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er on the Frontier RAW novel - Chapter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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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끊은 민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타이밍이 너무 묘한데?”
김광우는 일벌레로 유명한 사람이다.
더군다나 기업 회장이 통신도 자유롭지 않은 차원으로 휴가를 몇 주씩 떠나는 것은 상식 밖.
“그 음흉한 할망구가 뭘 꾸미고 있는 거지?”
고룡은 단언했다.
“고블린이고 오크고 몇백 만이 죽어 나가도 신경 안 쓸 냉혈한이 자선사업을 한다? 분명 뭔가 있는 걸세. 그 땅주인은 실종된 걸로 보는 게 나을 거야. 그러고도 남을 사이코패스니까.”
민준은 젠킨슨의 험담을 적당히 가려서 들으려고 했다. 그가 창천에게 악감정이 많다는 건 진작에 알았으니까.
수십 년 전 섬에 은둔하며 여생을 보낼 것처럼 위장했던 창천은 빠른 속도로 한국 기업사냥을 시작하고 세를 불렸다. 그러자 젠킨슨은 배신감에 몸을 떨며 용족회의에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애초에 창천이 기업 활동을 안 하겠다고 약속한 적은 없으며 드래고닉 코드에서 보장한 ‘자유로운 재산(보물) 증식 권리’를 침해할 수 없으므로 그 행동은 정당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결국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룰 수밖에 없었는데 창천의 돈 굴리는 실력은 절대 젠킨슨에게 밀리지가 않았고 총칼대신 자본으로 겨루는 둘의 싸움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젠킨슨의 개인적인 감정을 감안하더라도 창천이 유별난 용이긴 한 것 같았다.
이제 그의 험담은 주제와 별로 상관없는 부분까지 진행되었다.
“용들 사이에서도 쉬쉬하는 이야기인데 그 여자 정신적으로 좀 문제가 있어. 애초에 내가 뭘로 폴리모프 했는지 따질 입장이 아니야!”
지구에 온 이래 같은 모습만 고집하는 젠킨슨에게 피터팬 콤플렉스니, 그 또래 인간을 유혹하려는 수작이니 매도하던 창천 때문에 단단히 비위가 뒤틀린 듯했다. 그는 투덜거리면서 용 말고는 잘 모르는 비화를 이야기했다.
“전남편이 죽고 나서도 꼭 천 살 넘게 나이 차이나는 연하만 골라 만난다니까? 지구에는 소문이 쫙 퍼져서 안 넘어가니까 외계까지 남자 사냥 다니는 걸로 유명해!”
상대가 성체라고 해도 나이가 그 정도 차이 나면 다른 용이 보기에도 불쾌한 모양이다. 와중에 취향은 소나무 같아서 특정한 비늘색과 뿔 길이, 피막 모양, 두상(頭像)까지 따져가며 쏙 빼 닮은 남자들만 만난다고 했다.
“더 무서운 건, 중국에서 죽은 창천의 전남편··· 그 자도 사실 창천이 죽였다는 소문이 있어.”
“뭐?!”
“남편이 어리고 작았을 때는 예뻐하다가 나이 먹고 커지니까 흥미가 떨어져서 죽였다는 거지. 멀쩡하게 이혼하면 드래고닉 코드에 따라 어마어마한 위자료를 뜯길 테니.”
민준이 믿기 어렵다는 표정을 짓자 젠킨슨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 이야기라며 심각한 어투로 말했다.
“전남편 죽고 만난 어린 남자들 중에도 실종된 애가 몇 명 있어! 물론 증거가 없어서 다 무혐의로 처리되었지만.”
“······그렇게까지 이야기하니 좀 이상하긴 하군.”
캐시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열심히 받아 적을 가십이었지만 민준은 슬슬 본론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창천이 사이코패스든 뭐든 간에 고블린 살리자고 돈 쓸 위인이 아니라는 점은 공감이야.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을 하는 걸까?”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결국 결정을 내렸다.
“일단은 이 의뢰 받아들이자.”
“정말인가?”
창천과 손을 잡자고 먼저 제안한 것은 젠킨슨이었지만 아무리 봐도 수상한 사업 내용 때문에 꺼려지던 참이었다. 그런데 정작 민준이 이렇게 나오니 의외였다.
“뭘 꾸미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손을 잡아 놓으면 내막을 파악하기도 쉽겠지.”
“나쁜 짓을 하든 수상한 짓을 하든 안마당에 들여 놓아야 관찰하기 편하다 이거군.”
