚫리던 푸른색, 파란색, 하늘색, 물색.
청(靑)의 노래.
격정적인 동시에 고요하며, 봄과 같이 따뜻하며 얼음과 같이 차갑고, 드넓은 것 같으면서 깊으며, 고귀한듯 하면서도 젊고, 푸르면서 동시에 파란 것.
끝없이 펼쳐진 하늘과 끝없이 펼쳐진 바다.
강석의 눈동자가 기억을 쫓아 빠르게 흔들렸다.
지구를 호사가들이 푸른 대리석이라고 부를 정도로, 끝없이 펼쳐진 파랑과 파랑의 만남은 쉽게 잊지 않는 강석의 동공에 깊숙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하늘을 수놓는 하얀 구름떼.
바다를 수놓은 하얀 파도와 빛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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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느꼈던 자연을 향한 호승심이 강석의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구쳤다.
동시에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누가 물었다.
‘도망치겠나?’
‘타협해도 괜찮네.’
‘자네는 한 번 도망쳤던 적이 있잖나.’
‘애초에 자네는 조각가지, 화가는 아니지 않은가.’
맞다.
질릴 정도로 그렸다.
다시는 쳐다도 보고 싶지 않았다.
본인이 뼛속까지 조각가임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도망치는 것은 멋이 없지.”
최고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선택지에서 도망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강석이 주변을 바라보았다. 적갈색 눈동자에는 예의 완벽한 예술을 향한 열망이 어려 있었다.
보아라.
지금 이 순간 하얀 건물은 온전히 강석의 도화지였다.
최고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 무슨 짓을 못할까.
완벽한 조각에 다가가기 위해 시체를 손수 파헤쳤었다.
잠도 사치로 여겼고, 먹는 것도 사치라 여겼다.
건강을 갈아가며 예술에 바쳤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이미 스케치가 끝난 도안을 옮겨놓을 곳을 찾기 위해 먹잇감을 쫓듯 짐승의 그것처럼 희번덕거리던 눈이 어느 한곳에 머춰섰다.
1층과 2층을 잇는 층계참(層階站)의 설치된 난간대.
강석의 시선이 닿은 곳은, 그곳이었다.
가로로 길게 마련된 공간 뒤로 거대한 벽은 하얀 전지에 그려넣었던 스케치를 옮길 정도로 커다랬다.
적당한 장소였다.
적당한 장소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 거대한 벽 위로 하얗게 비어진 궁륭 천장이 보였고, 그 아래로는 계단 아래로 이어지는 1층의 거대한 벽이 보였다.
둘 다 하얀색이었다.
그래.
적당한 것으로는 부족하다.
강석의 첫 해외 프레스코 데뷔인데 저 층계참 벽 하나에만 그리기에는 모자란 감이 있지.
게다가 르네상스 쇼핑몰 9층에 그려넣은 는 전생의 답습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강석의 첫 프레스코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 기왕 내놓을거면 누구나 압도될 수 있을 정도로 크고, 웅장하고, 완벽한 작품을.’
강석이 주머니에서 연필을 꺼냈다.
칼로 한 번도 깎지 않은 기다란 연필을 꺼내 잣대로 삼아 이리저리 비율을 재본 강석이 빠르게 움직였다.
하늘은 궁륭 천장으로, 바다는 저 아래 계단을 뚫고 층계참과 이어지는 1층의 거대한 벽으로···새롭게 사이즈를 재단해보는 강석의 눈매는 날카로웠다.
3월 말에는 프레스코를 끝내놔야 작품 유지 관리를 위한 추가조치를 해놓고, 이탈리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오늘은 3월 8일.
3월 말일까지 이 건물 내벽 3분의 1을 푸른 프레스코로 덮으려면 하루에 얼만큼 작업해야 하는가. 강석이 빠르게 계산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머릿속에서는 추가적으로 필요한 준비물을 떠올리고 있었다.
“내가 이 짓을 또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궁륭을 쳐다보며 강석이 한숨같은 웃음을 터트렸다.
활 또는 무지개를 떠올리게 하는 아치형태의 반원형 천장을 바라보며 강석이 콧등을 긁적였다.