“정말 다른 속셈이 있다면 밝혀내서 젠킨슨 네가 약점으로 써먹으면 되고, 그런 게 아니라면 나는 애초에 바랐던 대로 DNA 자료만 받아내면 되니까.”
용이 씩 웃었다.
“그건 마음에 드는군.”
“하지만 거래 조건은 좀 바꿔야 겠어.”
“어떻게?”
작전회의가 끝난 뒤 젠킨슨은 창천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첫번째 조건은 창천의 제안했던 10% 대신 30%를 이쪽에서 먹겠다는 것이었는데 창천이 그럴 바에야 외계에서 용병을 들여오겠다고 날뛰어서 20%로 조정했다. 애초에 민준이 예상했던 수준은 15% 정도였는데 너무 쉽게 딜이 성사된 것 같아 오히려 의구심이 더 깊어졌다.
두번째 조건은 계약 주체를 ‘민준’이 아니라 ‘이민국’으로 하고 보상금도 이민국에서 달란트 실물로 수취하는 것이었다.
“두번째는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뭔가?”
“내가 계약 주체가 되고 달란트를 직접 받으면 바로 위원회에 신고하고 세금을 바쳐야 할 거야. 그리고 실물을 손에 쥐고 있는 대신 계좌에 입금하라고 압박을 넣을 확률이 높아.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으니까.”
덕분에 민준은 달란트 실물을 제대로 갖고 있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수형자 생활을 시작하고 단 한 번도.
“하지만 젠킨슨 네 재산은 위원회가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지.”
일단은 시간을 벌고 실물 상태의 달란트를 가지고 이런 저런 연구를 해 볼 생각이었다.
트집을 잡자면 명의만 젠킨슨이고 실 소유주는 민준이므로 이것도 탈세라고 공격할 수 있겠지만, 외부 보수(창천의 달란트)를 고용인(젠킨슨)이 수취한 다음 피고용인(민준)에게 임금으로 지불하는 구조라고 우기면 방어 가능하다.
“그건 그렇고, 한국 쪽은 창천이 도와주면 쉽게 끝날 수도 있겠군. 젠킨슨 네 입장에서는 어부지리네? 결과적으로는 창천이 협력하기로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정보가 새어 나간 것도 실책이라면 실책이고.”
“아, 아니. 꼭 그렇다고 보기에는···. 나도 놀고 있는 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창천에게 협조를 할 예정···.”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정도로 30만을 탕감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젠킨슨 너도 그런 생각으로 추진하고 있는 거지?”
“······.”
젠킨슨은 진심으로 기도했다. 한국에서 채취한 DNA만으로도 위원회가 요구하는 데모닉 고블린의 유전자 지도를 재현할 수 있기를.
그리하여 저 독사 같은 채권자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를 말이다.
***
창천은행 부은행장은 민준이 지금까지 봤던 사람 중 가장 수척한 엘프였다.
며칠 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것인지 다크 서클이 코까지 내려올 정도였고 목소리는 잔뜩 갈라졌다. 그를 애처롭게 바라보는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었고 악수를 하는 손가락은 파르르 떨렸다.
“요, 요원님! 어서오십시오. 제발··· 잘 좀 부탁드립니다.”
민준이 명함을 바라보는 시선을 오해했는지 그는 애써 변명하듯이 말했다.
“제가 지금은 은행장을 대행하고 있습니다.”
“원래 은행장님은요?”
그러자 부은행장의 얼굴에 빠르게 공포가 스쳐 지나갔다.
“며칠 전 불의의 사고로 그만 운명을 달리하셨···.”
민준은 상황을 파악했다.
‘살해당했군.’
달란트 도난 책임을 물은 창천의 짓이 분명했다. 평범한 임직원들이야 모르겠지만 부은행장 정도 되면 내막을 짐작하고도 남을 것이다.
그도 도망치고 싶어서 안달이 났겠지만 그랬다가는 창천이 지구 끝까지 쫓아올 것을 알기에 버티는 것이다.
‘부하들을 어떤 식으로 굴리는지 잘 알겠군. 젠킨슨 말 대로 다 부품에 불과한 건가?’
민준은 내색하지 않으며 말했다.
“그럼 CCTV 먼저 보지요.”
달란트가 보관된 특수 금고 내부에는 당연히 24시간 돌아가는 CCTV가 장착되어 있었다. 선명한 화면에 사건 당일 모습이 재생되었다.
‘저게 백만 달란트.’
녹화 영상 속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광체(光體)가 상서로운 빛을 뿌리고 있었다.
화면에는 잘 잡히지 않지만 한 개의 결정으로 보이는 저 안에는 아주 작은 백만개의 결정이 결합되어 있을 것이다. 특별한 기술을 쓰면 저런 식으로 달란트를 자유롭게 융합할 수도, 분리할 수도 있었다.
“지금 보시는 장면이 사건 발생 10초 전입니다.”
부은행장의 예고를 듣고 기다리자, 과연 듣고 봐도 깜짝 놀랄 만한 일이 화면 안에서 벌어졌다.
각종 결계 속에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던 달란트가 갑자기 자취를 감춘 것이다. 공기속에 스며들듯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시점 전후에 결계가 열리거나 금고 벽을 뚫고 누군가 들어오는 흔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민준은 달란트가 사라지는 장면에서 이상한 점을 또 하나 포착했다.
어쩌면 이번 사건 카테고리를 바꿔야 할지도 몰랐다. ‘도난’에서 ‘파손’으로.
“이거 혹시 보관 잘못해서 영계로 증발해 버린 것 아닙니까?”
달란트가 사라질 때 파동이 낯설지 않았다.
레이크필드의 정령이 영계로 돌아갈 때 생기던 물결과 매우 비슷했던 것이다.
“그런 거라면 절 부를 게 아니라 요정을 고용해서 영계를 탐색해야··· 뭐, 그래도 찾을 확률은 희박하지만요. 거기 사는 정령들이 가만히 두질 않았을 테니까.”
위원회 외 종족이 달란트를 잘 출금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보관 중 밸런스가 조금이라도 무너지면 발생하는 사고.
사람 같은 생물이 물질계의 주민이라면 정령은 영계의 주민이다. 계약자 없이 자유롭게 그 세계를 돌아다니는 정령은 당연히 통제가 불가능하며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데, 그들이 영계로 반입된 달란트를 봤다면 광채에 눈이 뒤집혀 갖고 튀었을 테니 회수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그런 민준의 추측을 듣자 부은행장이 화들짝 놀라며 손을 저었다.
“그건 절대 아닙니다!
“가 보면 알겠지요.”
“······네, 금고 안으로 모시겠습니다.”
민준도 처음 발을 들여 보는 본점 금고는 예상한 만큼 철저한 보안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 기계적, 물리적인 방어 물론이고 몇 겹이나 되는 마법으로 결계를 구성한 상태.
심지어는 민준이 지구에서 본 것 중 가장 거대한 퇴마진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영계의 정령과 달리 물질계에 구속된 영체들, 즉 유령과 망령을 쫓아내는 마법진. 내부 구조 염탐마저 철저하게 차단한 것이다.
“여기가 달란트를 보관하던 금고입니다.”
그 어떤 시설물 보다 강력한 결계로 보호된 그곳으로 들어서며 민준은 두 눈에 백색 불꽃을 지폈다.
팟!
물질계에서 마법을 사용하면 겹쳐진 동일 좌표 내 영계에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다. 물질계의 발자국에 해당하는 현란한 빛의 잔상.
그런데···.
‘뭐야, 완전 깨끗하잖아?’
민준의 예상이 완전히 틀어져버렸다.
도둑들이 CCTV에 걸리지 않은 이유를 투명화 마법이라고 치고, 밖에서 침입한 비결을 고대 종족 뺨치는 텔레포트라고 가정해도··· 그 모든 마법의 흔적이 이곳에 조금이라도 남아야 했다.
그런데 없다.
흔적 중 최근의 것은 결계 구축 시 생긴 것이었다. 그 후로는 누구도 이곳에서 마법을 쓴 적이 없다는 뜻.
물론 민준의 눈을 감쪽같이 피할 수 있는 마법사가 개입했다는 가정도 가능하지만, 그런 존재가 100만 달란트 때문에 굳이 은행을 털 이유가 없으며 털었더라도 창천은 끝까지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다.
민준은 자신이 본 것을 부은행장에게 말해주었다.
“마법이 아니라고요?!”
“네, 도둑이 무슨 방법을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마법은 아닙니다.”
“하, 하지만··· CCTV 보신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졌는데···. 그게 마법이 아니라면 대체···.”
엘프가 반쯤 울먹이며 말했다.
“그럼 정말 결계에 결함이 생겨서 영계로 증발되었···.”
민준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영계와 물질계 사이 경계가 무너진 흔적이 없어요. 달란트는 물질계 내에서 이동한 겁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알 수 없다.
귀신이 곡을 할 노릇이었다.
“은행 외부를 좀 봐야겠습니다.”