···제일 먼저 필요한 것은 얼굴 전체를 가려줄 고글과 목베개, 그리고 복대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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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이 우리를 버렸다ㅜㅜㅜ] [강석이 우리를 버렸다222222] [강우버33333] [강우버444] [솔직히 강석 작가님 작품은 보기도 힘들고···여긴 부산인데 시스티나 카페에 있는 는 서울이라 가보지도 못하는데다ㅠㅠㅠㅠ굿즈는 구경도 못해봤고, 씨엘로 갤러리는 오픈도 안하고···팬카페 가보니까 매니저님께서 강석 작가님 매일같이 밤새면서 작품 준비하시고 있다는데 스트리밍이라도 켜야 하는 거 아닌가요? 말라죽어요 말라죽어 ㅠㅠㅠㅠ] [강석 스트리밍 존버 123일차]ㄴ[그 정도 안되지 않음?]
ㄴ[닥쳐] [보고싶다! 석아!]
ㄴ[누가 보면 강석작가님 친구인줄]
ㄴ[맞는데?]
ㄴ[ㅂㅁㄱ]
강석이 프레스코를 위해서 마이애미로 날아간 그 시각.
[강 석] [@GANGSUK] [구독자 99,949명] [조각가, 강석의 공식 너튜브 채널입니다.]강석의 너튜브 커뮤니티 창과 최신 동영상에서는 위와 같은 댓글들이 마구잡이로 달리기 시작했다.
강석이 근 몇 달간 작품 활동을 스트리밍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소심한 항의였다.
그들이 댓글을 다는 이유는 하나였다.
강석이 조각을 하는 모습으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유일한 소통구였던 강석의 공식 너튜브 채널이 비활성화가 되어가는 것을 팬으로써 지켜볼 수가 없어서.
강석은 애초에 소속사가 없고, 연예인은 커녕 방송 활동이나 예능 활동에 모습을 비추는 준연예인도 아니었기에···그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이 너튜브 채널밖에 없었다.
유일하게 방송 끌 때 빼고는 목소리조차 들을 수 없고, 스트리밍으로 슈퍼챗을 계속 쏘아올려도 대답 한 번 들을 수 없지만 그의 외모와 실력에 반해서 팬카페에 가입할 정도였던 팬들에게는 이곳은 꽤 소중한 장소였다.
유니크한 방송.
천재의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는 신비로운 경험.
그리고 잘생긴 얼굴.
삼박자 고루 갖춘 너튜브가 빈 깡통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구독자들이 들리지 않는 공허한 외침을 댓글로 달고 있었다. 전부다 팬카페에서 넘어온 사람들만 있던 것도 아니었다.
[강석 작가님의 스트리밍을 보고 복수전공이라는 사악한 길을 택했습니다. 책임져주세요.]ㄴ[강석은 고졸인데요?] [전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ㄴ[대학원은 좀;;]
ㄴ[돔황챠] [강석 작가님 조각을 가만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스트리밍 편집없이 그대로 올려주셔서 그거 보면서도 많이 공부를 하고 있고요. 저희 대학교에는 강석 작가님 스트리밍만 전문적으로 파헤치는 동아리가 생겼을 정도입니다. 저희 뿐만이 아니라 해외 대학에도 강석 연구 동아리가 생겼다고 합니다. 실제로 작업의 모든 것을 오픈하기가 쉽지는 않을 건데 이렇게 모두 보여주시니 큰 공부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마치 새로운 조각계의 교보재가 나타난 것 같습니다. 저희 동아리 회원들은 작가님께서 집필하신 인체 소묘집도 3권씩은 샀습니다. 저는 초판본도 있습니다. (···중략) 작가님. 앞으로도 많은 영상 부탁드립니다.]
ㄴ [좋아요 1만 만들어드렸습니다.]
ㄴ [좋아요 1만 1천 만들어드렸습니다.]
ㄴ [좋아요···]
ㄴ [좋아요···]
전공자들도 강석의 새로운 스트리밍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기원이 통했을까.
강석이 마이애미에 도착함과 동시에 분석이 불가능한 너튜브 알고리즘에 의하여 강석의 영상이 다른 사람들 너튜브 추천 영상 목록에 뜨기 시작하며···강석의 9만 9천 9백 끝자락에서 멈춰있던 구독자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구독자가 10만명에 달했을 때.