민준은 집중하기 쉽도록 사람들을 물리친 채 혼자 본점 주변을 돌았다. 여전히 두 눈에 흰 불꽃을 피운 채로.
하지만 침입을 위한 마법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대체 뭐지?’
그렇게 신중한 걸음으로 주변을 관찰하던 그가.
“!”
뒤통수에 내려 쬐는 진득한 시선을 느꼈다.
‘누구냐?!’
고개를 돌리지 않고 눈동자만 살짝 돌려서 본다.
제비 한 마리가 전신주 위에 앉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런 도심에?’
여전히 영계를 투시 중인 시선으로 관찰하니 자연스레 보인다. 마법으로 조종당하는 흔적은 없었다.
서식지가 파괴되어 도시에서 발견하기 힘들어진 종이지만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냥 드문 광경을 보았다고 치부하고 넘어갈 법도 했다.
민준이 아니었다면.
‘흐음.’
그는 여전히 탐색하는 척하면서 조용히 손을 들어올렸다. 괜히 은행 본사 건물의 외벽을 툭툭 치며 딴청을 부리다가.
“!”
잽싸게 몸을 돌려 하늘로 팔을 뻗었다.
딱!
그대로 손가락을 튕기자.
파다다닥!
묵직하고도 다급한 날개소리가 들렸다. 민준의 저주에 직격 당해 몸 속에 혈전이 응고된 제비가 바닥으로 고꾸라지고 있었다.
‘잡았다!’
그 뾰족한 부리가 콘크리트 바닥에 닿았다고 생각한 순간 길고 검은 머리채가 실타래처럼 허공에 풀렸다. 깃털이 흐물거리더니 날개는 늘씬한 팔뚝으로 바뀌고, 얇은 다리는 인간의 그것으로 순식간에 변했다.
머리가 땅에 충돌하기 직전, 몸 형태가 변하며 자연히 앞으로 뻗친 손이 무게를 대신 받았다.
쿵!
“꺄악!”
사람으로 변한 제비가 비명을 질렀을 때 민준은 이미 소매에서 가죽 끈을 날리고 있었다. 허벅지에 급속도로 응고된 혈전 때문에 느끼는 고통과 부러진 팔의 통증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던 염탐자는 그대로 제압되었다.
자칫하면 놓칠 뻔한 상대는 이능력자였다.
‘브리드 쉬프트(Breed Shift).’
다른 종으로 변신하는 독특한 능력. 그 중에서도 웨어 스왈로우(Were Swallow)다.
“어··· 어떻게!”
경악과 분노로 가득 찬 표정으로 여자는 민준을 쏘아보았다. 정체를 들킨 걸 믿을 수 없는 것 같았다. 이런 능력은 영계에 흔적을 남기는 종류도 아니기에 놀랄 수밖에.
민준은 그 답을 들려주는 대신 혼자 생각한다.
‘관찰하려고 그랬겠지만 나한테 너무 바짝 붙었어.’
대부분의 동물은 일반인 보다 감각이 날카롭다. 얼마 전 속초에서 외계인과 용들이 싸울 때 근방 동물들이 모두 난리를 피운 게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민준은 딱히 무시무시한 마법을 쓰지 않아도 동물들에게 꽤나 미움 받는 스타일이었다.
그가 다가가면 용맹한 투견도 오줌을 지리며 고양이는 히스테리를 부리다가 기절해버린다.
비밀은 소매 안에 넣어 다니는 흑색 칼이었다. 수많은 생명을 살해하고 제물로 바치는 동안 응측된 원념이 동물들을 자극하는 것이다.
기피현상은 조류라고 예외가 없다. 저 제비처럼 접근해 오는 동물이란 결국 두 종류다. 이미 죽어 있거나, 진짜가 아니거나.
‘누가 보낸 거지? 찬찬히 털어 봐야겠군. 아무리 그래도 여기서는 좀 곤란하니까···.’
도심 한 가운데에서 소음을 낼 수는 없으므로 일단 으슥한 곳으로 끌고 가 배후를 밝힐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가 손을 내밀자 여자는 빠르게 표정을 바꾸더니 표독한 목소리로 외쳤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 더러운 자본가 드래곤의 사냥개 주제에!”
반항이되, 매우 친절한 반항이었다.
그 한마디로 배후를 추측할 수 있게 해 준 문장을 뱉으며 자신을 죽일 듯이 노려보는 여자. 그녀를 응시하면서 민준은 생각했다.
‘뭐야, 얘. 병신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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