강석이 아주 오랜만에 라이브 스트리밍을 켰다.
[푸른 프레스코]심플한 제목이었지만 사람들은 LIVE라는 버튼에 눈이 돌아가 빠르게 입장하기 시작했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실시간 시청자 수가 그가 대중들에게 인정받고 있는 예술가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사람들에게 각인시키고 있었다.
[강하!] [유하!] [오랜만!] [라이브 스트리밍만 기다렸다!] [참았던 숨 쉬는 중 푸하하아아아!] [연예인 라방보다 빠르게 올라가는 듯] [화력봐ㅋㅋㅋㅋㅋ] [나중에 브이로그 같은 거 촬영해서 올리시면 조회수 대박 나실 것 같아요~] [(₩3,000) ㅠㅠㅠㅠㅠㅠㅠ보고 싶었어요] [브이로그 굳이? 영상별로 조회수 이미 10만 너튜버 기준으로 2만 나오는거 미쳤고, 영상길이 따졌을 때 그거 실시간 시청시간만으로 수익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 [애초에 강석은 슈퍼챗이나 영상 수익에 관심없음. 착각 노노. 르네상스 쇼핑몰 건물주심.] [받고 성북동 단독주택 주인임.] [받고 갤러리까지 차렸음ㅋㅋㅋㅋㅋㅋㅋㅋ] [(₩100,000) 지르고 싶었다!]강석이 등장하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은 쌓였던 보따리를 풀어놓듯 이야기를 더해갔다. 그동안 강석의 스트리밍을 기다린 사람들의 설움이 느껴지는 채팅 속도였다.
심지어 강석이 떴다는 소식이 팬카페에 올라가면서 한국 너튜브로 우회해서 들어오는 외국인들의 숫자까지 늘어나며 화력은 미친듯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근데 여기 어디임?] [완전 새하얗다.] [버그임?] [계단 있는거 보니까···아닌 것 같은데 어디임? 이런 곳 본 적 있음?] [저기 1층이랑 2층 저거 뭐라고 하더라. 난간대 쪽 보면 뭔가 많이 있음. 저기에서 작업하는 것 같은데···] [일단 평소에 스트리밍하던 한옥은 아닌 것 같네.]그때였다.
순간, 뚜둑뚜둑 스트리밍이 끊기는가 싶더니 카메라가 움직였다. 강석이 카메라를 들고 움직이는 바람에 화면이 빠르게 흔들렸다. 사람들이 어지럽다고 난리를 치기를 얼마, 카메라가 움직임을 멈췄다.
[·········오늘은 도와주는 사람이 없나보네.] [다들 꽉 붙들어매. 언제 다시 시작할지 모른다.] [놀이기구 타는 줄.] [나는 멀미 때문에 게임도 못하는데···우욱.]사람들의 아우성 속에서 강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 [?????????????????] [어디 다쳤음?]강석이 꽤 특이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높은 목베개, 이마부터 턱끝까지 다 가리는 투명한 고글, 꽉 동여맨 허리 복대. 그리고 허리에는 엉덩이용 도넛 쿠션까지 끼고 등장한 강석은 누가 봐도 완전 무장 상태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궁금증에도 여태까지와 마찬가지로 채팅창은 쳐다도 보지 않은 강석이 사다리 위에다가 도넛 쿠션을 올려놓더니 커다란 고무 바구니에 물을 콸콸콸 붓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라이브 스트리밍의 제목이 무엇인지를 되짚을 수 있었다.
푸른 프레스코.
강석이 조각에 이어 프레스코까지 생중계를 하겠단 소리였다.
프레스코···이제는 사장되다시피한 벽화 방법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보여주겠단 소식에 사람들이 따라하면 어떻게 하냐는 걱정 어린 채팅과 함께 강석이 조각 스트리밍 보여줬다고 그거 따라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냐는 일침 같은 채팅이 아웅다웅 다투듯 올라왔다.
그 난리법석 속에서 누군가 조용히 채팅 하나를 쳤다.
[(₩50,000) ···근데 도대체 왜 저런 복장인 거임?]125. 최고급 피렌체 산이 아니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